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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1년 10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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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414g | 128*188*30mm |
ISBN13 | 9788956251622 |
ISBN10 | 89562516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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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의 ‘흑빛 바다’를 건넌 사람들의 이야기다.
처음에는 제목이 흑산이라 정약전이 유배를 간 ‘흑산도’가 주 배경이고 정약전이 주인공인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설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내 머릿속에 남는 인물의 궤적과 출현 빈도는 반드시 정약전에 대부분의 비중이 실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첫 장인 ‘선비’에서부터 154p의 ‘새우젓 가게’까지는 특히 각 인물들의 행보와 소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여기까지만 읽는다면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윤곽을 쉽게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이었다.
물론, 인물들의 소개와 도입부가 지나고 나면 이 소설은 점점 흥미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작가는 영웅 1인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던 ‘칼의 노래’와 다르게 이 소설에서는 각 인물들이 어떻게 얽히고 각 영역 망이 서로의 영역 망에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 지에 대해 밝히고 찾아가는 방식으로 소설을 쓴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은 중반부를 지나면서 점과 점으로 흩뿌려져 있던 이야기를 선과 선으로 얇은 선에서 굵은 선으로 이어가고 있었다. 이 선을 따라가보니 크게 4개의 영역 망이 전체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첫 번째 망은 바로 ‘조선’이라는 나라를 운영하는 중심인 ‘조정’에 관한 것이다. 천주교리와 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바로 나라를 세우기 위한 국법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정조가 승하하고 어린 순조가 왕위에 오르면서 정순왕후는 수렴 청정을 시작한다. 궁에서 50여년을 홀로 살아오면서 두 왕을 보내고, 새 왕을 맞은 그녀는 수렴청정으로 정사에 개입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오랜 세월 궁 안에서 홀로 보내왔던 세월에 대한 자신의 정의를 자교로 세운다. 부딪히며 소리를 내는 방울 세 개의 급하고 산발적인 울림은 자신의 정의, 그리고 나라의 도리를 지켜야 하는 정의에 대한 목마름이고 다급함을 나타낸다. 천주교 신자 최필공이 체포되면서 신유박해가 시작된다.
이러한 박해의 출발을 이 소설에서는 정약전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을 알린다. 정약전은 천주교를 믿은 죄목으로 흑산이라는 섬에 유배를 온다. 두 번째 망인 ‘정약전’의 영역이다. 흑산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정약전에만 머물지 않는다. 책을 읽어서 글을 아는 창대와의 문답에서 황사영의 맑음과 닮음을 정약전은 발견한다. 이것은 훗날 [자산어보]라는 책의 서술의 바탕이 된다. 조 풍헌은 자신의 집에 정약전을 들이면서 자신의 먼 친척인 순매와 정약전의 신접을 차리게 한다. 신분은 신분이고, 죄는 죄이며, 삶은 삶이다. 발 붙이고 있는 이 땅이 어디이건 그곳에는 살아 있는 자의 ‘숨결’이 있고, 그 곳에서 싹 틔우는 삶이 있었다. 순매와 약전의 결합은 타지에 뿌리내리며 어떻게든 살아내려는 단상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다시 정순 왕후의 정책과 조선이 추구하고자 했던 국법의 도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당시에 왜 천주교가 마치 강한 바이러스처럼 조선 사회에 불붙게 된 것일까? 이것은 절망과 환난 속에서 생겨난 것이 ‘종교’라는 사회학적 담론과 서술을 통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 당대의 조선사회는 기존의 사농공상의 신분체제가 흔들리고 무너져 가는 시기였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는지를 보여주기 시작한 세상이었다. 그리고 무너져 가는 틈바구니 속에서 관료들의 부패한 태도가 두드러졌고, 서로 착취하고 뜯어 먹는 와중에 육수까지 쥐어 빨리던 민중이 신음하는 시기였다. 순조 11년에는 서울에 도적이 들끓었고, 순조15년에는 흉년으로 기아자가 속출했다. 흑산도도 이렇게 부패한 관료들의 행동과 백성의 고통을 낱낱이 보여주는 장이었다. 배가 들면 든대로 접안료를 걷어가고, 소나무가 자라면 책임지고 키워 물량을 대야했으며, 터무니없는 세금에 어쩔 수 없이 행했던 탈루로 섬바위 감옥에 갇혀서 배고픔과 두려움에 백성들은 떨어야했다. 육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향의 아전들은 있는 곡식을 없는 것으로 없는 곡식을 있는 것으로 회계를 조작하여, 상급의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 모든 재물을 자기 배불리는데 썼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것은 고스란히 백성들이 책임지고 떠맡아야 했다. 천재지변으로 농작물의 수확은 신통치 않고, 질병은 돌았는데 그들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과중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중은 무엇을 믿어야 했을까? 진실을 보지 못하는 중앙관료의 감사 결과를 기다려야 했을까? 자애롭고 다급한 대비의 명에 담긴 구휼의 뜻이 실현되는 것을 손 놓고 기다려야 했을까? 그러나 이것은 너무 먼 방법이었다. 구원에서 멀어보였다.
조선 사회 전체가 맡은 변화의 시대라는 흐름과 현 시대가 가지고 있는 모순의 응어리들은 깨어있는 지식인들도 마주보았다. 세 번째, ‘황사영’의 영역이다. 황사영은 처숙부인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에게서 천주의 교리를 배웠다. 소설에서는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서 천주교의 수괴로 지목되었고 집중 수배대상이 되었는지는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황사영은 조선의 현실을 똑바로 보고 천주교리에서 오는 가르침을 받아들여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고 고통 받는 모두와 함께 고통 받고 그것을 나누려 했었다.
네 번째로 ‘박차돌’의 영역으로 들어가본다. 그는 우포도청 관원이었고 죄를 지은 사람들의 죄목을 기록하는 일을 맡았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천주교인으로 몰려서 매를 맞고 권력의 폭압에 납작 엎드려 복종하는 인물로 나온다. 박차돌은 젓갈 장수로 분해서 관헌의 밀고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많은 천주교인들과 교우하게 된다. 우연히 닿게 된 최가람 노인과의 선을 통해서 우연히 어렸을 적에 헤어졌던 유일한 혈육인 누이동생 박한녀의 정보를 듣게된다. 그녀는 천주교인으로 붙잡혀 하옥되면서 죽을 위기에 처한다. 박차돌의 원죄의식의 원형이 되는 박한녀라는 여인은 “오빠 천천히 먹어라.. 물 마시고” “오빠 저문다. 집에가자” 로 이미지화 되는 박차돌의 생각 속에서 끊임없이 살아남아 박차돌을 쫒는다. 박차돌은 밀고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강사녀, 길갈녀, 오정희, 아리 이 네 여자가 함께 기거하는 수유리의 거처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자신의 정체가 강사녀에게 꼬리를 드러내게 됨으로써 결국 급히 망을 당겨 이 들을 다 붙잡히게 만든다. 자기 손으로 결국 죽을 운명에 처했던 누이동생을 옥중에 병들어 죽게 만든 죄책감에 시달린 박차돌은 죄의식의 환영과 환신을 ‘아리’에게서 발견한다. 이 당시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누구에게 사연이 없지 않겠느냐 마는 살기 위해 조정에 납작하게 엎드려야 했던 밀고자의 삶과, 천주교인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당위에 흔들렸던 박차돌은 “그래서 심문을 받아 적고 나면 조의 내용은 달라도 죄를 몰아가는 형식은 비슷”(p.75) 했다던 그의 생각처럼 결국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나게 될 이중생활을 아슬아슬하게 해오고 있었다는 점에서 비록 뒤에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형틀에서 장사했던 사람들처럼 아리를 장형으로 실신시키고 온 다음날 스스로의 인격을 ‘장형’ 시키고 잠적했던 또 하나의 피해자였다.
마노리를 기억하시는가? 장대한 기골, 말처럼 큰 눈과 푸륵푸륵 쉬어대는 숨결로 한 마리의 ‘말’ 같았던 그의 인생도 황사영과 얽히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한직이 시킨 ‘벼루’ 배송 심부름을 통해서 황사영과 접하게 된 마노리는 스스로가 ‘언문’으로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길을 걸으면서, 고문을 당하면서 천주의 가르침을 실천했던 자이다. 추가로 나는 마노리라는 인물과 황사영의 관계 설정이 종반부를 가면서 구성이 느슨해져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어느 정도로 진실성을 가진 실존 인물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마노리의 국경을 넘나드는 여정과 황사영의 이상이 맞물리면서 펼쳐져서 조선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군상들의 믿음과 삶에 대한 목마름을 넓은 스펙트럼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황사영이 제천 배론 토굴로 피신을 하고 북경 주교가 준 은화 한 개가 발단이 되어 마노리가 심문을 당하게 되는 장면은 나에게 점점 긴장감을 주며 다가왔다. 그런데 마지막에서 김이 빠져버렸다. 굳건한 신념으로 황사영의 정체를 끝까지 고하지 않았던 마노리가 실신하면서 새어나온 ‘황사영, 제천 배론..“이 결국 황사영의 죽음으로 곧장 이어지기 때문이다.
소설의 분량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마노리는 가상이 많이 가미된 인물인데, 역사적 사실인 황사영의 사형과 연결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마무리였을까? 실존 인물에 여러 설정을 더해서 신유박해를 재조명 하는 이야기이니 만큼 옴니버스 식의 인물들의 소개와 도입이 중반부에 가면서 망으로 집약되고 이 망들이 크게는 ’조선’이라는 틀에 묶임으로써 더해졌던 긴장감이 순식간에 이완된 기분이었다.
어쨌든 소설을 덮으며 크게 네 가지의 영역이 저마다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조선사회라는 커다란 망을 구성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기본적인 바탕이 ‘신유박해’에 있었지만, 나는 이것을 종교의 자유에 국한해서 보고 싶지는 않았다.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①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하나의 자유권으로 보장되는 ‘종교의 자유’에 관한 내용이다. 물론 이 소설의 이야기는 천주교라는 종교의 자유를 살점과 피를 바쳐 실현한 사람의 목소리겠으나, 그 밑에는 썩은 세상을 바꿔보려는 , 또는 구휼하려는 이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저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삶을 살아가면서 한 줄기 희망을 소박하게 품고 ‘살고자’했던 민중들도 있었다. 한편으로 관헌의 위치에 있으면서 민중의 목소리에 파고들었고 양 측의 입장 사이에서 인생이라는 줄을 아슬아슬하게 걸쳐서 건너간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는 종교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교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삶’과 자신의 마음이 말하는 ‘양심’에 충실하게 살아가면 그 뿐인 사람도 있었다. 모두 조선 사회의 부조리를 문헌에 의해서건, 피부에 닿는 삶에 의해서건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고, 자신의 ‘삶’에 치열했던 것이 ‘죄‘가 되었던 이들 뿐이었다. 작가는 ‘피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며’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나는 오늘 내가 통학하며 지나온 광나루와, 왕십리의 근교 , 친구를 만나기 위해 자유로를 달려 향한 일산, 또는 이르지 못한 전남 신안군 흑산도라는 땅위에 내가 발을 디디기 위해 지불한 수많은 희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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