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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김현영, 손희정, 한채윤, 나영정, 김홍미리, 전희경 공저 | 그린비 | 2017년 02월 21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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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7년 0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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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15.7만자, 약 4.7만 단어, A4 약 99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8897682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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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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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저 자 소 개
권김현영 『언니네 방』 1?2, 『남성성과 젠더』의 편저자이고, 『성의 정치 성의 권리』, 『성폭력에 맞서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대한민국 넷페미사』 등 다수의 공저가 있다. 「병역의무와 근대적 국민정체성의 성별정치학」, 「평화의 정치학을 위한 모성적 사유」, 「민족주의 이념 논쟁과 후기 식민 남성성」, 「1950년대 1공화국 국가 건설기 공적 영역의 형성과 젠더 정치」 등의 논문이 있다. 한국성폭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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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11

출판사 리뷰

페미니즘이 그렇게 내게로 왔다!
강렬한 순간(moment)들이 모여 거센 물결이 되기까지,
몸으로 부딪쳐 만들어 낸 페미니스트들의 생생한 삶 이야기!

페미니스트로서의 삶을 여전히 지속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어떤 페미니즘’과 ‘어떤 시간들’에 대해서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첫 문장을 적었다.’ 그리고 아주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경험으로부터 ‘나의 페미니즘’에 대해서 썼다. 누군가 20~30대의 우리에게 들려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은 페미니즘의 어떤 순간들을 다른 이들과 나누기 위해서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 줄 거야.” 우리의 기획은 그곳에서 시작했다. ― 「서문」 중에서

2015년, SNS를 가득 메운 페미니스트 선언(‘#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은 그 자체로 거센 물결이었지만, 뒤이어질 수많은 변화들의 ‘시작’이기도 했다. 페미니스트로서 각성한 ‘순간’(‘페미니스트 모먼트’)들을 지나 온 이들은, 사회 곳곳에 공기처럼 스며 있는 여성 혐오와 차별을 발견하고, 이에 항의하는 액션들을 이어 나갔다. 가부장제의 ‘코르셋’을 벗은 이들의 분노와 연대는 끝없이 이어져 왔고, 2017년 새해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페미니스트 선언에는,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넘어, ‘페미니스트로 살겠다’는 다짐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여성 혐오와 페미니즘 혐오가 만연한 시대에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것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온오프라인의 공간에서 치열하게 싸워 승리를 거두는 짜릿한 순간들도 있지만, 각자의 삶터, 일터로 돌아왔을 때 부딪쳐야 하는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이러한 굴곡의 시간들을 다들 어떻게 ‘견뎌 오고’ 있는 것일까?
이 책 『페미니스트 모먼트』는 1990년대 중후반에 뜨겁게 페미니즘을 만나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고, 페미니스트로서 삶을 지속해 온 여섯 명의 ‘굴곡의 시간들’을 엮어 낸 책이다. 성차별적인 사회에 대한 질문을 멈추지 않고, 조직 내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폭로하고(‘명예훼손’ 역고소에 대응하고), 다양한 게릴라 액션들을 기획하고, 이로 인해 때로는 ‘과격한 페미니스트’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2016~17년 현재와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다만 ‘그때’에 머물러 있지 않다. 질문과 고민의 이동들, 몸담은 장소의 이동들, 그리고 때로는 부딪히고 깨지면서 자신의 페미니즘을 갱신해 왔던 과정들이 촘촘하게 담겨 있다.

이 글들에 박혀 있는 ‘나’라는 말이 우리 개개인으로 환원되지 않고 한 시대 안에서 우리가 놓여 있었던 어떤 자리에 대한 좌표로 읽혔으면 한다. 그럴 수 있다면, 이 이야기들은 단절된 개인의 특수한 경험이라기보다는 서로 연결된 우리의 역사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 「서문」 중에서

최근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연결’이다. 그만큼 페미니스트들, 여성들의 연결과 연대를 저해하는 요인들이 사회 곳곳에 배태되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양한 세대와 정체성, 관심 영역을 교차하여 페미니스트들이 연결될 수 있으려면, 서로를 향해 더 가까이 몸을 기울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작업들이 필요하다. 어떤 순간들이 힘이 되었는지, 또 어떤 순간들이 서로에게 뼈아픈 상처를 남겼는지 등의 이야기가 각자의 서사로 남는 한 ‘연결’되기는 어렵다. 이 책은 지금껏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흩어져 존재하던, 현재를 살아가는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와 역사를 모아내는 작업이며, 이러한 작업이 앞으로도 계속 더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하며 엮은 책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것이 곧 정치적인 것’이라는 슬로건처럼, 당신과 나, 우리의 ‘페미니스트 모먼트’들이 모여 더 거센 물결을 촉발하는 계기(moment)들을 마련하기를 바라 본다.

* * *

이 책은 여섯 편의 에세이와 저자들 간의 ‘기획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성들의 질문을 환대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그럼에도 질문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었던(권김현영), 남성 중심의 가족사와 세계사에서 지워져야 했던 할머니들에 대한 사유를 통해 ‘보편’의 기억에 틈입해 간(손희정), 오랜 시간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기를 망설였지만 끝내 ‘페미니스트가 아니고 싶지 않은’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한(한채윤), 학생운동-여성운동-장애여성운동-퀴어운동으로 이어지는 궤적으로 자신을 추동한 의미 있는 타자들과 만나게 된(나영정), ‘페미니스트 집착’의 시기를 거쳐 ‘페미니스트 연결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깨달음에 이른(김홍미리), 100인위원회-언니네-살림의료생협으로 이어지는 활동을 통해 페미니즘을 갱신하고 ‘계속, 끝까지’ 페미니스트로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전희경) 이야기들 속에서, 함께 울고 웃을 수 있기를, 내 삶과 연결되는 통찰들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페미니스트, 질문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었던 존재들

이런 질문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은 괜찮은 걸까. 불행한 여자의 운명을 반복하게 되는 건 아닐까. 아무것도 모르는 편이 나은 걸까. 이런 생각조차 하면 안 되는 건 아닐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여자의 호기심에 대한 오랜 저주가 나를 함정에 빠트린 것 같았다. (권김현영, 18쪽)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극적으로 변해 가는 시간들, 세상을 지배하는 법칙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는 시간들 …… 이 시간/순간들을 이 책은 ‘페미니스트 모먼트’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통해 구성된 사회는 여성들의 질문을 환대하지 않았다. 이 책을 여는 글 「질문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권김현영)는 호기심 많고 지적인 열망을 가졌지만, 동시에 그로 인해 불행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던 유년기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필자에게 ‘여성학’이란 질문을 환대하는 학문이었고,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의 수수께끼를 풀고자 했던” 용감한 여성들의 말과 글은 ‘보약’과도 같았다.
이 책에 실린 모든 ‘페미니스트 모먼트’는 바로 세계에 대한 질문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할머니들은 왜 가족사와 세계사에서 지워지게 되었는지(손희정), 성별에 따라 왜 다른 기대들이 주어지는지(한채윤), ‘민주주의, 평등’에서 배제된 이등시민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혐오의 대상이 되는지(나영정), 아들로 태어났어야 했다는 말을 전하는 데에 어떻게 아무런 머뭇거림이 없을 수 있는지(김홍미리), 페미니즘에 대해 모르고자 하는 완고한 의지가 어떻게 ‘논리’로 통용되는 것인지(전희경). 이들은 공고한 가부장적 질서와 세계에 질문을 던지지 않고는 살 수 없었고,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되돌아갈 길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다. 페미니즘은 그렇게, “오랫동안 흐르지 못한 말, 얼어붙었던 질문들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게 된 시간들

레즈비언으로서 나를 긍정하자, 지금의 내가 있는 그대로의 나이고 굳이 다른 누군가가 되어야 할 필요가 없음도 비로소 함께 긍정하게 되었다. …… 이 모든 해방감을 나에게 안겨 준 것은 바로 ‘페미니즘’이 아니던가. (한채윤, 88쪽)

페미니즘은 지금까지 당연하게 알아 온 것들을 재인식하는 렌즈이고 ……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선사한다. “너는 여자로 살 필요가 없단다. 남자로 살 필요도 없지. 그냥 너는 너로 살면 된단다. 그게 바로 너란다!”라는 것만큼 강렬한 메시지를 나는 이제껏 받아 본 적 없다. (김홍미리, 166쪽)

페미니즘을 처음 만났을 때, 많은 이들이 느끼는 희열은 바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민족해방이나 노동해방에 대한 학습은 받았지만 여성해방이나 성정치란 단어는 듣지 못했”던 대학 시절을 보낸 한채윤은 PC통신을 통해 접한 ‘페미니즘’과 ‘레즈비어니즘’ 덕분에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비로소 자신을 긍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페미니스트이기보단, 페미니스트가 아니고 싶지 않은」). 이 글은 페미니스트 정체성과 레즈비언 정체성이 구분되어 사유되던 사건들로 인해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을 정체화하는 것을 오랜 기간 망설이기도 하였으나, ‘페미니스트가 아니고 싶지 않’다는 답을 찾아내기까지의 과정을 촘촘히 엮어내고 있다.
아들 바라는 집의 막내딸로 태어나, ‘아들로 태어나면 좋았을’, ‘사람이 되다 만’ 자식으로 여겨지며 유년기를 보내 온 김홍미리에게 스무살 넘어 만난 페미니즘은 마치 ‘동아줄’과도 같았다(「‘페미니즘 고딕체’ 권하는 세계를 살아가는 법」). “싱크로율 높은” 경험을 공유한 동시대의 여성들과 함께 분노하고, 함께 페미니즘으로 뛰어 들어오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 것이다. ‘잘못은 내가 아니’라 차별적으로 구성된 사회였다는 깨달음은 그동안 부정해 온 자신의 존재를 복원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차별의 세계를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 낼 수 없”게 했다. 하지만 사회는 이제 겨우 힘겹게 살갗을 뚫고 나온 분노를 존중하기는커녕 여러 방식으로 기각하고 있다. 김홍미리는 ‘메갈리아로 쏟아진 비난’의 불공정성을 비롯하여 페미니스트들 간의 연결을 저해하는 요인들에 대해 짚는다.


사회, 역사 속에서 지워진 존재들에 대한 사유

페미니스트로서 세계를 인식한다는 것은 ‘보편’이라는 것이 기실은 다양한 차이의 배제와 몰살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인식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손희정, 52~53쪽)

불온한 자리에 할당되어 특별한 대접을 받는 이등시민 혹은 비국민이라는 공간이 있다는 것 …… 되돌아봤을 때 이 앎이 내 인생에서 국가를, 젠더를, 소수자의 성격과 위치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영정, 106쪽)

여성, 소수자의 자리는 ‘보편’의 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페미니스트로서 세계를 인식한다는 것은 그 보편의 자리로부터 배제된 존재에 대해 사유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할머니들」에서 손희정의 시선은 가족사에서 존재가 지워져야 했던 ‘일본인인 작은할머니’, 고통의 기억을 꺼내 놓음으로써 세계사 안에 새로운 자리를 찾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싸움, 자본주의와 군사주의의 카르텔에 맞서 싸우고 있는 강정과 밀양의 싸움으로 이동해 간다. 리베카 솔닛의 말을 빌리자면, ‘할머니들’은 우리의 세계를 존재하게 했지만 배제된 거대한 영향력이다. 필자는 ‘할머니들의 이야기’, ‘여성들의 역사’를 계속해서 쓰리라 마음먹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리고 이 글은 바로 그러한 작업의 첫 페이지이다.
한편, 나영정은 「세계와의 불화, 피부의 연대」에서 간첩, 페미니스트, 소수자, 퀴어라는 ‘타자’의 자리에 대해 사유한다. 이들은 국가, 사회와 불화하며, ‘이등시민’으로 배제된 이들이다. 필자의 경험 속에서 “페미니즘은 각성된 타자가 세계와 불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몸에서부터 느끼도록 만들었지만 그것을 회피하지 않을 용기와 불화하는 것이 괜찮다는 신뢰도 동시에 주”는 것이었다. 이 글은 타자에 대한 낙인과 혐오가 만연한 가운데, 피부를 가까이 맞대고, 서로를 ‘오염’시켜 나가는 경험의 중요성을 짚는다. 필자는 학생운동-여성운동-장애여성운동-퀴어운동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해 간 과정들을 정리하며, 앞으로도 계속 ‘부딪히고 변하고 유연해진 몸’을 만들게 되기를 원한다.
지워진 존재들에 대한 사유는 이 책 곳곳에서 발견된다. 지적인 열망을 품었던 ‘그 많던 여학생들’과 ‘여성 논자들’, 열정적이었던 여성 활동가들과 이들이 조직에서 행해 온 숨겨진 노동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그 지워진 존재들에게 온당한 위치를 찾아 주려 했던 분투의 기록이기도 하다.


페미니즘은 갱신하며 계속된다

페미니즘 고딕체를 고수하던 때의 나는 홀로 단단했다. 홀로 단단해지는 일은 필연적으로, 연결된 이들과의 단절로 이어졌다. (김홍미리, 144쪽)

정작 어려웠던 건, 어디에도 ‘페미니스트 1등급 인정’ 같은 승인 체계는 없다는 것, 홀로/스스로 자신의 페미니즘을 끝없이 갱신해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희경, 171쪽)

‘굴곡의 시간’에 대한 고백도 빠질 수 없다. 이 책에는 더 세고, 날카롭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빠졌던 기억, 입장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대화를 더 진전할 수 없었던 기억, 분열의 기억들도 담겨 있다. 또, 페미니스트와 레즈비언 간의 긴장, ‘양성 평등’ 개념을 고수하며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배제를 묵인했던 진영과의 갈등 등 소위 ‘흑역사’들도 곳곳에 담겨 있다. 필자들은 이를 ‘흑역사’로 남겨 두지 않고, 페미니즘이 스스로 갱신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칠 수밖에 없는 ‘논쟁의 역사’라고 이름 붙인다.
전희경은 100인위원회-언니네트워크-살림의료생협으로 이어지는 몸의 이동을 ‘페미니즘 시즌 1~3’이라고 이름 붙인다(「계속, 끝까지, 페미니스트로」). 이 글에는 쓰라린 기억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할 수 없었던 사건들과 그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뜨거운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서술하는 필자의 시선은 ‘같이 계속 운동하게 하는 힘’을 향해 있다. 그리하여 ‘몸으로 만드는 신뢰’와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소란을 참아 내는 동시에 의미 있는 소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 세계관을 다른 사람들과 뒤섞으면서도 타협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 그 속에서 페미니즘은 진화하고 넓어질 수 있다고 말이다.
김홍미리는 ‘페미니스트 집착’에 빠졌던, 나 홀로 단단했던 ‘페미니즘 고딕체’의 시기에 대해 고백하기도 한다. 지켜보고, 대화를 걸어 준 선배 페미니스트들의 신뢰와 애정, 그리고 ‘삶의 방식’으로서 페미니즘을 실천하고 있는 동료들과의 만남 속에서, 페미니즘은 함께 갱신해 가야 하는, 연결 속에서 그 의미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된다.


연결될수록 힘이 되는 페미니즘

이 책의 후반부에는 필자로 참여한 여섯 명의 페미니스트들이 책의 내용을 기획하며 나눈 대화의 내용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들은 페미니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이 ‘낙인’이 되던 암흑의 시기를 지나 오기도 했다. ‘기획 대담’ 안에는 서로가 보내 온 시간에 대한 공감, ‘과연 내가 이 굴곡의 시간들에 대해 쓸 수 있을까?’라는 주저와 망설임, ‘그럼에도 쓰면 좋겠다’는 응원과 지지, 현실에 대한 분석과 비판적 개입 등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여성 혐오와 페미니스트 혐오가 만연한 세계에서, 페미니스트 선언한 주체들이 ‘계속, 끝까지’ 페미니스트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이야기들을 모아 보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운동은 변해 왔고 변하는 중이며 변할 것이라는” 감각을 발견하기를, 새롭게 등장한 페미니스트 주체들이 매번 맨 땅에서 시작하는 것만 같은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기를, 종과 횡으로의 연결을 모색하는 단초들을 발견하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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