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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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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6.2만자, 약 2.1만 단어, A4 약 39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88970639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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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2명)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이 되어 돌아온 `똑똑했던` 오빠가 `이제는 배부른 돼지로 살겠다`던 다짐을 뒤로 하고 여덟 달 만에 죽음을 맞이하고, 그후 그의 가족은 남의 물건에까지 손을 대게 되는 등 심각한 가난을 겪는다.

그후 미8군의 PX 초상화부에 취직하여 일하다가 그곳에서 박수근 화백을 알게 된다. 1953년 직장에서 만난 호영진과 결혼하고 살림에 묻혀 지내다가 훗날 1970년 불혹의 나이가 되던 해에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 이후 우리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까지 뼈아프게 드러내는 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학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박완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적절한 서사적 리듬과 입체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채로우면서도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는 우리 문학사에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풍요로운 언어의 보고를 쌓아올리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녀는 능란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풍속화가로서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왔을 뿐 아니라 삶의 비의를 향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구도자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한국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다룬 데뷔작 『나목』과 『목마른 계절』,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아저씨의 훈장』, 『겨울 나들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을 비롯하여 70년대 당시의 사회적 풍경을 그린 『도둑맞은 가난』, 『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까지 저자는 사회적 아픔에 주목하여 글을 썼다. 『살아있는 날의 시작』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작가는 행복한 결혼은 어떤 형태인가를 되묻게 하는 소설인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 점점 독특한 시각으로 여성문제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또 장편 『미망』,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서는 개인사와 가족사를 치밀하게 조명하여 사회를 재조명하기도 한다.

『배반의 여름』은 1975년 9월에서 1978년 9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조그만 체험기」, 「흑과부黑寡婦」,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등에서 볼 수 있듯이 박완서가 그리는 모성의 힘은 실로 놀랍다. 성균관대에서 열린 ‘2006 호암상 수상자(예술상) 초청 강연회’에서 박완서는 이렇게 말했다. “내 문학의 뿌리는 어머니”라고. 박완서 특유의 수다스러움으로 풀어내는 모성의 힘은 힘센 것들만이 권력을 쥐고 판을 치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뒤로 처진 자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위무해준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는 1987년 1월에서 1994년 4월까지 발표되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가족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네 개나 있는데 그중「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남편의 죽음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아들의 죽음을 담고 있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특이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되어 있는데 담담하게 이어가는 주인공의 목소리에서 가슴이 메어지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저녁의 해후』에는 1984년 1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 「해산바가지」, 「애 보기가 쉽다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기에서 나타나는 하층민들의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야만성과 대비되어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은 1979년 3월에서부터 1983년 8월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수록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속물성과 위선이 난무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젊은 것들의 무관심과 조롱 속에서 외롭게 늙어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황혼」, 「천변풍경泉邊風景」과, 출세한 자들의 허위를 그린 「내가 놓친 화합(和合)」,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등이 그것이다.

『미망』은 조선조 말기에서 6ㆍ25 전쟁 직후까지 그 파란만장했던 시대를 한 개성 상인의 가족사를 통하여 재창조한 대하소설이다. 민족의 수난사와 더불어 고난과 격동의 시대를 험준한 산을 넘듯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박완서 소설 문체가 도달한 궁극적인 경지를 보여 주고 있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는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느낀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을 담아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펴냈다.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어 노작가의 연륜과 성찰이 돋보이는 글을 선보였다. 1993년부터 국제연합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1994년부터 공연윤리위원회 위원, 1988년부터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으로 한국문학작가상, 『엄마의 말뚝』으로 제5회 이상문학상, 『미망』으로 대한민국문학과 제3회 이상문학상, 『꿈꾸는 인큐베이터』로 제38회 현대문학상 등을 받았다. 2006년, 문화예술인으로서 처음이자 여성으로서도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평소 입버릇처럼 "전쟁의 상처로 작가가 됐다."고 고백해왔던 그녀는 전쟁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은 경험으로 글을 써왔다. 여러 편의 장편소설과 수필집, 동화집을 발표하고, 2010년 8월 수필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마지막으로 2011년 1월 22일, 담낭암 투병 중 별세했다. 경기 구리시에는 '박완서 문학마을'이 조성될 예정이다.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2006년 서울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계 이후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그 외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소설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친절한 복희씨』,『기나긴 하루』,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한 길 사람 속』,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등이 있다.
서울 경복궁 옆 체부동에서 태어나 서촌에서 자랐다. 독일의 로텐부르크 괴테 인스티투트를 거쳐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시각예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다. 홍익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대중예술론과 미디어아트 등을 강의했으며, 동덕여대에서 겸임교수로 현대미술 등을 강의했다. 시인으로 등단해 두 권의 시집과 두 권의 산문집, 한 권의 사진집과 한 권의 번역서를 펴냈다. 소설가 박완서와 티베트를 여행... 서울 경복궁 옆 체부동에서 태어나 서촌에서 자랐다. 독일의 로텐부르크 괴테 인스티투트를 거쳐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시각예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다. 홍익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대중예술론과 미디어아트 등을 강의했으며, 동덕여대에서 겸임교수로 현대미술 등을 강의했다. 시인으로 등단해 두 권의 시집과 두 권의 산문집, 한 권의 사진집과 한 권의 번역서를 펴냈다. 소설가 박완서와 티베트를 여행할 때 우연히 사진을 찍은 것을 계기로 티베트 여행기 『모독』(박완서 글, 민병일 사진)을 냈고, 독일 노르트 아르트 국제예술제에서 사진이 당선되어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서 초청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 선정위원장으로 일했다. 산문집 『창에는 황야의 이리가 산다』로 제7회 전숙희문학상(2017)을 수상했다. 모든 세대를 위한 메르헨 『바오밥나무와 방랑자』(2020)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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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345

출판사 리뷰

초원의 바람 냄새와 푸른 공기 냄새 나는, 가장 독특한 박완서 산문

그리운 작가, 박완서의 티베트 · 네팔 기행 산문집
15년이 넘도록 희귀본으로 묻혀 있던 ‘명품 에세이’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티베트와 네팔 본연의 순수한 풍경들

『모독』은 2011년 1월 작고한 그리운 작가, 박완서의 티베트·네팔 기행 산문집이다. 1997년에 출간되었던 이 책은 15년이 넘도록 도서관과 책수집가들 사이에서 희귀본으로 보관되어왔고 일반 독자들에게는 소문으로만 전해져왔다. 2014년 가을, 열림원에서 다시 출간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박완서의 『모독』은 1997년 출간본에 수록되었던 민병일의 티베트·네팔 사진 약 150컷을 그대로 수록하고 있어, 중국화된 지금의 티베트와 다른, 티베트적인 티베트가 남아 있던 20여 년 전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모독』은 노작가의 오랜 삶과 경험이 빚어낸 혜안의 기록이다. 모래바람 속의 침묵까지 사유하는 여행기이며 “초원의 바람 냄새와 푸른 공기 냄새” 나는, 가장 독특한 박완서 산문이다. 또한 『모독』은 근래의 수많은 여행 산문집들과 확실하게 다른 품격을 갖는 ‘명품 에세이’다. 세월이 흐른 뒤 한때 마음을 사로잡던 음악을 추억하듯 박완서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낸 이 책을 읽는 것은, 오래된 귀한 레코드판을 재생시키는 것과 같은 감동을 준다. 당시 박완서와 함께 여행에 동행했던 민병일의 사진은 필름 사진 특유의 색감으로 『모독』을 더욱 빛나게 한다. 세월의 더께가 앉은 그의 필름 사진들 안에는 티베트와 네팔의 자연, 그리고 그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풍속이 가식 없이 살아 있다.

젊은이들조차도 쉽게 여행을 결심하기 어려운 나라, 티베트와 네팔. 그 당시 60대였던 저자가 그 땅을 밟고 여행하면서 얼마나 힘에 부쳤을지는 눈에 보듯 뻔한 일이다.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에 머물며 숨 가쁘게 계단을 오르내리고, 고장이 잦은 낡은 차로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장시간 달리고,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제대로 먹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여행을 회상하며 “내 생에서 가장 고된 여행이 되었다.”라는 고백을 남겼다. 그러나 저자가 고된 육체를 통해 그 땅에서 마주한 단상들은, 티베트 사람들이 오체투지의 고행으로 신에게 이르는 기쁨을 맛보듯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사유와 깨달음으로 승화됐다. 티베트·기행은 저자 박완서에게 그만큼 강렬하고도 날카로운 기억이었다.

주술과 신비와 야성이 살아 있는 해발 5,200미터의 얌드록초 호숫가를 산책하며 선생님이 꾸신 꿈은 무엇일까? 슬라이드 필름에 코를 박고 에메랄드 빛 반짝이던 호숫가를 보면 그녀가 거기 있다. […]
돌이켜보니 티베트에서의 시간들은 묘하게도 우리 생에 낀 모독을 걷어낸 기막힌 날들이었다. 빠른 속도를 먼지처럼 만드는! […]
그때만 해도 티베트는 하인리히 하러 같은 모험가나 역마살 깊은 방랑자만 가는 곳이라 알았다. 그런데 예순 중반의 할머니가! 선생님은 작가였다. 하긴 작가만 한 모험가가 어디 있고, 작가만큼 역마살에 뒤엉킨 방랑자가 또 어디 있으랴.
- 민병일 (‘개정판을 내며, 박완서를 추억함’ 중에서)


깊고 청명한 하늘을 이고
순결한 은빛으로 빛나는 히말라야 앞에
우리는 조용히 숨을 죽였다.

박완서의 글에는 생생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특유의 감칠맛이 있다. 『모독』에서도 마찬가지다. 감상에 치우치거나 과장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티베트와 네팔 풍경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리고 그 풍경은 거추장스러운 미사여구 없이도 그 땅에, 그 하늘 아래 서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마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하다. 미치게 푸른 하늘과 구름, 야생의 대지와 순연한 사람들의 미소가, 낯선 땅임에도 언젠가 그 땅을 밟았음직한 추억에 젖게 한다. 아마도 그것은 때묻지 않은 태곳적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향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청명한 하늘을 이고 순결한 은빛으로 빛나는 히말라야와 신비한 별빛 가득한 팅그리의 밤하늘, 달 밝은 밤 피시 테일 로지에서 감상하는 호수에 비친 달과 거꾸로 비친 설산. 이 세상 풍경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탄성이 터져 나올 듯한 신비경이 박완서의 밀도 높은 문체로 눈앞에 살아난다.

인간의 입김이 서리기 전, 태초의 하늘빛이 저랬을까? 그러나 태초에도 티베트 땅이 이고 있는 하늘빛은 다른 곳의 하늘과 전혀 달랐을 것 같다. 햇빛을 보면 그걸 더욱 확연하게 느낄 수가 있다. 바늘쌈을 풀어놓은 것처럼 대뜸 눈을 쏘는 날카로움엔 적의마저 느껴진다. 아마도 그건 산소가 희박한 공기층을 통과한 햇빛 특유의 마모되지 않은, 야성 그대로의 공격성일 것이다. […]
티베트 하늘의 푸르름은 뭐랄까, 나의 기억 이전의 하늘이었다.
- 본문 중에서

『모독』 속 티베트와 네팔에서는 눈으로 보기에 아름다운 것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식물한계선을 넘어 모진 풀밖에 자라지 못하는 곳에서, 나무보다 더 강한 풀이, 풀보다 더 질긴 꽃이 자라는 광경은 아름답다 못해 애틋한 감동을 전한다. “한 송이씩 땅에 직접 뿌리 내린, 손이 닿으면 스러질 듯 가련한 꽃송이에 어찌 그리도 모진 생명력이 잠재해 있는지.” 거대함을 품은 동시에, 강인함까지 머금은 티베트와 네팔의 자연 앞에서 우리 생은 압도당하고 만다.


우리를 용서하지 말아주오,
우리의 관광 행위 자체가
이 순결한 완전 순환의 땅엔 모독冒瀆이었으니.

여행은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일 뿐 아니라, 타국의 문화와 사람들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을 여는 만큼, 그들의 입장에서 여행 중에 만나는 모든 것을 곱씹어보는 만큼 배우고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노년의 작가 박완서는 탁월한 여행가였다. 수많은 인생을 글로 살아내며 얻은 넓고 깊은 혜안으로, 낯선 땅과 그 땅의 사람들을 온전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헤아린다. 노작가가 사유하며 여행한 티베트와 네팔에는 빛도 있고 어둠도 있었다. 저자는 『모독』에서 그 모든 것을 여과 없이, 진실 되게 풀어내며 독자를 자신의 사유 속으로 이끌고 들어간다.

척박한 땅에 밭을 일구고 야크를 기르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부처 같은 사람들, 그들의 난방 연료로서 집집마다 담벼락 가득히 붙어 있는 야크 똥들. 저자는 모든 쓰레기가 재순환되는 그 완전 순환의 땅에서 이생의 이상향을 찾는다. 평화와 여유를 느낀다. 그리고 초모랑마(에베레스트)를 향해 고행의 오체투지로 설산과 자갈밭을 지나는 티베트 사람들과 그들의 종교를 이해하려 애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치 일제강점기의 일본 사람들처럼 티베트를 지배하고 있는 부유한 한족들과 그들로 인해 자족의 기쁨을 상실해가는 티베트 사람들의 상대적 빈곤감, 달라이 라마와 판첸 라마의 가슴 아픈 현실, 한창 뛰어 놀 나이의 소녀를 신격화해 정신적 고통을 감내하게 만드는 쿠마리 신앙 등 티베트와 네팔의 어두운 면도 서슴지 않고 그려냈다. 그러나 저자는 결국 그 완전 순환의 땅에 썩지 않는 일회용품을 남기고 온 자신의 관광 행위 자체가, 티베트 사람들의 인간 존엄성마저 짓밟아버린 어느 한족의 오만한 태도만큼이나 그 땅에 대한 모독이었음을 깨닫고, 그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용서를 구한다. 이렇듯 박완서의 티베트·기행 산문집은 탁월한 리얼리스트의 지안(智眼)이 그려낸 성(聖)과 속(俗)에 대한 풍경이자, 한 시대를 대표했던 노작가의 진솔한 자아성찰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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