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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

K-pop 스크린 광장

김은하, 듀나, 류진희, 손희정, 심혜경 저 외 5명 정보 더 보기/감추기 | 여이연(여성문화이론연구소) | 2017년 09월 04일 리뷰 총점6.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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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17년 09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58g | 148*210*20mm
ISBN13 9788991729339
ISBN10 8991729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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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0명)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개발의 문화사와 남성 주체의 행로』, 『감정의 지도 그리기』(공저), 『소녀들』(공저)을 썼고, 『강신재 소설 선집』을 편찬했다. 주요 논문으로 「전후 국가 근대화와 “아프레 걸(전후 여성)” 표상의 의미」, 「애증 속의 공생, 우울증적 모녀관계」 등이 있다. 박화성연구회와 『나는 작가다』를 함께 엮었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개발의 문화사와 남성 주체의 행로』, 『감정의 지도 그리기』(공저), 『소녀들』(공저)을 썼고, 『강신재 소설 선집』을 편찬했다. 주요 논문으로 「전후 국가 근대화와 “아프레 걸(전후 여성)” 표상의 의미」, 「애증 속의 공생, 우울증적 모녀관계」 등이 있다. 박화성연구회와 『나는 작가다』를 함께 엮었다.
소설 뿐 아니라 영화 평론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SF 작가. 1992년부터 영화 관련 글과 SF를 쓰며, 각종 매체에 대중문화 비평과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장편소설 『민트의 세계』, 소설집 『구부전』, 『두 번째 유모』,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연작소설 『아직은 신이 아니야』, 『제저벨』, 영화비평집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 ... 소설 뿐 아니라 영화 평론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SF 작가. 1992년부터 영화 관련 글과 SF를 쓰며, 각종 매체에 대중문화 비평과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장편소설 『민트의 세계』, 소설집 『구부전』, 『두 번째 유모』,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연작소설 『아직은 신이 아니야』, 『제저벨』, 영화비평집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 에세이집 『가능한 꿈의 공간들』,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등 약 40권의 책을 냈으며, 영화 [무서운 이야기]의 각본에 참여하기도 했다. 『구부전』이 미국에 출간될 예정이다.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했다. 「해방기 탈식민 주체의 젠더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성의 정치 성의 권리』, 『젠더와 번역』,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소녀들』, 『그런 남자는 없다』 등을 함께 썼다.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했다. 「해방기 탈식민 주체의 젠더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성의 정치 성의 권리』, 『젠더와 번역』,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소녀들』, 『그런 남자는 없다』 등을 함께 썼다.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프로젝트38 연구원. 1977년생, 텔레비전 전성기에 태어나 유튜브 전성기를 살고 있다.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1984년 [E.T.]였다.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서 셀 수 없이 돌려보았던 첫 영화는 [아마데우스]였는데, 그 이후로 늘 모차르트 같은 천재를 꿈꿨지만 그저 ‘성실한 직업인’인 살리에르에 가까웠다. 용돈을 털어 처음으로 구매한 비디오는...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프로젝트38 연구원. 1977년생, 텔레비전 전성기에 태어나 유튜브 전성기를 살고 있다.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1984년 [E.T.]였다.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서 셀 수 없이 돌려보았던 첫 영화는 [아마데우스]였는데, 그 이후로 늘 모차르트 같은 천재를 꿈꿨지만 그저 ‘성실한 직업인’인 살리에르에 가까웠다. 용돈을 털어 처음으로 구매한 비디오는 오우삼 감독의 [종횡사해], 그땐 세계적인 도둑이 되고 싶었다.

세상에 완전히 다른 영화가 있다는 걸 알려준 작품은 제 3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본 아녜스 바르다의 [이삭 줍는 사람들과 나]였다. 디지털카메라와 함께 자유롭게 세상을 떠돌며 삼라만상을 수집하는 여성감독의 모습에 사로잡혀 ‘여성의 관점’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성영화에 대해 공부하겠다고 연구계획서를 써서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화이론과에 입학했다. 2000년, 그렇게 시네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했다.

첫 영화 책 『당신이 그린 우주를 보았다』를 내놓는다. 『페미니즘 리부트』 『성평등』 『다시, 쓰는, 세계』 이후 네 번째 단독 저서이기도 하다. 공저에 『21세기 한국영화』 『대한민국 넷페미사史』 『을들의 당나귀 귀』 『원본 없는 판타지』 등이 있고, 역서에 『여성 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다크룸』 등이 있다.
영화연구자.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BK플러스 사업단 전임연구원. 시대를 막론하고 한국의 스크린을 둘러싼 일들에 대해 언제나 촉각을 세우는 영화연구자이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한 대중문화의 새로운 경향을 파악하는 데 비상한 촉을 가지고 있는 대중문화 연구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팟캐스트를 빠딱하게 듣고 이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조선영화와 할리우드』 『할리우드 프리즘』 『소녀들... 영화연구자.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BK플러스 사업단 전임연구원. 시대를 막론하고 한국의 스크린을 둘러싼 일들에 대해 언제나 촉각을 세우는 영화연구자이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한 대중문화의 새로운 경향을 파악하는 데 비상한 촉을 가지고 있는 대중문화 연구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팟캐스트를 빠딱하게 듣고 이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조선영화와 할리우드』 『할리우드 프리즘』 『소녀들』 등을 함께 썼다.
연구자생활정보지<바람의 연구자> 편집위원. 쓴 글로는 ?비명이 도착할 때-<귀향>을 둘러싼 각축전과 말 없는 비 명?, ?일본군‘위안부’ 재현의 계보: 해방 이후부터 50년대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연구자생활정보지<바람의 연구자> 편집위원. 쓴 글로는 ?비명이 도착할 때-<귀향>을 둘러싼 각축전과 말 없는 비 명?, ?일본군‘위안부’ 재현의 계보: 해방 이후부터 50년대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다큐멘터리 〈3xFTM〉의 프로듀서.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영화의 죽음」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역서로 『여성영화』 『일탈』이 있고, 공저로 『소녀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오늘』 『프랑스 여성 영화 120년』 『아이다 루피노』 등이 있다. 페미니스트 관점을 바탕으로, 영화와 미술뿐만 아니라 게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비평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다큐멘터리 〈3xFTM〉의 프로듀서.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영화의 죽음」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역서로 『여성영화』 『일탈』이 있고, 공저로 『소녀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오늘』 『프랑스 여성 영화 120년』 『아이다 루피노』 등이 있다. 페미니스트 관점을 바탕으로, 영화와 미술뿐만 아니라 게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비평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등 청소년운동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취약하다는 것이 약점이 되지 않는 사회, 취약한 위치로 내몰리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등 청소년운동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취약하다는 것이 약점이 되지 않는 사회, 취약한 위치로 내몰리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
큐레이터. 학부에서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7-6번지 한옥에 전시 공간 ‘시청각’을 개관 및 운영했다. 2020년 4월 오피스 형태의 전시 공간 ‘시청각 랩’을 열어 미술가 박미나의 드로잉 전, 미술가 김동희와 음악가 장영규의 2인전을 열었다. 『천수마트 2층』(국립극단, 2011), 『다음 문장을 읽으시오... 큐레이터. 학부에서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7-6번지 한옥에 전시 공간 ‘시청각’을 개관 및 운영했다. 2020년 4월 오피스 형태의 전시 공간 ‘시청각 랩’을 열어 미술가 박미나의 드로잉 전, 미술가 김동희와 음악가 장영규의 2인전을 열었다. 『천수마트 2층』(국립극단, 2011), 『다음 문장을 읽으시오』(박해천 · 윤원화 공동 기획, 일민미술관, 2014), 『스노우플레이크』(국제갤러리, 2017) 등 전시와 프로젝트를 기획했으며, 시청각 공동 디렉터로 전시와 출판 활동을 병행해왔다. 저서로 『1:1 다이어그램』(워크룸프레스, 2018), 『아무것도 손에 들지 않고 말하기』(미디어버스, 2017), 『사물 유람』(현실문화, 2014) 등이 있으며 계간 「시청각」을 발행한다.
내게 붙은 여러 이름표 중 가시처럼 목에 걸리는 것들이 있다. 가시를 하나씩 빼내며 글을 써 왔다. 이번 가시는 ‘폴리아모리’이다. 사랑하며 살과 삶이 섞이는 걸 좋아하지만, 연애를 둘러싼 고정 규범에 진저리 치기도 했다. 어떻게 무해한 관계를 맺을지 고민하다가 폴리아모리를 살게 되었다. 누군가 남긴 이야기를 주우며 소외된 경험의 언어를 찾았듯, 헨젤과 그레텔의 빵 조각처럼 내 몫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에 관심이... 내게 붙은 여러 이름표 중 가시처럼 목에 걸리는 것들이 있다. 가시를 하나씩 빼내며 글을 써 왔다. 이번 가시는 ‘폴리아모리’이다. 사랑하며 살과 삶이 섞이는 걸 좋아하지만, 연애를 둘러싼 고정 규범에 진저리 치기도 했다. 어떻게 무해한 관계를 맺을지 고민하다가 폴리아모리를 살게 되었다. 누군가 남긴 이야기를 주우며 소외된 경험의 언어를 찾았듯, 헨젤과 그레텔의 빵 조각처럼 내 몫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 페미니즘 에세이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와 글쓰기 에세이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를 썼다. 함께 해방될 수 없다면 내 자유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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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 책의 아이디어를 촉발한 것은 2015년 말에서 2016년 사이 미디어의 소녀 재현을 둘러싼 논쟁적 인 담론들의 동시다발적 증식이었다. 당시의 주요 논란을 조금만 언급하면 이렇다. 2015년 10월 발매된 아이유의 네 번째 미니앨범인 《CHAT-SHIRE》를 둘러싼 ‘롤리타’ 논쟁, 2015년 11월 〈마이 리틀 텔레비전〉(MBC)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JYP 다국적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청천백일만지홍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중국의 보이콧 소동이 있은 후 단독 사과를 한 사건, 국민 프로듀서라는 정치적 투표에 가까운 참여방식으로 101 명의 연습생 소녀 중 11명의 걸그룹 멤버를 선발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Mnet, 2016년 1~4월)의 흥행, 촛불 소녀 세 대의 2015년 페미니스트 선언, 2015년 12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에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가 포함되어있다고 알려지면서 벌어진 논란 등이 그것이다. 도서출판 여이연의 기획위원회는 각각의 사안들이 완전히 상이한 맥락에 위치해있기 보다는 21세기 소녀(성) 풍경의 양가적이고 분열적인 양상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링크되지 않고 이질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성애 가부장제 문화에서 대상/도구화 되는 소녀’, ‘역사·외교적 네트워크의 의미망에 놓인 소녀’, ‘주체 적 시민으로 참여하고 변화를 위해 싸우는 소녀’를 한데 펼쳐놓고 이접시키며 21세기의 걸스케이프girlscape를 그려내기로 했다.

이 책의 제목인 ‘소녀들’은 개별적이면서도 집단적이고, 사적 이면서도 공적인 소녀들이다. 아홉 명의 필자들은 동시대 소녀를 중심으로 해서 벌어진 논란을 스캔들이 아닌 소녀학의 중요한 사건으로 위치시키기 위해 아이유, 설리, 쯔위, 김새론, 롤리타, 퀴어 소녀, 촛불 소녀, 소녀상 등을 직접 거명하고 이들을 둘러싼 담론 을 분석한다. 이 이름들은 한 명의 주목받는 소녀 개인이나 표상 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도드라진 이름을 둘러싸고 새롭 게 구성되고 변화하는 각각의 소녀성/소녀 되기를 지칭하기도 한 다. 그래서 종종 한 개인 소녀 내에 분열과 충돌을 감수하는 복수 의 ‘소녀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렇게 대상과 주체, 스펙터클과 스캔들을 진동하는 21세기 소녀성은 이 책의 필자들의 공통된 관점이다. 또한 아홉 명의 필자들 은 소녀학이 아직 페미니즘 연구의 주변부지만, 가장 첨예하고 뜨겁게 여성성이 재구성되고 협상되는 페미니즘의 최전선이라고 믿는다. 소녀는 가시적이면서도 비가시적이다. 이미지는 과잉되지만 그 이미지의 소녀주체는 주변화된다. 자신의 이미지로부터 가장 소외되는 이들이 아마도 소녀일 것이다. 때문에 필자들은 소녀를 기호이자 주체, 재현이자 현실, 스펙터클이자 매체, 상품이자 생산자, 지역적이면서 전 지구적인 것으로 다룬다. 아홉 편의 글은 기반하고 있는 분야도 글쓰기 스타일도 모두 다르다. 학술적 논문부터 문화비평, 편지, 페미니즘 운동의 성찰과 보고서까지, 소녀는 이렇게 가로지르고 이접한다. 이 책의 부제가 ‘K-pop, 스크린, 광 장’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1부 김은하의 「소녀란 무엇인가」는 이 책의 훌륭한 입문 역할을 한다. 이 글은 소녀의 근대적 개념사다. 김은하는 서구와 한국을 가로지르며 소녀의 계보를 치밀하게 짚어간다. 당연하지만 서구 의 21세기 소녀를 설명하기 위한 포스트페미니즘의 관점이 한국 의 현실과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적 맥락과 전 지구적 맥락을 모두 이해하며 소녀의 정의, 명명, 범주화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기술하는 작업은 큰 의미가 있다.

2부 ‘이미지 상품과 아티스트 사이의 소녀들’은 K-엔터테인먼트의 소녀들을 둘러싼 담론과 의미망을 분석한다. 손희정은「베이비로션을 입은 여자들: 설리, 아이유, 로리콤」에서 아이유와 설리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롤리타 콤플렉스 논쟁의 핵심 질문이, 아이 유의 앨범과 설리의 인스타그램 사진이 “롤리타 콤플렉스냐 아니냐?”가 아니라 “성적 대상화와 주체화는 그렇게 선명하게 분리할 수 있는 것인가?”였음을 적확하게 짚어낸다. 이 질문은 여성의 성 장 및 섹슈얼리티와 관련해 규범-일탈, 피해-가해, 대상화-주체화의 이분법적 구도를 깨고 21세기 셀럽 소녀의 소녀성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논의할 초석이 된다. 한편 류진희의 글 「걸그룹 시대와 ‘K-엔터테인먼트’」는 다국적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청천백일만지홍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사과했던 일을 동아시아적 사건으로 재위치시킨다. 당시 만 17세로 ‘상큼발랄한’ 개성을 자랑했던 쯔위는 중국 팬덤이 보이콧을 선언하자 이 모든 논란을 책임지며 초췌한 모습으로 사과 동영상을 찍어 배포했다. 여기에 관리자, 보호자, 양육자, 프로듀서, 사장 등의 이름으로 이 모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소녀들을 보호하는 주체로 서 자신들을 홍보하던 박진영과 기획사는 없었다. 이에 류진희는 시장 확대와 이윤만을 바라보며 다문화, 다국적multinational 상품으로 키운 걸그룹이 기획사의 의도와는 달리 어떻게 민족, 정치, 경 제, 외교적 차이와 갈등이 첨예화되는 초국적transnational 사건의 핵심이 되는가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3부 ‘걸스 온 스크린’은 스크린 안과 밖을 넘나들며 영화에서 의 소수자 소녀성을 논의한다. 듀나의 「퀴어 소녀: 소녀에겐 미래가 필요하다」는 한국영화에서 여성 동성애가 오로지 소녀성만 을 중심으로 구축되었음을 비판한다.〈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장화, 홍련〉(2003),〈써니〉(2011), 〈아가씨〉(2016)까지, 레즈비언의 재현은 늘 ‘소녀’에 머물러 있다. 이것은 이성애중심 사 회가 비규범적인 레즈비언을 가부장제 제도 내로 언제든 재규범화하려는 시도와 맞닿아있다. 성소수자 혐오자들의 왜곡된 홍보 문구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국에서 성소수자는 늘 과잉성애화된 존재로 묘사된다. 그러나 레즈비언은 예외다. 특히 상업영화에서 의 레즈비언은 무성애적으로 그려진다. 스크린의 ‘퀴어 소녀’들은 이중적으로 탈성애화된다. 소녀라는 측면에서 한번, 레즈비언이 라는 측면에서 또 한 번. 스크린의 퀴어 소녀들은 자신의 욕망을 갖고 성장해나가는 인물이라기보다는 배우의 팬과 관객들이 자신의 욕망을 쉽게 투영할 수 있는 도구이다. 퀴어 소녀의 스크린 재현에 있어 이정표를 세웠던〈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이후 거의 20년이 되어감에도 기이하게 퀴어 소녀들은 자라지 않는다. 듀나는 이 글에서 시간이 멈춰진 비존재의 소녀들을 자기 욕망을 가진 시간을 달리는 존재로 깨우려 한다. 심혜경의 「김새론: 뉴-걸 혹 은 새론-소녀」는 아마 국내에선 유일무이한 ‘아역배우론’일 것이 다. 사실 ‘아역배우’는 이 글의 취지를 거스르는 단어다. 심혜경은 강아지나 어린 고양이처럼 작고 귀엽고 어린 시절에 한정되어 잠 시 소비되는 ‘아역배우’라는 범주를 깬 배우로 김새론을 정의하기 때문이다. 심혜경에 따르면, 김새론은 대안 가족의 구심점, 다중소녀체, 가부장제 권위에 저항하는 소녀, 역사적 주체로 자신의 경력 을 쌓아가며 ‘새론-소녀’라는 새로운 소녀성을 구축한다. 이러한 그녀의 경력은 쉽게 빠질 수 있는 ‘국민여동생’ 함정과 ‘삼촌팬’을 피해 가게 한다. 정말로 김새론이 주체적으로 기존의 소녀성, 유약 함, 순결함, 선함에 결별을 고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심혜 경은 김새론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새로운 소녀성에 주목함으로써 신자유주의 가부장제에 복무하는 대중문화의 외부를 발견하고 주목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한다.

4부 ‘초국적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매개로 소녀의 초국적성을 탐색한다. 장수희와 현시원의 두 글은 기존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글들과는 매우 다른 궤도를 돈다. 장수희의 「일본군 위안부, 촛불 소녀 그리고 민주주의」는 소녀상을 둘러싸고 일어날 수 있는 연대의 가능성을 느슨하지만 가능한 크게 확대한다. 장수희는 우에노 치즈코의 입장처럼 민족주의를 비판하는 일본 페미니즘이 자칫 ‘탈제국’ 페미니즘이기보다는 역사성 망각으로 귀결될 수 있음을 경고하며 글을 연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 부’의 목소리로 구성된 ‘소녀적인 것’이야말로 ‘탈제국’ 페미니즘을 링크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전쟁범죄와 남성의 폭력에 대해 공식적 사과를 받고자 하는 ‘일본군 위안부’들의 목소리는 제국주의, 군사주의, 가부장제, 비역사성에 저 항하고 반대하는 것이기에, ‘소녀적인 것’이란 평화주의와 민주주의를 회복하려 하는 초국적 발화다. 장수희는 한국과 오키나와의 ‘일본군 위안부’의 증언, 오키나와 반기지 평화운동, 미군기지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성주의 촛불소녀들을 연결하며, ‘소녀적인 것’ 을 ‘정치적인 것’으로 재정의한다. 한편 현시원의 「‘위안부’ 소녀상 과 ‘국민 프로듀스’의 조우: 이상한 이상화」는 이 책에 실린 글 중 가장 낯선 관점을 제공한다. 이 글은 ‘위안부’ 소녀상과 ‘프로듀스 101’의 걸그룹 연습생들을 연결한다. 현시원이 이 두 이미지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낸 것은 21세기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소녀 매체 성’이다. 두 소녀는 의미론적으로는 상이하다. 전자가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와 역사성을 환기하고 일본제국과 가부장제의 범죄를 고발한다면, 후자는 그야말로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로서 즐거움과 위무를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미지의 매체성에서 두 소녀 는 모두 집단적이고, 참여적이며, 쉽게 변형가능하고, 감정이입이나 욕망의 투사가 쉽고, 움짤이나 미니어처 소녀상 같은 저용량/저화질 이미지poor image로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급속도로 널리 유통된다. 이러한 소녀 이미지의 매체성은 접근성과 참여도를 높이지만, 정형화된 소녀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가져 오기도 한다. 현시원은 왜 소녀와 여성은 용기 있게 전쟁범죄를 증언한 ‘일본군 위안부’와 같은 영웅일 때조차도 한명으로 재현되지 않는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여기서 한명의 소녀는 단순히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소녀라기보다는 자신의 물질성 속에서 욕망의 차이를 갖고 이미지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녀다.

5부 ‘소녀처럼 싸워라’는 앞의 글들이 문화 재현과 아이콘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진짜 현실의 소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찌 보면 현시원의 글에서 제안했던 ‘한 명의 소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 두 글은 그 한명 한명의 동료 소녀들, 젊은 여 성들에게 건네는 연대의 말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쥬리는 청소년운동단체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에 참여해 겪었던 자신 의 운동경험과 성찰을 나눈다. 실제 사례와 십대 여성들의 풍부한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는 「여성 청소년의 인권과 자기결정권」을 재미있게 읽는 법은 앞의 글들과 연관해 읽는 것이다. 청소녀 당사자가 바라본 의제강간, 보호자 가부장과 자본이 여성 청소년에게 요구하는 덕목 간의 간극, 그리고 실제 여성 청소년들에게 “외모 꾸미기는 순응이면서도 저항”이고 “개인적 취향의 실천이면서도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행위”라는 지적은 앞의 논의들을 더 구체적이고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마지막 글 홍승은의 「촛불 소녀, 페미니스트 되다」는 촛불 소녀가 어떻게 페미니스트로 각성하게 되었는지를 서술한다. 홍승은의 정치 참여 여정은 곧 동시대 젊은 여성들의 공통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동생과 함께 ‘촛불 소녀’로 광장정치를 경험했던 홍승은은 그 후 각종 진보적 청년단체, 시민단체, 정당 활동을 한다. 그러나 처음 느꼈던 주체적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해방감을 쉽게 경험할 수는 없었다. 언제나 젊은 여성은 의미 있는 정치적 참여와 실천을 해도 외모와 젊음으로 평가되고 끊임없이 성별로 환원되며, 예외적이고 특별한 존재 가 된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홍승은은 ‘오빠가 허락한 운동’에서 벗어나 해방의 힘을 믿는 페미니스트가 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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