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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무브

올리버 색스 자서전

[ 양장 ]
올리버 색스 저/이민아 | 알마 | 2015년 12월 31일 | 원제 : On the Move: A Life 리뷰 총점9.8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5점
편집/디자인
4.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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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31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812g | 147*225*30mm
ISBN13 9791185430881
ISBN10 1185430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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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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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2명)

193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 퀸스칼리지에서 의학 학위를 받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와 UCLA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했다. 1965년 뉴욕으로 옮겨 가 이듬해부터 베스에이브러햄 병원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 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과 뉴욕 대학을 거쳐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컬럼비아 대학에서 신경정신과 임상 교수로 일했다. 2012년 록펠러 대학이 탁월한 ... 193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 퀸스칼리지에서 의학 학위를 받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와 UCLA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했다. 1965년 뉴욕으로 옮겨 가 이듬해부터 베스에이브러햄 병원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 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과 뉴욕 대학을 거쳐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컬럼비아 대학에서 신경정신과 임상 교수로 일했다. 2012년 록펠러 대학이 탁월한 과학 저술가에게 수여하는 ‘루이스 토머스상’을 수상했고, 모교인 옥스퍼드 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안암이 간으로 전이되면서 향년 82세로 타계했다.

올리버 색스는 신경과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여러 환자들의 사연을 책으로 펴냈다. 인간의 뇌와 정신 활동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들려주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이처럼 문학적인 글쓰기로 대중과 소통하는 올리버 색스를 ‘의학계의 계관시인’이라고 불렀으며,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색스는 독자들을 다른 사람의 마음속으로 초대하여 근본적인 형태의 공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썼다. 그는 왕립내과학회, 미국문화예술아카데미,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의 회원이었으며, 2008년 엘리자베스 2세는 그에게 대영제국 명예기사 작위를 수여했다.

지은 책으로 베스트셀러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비롯해 《색맹의 섬》 《뮤지코필리아》 《환각》 《마음의 눈》 《목소리를 보았네》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 웠다》 《깨어남》 《편두통》 등 10여 권이 있다. 생을 마감하기 전에 자신의 삶과 연구, 저술 등을 감동적으로 서술한 자서전 《온 더 무브》와 삶과 죽음을 담담한 어조로 통찰한 칼럼집 《고맙습니다》, 인간과 과학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담긴 과학에세이 《의식의 강》, 자신이 평생 사랑하고 추구했던 것들에 관한 우아하면서도 사려 깊은 에세이집 《모든 것은 그 자리에》를 남겨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이화여화대학교에서 중문학을 공부했고, 영문 책과 중문 책을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올리버 색스의 『온 더 무브』, 『깨어남』, 『색맹의 섬』, 빌 헤이스의 『인섬니악 시티』, 에릭 호퍼의 『맹신자들』, 이언 매큐언의 『토요일』, 헬렌 한프의 『채링크로스 84번지』,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 피터 브룩의 『빈 공간』, 『정자전쟁』, 『얼굴의 심리학』, 『손의 신비』, 『허울뿐인 세계화』, 『창조자들』, 『... 이화여화대학교에서 중문학을 공부했고, 영문 책과 중문 책을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올리버 색스의 『온 더 무브』, 『깨어남』, 『색맹의 섬』, 빌 헤이스의 『인섬니악 시티』, 에릭 호퍼의 『맹신자들』, 이언 매큐언의 『토요일』, 헬렌 한프의 『채링크로스 84번지』,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 피터 브룩의 『빈 공간』, 『정자전쟁』, 『얼굴의 심리학』, 『손의 신비』, 『허울뿐인 세계화』, 『창조자들』, 『시간의 지도』, 『수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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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475

출판사 리뷰

이 시대의 위대한 의사이자 작가, 올리버 색스
그가 써내려간 진솔하고 뜨거운 삶의 기록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 올리버 색스, 타계 직전 그가 남긴 감동의 자서전

2015년 2월 19일, [뉴욕 타임스] 지면에 올리버 색스의 특별 기고문이 실렸다. 2005년 눈에 발병했던 흑색종이 간으로 전이된 사실과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전하는 글이었다. 이 글에서 그는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두렵지 않다고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나는 사랑했고 또 사랑받았습니다. 많은 것을 받았고 일부는 되돌려주었습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습니다. 세상과 소통했고, 특히 여러 작가와 독자와 소통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의식 있는 존재, 생각하는 동물로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 자체가 내게는 크나큰 특권이자 모험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달 후인 4월 그의 자서전 《온 더 무브》가 출간되었다. 그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특권이자 모험”이라고 부른 자신의 전 생애가 담긴 회고록이었다. 그리고 그해 8월 30일, 올리버 색스는 수많은 이들의 안타까움과 애도를 뒤로 하고 눈을 감았다. 향년 82세였다.

모험과 호기심으로 점철된 중단 없는 삶의 열정

“나는 모든 신경학이, 세상 모든 것이 일종의 모험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시대의 위대한 지성이자 의학계의 큰 별 올리버 색스. 그가 타계 직전 남긴 자서전 《온 더 무브》는 올리버 색스가 추구한 끝없는 모험, 중단 없이 나아가는 삶의 뜨겁고 생생한 기록이다. 모터사이클과 속도에 집착했던 젊은 날로 시작하는 이 회고록은 휴식을 모르는 에너지와 열정으로 넘쳐난다. 오랜 세월 세상으로부터 잊힌 질환과 그 환자들을 만나 삶의 진로를 결정하고 환자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자 결정한 이후, 대륙과 대양을 넘나들면서 뇌, 의식, 정신의 비밀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파헤쳐나간 파란만장한 인생의 궤적이 오롯이 담겨 있다.

사람과 지적 탐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 성정체성에 대한 고뇌와 죄의식, 환희와 절망, 유대감과 깨달음,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가들과 과학자들과의 우정 등, 더없는 솔직함과 유머로 써내려간 《온 더 무브》는 무한한 호기심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인간과 세상을 읽고 이해하고 또 기록해나간 색스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걷잡을 수 없는 연상 정신을 지닌 터무니없는 모험가, 신경학의 모든 것과 세상의 모든 것을 일종의 모험으로 여기는 열정가의 생생한 자화상”은, 너무나 인간적이기에 오히려 화성인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특별함이 유독 빛을 발하는, 그가 세상에 전하는 마지막 선물이다.

존재의 연약함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인간에 대한 긍정

올리버 색스는 스스로를 수줍음 많은 성격에다 사람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얼굴맹이며, 육체는 ‘몸짱’이지만 마음은 소심하고 불안 많고 내성적이고 수동적이라고 평한다. 거기다 부모님에게 늘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꼈고, 지적으로도 친구들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이런 모자람과 결함(이라고 세상이 말하는 것들)은 민감한 지점에서 그를 옥죄고 힘겹게 한다. 예컨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안 어머니가 던진 “가증스럽구나.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라는 말은 그의 내면에 죄의식으로 주입되어 거의 평생을 따라다니며 억압으로 작용한다. 또 우여곡절 끝에 출간한 《깨어남》에 대해 시인 위스턴 휴 오든이 “걸작”이라는 찬사를 보냈을 때도 “이것은 전적으로 ‘문학적인’ 평가일 텐데 《깨어남》에 일말이라도 ‘과학적’ 가치가 있을까? 그렇기를 바랄 따름이었다”라며 자신의 책과 글에 대해 미심쩍어하고 의학계의 평가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불안해한다.

그는 동성애자였고 ‘대중적인’ 작가였으며 마약중독자였다. 그러나 올리버 색스는 바로 이 존재의 연약함에서부터 생명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그가 맨 처음 의사로서 스스로를 자각하기 시작한 것은 “진짜 문제”를 지닌 “진짜 사람”들을 임상에서 만나면서였다. “옥스퍼드대학교 의예과에서 한 해부학과 생리학 공부는 실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환자들을 만나고, 환자들 이야기를 경청하고, 환자의 경험과 곤경 속으로 들어가려고(또는 최소한 상상하려고) 애쓰고, 환자들을 염려하고, 환자들을 책임지는, 이 모든 것을 다 처음부터 배워야 했다. 환자들은 진짜 문제를 아주 고통스럽게 겪는(그리고 종종 중대한 기로에 선) 저마다 절절한 사정을 지닌 진짜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의료 행위는 단순히 진단과 치료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며, 훨씬 더 중대한 문제에 직면하기도 한다. 삶의 질 문제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 있고, 심지어는 생명을 이어가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인가를 물어야 하는 상황도 있다.”

이는 실연의 아픔을 잊고자 마약에 의존하며 의사와 중독자로 살았던 4년간의 이중생활에서 빠져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임상을 시작하자마자 상태가 호전되었고, 환자들에게 매료되어 최선을 다하면서 기쁨을, 무엇보다 주체성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서서히 마약중독에서 벗어났다. 어쩌면 이것은 자신의 결핍과 결함을 환자들의 고통과 동일시한 결과일지 모르며, 더 나아가 인간의 나약함이라는 공통된 근원에 대한 자각에서 우러난 연민과 공감의 결과일지 모른다. “내게는 흥미롭지 않은 환자, 가치 없는 환자가 없습니다. 그들은 도처에, 생생하고 또렷이 존재합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가르쳐주지 않는 환자, 나도 모르던 내 감정을 일깨우고 새로운 흐름의 사고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환자는 지금껏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그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향했고 거기에서 인간에 대한 긍정을 발견했다. 극심한 편두통에 시달리거나 기억이나 색을 잃어버리거나 몸에 대한 지각을 상실하거나 파킨슨증으로 몸이 얼어붙어버린 사람들이 있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일상과 사회관계를 영위할 수 없는 이들에게 그는 최대한 삶다운 삶을 되돌려주고자 했다. 그는 그것이 의사와 의료의 핵심임을 깨달았다. 그들의 다름이 ‘이상’이 아니라 특별함이며, 이 남다름이 배제와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 살아야 할 인간 그 자체임을. 여기에서 우리 역시 색스에게서 깨우침을 얻는다. (환자를 포함하여) 나름의 “진짜” 문제를 가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 개성과 열정을 지닌 자유로운 영혼, 독립적인 인간임을. 우리 모두가 사랑하고 또 사랑받아야 할 소중하고 존엄한 존재라는 사실을.

투명한 지성, 따뜻한 휴머니티

첫 책 《편두통》(1970)을 시작으로 《깨어남》(1973)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1984)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1985) 《목소리를 보았네》(1989) 《화성의 인류학자》(1995) 《색맹의 섬》(1997) 《엉클 텅스텐》(2001) 《오악사카 저널》(2002) 《뮤지코필리아》(2007) 《마음의 눈》(2010) 《환각》(2012) 그리고 자서전 《온 더 무브》(2015)에 이르기까지 올리버 색스의 글쓰기는 ‘의학계의 시인’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경이롭고 경탄스럽다.

‘세상 모든 것이 모험’이었기에 그는 언제나 무엇에든 호기심과 관심이 충만했고, 예리한 관찰자이자 진심으로 경청하는 청자였으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연상 능력을 지닌 창조적인 사람이었다. 어릴 적 매료된 화학과 생물학을 비롯하여 의학, 해부학, 생화학, 생리학, 신경의학으로 이어지는 지적 탐구, 모터사이클과 수영과 스쿠버다이빙과 역도 같은 육체적 도전, 인간 사회와 자연계에 관한 질문과 이해에서 그는 타고난 여행가이자 모험가이며 탐험가였다. 이 모든 것들에서 색스는 흔히 극한까지 파고들었고, 아주 ‘멀리’까지 나아갔다.

무엇보다 올리버 색스는 어떤 편견이나 경계 없이 활짝 열려 있는 사람이었다. 그 자신 동성애자이자 마약중독자라는 ‘사회적 약자’ ‘소수자’ ‘이단자’로서 지탄과 비난, 죄의식과 자기파괴에 직면했지만 거기에 매몰되거나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꺼이 그런 점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그리하여 ‘예외성’을 ‘보편성’으로 승화시켜냄으로써, 인간과 세상에 대한 더욱 큰 이해와 긍정으로 나아갔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서평을 쓴 한두 사람은 나를 ‘기이한’ 또는 ‘이국적인’ 질환을 전담하는 사람으로 보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 반대였다. 나는 내가 다룬 병례들이 ‘전형적인 사례’라고 보았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간애에 가닿았다. “나는 사랑에 빠져도 보았고 빠져나오기도 했다. 어떤 면에서는 내 환자들과 사랑에 빠졌다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이는 사물을 꿰뚫어보는 눈을 주는 그런 종류의 사랑이었으며, 어쩌면 이것이 인간애일지 모르겠다).”

올리버 색스의 글은 그의 삶과 꼭 닮아 대단히 투명하고 진솔하며, 또 소설만큼 드라마틱하면서 무척이나 인간적이다. 이는 신경심리학의 창시자 A. R. 루리야의 “소설식 구조에 극적인 힘과 감정이 모두 살아 있는 병례사”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는 사람이 살아 있는 풍부한 병례사들이 자신의 탁월한 신경심리학 논문들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믿었다. 고전적 접근법과 소설적 접근법, 과학과 이야기를 결합시키고자 했던 루리야의 노력은 곧 나의 노력이 되었다. 루리야 스스로 ‘작은 책’이라고 칭하던 저서는 내 인생의 방향과 목표를 바꾸어 《깨어남》만이 아니라 내가 쓴 모든 책의 원형이 되었다.” 여기에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또는 영향받은 이야기꾼으로서의 기질과 능력이 더해졌다. “어머니도 그랬지만, 환자들의 인생사 전체에 대한 강렬한 관심이 아버지를 환상적인 이야기꾼으로 만들었다. 아버지의 병원 이야기를 어린 우리 형제들은 넋을 잃고 들었고, 이것이 마커스 형과 데이비드 형 그리고 내가 부모님의 뒤를 이어 의학의 길을 걷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올리버 색스에게 호기심은 곧 지적 탐구로 이어졌고 지적 탐구는 글과 책이 되었고 글과 책은 그의 삶 자체가 되었다. 이처럼 색스에게 글쓰기는 삶과 온전히 하나였다. 그의 글이 쉬우면서 깊이 있고, 흥미진진하면서 통찰력 넘치는 것은 이 ‘언행일치’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열네 살 때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가 1,000권이 넘어갔고, 이 일기는 때때로 바로 책의 원고가 되었다. 또 부모님과 이모, 친구, 동료, 그리고 여러 작가나 과학자와 무수히 주고받은 편지는 삶의 동력이자 지적 성장의 원천이 되었다. 예컨대 신경심리학자 A. R. 루리야,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 생화학자 제럴드 에덜먼, 생물학자 프랜시스 크릭, 시인 위스턴 휴 오든 등과의 서신 교환은 그의 지적 여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곤 했다.

일기 또는 자기 자신에 관한 병례사의 확장판이라 해도 무방할 이 자서전은 이러한 올리버 색스 글쓰기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명쾌하고 적나라하고 단도직입적이며, 거기에 유머와 자기풍자라는 ‘균형감각’까지 갖추어서 그야말로 빠져들게 만든다. 색스의 삶이 인습과 통념을 거부하고 우상파괴적이었던 만큼이나 그의 글쓰기 또한 파격이었다. 때문에 여러 차례 기고를 거절당했고, 전문적이지 않다는 비난이나 평가절하, 무시를 당했다. “그동안 나는 ‘대중적’ 글쓰기를 하는 사람으로 자처해왔고 또 그래 보였다. 만일 누군가가 대중적이라면 바로 그 사실 때문에 그 사람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그런 풍토와 편견을 이겨냈고, 지금 우리가 익히 보고 인정하듯 그가 옳았음을 세상에 또렷이 증명해 보였다.

장대익 교수는 추천사에서 “색스의 따뜻한 의학”이라는 표현을 썼다. 단순한 '사례연구case study'를 뛰어넘어 ‘병례사case history'를 지향하는 이야기들에서 색스는 휴머니티의 진수를 선보였다. “나는 의료적 오만과 기술이 철저하게 인간성 위에 군림하는 현실을 목격했다. (…) 그런 요양원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도 일상적인 생활, 주체성, 존엄성, 자존감, 어느 정도의 자율성이 있는 의미 있는 삶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무시되거나 회피되었다. ‘간호’는 오로지 기술적이고 의료적인 차원의 행위일 뿐이었다.” 의학이 ’의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 전체‘를,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을 다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색스만큼 뚜렷이 인식하고 보여준 사람은 드물다.

저명한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올리버의 생일에 바쳐, 1997년]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소철과 사랑에 빠진 이 남자 / 오토바이 광고의 주인공이 되어도 좋았을 이 남자 / 다중다양성의 왕 / 힙! 해피 버시데이 / 프로이트 옹이 해낸 것을, 그의 정신과 심리를, 능가한 당신. // 한쪽 다리로 서고 편두통 앓고 색을 잃고 / 화성에서 깨어나 모자를 생각한 / 올리버 색스 / 여전히 인생을 극한까지 밀고 나가는 이 남자 / 당신이 헤엄쳐 간 자리에는 돌고래들이 뒤를 따르고.”

마치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올리버 색스는 2008년의 한 대목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대, 세상을 이롭게 할 명예로운 일을 했노라. 다 용서했으니 집으로 돌아오라.”

어쩌면 이때 그는 어렴풋이나마 “이 아름다운 행성”과 작별을 고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예감했는지도 모른다. 인습을 거부했던 탁월한 의사이자 인간 존엄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했던 작가 올리버 색스. 그는 인간에 대한 크나큰 긍정, 그리고 위대한 지성과 휴머니티의 지표를 제시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거인이었다.

올리버 색스 저작 목록

《편두통Migraine》(1970)
《깨어남Awakenings》(1973)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A Leg to Stand On》(1984)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The Man Who Mistook His Wife for a Hat》(1985)
《목소리를 보았네Seeing Voices》(1989)
《화성의 인류학자An Anthropologist on Mars》(1995)
《색맹의 섬The Island of the Colorblind》(1997)
《엉클 텅스텐Uncle Tungsten》(2001)
《올리버 색스의 오악사카 저널Oaxaca Journal》(2002)
《뮤지코필리아Musicophilia》(2007)
《마음의 눈The Mind's Eye》(2010)
《환각Hallucinations》(2012)
《온 더 무브: 올리버 색스 자서전On the Move: A Life》(2015)
《Gratitude》(2015)

서평

정녕 가슴 뭉클하다. … 색스는 의학과 과학에 대한 이해만이 아니라, 환자에 대한 연민과 그들의 정서적 진퇴양난에 대한 철학적 통찰로 글을 쓴다. … 색스가 말하듯 ‘다른 무엇과도 같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하는 그의 글쓰기는 독자들에게 일종의 선물이다. 인간 조건의 기쁨과 시련과 위로에 대한 박식함과 연민, 그리고 끝없는 이해라는 선물 ._[뉴욕 타임스]

색스가 평생에 걸쳐 살아내온 모든 이야기를 한데 묶어낸 대단히 넓고 깊은 이 삶의 총체는, 유머와 겸손과 열정과 속도와 지성과 우아함으로 인간 실존을 항해하는 법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 이 책에서 색스는 때로는 한없이 고통스럽고 때로는 너무나 손쉬운 그 과정을 낱낱이 까발리며 작가로서 자신의 면모를 남김없이 폭로한다. 이것은 이 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의사이자 작가가 자신의 장인다운 솜씨를 실제로 어떻게 발휘하는지 은밀히 엿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 색스는 너무나 솔직담백하고 적나라하고 과감하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해, 독자들이 그와 사랑에 빠지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든다. 색스 같은 이가 그런 정직한 선물을 내놓을 때 사랑에 빠지는 것 외에 우리가 달리 뭘 할 수 있겠는가? … 《온 더 무브》는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읽힐 수 있다. … 하지만 결국 독자가 손에 거머쥐는 것은, 어떻게 하면 한 순간 한 순간 한 발 한 발 나아갈 때마다 흘리는 작은 땀방울을 헤아리며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실전 인생 지침서다. _[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색스의 삶을 향한 열정은 비범했다. … 《온 더 무브》를 관통해 흐르는 것은 자연계, 학문적 깨달음, 그리고 온갖 기이함을 지닌 사람들 가운데서 그가 느끼는 끝없는 환희다. 그는 이 시대의 유일무이한 사람이자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 _[인디펜던트]

다정다감하고 흔히 유머러스한 이 삶의 이야기는 도드라지게 생생히 살아 있고, 열정 넘치는 에너지와 자기풍자적 통찰로 충만하다. … 그는 자신을 둘러싼 삶의 예리한 관찰자다. 그의 젊은 날 일기와 이 책을 포함한 모든 글들은, 그가 중단 없는 길을 걸어간 대안적 삶의 구현자임을 여실히 증명해 보인다. … 그는 진정으로 충만한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삶을 살았다. … 그가 수행해온 정신의 모험, 바로 이것이 그의 인생에 놀라운 독창성을 부여했다. _[가디언]

《온 더 무브》는 그야말로 걸출하고 매력적인 사람이 쓴 참으로 걸출하고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은 솔직하고, 명쾌하고, 열정적이고, 유머러스하고, 인정 넘치고, 인간적이다(또한 약간 화성인적)이다. … 이 믿기지 않는 회고록은 색스 자신만큼이나 파격적이고 유일무이하다. _[월스트리트 저널]

그가 무엇에 관해 쓰든, 자신의 환자가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든, 아니면 자신이 수영과 사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묘사하는 이야기든, 색스는 항상 더 배우기 위해 열려 있는 듯하다. 그는 자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진한 관심과 흥미를 드러낸다. 그는 훌륭한 이야기꾼이다. 스스로 밝히듯 두 분 모두 의사인 부모님께 물려받은 재능이다. 그러나 그가 이 자서전에서 다시금 입증하듯, 그의 작품을 그토록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청자이자 관찰자로서 그의 날카로운 주의력과 만족할 줄 모르는 호기심이다. _[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색스의 놀랍도록 활동적이고 우상파괴적인 성년기에 대한(사실상 일종의 확장판 사례연구로 읽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 《온 더 무브》는 경이로움과 경탄스러움으로 가득하다. … 색스의 조곤조곤하면서 노골적으로 다 보여주는 이 회고록은 그가 뇌장애의 시인이 되기까지 걸어온 놀라운 길을 오롯이 따라간다. 무의식적으로 속마음을 드러낸 실수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모터사이클과 역도, 약물중독, 수영, 부주의한 원고 분실, 여러 번의 죽을 고비 등과 관련한 여정이 길 중간 중간에 빼곡히 박혀 있다. 이로부터 눈부시도록 ‘걷잡을 수 없는 연상 정신’을 지닌 터무니없는 모험가, ‘신경학의 모든 것과 세상의 모든 것을 일종의 모험’으로 여기는 열정가의 생생한 자화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릴 적 어느 교사의 날카로운 평가가 그의 미래를 가장 잘 압축해 보여준다. “색스는 멀리 갈 것이다. 너무 멀리만 가지 않는다면.” 그는 꽤나 자주 그 한계까지 밀어붙였다. _[LA 타임스]

독자들이 색스의 정서적 공감력과 지적 호기심, 그리고 보편성을 갖춘 여러 상세한 저작들(특히 신경과학 관련 이야기들)과 만나는 기쁨을, 《온 더 무브》보다 더 잘 보여주는 책은 지금껏 없었다. 여태까지 쓴 10여 권의 책과 자기 삶의 여러 측면을 되짚어보는 이 멋진 메타 회고록은 놀라울 만큼 솔직하고 치명적이다. _[보스턴 글로브]

《온 더 무브》는 우리가 이 행성에서 보내는 80년을 얼마나 큰 활력으로 가득 메울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매혹적인 거울이다. _[살롱]

자신의 너무나 풍성한 삶에 대해 색스는 이보다 더 숨 막히는 이야기를 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의사이자 작가가 또한 진정 겁나게 멋진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으랴? _[멘스 피트니스]

독특한 환자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면서 올리버 색스는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그의 자아를 너무나 잘 드러내 보여준다. 경계를 모르는 호기심, 박람강기한 지성, 결함 있는 인간성에 대한 감사, 어떤 곤란에도 굴하지 않는 인내심이 생기를 불어넣는 한 사람을…. 올리버 색스는 결코 누가 대신할 수 없는 인물이다. 우리는 《온 더 무브》를 비롯하여 그의 모든 책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온 더 무브》는 강렬하고, 아름답고, 찬란하리만치 생생히 살아 있다. _[뉴스데이]

이 책 속에서 색스는 이 주제에서 저 주제로 능수능란하게 뛰어넘으면서 언제나 분주히 움직인다. 우리는 그의 길고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가 뿜어내는 속도에 온통 휩쓸려 넋을 잃는다. _[북페이지]

빠져든다. _[시카고 트리뷴]

올리버 색스가 [뉴욕 타임스]에 자신의 말기 암 진단 사실을 알렸을 때 이 세상에서 생명의 문이 닫히는 듯한 절망감을 맛보았다. 《온 더 무브》는 그 문을 다시 활짝 열어젖혀 애초에 우리가 그것을 통해 보아왔던 세상을 환히 밝혀준다. 이 책에서 색스는, 우리가 다른 이들의 삶을 온전하고 깊이 인식할 수 있도록 열어 보여주었던 것처럼, 자신의 삶을 열어 보여준다. _[애틀랜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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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At worst, one is in motion; and at best,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m******n | 2017-02-07

올리버 색스가 죽기 전에 뉴욕타임즈에 기고했던 <나의 주기율표>라는 에세이를 영문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온 더 무브를 읽기 전에 내가 올리버 색스에 대해 알던 것의 전부였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가 아주 재미있고 좋은 평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쩐지 손이 가지 않아 그의 책을 읽은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온 더 무브를 읽는 과정은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올리버 색스의 살아 온 이야기를 온전히 듣는 것이었다.


첫 장인 <온 더 무브>에서 색스는 그의 성적 취향이 부모에게 거부당했던 경험을 가감없이 서술한다. 이 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였기 때문에 색스를 오래 알아온 독자들은 많이 놀랐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 책을 색스의 저술 중 처음 읽게 된 나는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실험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실험이 망했다는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갔다. 역도나 모터 싸이클 라이딩 등 꽂힌 일에 전념하는 열정을 보면 실험에도 아주 열심히 달려들었을 텐데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어떤 삶을 사는 것은 인간이 결정을 하는게 아니라 자연이 선택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잉글랜드에는 색스 박사가 너무 많아서(!)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간 올리버 색스는 샌프란시스코,로스엔젤레스에서 수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네 번째 장인 <머슬 비치>1962 7월부터 UCLA 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할 때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임상 신경의로써 만나게 된 환자들의 이야기가 처음 등장하고 베니스 근처의 머슬 비치 인근에 살면서 역도에 심취한 이야기, 향정신성의약품에 중독되었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신경세포 축삭이상 사진을 학회에 발표했다가 주목을 받고 다시 실험을 하기 위해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로 옮기게 되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책에 실린 사진들에는 돌덩이같이 단단해 보이는 몸매로 역기를 들고 있는 색스의 모습들이 보이는데, 내가 상상한 모습과 너무 달라서 웃음을 터트렸다. 글을 읽는 동안, 내가 머물렀던 UCLA 의 활기찬 캠퍼스, 남 캘리포니아 해변의 나른한 공기, 늦은 일요일의 커피 가게가 잠시 떠올랐다 사라졌다.


뉴욕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에서 색스는 다시 한 번 실험과학자가 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어머니에게 썼던 편지에는 저는 좋은 연구자가 되기에는 아무래도 너무 변덕스럽고 너무 게으르고 너무 엉성하고 심지어는 너무 불성실한 사람인 듯 합니다. 제가 정말로 즐거운 것은 사람들하고 대화하는 것 그리고 읽고 쓰는 일입니다.” (p.176)’라고 적었다. 실험과학자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나도 변덕스럽고, 게으르고, 엉성하고 불성실하면서 매일 방황하고 있다. 우물쭈물하다가 곧 인생의 끝이 올 것만 같아서 이제 무엇이든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편두통>, <깨어남> 등의 저작을 쓰는 과정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아주 흥미로웠다. 나는 항상 사람들의 일하는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색스는 마치 내가 투명 망토를 쓰고 색스 옆에 따라다니면서 그의 저술 과정을 지켜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특히, ‘날마다 아침에는 히스에서 걷고 수영하고 오후에는 <깨어남>의 이야기를 쓰거나 구술했다. 저녁이면 프로그널에서 밀레인을 거쳐 메이프스베리 로드 37번지까지 슬렁슬렁 걸어가서 어머니에게 갓 완성된 원고를 읽어드렸다. 어렸을 때는 어머니가 내게 몇 시간이고 계속해서 읽어주었는데 (디킨스와 앤서니 트롤럽, D.H.로런스를 처음 접한 것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통해서였다), 이제는 내가 어머니에게 읽어드릴 차례였다.’ (p.231)라는 대목을 읽을 때는 아들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어머니의 마음까지 느껴졌다. 의사의 양심에 따라 병원의 여러 문제를 지적하다가 환자들 곁을 타의로 떠나야 했고, 부상 때문에 쓰기 시작한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던 즈음에 대한 글도 솔직하고 담담해서 더 인상깊었다. ‘나는 매일 오전에 글을 쓰고 오후에는 산보나 수영으로 보냈고, 저녁 7시나 8시가 되면 콜린이 들렀다. 그 즈음이면 저녁은 먹을 뒤여서 보통 술을 몇 잔 걸치고 불과해져 찾아왔는데, 그러다 시비를 걸고 주사를 부리는 날도 많았다. 8월의 밤공기는 모덥고 답답했다. 어쩌면 내 원고에 불만이 있거나 내게 못마땅한 구석이 있어서 그렇게 분노를 터뜨렸을지 모른다. 그해 여름 나는 불안하고 신경이 곤두서 있었고, 원고에는 확신이 없었다. 콜린은 내가 방금 타이핑을 끝낸 원고 뭉치에서 한 장을 골라 들고 한 문장이나 한 단락을 읽고 나서는 어조며 문체며 내용에 대해 비판했고 문장이면 문장, 생각이면 생각을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땅이 꺼져라 걱정했다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예전에 나를 성장시켜준 유머감각과 온화한 성품은 어디 가고 검열관처럼 꼬치꼬치 트집 잡는 그 앞에서 나는 마냥 쪼그라들었다. 그런 저녁 만남을 마치고 나면 그날 쓴 원고를 다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렸다. 내 책이 멍청하게만 느껴지고 더 이상 쓸 수도 없고 써서도 안될 것 같았다.’(p.272-273) 거의 10년이 걸려 이 책을 완성했다는 걸 보고 나까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온 더 무브>에는 거의 대부분의 올리버 색스 저작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중 나는 이 책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가 가장 읽고 싶어졌다.


이 후 <정체성의 문제>, <시티 아일랜드> 장에서는 유명한 <모자책>에 관한 이야기와 투렛증후군에 관한 저술 이야기가 나온다. 또 앞에서도 언급되었던 시인 톰 건(Thom Gunn)과의 교류 이야기가 나온다. 톰 건의 논평에 대해서 무엇보다 내 글이 흐리멍덩하다고, 정직하지 못하다고, 재능 없다고 여길까봐, 아니 그보다 더 심하게 생각할까봐 겁이 났다. 처음에는 그의 비판을 두려워했지만 1971 <편두통>을 보내준 뒤부터는 그의 생각을 알고 싶어 편지가 어서 오기만을 학수고대했고, 그의 의견에 의지했을 뿐 아니라 다른 어떤 사람의 의견보다 중히 여겼다’.(p.352) 는 글을 보며 색스의 글이 명확하고 담담하고 재능으로 가득차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 <온 더 무브>가 톰 건의 시에서 따온 것인데 그 시의 일부분도 소개되어 있다.


아무리 나빠도 우리는 움직인다. 아무리 좋아도

절대에 가닿지 못하는, 안식할 곳 없는 우리,

언제나 멈춰 있지 않아, 더 가까워진다. (p.356)

 

At worst, one is in motion; and at best,

Reaching no absolute, in which to rest,

One is always nearer by not keeping still.

 

이 후 내용 중에서는 <뇌와 의식의 재발견>에 서술된 프란시스 크릭(Francis Crick)과의 교류가 흥미로웠다. 시각의 인지에 대해 그들이 주고 받은 편지를 읽을 수 있도록 공개해 준 것이 고맙게 느껴졌고 <이중 나선>이후의 크릭의 연구와 삶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다. 이로부터 설명한 애덜먼의 <신경다윈주의>에 대한 논의도 흥미롭게 읽게 되었다. 올리버 색스의 강점은 과학과 과학자를 분리하지 않고서도 현상과 해석을 명확히 설명한다는 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장인 <>에서 뜻밖의 아름다운 장면이 나와 마음이 따뜻해졌다. <해부학자>를 쓴 빌 헤이스 (Bill Hayes)와의 사랑과 일상에 대한 묘사가 그 것이다. ‘우리는 같이 외출을 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회에 갈 때도 있고 (빌리가 좋아하는) 미술관에 갈 때도 있고, 뉴욕 식물원에도 자주 갔다. 40년 넘도록 홀로 정처 없이 터벅터벅 걸어다니던 그곳을. 여행도 함께 다니기 시작했다. 나의 도시 런던으로 갈 때면 내가 친구들과 집안 사람들에게 빌리를 소개했고, 그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로 가면 빌리의 많은 친구들과 어울렸다. 우리 둘의 공통된 열망이었던 아이슬란드에도 갔다.

집에 있을 때나 여행 갔을 때나 우리는 수영을 자주 다닌다. 가끔 작업 중인 원고를 서로에게 읽어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다른 연인들이 그러듯이 지금 읽는 책에 대해 논하거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옛날 영화를 보거나 함께 노을을 바라보거나 점심 샌드위치를 나눠 먹는, 그런 나날이다. 빌리와 나는 많은 차원에서 일상을 함께 하며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일평생 거리를 두고 살아온 이 일상의 행복은 노년의 내게 뜻밖에 찾아온 근사한 선물이다.’ 이것이야 말로 <일상으로의 초대> 가사 그대로 아닌가? 다음 주에는 빌 헤이스가 쓴 Insomniac city: New York, Olver and Me 가 출간된다니 이 또한 기대된다.


천권이 넘는 일기장과 일평생 해 왔던 수많은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로 마지막을 맺은 <온 더 무브>. 말 그 대로 끊임없이 움직이며 써내려갔던 올리버 색스의 이야기를 읽게 되어 마음이 충만해졌다. 육체적 고통과 외로움, 인정받지 못한 그 모든 시간 동안에도 쓰기를 멈추지 않아줘서, 고맙습니다. 올리버 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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