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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풍경

[ 양장 ]
박범신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04월 30일 리뷰 총점8.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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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4월 30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46g | 128*188*20mm
ISBN13 9788957078013
ISBN10 8957078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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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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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46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원광대 국문과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까지 문예지 중심으로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ㆍ단편을 발표,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등을 발표, 베스트셀러가 되어 70~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81년... 1946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원광대 국문과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까지 문예지 중심으로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ㆍ단편을 발표,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등을 발표, 베스트셀러가 되어 70~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빛나는 상상력과 역동적 서사가 어우러진 화려한 문체로 근대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낸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의 작품 중 70년대와 80년대에 발표된 작품들은 폭력의 구조적인 근원을 밝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또한 도시와 고향이라는 이분법적인 대립구조를 통해 가치의 세계를 해부하려는 시도로 인해 대중작가라는 곱지 않은 평을 듣기도 했다. '영원한 청년작가'로 불리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중 1993년 돌연 절필을 선언하고 문학과 삶과 존재의 문제에 대한 겸허한 자기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가졌다. 사유의 공간으로 선택한 곳은 세상에서 가장 높고 멀게 느껴지던 히말라야였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를 여섯 차례 다녀왔으며 최근에는 킬리만자로 트레킹에서 해발 5895미터의 우후루 피크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1996년 유형과도 같은 오랜 고행의 시간 끝에 [문학동네] 가을호에 중편소설 「흰소가 끄는 수레」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재개한 후 자연과 생명에 관한 묘사, 영혼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작품 세계로 문학적 열정을 새로이 펼쳐보이고 있다. 명지대 교수, 상명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외등』은 그가 글쓰기를 떠나기 전의 문학세계와 그 후의 문학성이 어우러져 있는 작품으로, 해방 후의 현대사의 흐름을 같이 걸어온 주인공 서영우와 민혜주, 노상규 이 세 인물들을 통해 잃어버린 사랑의 원형을 찾아 결국엔 죽음에 이르는 피빛 사랑을 그려내면서 해방 후 현대사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더러운 책상』은 특이하게 '단장'으로 이뤄져 있다. 박범신의 자전적 소설로도 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그가 겪었을 젊은 날의 고뇌들이 그렇게 표현된 것처럼 평가받는다. "새벽이다. 무엇이 그리운지 알지 못하면서, 그러나 무엇인가 지독하게 그리워서 나날이 흐릿하게 흘러가던, 그런 날의 어느 새벽이었을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예술가로서 인간으로서 살고자 했던 그의 고민을 엿보게 해준다. 작가 박범신은 이 작품으로 창작과비평사가 제정한 2003년 제18회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남자들, 쓸쓸하다』에서 박범신은 그의 문학인생 못지않게 녹록치 않았던 남자인생 60년을 이야기한다. 오로지 아들 하나를 욕망하던 어머니의 늦둥이 외아들로, 수많은 복병에도 불구하고 30년 이상 한 울타리를 지켜온 남편으로, 수십 년간 밥벌이를 감당해야 했던 고단한 아버지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 땅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짚어본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가는 사회 구조 안에서 이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남자들, 즉 구시대의 ‘화려한 권력자’에서 이 시대의 ‘쓸쓸한 인간’으로 자리바꿈한 중년 남자들의 현주소를 살펴봄과 동시에, 이제는 사회의 구석자리에서 불안한 헛기침만을 날릴 수밖에 없는 그 ‘쓸쓸한’ 남자들의 진솔한 속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비우니 향기롭다』는 더욱 더 소유하고자 하는 물질 만능주의 현실에서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안내서이다. 내면의 깊이가 더욱 확장된 저자가 히말라야에서 깨달은 바는 진정한 삶의 행복은 가지려는 마음보다 비우려는 마음에 있다는 것. 이는 바로 불교 철학의 '무소유'와 직결된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지만 살아가는 기쁨이 더 줄어든 시대.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이 외의 작품으로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불의 나라』 『물의 나라』 『겨울강 하늬바람』 『킬리만자로의 눈꽃』 『침묵의 집』 『와등』 『더러운 책상』 『나마스테』등이 있고, 소설집에 『토끼와 잠수함』 『덫』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등이, 연작소설에 『빈 방』 『흰수레가 끄는 수레』 등이 있다. 2001년 소설집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로 제4회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나마스테』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1월까지 5개월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촐라체」라는 소설을 연재하였다. 이 소설은 2005년 1월 히말라야 촐라체봉(6440m)에서 조난당했다가 살아 돌아온 산악인 박정헌·최강식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또한 『촐라체』와 『고산자』와 함께 ‘갈망의 삼부작(三部作)’인 은교에서는 실존의 현실로 돌아와 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감히 탐험하고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시란 무엇인가. 소설은 또 무엇인가. 젊음이란 무엇이며, 늙음이란 또 무엇인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풀어내는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은 최근에도 『비즈니스』, 『빈방』, 『외등』, 『힐링』,『소소한 풍경』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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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소소한 풍경] 그녀, ㄱ의 이야기...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f******5 | 2014-06-10 | 신고

  그들은 누구인가.


  이 분의 작품은 처음 접한다. 전작 '은교'를 영화로 보고, 그때쯤 인터뷰하신 영상을 본 적이 있으며, '촐라체'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는 기억도 떠올랐다. 얼마 전 아주 우연찮게 방송에서 다큐멘터리 '하얀 블랙홀'을 보게 되었는데, 혹시 소설 '촐라체'와 무슨 연관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해보니 그렇다. 명성은 곳곳에서 접해 알고 있었기에 처음 펼치게 된 작품을 약간의 긴장감으로 읽어갔다. 그 긴장감 속에는 대체 이 분의 작품이 얼마나 재미있기에? 정도의 삐딱함도 포함되어 있었다. 툭하면 문학의 위기가 어쩌고 등의 앓는 소리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인기 노(老) 작가, 아니 자칭 청년 작가의 작품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그래봤자 난 일개 비전문가 독자일 뿐이지만 내심 그런 마음도 들었다.

  

  사흘에 걸쳐 짬짬이 읽었다. 그리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외딴집에 여자 둘, 남자 하나인 상황이 요즘 시대에 그리 파격적인 설정도 아니고 -'은교'의 파장이 먼저 있었기도 하다-, 소설을 구입할 때 미리 어느 정도의 줄거리를 알아본 상태에서 구입하기에 외려 이 정도의 줄거리로 어느 정도의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하는 아둔한 독자로서의 우려가 있었다. 일단 놀란 점은 작품의 흐름과 구성이다. 잘 짜인 플롯에 길들여있는 내게 이런 구성이 아직은 낯설긴 하지만 곳곳에 정곡을 찌르는 아포리즘들이 자칫 어려워질 수 있는 내용들을 자연스럽게 이끌어간다. -소설을 읽으면서 왜 이런 내용, 상황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을 때만큼 난감할 때도 없다. 그럴 때는 내 아둔함을 탓하든가 작가 욕을 하기 마련이다.- 등장인물들이 많지 않은 것도 몰입에 도움을 준다. 군더더기가 씹히지 않으니 한 장 한 장 집중하며 정독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인물들에 동화되니 그들의 암묵적 계약이 선선히 받아들여졌다.


  [p 251. 첫 번째 계약은 우물이 완성되면 흩어져 각각의 길을 따라 떠난다는 것. 두 번째 계약은 그러므로 우리에겐 과거도 미래도 없다는 것이다. 어디에서 어떻게 흘러왔는가를 물어서도 안 되고, 어디로 어떻게 떠나갈 것인지 알고 싶어 해서도 안 된다는 계약이다. 과거를 묻거나 미래를 꿈꾸면 그 즉시 우리의 모든 관계가 깨질 것이라는 데 묵시적으로 동의했던 게 확실하다. 현재의 평화가 깨뜨려질까 봐 늘 두려웠기 때문이다]


  굳이 소설적 장치가 아니더라도 현실에서 너무 지치다 보면 그 무엇도 물어보지 않게 되지 않나. 물어볼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그러다보면 그런 상황이 오히려 익숙해지는 것처럼, 그래서 좋은 점을 찾아내거나 만들어내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작품에선 이 암묵적인 계약이 그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유일한 안전줄이자 결박줄 역할을 한다. 둘이 사니 좋고, 셋이 사니 더 좋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자신들의 '가시'를 알아채고 서로를 보듬어 주는 행위. 기실 가시가 밖으로 나와 있는 진짜 이유는 내 상처를 알아달라는 무언의 요구 같은 게 아닐까 싶다.


  [p 51. 나는 죽음이 지우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워지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누구에게는 가시처럼 박히는 것이 죽음이다. 선인장의 어떤 가시는 몸뚱어리에 박여 몸 자체로 둔갑한다. 어떤 사람에겐, 어떤 기억들이 바로 그렇다.

아픈 기억은 최종적으로 가시가 된다.

  p 347(해설). 선인장 가시는 상처받은 존재의 마음이 안팎으로 뻗어나가는 슬픔이자 독기다. 선인장 가시는 그 자신을 향할 경우에는 슬픈 결핍이 되며, 타인을 향하는 경우는 독기 어린 방어가 된다.]


  독기 어린 방어도 알고 보면 어찌 상처를 치료해야 할지 몰라 우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의 눈물을 스스로 닦기보단 누군가 닦아주기를 바라는 존재, 그래서 남의 눈물을 닦아줄 때 더 큰 치유와 감동을 받는 게 아닌가 싶다. 이걸 나약함이라 불러도 좋지 않을까. 나약하다는 건 감정이 있다는 것. 그건 사람만이 갖고 있기에, 그래서 더욱 사람다워 질 수 있다는 걸 뜻하기 때문이다. ㄱ과 ㄴ, ㄷ이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에 이런 사람들이 있을 법해 보이는 이유가 이 점이다. 그들의 '덩어리짐'이 애잔한 이유가, 소통방식이 순수해 보이는 이유가 오히려 더 사람다워 보인다. ㄱ과 ㄴ이 덩어리짐의 치유를 이 외딴집에서 알았다면, ㄷ은 어린 나이지만 본능적으로 그것을 알고 있었던 듯하다. 그래서 이렇게 외친 게 아닐까.

  "자기들끼리만... 너무해요..."

  ㄱ과 ㄴ이 정신적 상처가 크다면, ㄷ은 정신적 상처 못지않게 육체적 고통 또한 많았다. 탈북 후 중국인 사씨 집안에서의 일들은 어린 나이의 소녀가 감당하기에 결코 쉽지 않았을 터. 그 엄청난 내적가시들은 몇 시간을 서로 보듬고 쓰다듬어도 부족했을 것이리라. 열락의 시간을 보낸 후에도 새벽시간에 혼자 울면서 자위행위를 하는 ㄷ의 모습이 그러하다. ㄷ의 상처를 전혀 모르는 ㄴ이지만 목도한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이유가 자신 또한 비슷한 절망을 안고 있으며, 그들의 덩어리짐 속에서 서로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ㄴ은 우물을, 그의 말로는 샘을 판 것이다.


  [p 142. 다른 하나는 내 육체 속에 너무도 많은 여분의 힘이 남아 있다는 걸 여실히 느꼈기 때문이에요. 여분의 힘은 더럽잖아요... 나는 여분의 힘이 너무 많구나. 기운을 좀 빼야 되겠다!]


  물구나무서기를 할 때의 모습이지만 우물을 판 이유도 같지 않았을까. 표면적인 이유야 여름에 물이 끊어질 때를 대비해서라지만 대략의 시간을 정해놓고 더러운 여분의 힘, 내적가시를 모조리 빼내 멸진하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어릴 적, 형과의 행복했던 작두샘 펌프질의 기억 속으로 돌아가고 싶은 발로가 아니었나 싶다. ㄷ은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p 282. "자기 묘를 파는 느낌!"]


  그럼 작품의 주요 화자이자 외딴집의 주인인 ㄱ은?


  [p 94. 자유로운 상상력을 갖고 있는 게 작가라고 여기는 건 너무 단순한 생각이야. 작가들은 관리자에 가까운 표정을 갖고 있어.]


  ㄷ이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고 ㄴ이 우물파기에 열중한다면, ㄱ은 두 사람을 지켜볼 뿐이다. 가시장이 되어 두 선인장에게 안식처를, 포도주를 만들어 덩어리짐의 윤활유를 제공하지만 그 뿐이다. 그녀는 자신을 위한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ㄴ의 죽음을 수사하는 형사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않은 채 심드렁한 자세이고, 연탄불 자살미수사건도 ㄷ이 일으켰다. 뒷산 꼭대기에서 강을 건너기 위해 까마득한 절벽을 내려가는 장면 또한 그렇다. ㄱ과 ㄴ은 그때 죽음의 그림자를 느꼈다. 바로 ㄱ의 ‘살의’.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ㄱ이 결정적으로 관찰자의 모습을 보인 건 ㄴ의 죽음이다. 2층 베란다에 설치된 세탁기 옆구리의 자신만 아는 작은 틈으로 뒤란을 엿보는 행위. ㄱ은 외딴집과 두 사람을 관리할 뿐, 세 사람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어떠한 치우침 없이 뷰어(viewer)로서만 기능한다.


  [p 157. 우리 사이엔 투명한 유리창이 한 장 있어요.]


  ㄴ의 말이다. 그렇게 ㄴ의 죽음을 베란다에서 지켜보고, 외딴집을 떠나 다방에서 일하는 ㄷ의 모습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ㄱ은 남자1이 진즉에 규정지었던 그것이다.


  [p 74. 너를 좀 봐. 너는 선인장이야!... 그래, 나는 선인장이야.

  p 318. 남은 생애 오로지 문장의 길을 따라가고 싶다. 내 손끝에서 문장이 자유자재 춤추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비로소 어둔 강에의 오랜 홀림을 이길 수 있을 터... 나에게 어느덧 '남자'와 '문장'이 동의어가 됐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나는 아주 음란한 여자인 모양이다.]


  선인장이었다가 가시장으로, 관찰자에서 관리자의 모습을 보여주던 ㄱ은 자신의 내적가시들을 치유할 방법으로 문장의 길을 찾는다. 관리자에서 기록자가 되기로 한 것이다. 아무 미련도 남기지 않고 떠날 준비가 상시적으로 되어 있는 더플백 아저씨가 익숙한 발바닥 굳은살로 죽음의 길을 떠나고 포도주를 갈구하다 티켓다방의 커피를 배달하는 윤 양의 선택처럼, ㄱ도 자신에게 가까운 모습을 선택한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상처의 치유란 멀리 있는 게 아니니까. 자신과 가깝거나 자기내부의 자가 치료만이 진정한 치유의 시작이 될 테니 말이다. 그렇게 안전줄이었지만 결박줄 역할도 한 자일을 스스로 끊어낸다. 가장 현실적인 사람은 ㄱ이 아닐까 싶다.


  왜 비밀이어야 하는가.


  이제 비틀어보자. 작품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보지 말고 말이다. 왜? 어딘가에 있을법한 세 사람이지만, 각기 다른 성격의 인물들이 그것도 외딴집에 모여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애잔한 덩어리짐을 이룬다는 게 작품 속 교수처럼 선뜻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물론 이건 소설이다. 소설은 허구의 세계이며 얼마든지 소설적 장치를 만들어낼 수 있고 그에 따른 당위성만 충분히 설정된다면 이해와 납득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와 납득이 됨에도 불구하고 비틀어보고 싶은 건 너무나 환상적인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ㄴ과 ㄷ이 말이다. ㄴ은 초현실적인 인물 같고, ㄷ은 성욕과 파괴를 끊임없이 갈구하는 인물 같다. 그 중간에 두 사람을 바라보는 ㄱ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장 현실적인 사람 ㄱ과 힌두의 진언 만트라를 암송하면서 고요히 영면에 들었던 조지 해리슨을 꿈꾸던 ㄴ, 끝없는 덩어리짐을 갈구하는 ㄷ. 그들은 한 몸, 하나의 인격이 아니었을까. 외딴집에서 홀로 아파하던 ㄱ의 에고(ego)가 슈퍼에고(super-ego)의 ㄴ을, 이드(id)의 ㄷ을 자신도 모르게 불러낸 건 아닐까.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쉽게 묵시적인 계약에 동의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ㄴ과 ㄷ이 스스로 나타난 것일지도 모른다. 너무 상처받아 아파하는 ㄱ을 치유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이 섹스가 아니라 덩어리짐이리라. 원래는 하나인 그들. 그러나 너무 상처받아 제각각의 개체로 성장했고 점차 멀어져갔다. 그러다 외딴집에서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나타나 하나가 되기 위해 서로를 치유했던 게 아닐까. 그래야 ㄱ이 현실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p 299. 산 자에겐 산 자로서의 새 길이 절실하다. 어디에선가 삶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범죄가 벌어졌으면서도 범죄인지 밝혀내지 못하는, 타인은 원인조차 알 수 없는 완전범죄가 벌어진 그곳, 외딴집. 상황을 들어 알고 있는 교수조차 어느 정도 이해는 하면서도 쉽게 납득이 안 되는 외딴집의 이야기를 누가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래서 이 이야기가 비밀이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말해도 모르고 들어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도 있을까 싶다. 소설이라는 외피와 사랑이라는 내면을 뒤집어쓰지 않는 한 말이다. 그래서 ㄱ은 이렇게 묻는다.


  [p 299. 그러므로 선생님, 당신에게 매달려 나는 묻고 싶다. 과연 문장을 쫓아가면 그로써 지금의 내 모든 두려움을 다 이길 수 있겠느냐고.]


  비밀을 간직한 사람은 불안하다. 언제 비밀이 새어나갈지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비밀은 묻어두고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문장으로 포장된 비밀을 말하려 하는 것이다. 어떤 말이라도 해야 삶의 지속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왜 소소한 풍경인가.


  외딴집이 있다. 뒤란에 우물이 있고, 그 옆에 선인장과 포도주 한 병이 놓여 있다. 정말 소소하지 않은가. 아니면 다른 이유를 들어볼까. 이 작품에서 ㄱ과 ㄴ, ㄷ을 한 인격으로 놓고 본다면 이야기는 오로지 그녀, ㄱ만이 존재할 뿐이고 간간이 들어주는 교수가 있다. 데스마스크를 시작으로 “남은 생애 오로지 문장의 길을 따라가고 싶다”는 그녀의 마지막 다짐을 보자.


  [p 358(해설). 그 텍스트에서 제자 ㄱ이 스승에게 던진 도전 어린 묵언이기도 하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있을 법한 ‘소소한 풍경’이다.]


  해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소소한 풍경이지 않은가. 게다가 우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ㄱ외에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으니 타인이 볼 때 그저 한가한 우물이고, 선인장을 바라보며 한 병의 포도주를 비우는 그녀의 모습 또한 그렇게 보일 뿐이다. 너무도 한가롭고 소소한 풍경이다. 만약 누군가가 이 소소한 풍경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면 단 하나의 단서가 있긴 하다. 바로 시멘트로 된 데스마스크. 그러나 그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원래 마스크는 살아있는 누군가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존재하는데 데스마스크는 죽음을 받아들였다. 죽음은 말이 없다. 그러니 아무것도 모르는 타인들에게는 그저 소소한 풍경일 뿐이다. “선생님과 문장을 다투며 수평으로 마주 앉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다.”라고 말하는 ㄱ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작품을 읽는 동안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란 영화가 자주 떠올랐다. 한 명의 여자와 두 명의 남자. 삼각관계의 대상자인 그들은 서로 애잔한 사랑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한 명의 남자는 죽고 다른 남자도 비참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살아남은 한 명의 여자만이 자신들의 사랑을 온전히 알고 기억할 뿐이다. 그들이 각자 어떤 마음으로 그런 사랑을 받아들였는지 영화로는 깊이 느낄 수 없었지만 함께 할 때의 그 행복한 모습은 지금도 뇌리에 남아있다. 그리고 그 삼각형 또는 원형의 사랑보다 더 유명했던, 소설과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음악, 글루미 선데이. 1935년 헝가리에서 발매가 되고 그 후 8주 만에 18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다음해 1936년 파리의 한 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서 연주하던 단원들이 전부 권총자살을 했다는, 실제 작곡자 레조 세레스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극적인 전설의 음악, 글루미 선데이. 정말 오랜 만에 다양한 버전으로 몇 번이나 들었고 작품을 보는 내내 자주 흥얼거렸다. 이 멜랑콜리한 음악이 이제는 ‘소소한 풍경’과 덩어리지면서 절대 잊히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마냥 우울한 작품으로 기억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또는 그녀 스스로의 덩어리짐을 필자는 외딴집의 화양연화(花樣年華)라고 생각한다. 혼자 사니 참 좋고, 둘이 사니 더 좋고, 셋이 사니 진짜 좋았던 외딴집의 기억. 그리고 그 외딴집을 떠날 때의 그녀, ㄱ의 모습은 다르마타 바르도(Dharmata bardo)가 아니었을까.

  간만에 깊은 생각과 감정을 가져봤다는 소견으로 아퀴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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