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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 개정판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저/최성은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11일 리뷰 총점8.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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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6년 10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508쪽 | 152*225*35mm
ISBN13 9788932029115
ISBN10 893202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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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2명)

폴란드 중서부의 작은 마을 쿠르니크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인 1931년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로 이주하여 평생을 그곳에서 살았다. 야기엘론스키 대학교에서 폴란드어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으나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중퇴했다. 1945년 『폴란드 일보』에 시 「단어를 찾아서」를 발표하며 등단한 뒤, 첫 시집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1952)부터 『여기』(2009)에 이르기까지 12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타계... 폴란드 중서부의 작은 마을 쿠르니크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인 1931년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로 이주하여 평생을 그곳에서 살았다. 야기엘론스키 대학교에서 폴란드어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으나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중퇴했다. 1945년 『폴란드 일보』에 시 「단어를 찾아서」를 발표하며 등단한 뒤, 첫 시집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1952)부터 『여기』(2009)에 이르기까지 12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타계 직후인 2012년 4월 미완성 유고시집 『충분하다』가 출판되었다. 가치의 절대성을 부정하고 상식과 고정관념에 반기를 들면서 대상의 참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역사에 함몰된 개인의 실존을 노래했으며, 만물을 포용하는 생명중심적 가치관을 반영한 폭넓은 시 세계를 펼쳐 보였다. 정곡을 찌르는 명징한 언어, 풍부한 상징과 은유, 절묘한 우화와 패러독스, 간결하면서도 절제된 표현과 따뜻한 유머를 동원한 시들로 ‘시단(詩壇)의 모차르트’라 불리며,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독일 괴테 문학상, 폴란드 펜클럽 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1996 년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동유럽어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폴란드 바르샤바대학교 폴란드어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거리 곳곳에서 문인의 동상과 기념관을 만날 수 있는 나라, 오랜 외세의 점령 속에서도 문학을 구심점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 왔고, 그래서 문학을 뜨겁게 사랑하는 나라인 폴란드를 ‘제2의 모국’으로 여기고 있다. 바르샤바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를 지냈으며(1997...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동유럽어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폴란드 바르샤바대학교 폴란드어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거리 곳곳에서 문인의 동상과 기념관을 만날 수 있는 나라, 오랜 외세의 점령 속에서도 문학을 구심점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 왔고, 그래서 문학을 뜨겁게 사랑하는 나라인 폴란드를 ‘제2의 모국’으로 여기고 있다. 바르샤바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를 지냈으며(1997∼2001),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2년 폴란드 정부로부터 십자 기사 훈장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안녕하세요, 교황님』, 『동유럽 신화 이야기』 가 있고,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쿠오 바디스』, 『끝과 시작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고슴도치 아이』, 『타데우시 루제비츠 시선집』 들이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인 김소월, 윤동주, 서정주의 시와 김영하의 소설을 폴란드어로 번역하여 폴란드에 소개하기도 했다.

저서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평전-안녕하세요 교황님』(바다출판사, 2004), 『세계의 소설가 II-유럽·북미편』(공저: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2003) 등이 있고, 역서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명상시집-내 안에 그대 안식처 있으니』(따뜻한 손, 2003), 『고슴도치 아이』(보림출판사, 2005), 『쿠오바디스 I, II』(민음사, 2005), 『끝과 시작-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문학과지성사, 2007), 『판 타데우시』(공역: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2005), 『비단 안개-김소월, 윤동주, 서정주 3인 시선집』(폴란드어 번역, Dialog, 2005), 『눈을 뜨시오,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도서출판 강, 2005), 『코스모스』, 『태고의 시간들』, 『충분하다 ― 쉼보르스카 유고시집』, 『읽거나 말거나 ― 쉼보르스카 서평집』, 『흑단』, 『헤로도토스와의 여행』 등이 있다. 『김소월, 윤동주, 서정주 3인 시선집』, 『흡혈귀 - 김영하 단편선』,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을 폴란드어로 번역했다.

그 외에 「폴란드 문학을 통해 살펴본 19세기 말, 20세기 초 서양문학 속의 동양문화 열풍」, 「폴란드 콜롬부스 세대와 윤동주의 저항시 비교연구」, 「폴란드 사회주의리얼리즘 시에 나타난 한국전쟁」, 「폴란드 현대시에 나타난 일본 시가 하이쿠의 영향」, 「타데우쉬 루제비츠의 시에 나타난 전쟁의 상흔과 정체성의 회복」, 「스타니스와프 이그나치 비트키에비츠의 ‘작은 저택에서’와 이근삼의 ‘원고지’에 나타난 탈리얼리즘적 표현기법 비교연구」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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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쉼보르스카의 시 세계

쉼보르스카는 과작(寡作)의 작가로 유명하다. 등단 후 세상을 뜨기까지 약 70년간 정규 시집 12권과 유고시집 『충분하다』를 남겼을 뿐이다. “한 편의 시를 봄에 쓰기 시작해서 가을에 가서야 완성하는 경우도 많다”는 고백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시인은 한 편 한 편 심혈을 기울여 탁월한 문학성이 돋보이는 시를 완성했다. 특히 명징한 시어의 선택에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쉽고 단순한 시어로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언어 감각은 정평이 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시인의 대표작 「두 번은 없다」에서 잘 드러난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두 번은 없다」 부분

폴란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폴란드 전 국민이 애송하는 이 작품은 인간의 실존에 대한 시인의 명쾌한 자각을 드러내는 시다. 우리(인간)를,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꼭 닮았지만 알고 보면 분명히 다른 존재임이 분명한 두 개의 물방울에 비교하여 개개인이 고유한 존재임을 말하고 있다. 타인으로 대치될 수 없는 독자적인 개인의 실존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에는 이렇듯 독자적이면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개인의 실존을 강조하던 시인은 점차 개체로서의 고립된 실존이 아니라 다른 실존과의 관계로 사유의 범위를 확대한다. 그중에서도 복잡한 현대 문명사회 속에서 익명의 개인으로 버림받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생명체의 존재론적 위기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그럼으로써 쉼보르스카의 시에 등장하는 익명의 개인은 호명되어 의미 있는 하나의 실존적 개체로 살아난다.

그들은 불타는 계단에서 아래를 항해 뛰어내렸다-
하나, 둘, 셋, 그리고 몇 명에서
조금 더 많거나 아니면 적거나.

사진은 그들을 어떤 생에서 멈춰 세웠다.
대지를 향하고 있는 미지의 상공에서
그들의 현재를 온전히 포착했다.

[……]

내가 지금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단 두 가지뿐.
그들의 수직 비행에 대해 구구절절 묘사하거나,
아니면 마지막 문장을 보태지 않고 과감히 끝을 맺는 것.
-「9월 11일 자 사진」 부분

이 밖에도 쉼보르스카는 일상의 단면에 내재된 그로테스크한 순간을 포착해내고,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이율배반적인 욕망과 잔인한 본성을 비판했다. 또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향해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체제와 문명의 폭력, 그리고 그 속에서 개체가 겪는 소통의 부재와 소외 현상 또한 쉼보르스카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프이다.

모든 전쟁이 끝날 때마다
누군가는 청소를 해야만 하리.
그럭저럭 정돈된 꼴을 갖추려면
뭐든 저절로 되는 법은 없으니.

시체로 가득 찬 수레가
지나갈 수 있도록
누군가는 길가의 잔해들을
한옆으로 밀어내야 하리.
-「끝과 시작」 부분


우리는 서로에게 아주 공손하게 대하며,
오랜만에 만나서 매우 기쁘다고 말한다.

[……]

문장을 잇다 말고 우리는 자꾸만 침묵에 빠진다.
무력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 인간들은
대화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뜻밖의 만남」 부분

이와 같은 다소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쉼보르스카의 시가 많은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현학적인 시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소박하고 진솔한 언어로 삶의 소중한 진리를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모순으로 가득 찬 현실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시인 특유의 전복적인 시선은 쉼보르스카 시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쉼보르스카는 이러한 시선을 바탕으로 시란 장르에서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고정관념들을 보기 좋게 배반한다. 죽음도 두렵지 않을 것 같은 애절한 사랑도 결국엔 언젠가는 소멸되거나 변질되고 마는 순간적인 열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시 「사진첩」은 이에 대한 적절한 예이다.

가족 중에서 사랑 때문에 죽은 이는 아무도 없다.
한때 일어난 일은 그저 그뿐, 신화로 남겨질 만한 건 아무것도 없다.
아마도 로미오들은 결핵으로? 어쩌면 줄리엣들은 디프테리아로?
[……]
눈물로 얼룩진 편지에 답장이 없다는 이유로
이승을 등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지막에는 코에 안경을 걸치고, 장미 꽃다발을 든
평범한 이웃 남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정부의 남편이 갑자기 돌아와
고풍스러운 옷장 안에서 질식해 죽는 일도 없다!
-「사진첩」 부분

또한 쉼보르스카의 시는 인상파 화가의 그림이나 뛰어난 묘사력을 지닌 사진, 심지어 한 편의 짧은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미지적이라는 점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큰 이유다.

혼자 남은 고양이가 이 텅 빈 아파트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으리.
벽을 타고 기어오르기.
가구들 사이에서 몸을 문지르기.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 듯하지만
틀림없이 뭔가가 달라졌다.
아무것도 이동한 게 없는 듯하지만
틀림없이 뭔가가 움직였다.
어둠이 찾아와도 이제는 아무도 불을 밝히지 않는다.
-「빈 아파트의 고양이」 부분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천 명 가운데 두 명 정도에 불과”한 요즘이지만 쉼보르스카는 시인으로서 강한 자의식을 갖고 70년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시를 썼다. 쉼보르스카는 「쓰는 즐거움」이란 시에서, 시의 세계 안에서는 자신의 “자유 의지가 운명을 지배”할 수 있고, 자신의 “명령에 따라 존재가 무한히 지속되기도” 한다며, “쓰는 즐거움”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다. 쉼보르스카가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은, 시를 좋아하는 그 “어떤 사람들” 모두에게 시를 ‘읽는 즐거움’을 주는 행운임에 분명하다.

어떤 사람들-
그러니까 전부가 아닌,
전체 중에 다수가 아니라 단지 소수에 지나지 않는 일부를 뜻함.
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과
시인 자신들을 제외하고 나면
아마 천 명 가운데 두 명 정도에 불과할 듯.

좋아한다-
하지만 치킨 수프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럴듯한 칭찬의 말이나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낡은 목도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자신의 뜻대로 하기를 좋아하거나,
강아지를 쓰다듬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다.

시를 좋아한다는 것-
여기서 ‘시’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여러 가지 불확실한 대답들은
이미 나왔다.
몰라, 정말 모르겠다.
마치 구조를 기다리며 난간에 매달리듯
무작정 그것을 꽉 붙들고 있을 뿐.
-「어떤 사람들은 시를 좋아한다」 전문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연설문」 중에서

‘나는 모르겠어’라는 두 마디의 말을 나는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 말에는 작지만 견고한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그 날개는 우리의 삶 자체를, 이 불안정한 지구가 매달려 있는 광활한 공간으로부터 우리 자신들이 간직하고 있는 깊은 내면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만들어줍니다. 만약 아이작 뉴턴이 ‘나는 모르겠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사과가 그의 눈앞에서 우박같이 쏟아져도 그저 몸을 굽혀 열심히 주워서 맛있게 먹어치우는 것이 고작이었을 것입니다.

만약 마리아 스쿼도프스카 퀴리가 자신에게 ‘나는 모르겠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월급을 받고 양갓집 규수들에게 화학을 가르치는 가정교사로 남아 있었을 것이고, 그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며 생을 마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에게 ‘나는 모르겠어’를 되풀이했고, 결국 이 말이 그녀를 두 번씩이나 이 곳, 영혼의 안식을 거부한 채 영원히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노벨상’이라는 선물로 보답해주는 스톡홀름으로 인도했습니다.

시인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시인이라면 자기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나는 모르겠어’를 되풀이해야 합니다. 시인은 자신의 모든 작품들을 통해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시인은 자신이 쓴 작품에 마침표를 찍을 때마다 또다시 망설이고, 흔들리는 과정을 되풀이합니다. 이 작품 또한 일시적인 답변에 불과하며,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통감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 번 더,’ 또다시 ‘한 번 더,’ 시도와 시도를 거듭하게 되고, 훗날 문학사가들은 어떤 시인이 남긴 계속되는 불만족의 징표들을 모두 모아 커다란 클립으로 철하고는 그것들을 가리켜 ‘시인이 일생 동안 쓴 작품’이라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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