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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한정판매
발행일 | 2009년 12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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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85쪽 | 579g | 132*224*30mm |
ISBN13 | 9788937462344 |
ISBN10 | 89374623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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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소설은 작가의 고백이 아니라 함정으로 변한 이 세계에서 인간 삶을 찾아 탐사하는 것이다"
소설에도 솔직한 소설과 솔직하지 않은 소설을 구분한다면 지극히 솔직한 소설에 속하는 것이
바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불쑥 이야기속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할 이야기를 다 하는 작가의 모습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그리고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주어진 삶을 사람들은 무겁게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볍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 각자의 고유한 삶이라 누구도 절대적 가치를 갖고 있지 않기에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할 수 없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4명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가볍게 느껴지는 토마시, 사비나, 무겁게 느껴지는 프란츠, 테레자가 대조되면서 이야기가 끌고 가지만, 어떤 삶이 옳은 삶이라는 것이라고 판단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각자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인것 같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모순적인 제목이다. 존재라는 무거운 단어를 가볍다고 표현한 것은 왜 그럴까. 밀란 쿤데라가 이 소설로써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첫장부터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먼저 언급한 것은 무거울 수 밖에 없고 영원히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결정론적 관점, 그리고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 같은 삶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싶어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린 인생을 무겁게 살아야 할까? 아니면 가볍게 살아야 할까. 밀란 쿤데라는 처음부터 우리에게 선택할 여지를 준다. 인생의 짐이 무겁다, 가볍다는 우리 삶을 좋게 만드는 것인지 나쁘게 만드는 것인지.그런 가치판단의 기준이 때로는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매일매일 우린 가벼움과 무거움을 선택해가면서 살아간다.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반면, 짐이 완전히 없다면 인간 존재는 공기보다 가벼워지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려, 지상의 존재로부터 멀어진 인간은 겨우 반쯤만 현실적이고 그 움직임은 자유롭다 못해 무의미해지고 만다."
본격적인 소설이 시작하기 전에 무거움과 가벼움이라는 두 단어를 던지더니, 바로 토마시라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한다. 토마시의 갈등이 이 무거움과 가벼움이었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만났던 테레자가 자기를 만나러 왔고 며칠을 보내면서 테레자와의 관계를 가볍게 혹은 무겁게 해야 하는지 갈등한다.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도 없으며 현생과 비교하여 후생을 바로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갈등을 하고 있는 사이에 나타난 테레자를 기쁘게 맞아들이는 토마시의 모습은 갈등은 갈등일뿐 오히려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듯하게 보인다. 이혼한지도 얼마 되지도 않았고 많은 상대와 정사를 즐기며 가볍게 살아가는 토마시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는지 모르지만, 거처도 없고 직업도 없이 자신만을 위해 시골에서 올라온 테레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그의 가치관인 가벼움의 기준이 바뀌는 순간이기도 하다.
테레자는 토마시와는 달리 현실을 도피하려는, 신분 상승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던 존재였다.어머니로부터의 학대속에서 그녀는 삶의 무거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의 짐을 덜어줄 상대를 갈구했다.
테레자와 토마시와의 만남은 운명적이었을까? 우연이었을까?
테레자가 살던 도시의 병원에 우연히(1) 편도선 환자가 발생했고, 그 병원에 우연히(2) 과장이 신경통때문에 꼼짝 못해서 토마시가 가게 되었고 우연히(3) 토마시는 테레자가 일했던 호텔에 들어갔고, 우연히(4)시간이 남아 테레자가 있는 술집에 들어갔고, 우연히(5) 그날 테레자가 당번이었고, 또 우연히(6) 토마시의 테이블을 담당한다.
이 여섯번의 우연이 겹쳐져 토마시와 테레자는 만난다. 그런데 이 우연히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도 누군가를 만나는 과정이 이런 우연히라는 것이 없으면 결코 불가능하게 여겨진다. 짠 하고 나타나는 경우는 없는 것이다. 우연히가 아닌 어쩔수 없는 상항일지라도 우린 그런 만남에 의미를 부여할때 이런 '우연히'란 용어를 활용한다. 이 우연히가 겹쳐져 운명이 되어버린 구조다.
밀란 쿤데라는 소설에서 빠져나와 다시 독자들에게 말한다. 이런 우연은 삶에서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이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사람들과의 교류보다 고립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면저자는 그들을 책망할 것이다. 사람들과의 만남이야 말로 인생의 아름다움이니, 열심히 우연을 만들라고 말이다.
"소설이 신비로운 우연의 만남에 (예컨데 브론스키, 안나, 플랫폼, 죽음의 만남이나 혹은 베토벤, 토마시, 테레자, 코냑 잔의 만남같은 것) 매료된다고 해서 비난 할 수 없는 반면, 인간이 이러한 우연을 보지 못하고 그의 삶에서 미적 차원을 배제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 책에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가 자주 등장한다. 테레자는 자존심이고 뭐고 집어치우고 자신을 구원해줄 남자인 토마시에게 간다. 이 책은 토마시에게로 가는 통행증이며, 신분증이었다. 어쩌면 저가격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아이템이 책이었으리라. 테레자가 고급옷을 입을 형편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첫 밤을 싸구려 호텔에서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수화물 보관소에 짐을 맡긴 뒤 [안나 카레니나]를 겨드랑이에 끼고 프라하의 거리를 쏘다녔다...그녀는 책을 놓지 않았다. 그것이 마치 토마시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장권인 양, 자기가 가진 통행증이라곤 이 비참한 입장권밖에 없음을 깨달은 그녀는 울고 싶어졌다."
"그녀가 그날 겨드랑이에 끼고 있었던 [안나 카레니나]는 토마시를 속이기 위해 그녀가 사용했던 가짜 신분증이었다."
그녀는 트라우마를 가졌을까? 토마시와 같이 있으면서도 항상 버림받는 꿈을 꾼다. 그녀는 자신은 토마스의 수많은 여자중에 하나이며 그 중에 있으면서도 다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존재로 나온다. 그녀의 적극적인 신분적상승 욕구에 비해 그녀의 영혼은 아직 무겁게 살아온 인생의 짐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느낌이다.
이와 반대로 가볍게 살아가는 즉 테레자와는 반대성향인 사비나가 나온다. 전문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여성으로 자신만의 가치관을 갖고 살아간다. 그리고 토마스, 프란츠를 구속하지 않으면서도 자유롭게 연애생활을 지속시켜 나가는 여성이 바로 사비나이다.
"그녀는 대열 속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고 머무르지도 않을 것이다! 항상 같은 사람, 같은 다단어들과 더불어 대열 속에 영원히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한 인생의 드라마는 항상 무거움의 은유로 표현될 수 있다.사람들은 우리 어깨에 짐이 얹혔다고 말한다. 이 짐을 지고 견디거나, 또는 견디지 못하고 이것과 더불어 싸우다가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한다...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그리고 사비나의 애인이며 태국에서 죽임을 당하는 프란츠가 나온다. 프란츠도 무거움과 가벼움에서 고민하다가 무거움쪽에 치우친 사람이다. 정의를 위하다가 당한 죽음은 그의 삶을 말해주는 것 같다.
"프란츠의 이러한 돌연한 욕망에 우리는 뭔가 떠오른다. 그렇다. 인간 존재의 극과 극이 거의 닿을 정도로 서로 가까워져 고상한 것과 천한것, 천사와 파리, 신과 똥 사이에 더 이상 아무런 차이점이 없게 되는 꼴을 차마 보지 못하여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조망에 달려가 매달린 스탈린의 아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아래 글을 읽으면서 밀란 쿤데라라는 사람이 아주 솔직하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소설가의 한계와
욕구를 그리고 최종적인 목적을 말해준다.
나 또한 살아가면서 수많은 경계선에서 멈춰선 적이 있다. 상상속에서 넘어선 그 경계선이 어떤 인생으로 엮어지고 또 어떤 사람들과 우연한 만남을 만들었을지에 대한 자그마한 후회들이 나의 맘속에 담겨져 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누구나 있겠지만, 앞으로는 가지 않은 길보다 내가 가는 길에 더욱 많은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설 인물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처럼 어머니의 육체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하나의 상황, 하나의 문장, 그리고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거나, 본질적인 것은 여전히 언급되지 않았지만 근본적이며 인간적 가능성의 씨앗을 품고 있는 은유에서 태어난다"
"나는 소설속의 인물들을 사랑하며 동시에 그 모두가 한결같이 나를 두렵게 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내가 우회하기만 했던 경계선을 뛰어넘었다. 나는 바로 이 경계선에 매혹을 느낀다. 그리고 오로지 경계선 저편에서만 소설이 의문을 제기하는 신비가 시작된다. 소설은 작가의 고백이 아니라 함정으로 변한 이 세계에서 인간 삶을 찾아 탐사하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로부터 가볍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너 왜 그렇게 가볍게 살어?"
다른 사람들에게 가볍게 보이긴 싫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도록 우리는 사회에서 강요 받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벼운 사람은 진중하지 못한 사람. 가벼운 사람은 믿지 못 할 사람으로 연결이 쉽게 되는 것은 가볍다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어떻게 보면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책은 가벼움이라는 것에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됩니다.
'가벼운 것이 나쁘고 부정적인 것인가?'
이 질문에 기원전 철학자 파르메니데스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다'
그렇지만 파르메니데스의 말이 정답인 것이 아니겠고, 쿤데라는 이 가볍고 무거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스럽다라고 말을 하면서 체코에 살고 있는 4명 남녀를 통해 존재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얘기합니다.
책의 배경인 체코는 당시 소련의 침공을 받아 공산주의 사회가 되었고, 많은 지식인들이 공산주의 세력에 휘둘려 전문직을 포기하고 일반인들의 세계에서 삶을 살거나, 혹은 다른 나라로 망명하여 삶을 이어 갔습니다. 여전히 공산주의 사회에 항거하는 세력이 남아 있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상 검증을 받거나 사상 철회를 해야 했던 것을 보면 책에 나오는 그당시 체코의 공기는 무거운 역사의 공기였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테레자는 육체와 영혼의 이원성을 알고, 자신의 육체는 자신의 영혼을 성실히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육체는 동일하며 다른 사람이 봐도 부끄러울게 없다고 생각하는 어머니 곁에서 도망쳐 토마시에게 오게 됩니다. 토마시를 항상 질투하고 자신의 영혼과 육체를 오롯이 토마시가 알아주길 바랍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사람이 토마시였습니다. 일단 살아가는 방식으로 보아하면 현대인들 중 누구에게나 손가락질 받아도 마땅할 만한 바람기가 다분한 사람이었죠. 토마시는 관능을 위해서 여자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고유의 개별성을 알아가기 위한, 여성의 신비한 자아를 찾기 위해서 여자들을 만납니다. 의사였던 토마시는 한 여자를 다른 여자와 구분 짓는 백만분의 일을 정사에서 찾았고 관능은 거기에서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였습니다.
사비나는 화가입니다. 사비나는 공통적이고 전체주의적인 것들, 혹은 응당 그래야만 하는 것들을 배신하는 인물입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배신하고 전체주의적인 것들의 대열에서 이탈해 자신의 내밀성을 간직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프란츠는 대학 교수로 사회가 바라는 바람직한 인물상입니다. 사비나가 보기에 프란츠는 육체는 멋있고 힘이 쎄지만, 그 힘이 외부로만 향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프란츠는 그의 삶속에서 사비나를 위한 독자적인 공간을 만들만큼 그녀를
숭배했습니다.
이 네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가벼움과 무거움의 공기가 체코의 무거운 역사 아래에서 서로 교차되고 펼쳐집니다.
책에서 가장 가벼운 인물은 사비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필연적으로 그래야만 한다는 것의 무게에 눌리지 않는 여성입니다. 조국의 공산주의를 피해 결국 머나먼 미국으로 떠나서 그녀의 국적을 지우데 성공하고요.
필연적이라는 것은 무거움을 동반합니다. 너는 그래야만해. 너는 이 사회 구성원으로써 이렇게 살아가야 마땅해. 좋은 남편과 결혼하고...반드시 그래야만 좋은 삶을 살게 돼. 라고 하는 것에서 배신을 거듭하는 그녀의 삶은 가벼운 것이죠.
사비나는 배신(대열의 이탈. 그래야만 하는 것들과의 결별)을 거듭합니다. 여기서 의문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삶에서 배신을 한 번 하지 않고 끝없이 해야하는 사비나를 보면 계속해서 사비나를 묶어 두려는 존재의 어떤 성향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쿤데라는 '키치'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모든 유럽인들이 믿고 있는 존재에 대한 믿음. 창세기는 그들에게 반드시 존재하며, 존재하는 것은 선하고 세계는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창조되었다는 존재에 대한 믿음.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미학적 이상으로 추구하는 세계를 책에서는 키치라고 정의 했고 그런 세계에서는 '똥'(저속하고나 아름답지 못한)이라던가 하는 것들을 부정하게 됩니다.
미학적으로 아름답고, 이성보다 감정이 지배하는 세계,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 키치라는 세계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한 조건이기 때문에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그래서 사비나는 계속해서 벗어나려고 하죠) 인간 존재의 유대감을 가지게 하는 것은 바로 이 키치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은 유대감을 통해 통합될 수 있고, 그렇기에 사회는 하나의 형태로 바로 인간들의 유대감을 통해서 공고해 질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공산주의 키치 속에서 이탈하려는 사비나의 움직임은 체제의 무거움과 대비되어 더욱더 가벼운 것 처럼 보여집니다.
인간 존재의 조건인 키치를 바라면서도 계속해서 탈출하고 배신하려는 사비나의 시도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참을 수 없는 탈출시도(배신, 대열의 이탈)이고 그 배신의 연속은 가벼움이라는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프란츠에게 있어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은 내밀성을 띠지 않으며, 유럽의 역사는 혁명에서 혁명으로 대통합 되어가는 대장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그런 생각은 개인의 내밀성을 추구하는 사비나와는 정반대의 성향이기도 합니다.
토마시..그는 그래야만 한다는 의무로 의사가 되었고, 그 의무를 다하면서 돌연성을 띄는 인물입니다. 필연성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있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을 버리고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기도 합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의사의 소명, 그 필연적으로 선택한 운명을 모두 벗어버렸을 때, 남는 것이 무엇인지 보고 싶어하는 욕망. 존재의 무거움을 털어버리고 가벼워지고자 하는 토마시의 욕망은 과연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토마시가 의사에서 시골 트럭 운전수가 되는 과정이 비단 공산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사상을 철회하지 않은 지식인들이 겪어야만하는 일로만 연결되지 않는 것은 토마시의 내면에 가볍고자 하는 욕망이 숨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테레자는 토마시의 애정행각을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그를 사랑하는, 그리하여 토마시의 강함이 나약해지길 끊임없이 바랍니다.
저는 책에서 테레자가 가장 무거운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토마시의 신분을 가장 아래로 끌어 내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토마시도 테레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 둘의 운명은 같이 갈 수 있었겠죠^^;
강하던 인간이 나약하게 되고, 무거움을 모두 벗어 던지고 가벼워졌을 때, 얻은 그들의 단순한 행복이 쿤데라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프란츠가 사비나의 가벼움에 매료된 것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거움과 달리 본질적으로 내재한 가벼움을 찾고자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 단순한 행복은 그들의 개인 '카레닌'으로 증명됩니다.
'카레닌이 개가 아니라 인간이었다면 틀림없이 테레자에게 오래전에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이봐, 매일같이 입에 크루아상을 물고 다니는 게 이제 재미없어. 뭔가 다른 것을 찾아 줄 수 있겠어?"
이 말에는 인간에 대한 모든 심판이 담겨 있다. 인간의 시간은 원형으로 돌지 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라고 테레자는 생각한다.'
필연, 확신하는 힘등의 단어는 가벼움보다 무거운 의미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은 생을 한 번 밖에 살지 못하고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일들은 처음있는 일들의 연속이지요.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런 일들 속에서 어떤이는 자신의 일이 영원히 셀 수 없을 정도로 무한히 반복되어야 하는 것처럼 확신하며 행동합니다. 그렇지만 토마시는 꾸준히 의심하고 고뇌합니다. 누군가는 선악의 경계를 칼로 자르듯 구분하지만 선악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고 말합니다. 다른 의미로, 확신을 하는 것은 다른 것을 생각하는 것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우리는 삶에서의 선택을 의심하고 고뇌해야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심은 확신과는 다르게 변할 수도 있음을 가정합니다. 변할 수 있는 것은 가벼움을 뜻하는 것이겠구요..
확신과 필연이라는 고착화된 느낌의 무거움을 벗어던지고 가벼움을 쫓는 토마시와 사비나는 체코 역사의 무게속에서 더욱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테레자와 토마시가 슬프게 느껴지는 것은 저 또한 무거움이라는 것을 벗어던지지 못하는 현대인이기 때문일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들이 행복한 것은 슬픔을 무릅써서가 아니라 슬픔덕분이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걸었고, 두 사람 눈앞에는 똑같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들이 지나온 십 년의 삶을 몸으로 구현하는 절름발이 개'
존재가 짊어지고 가는 무거움을 모두 벗어 버리고 시골로 온 그들과 그들의 개인 카레닌을 표현하는 문장인데 참으로 슬픔이 느껴졌네요.
가벼움이 정말 부정적인 것인가..? 라는 서두에 던진 질문의 답은 개인적으로 찾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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