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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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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도시

서현 | 효형출판 | 2014년 01월 25일 리뷰 총점8.9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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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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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68g | 144*198*30mm
ISBN13 9788958721246
ISBN10 895872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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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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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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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교수이자 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건축을 이루는 공간 조직은 사회 조직의 물리적 구현이라 생각하며, 그 사회를 알기 위한 방편으로 여행과 독서가 최선이라 믿고 있다. 인문학적 건축을 알린 책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를 시작으로 『건축을 묻다』, 『배흘림기둥의 고백』 등을 펴내며 건축과 대중 사이에 놓인...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교수이자 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건축을 이루는 공간 조직은 사회 조직의 물리적 구현이라 생각하며, 그 사회를 알기 위한 방편으로 여행과 독서가 최선이라 믿고 있다.
인문학적 건축을 알린 책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를 시작으로 『건축을 묻다』, 『배흘림기둥의 고백』 등을 펴내며 건축과 대중 사이에 놓인 담을 부지런히 허물고 있다. 집요한 질문과 촘촘한 논리로 쌓아 올린 그의 글은 탄탄하게 지어진 건축물을 거니는 듯한 입체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김천상공회의소」, 「해심헌」, 「효형출판 사옥」, 「문추헌」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는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건축을 묻다』, 『빨간 도시 』, 『배흘림기둥의 고백』, 『또 한 권의 벽돌』, 『세모난 집 짓기』, 『상상의 책꽂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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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건축서보다는 정치적인,
정치서보다는 인간적인,
서현의 ‘건 축 사 회 학’

어쩌다 보니 사회학자가 된 어떤 건축가의 이야기


건축 스테디셀러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의 저자 서현을 추동하는 힘은 ‘왜’라는 질문에서 나온다. 전작 『건축을 묻다』는 건축이 예술인가라는 질문에서, 『배흘림기둥의 고백』은 전통건축의 형태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이제 그의 시선은 예술과 전통건축을 거쳐 사회로 향한다. 건축과 도시, 그리고 건축가가 처한 뒤틀린 현실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글이 이 책 『빨간 도시』이다. 독자들은 『빨간 도시』를 읽으면서 건축서인지 사회서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를 목격한 이는 ‘건축’이지만, 목격자의 언어를 대중의 언어로 전달하기 위해 저자는 ‘사회학자’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빨간 도시』를 건축서도 사회학서도 아닌 ‘건축사회학’서라 명명하는 이유다.
대한민국 건축을 향한 질문은 부메랑처럼 대한민국 사회로 되돌아왔다. 씨족, 일제강점기, 북한, 반공, 군사/향락 문화, 경쟁, 거짓말, 과열, 월드컵 등 기형적인 건축에 새겨진 흔적들은 하나 같이 빨강으로 수렴됐다. 그래서 서현은 대한민국 사회를 ‘빨간 도시’로 정의한다. 그의 정의만큼이나 참으로 비릿한 빨강 도시의 흔적을 지금부터 찾아보자.

영원히 변치 않는 끈끈한 이름,‘씨족공동체’

요즘 세대에게 혈연으로 묶인 씨족공동체란 단어는 무척이나 진부하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평생을 보내는 공간인 아파트 그리고 어떤 이든 한번은 거쳐야 하는 장소인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의 형태를 결정지은 것이 씨족공동체라면 이 단어의 현재적 위상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꼭 닭장 같았습네다.” 목숨을 걸고 탈북한 아주머니가 서울의 아파트를 보고 남긴 말이다. 이제 우리는 남한의 아파트는 왜 닭장 같은 모양을 취하게 되었는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행정구역으로 서울이 확정된 해는 1963년으로 당시 인구는 300만 명 정도였다. 1988년에는 인구가 1000만 명에 이르렀으니 25년간 춘천시나 여수시 인구에 해당하는 28만 명이 해마다 서울로 이동한 셈이다. 경제적 기회를 찾아 매일 같이 밀려드는 이주민을 수용하기 위해 선택된 것이 현재의 아파트다. 짓기도 전에 팔리는 선분양제가 등장할 정도였으니, 닭장 같은 외양이나 그 안에 담을 삶은 고려 대상에 낄 수도 없었다. 급작스런 ‘씨족공동체의 해체’가 지금의 아파트 형태를 만든 것이다. 당시에 만들어진 30, 40평대 아파트 부엌 옆에 무작정 상경한 10대 식모의 거처인 가사실(17쪽)이 발견되는 것도, 낯선 대상인 입주민들과 부대껴 살 필요가 없는 아파트가 가장 편안한 공간이자 공간 일부를 잠시 공유해야 하는 엘리베이터가 가장 불편한 장소가 된 오늘날 현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예식장과 장례식장의 형태는 반대로 ‘씨족공동체의 재결합’과 관련이 있다. 집안의 위세를 보여줄 수많은 하객과 화환을 담아야 하니 결혼식장의 로비는 상대적으로 비대해졌고, 로비에는 바로크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화려한 조각과 장식이 들어섰다. 경건한 마음으로 찾아간 장례식장 입구에는 세계적 브랜드 파워를 지닌 카페와 각 은행을 대표하는 현금인출기가 늘어서 있다. 축의금만 넣고 바로 식당으로 향하는 하객, 명함과 소주잔을 돌리기에 여념 없는 조문객의 모습은 이 자리가 실은 사회적 교류의 장임을 의미한다. 사회적 교류가 축하와 애도라는 본래의 목적을 압도하면서 대한민국의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은 다른 사회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형태로 굳어졌다.

주홍 글씨보다 강력한 일제강점기의 찌꺼기들

어린 시절 우리는 선생님의 훈시를 받으며 교문을 통과했고, 구령대가 있는 운동장을 지나 교실로 들어갔다. 가을 운동회가 되면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어린이가 쥐어짤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경기에 임했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전교생의 반은 견딜 수 없을 만큼 우울해지기도 했다. 쿨해진 요즘 세대는 막판 계주에서 역전당한 친구를 향해 “괜찮아”를 연발할지도 모르지만 과거에는 며칠 간 공공의 적이 되어 시달려야만 했다.
이제는 아련하기만 한 학창 시절의 추억에 잠길 때쯤 예상치도 못한 저자의 질문이 치고 들어온다. 우리 학교의 배치는 왜 병영과 꼭 닮아 있고, 왜 기어이 학생들은 승패를 겨루어야 했냐고. 이 모든 게 일제강점기가 남긴 찌꺼기가 아니냐고 묻는다. 운동장, 구령대, 교사로 구성된 대한민국의 학교 배치는 연병장, 사열대, 막사로 이루어진 병영과 간판만 바꿔 달면 된다. 사례로 제시된 캘리포니아 초등학교 사진(37쪽)을 보면 우리가 처한 현실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동그란 마당을 중심으로 네 개의 건물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배치에서 위계와 질서를 주입하려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전혀 다른 학교 배치가 단순하게만은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그 모습이 서로 다른 교육 철학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영 같은 학교가 원하는 학생상은 자율적 개인이 아닌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투신하는 무리가 아닐까. 학교는 공간으로 이루어진 교과서라는 저자의 말은 그래서 더욱 비감하게 다가온다.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은 빨강에 면죄부를 씌어주기까지

일제강점기가 남겨놓은 교복을 벗고, 분단이 남겨놓은 군복을 벗었다고 해서 몸에 밴 군사 문화까지 털어낸 것은 아니었다. 군사 문화는 자연스레 건설 문화로 스며들었고, 결과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도시와 규모와 속도에만 신경 쓴 건축물이 남았다. 군사 문화를 바탕으로 한 건설 문화가 정점을 찍은 사건이 서울 올림픽이었다. 경제적으로 북한에 우위에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릴 멋진 그림이 필요했으니 유람선을 띄운 한강이야 말로 최고의 피사체였다. 한강 수심이 낮으면 하구에 댐을 세워 수심을 높이면 그만이었고, 북한의 공격 시 재빠른 복구를 위해 낮게 지어진 잠수교(166~167쪽)는 금세 활처럼 부풀어 올려졌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과격한 군대 구호는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온 세상이 빨강에 강박적으로 반응하던 때가 있었다. 색이 아닌 이데올로기를 지칭하는 단어였기 때문이다. 북한과 대치하는 한 이데올로기의 굴레를 벗지 못할 것 같았던 빨강에 면죄부가 씌어진 사건이 등장했다. 2002년 월드컵이다. 빨강이 이데올로기에서 자신감의 표현으로, 나아가 보수 정당의 상징색이 되는 과정은 그 논리를 이성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작스럽게 전개되었다. 그래서일까 빨강을 축제의 색으로 당당하게 쓸 줄 아는 세대는 도시에 광장을 선물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광장을 제대로 쓸 줄 모른다. 벼락 같이 들끓는 변화가 그 포문을 열었다면, 그 변화가 건강히 뿌리내릴 수 있느냐는 사회 구성원의 지속적인 노력에 달려 있다.

과거의 질문도 과거의 대답도 유효한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 대한민국

막장 로맨스의 산파인 러브호텔은 어떻게 신도시까지 밀고 들어오게 되었을까? 도서관은 왜 책의 창고로 전락하고 말았을까? 관공서는 왜 여전히 조선시대의 유물처럼 남아 시민의 접근권을 무시하고 있을까?……
질문은 피곤하다. 질문은 새로운 질문을 낳고, 질문에 대응하는 나름의 답을 찾아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질문은 위험하다. 질문을 제기한 순간부터 당연해 보였던 현실이 불편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저자 서현이 1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 힘든 과정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의 질문도 과거의 대답도 아직은 유효한, 그래서 여전히 과거를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자문하게 되는 대한민국 사회와 건축계의 현실 때문은 아닐까.
건축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그렇기에 건축을 향한 질문은 소수의 건축가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우리는 건축이란 그릇에 어떤 시대를 담고 있는지, 혹시 그 그릇이 깨어지기 직전에 이른 건 아닌지 모두가 한번쯤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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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17-07] 건축가가 본 한국의 현주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w******f | 2017-02-10

획일성 - 아파트 그리고 학교

 

한국의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한다1)고 한다. 그렇다면 아파트를 한국 주거형태의 대표로 내세워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아파트가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형태가 되었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전통부정과 압축성장이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옛 것은 무조건 낡고 불편하며 버려야 할 것이라는 고정 관념 때문에 우리는 한옥을 근현대 사회의 주거형태에서 배제했다. 그리고, 압축성장으로 인한 도시로의 급격한 사회적 이동은 좁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인구를 집어넣을 수 있는 건축양식을 필요했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1963년 이후 1988년 까지 25년간 700만 명이 급증했다. 1963년 당시 서울의 인구가 300만 명2)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라고 할 수 있다.

 

매일 밀려오는 이주민을 수용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아파트 공급이었고 지으면 팔린다는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확립되었다. 지으면 팔리는 것이 아니고 짓기도 전에 팔리는 선분양제가 바로 이 시기의 발명이다. 닭장의 오명도 그 부산물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서울은 이국(異國)의 도시에서 슬럼으로 지칭되는 대상을 찾을 수 없는 예외적인 도시가 되었다.3)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성냥갑 같은 콘크리트 덩어리, 아파트는 차선(次善)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어쩌면 한국의 아파트는 우리가 획일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도록 길들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획일성이 좀더 노골적으로 표현된 건축물은 한국의 학교다.

 

저자는 “(한국의) 학교는 병영(兵營)과 일란성 쌍둥이(라고 말하고 있다.)

연병장, 사열대, 막사. 병영은 이렇게 이루어져 있다. 둘러쳐진 담장은 자발적이지 않은 체류자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군대를 유지하는 도구는 규율복종감시처벌이다. 간판만 바꿔 달면 병영은 학교가 된다. 운동장, 구령대. 교사.

 

한국의 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의 초등학교()

 

 

출처 : 서현, <빨간 도시>, p. 37

 

(비교 사례로 제시된 캘리포니아의 어느 초등학교의 모습을 보면) 교실은 파라솔이 펴진 동그란 마당을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다. 교실 내부에서도 위계와 질서를 가르치려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건물로서의 학교가 증언하는 것은 교육의 철학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캘리포니아의 학교 배치는 (훈육과 처벌이 아닌) 작은 사회 체험을 교육 방법으로 선택했음을 증언한다.4)

 

그렇기에 건축이 사람을 담는 그릇이라고 표현되는 것처럼 공간은 단지 바라 보기 위한 대상이 아니다. 구체적인 인간의 모습과 생활 그리고 그 사회의 부대낌, 사회가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을 담는 그릇이 된다. 이리하여 건축은 건축가가 공간으로 표현하는 시대정신이 되는 것5)이라는 저자의 말이 더욱 실감난다.

 

 

질문하지 않는 사회 - 대한민국

 

외국 관광이 일상화되면서 폐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관광버스 안에서 이국의 풍물을 접한 공무원들이 그 감동을 한국의 도시에 옮겨놓으려 들기 시작한 것이다.6)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페인의 빌바오 市다. 빌바오 市는19~20세기에 탄광 산업과 조선업으로 규모를 키웠다. 1980년대에 이르러 배의 크기가 커지면서 항구는 외해(外海)로 옮겨가야 했고 도시에는 이전 시대의 조선소 컨테이너 야적장, 제철소 등이 남았다.7)

이들은 도시 재생을 위해, 만장일치에 의해 의사가 결정되는 빌바오리아 2000’이라는 조직을 만들고, 현재 살고 있는 시민들이 즐겁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의 도시를 이루어갔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여기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었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빌바오 市를 석탄을 캐서 연명하던 도시가 (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건물 하나 화끈하게 지어서 일거에 관광 도시로 거듭났다더라.8)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 그러니 일확천금을 노리고 삽질을 할 수 밖에.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은 생각을 하지 않고,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은 질문을 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또 다른 질문을 낳는다. 여기에 대답하려면 정답 혹은 나름의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지친다. 그러다 보니 아이를 윽박질러 더 이상 질문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질문을 거부당한 아이들은 자라서 사지선다(四枝選多)의 미로 속에서 맞는 길을 찾는 연습을 강요 받게 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어느 새 질문하는 법을 잃어버리게 된다

 

인문학을 배우는 것은 인문학이 왜라고 물을 수 있게 해주는 힘이기 때문이다. 모르면 묻지도 못한다. (인문학) 공부를 통해 얻게 되는 가치와 힘이 자유다. 인문학이라고 번역된 단어의 근원은 자유로운 능력(liberal arts)’이다. 그것을 공부한 이들이 지적 자유를 얻게 하는 것, 그것이 인문학의 목표고 이를 위해 갖추게 해야 할 덕목이 왜라고 물을 수 있는 능력이다. 근본에 관한 질문을 던지지 못한다면 그들은 결국 기술자의 수준에서 머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건축가의 물음은 근본적이다. 학교는 무엇인가, 도서관은 무엇인가 혹은 광장은 무엇인가9)

 

물론 이런 근본적 질문은 위험하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빨간 알약을 먹고 기존에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포기했던 것처럼. 진실은 불편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외면하면 아무것도 변하는 것은 없다.

 

아마도 그래서 저자는 이 사회는 정의롭지 않고 완전히 정의로워질 수도 없다그러나 좀 더 공정하게 만들려는 구성원의 노력은 여전히 중요하다사회의 정의롭지 못한 모습은 물리적으로 표현되어 도시에 깔린다.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보다 그렇지 않아도 좋을 곳에서 필요 이상의 대접을 받는 도시는 잘못되어 있다때로는 뻔뻔스럽게 드러나고 때로는 교활하게 숨어있는 그 모습을 나는 애써 찾아내고 싶다10)라는 말을 남긴 것 같다.

 

왜냐하면 건축은 구체적인 인간의 모습과 생활 그리고 그 사회의 부대낌, 사회가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을 담는 그릇11)이기 때문이다.

 


 

1) 서현, <빨간 도시>, (효형출판, 2014), p. 12

2) 서현, 앞의 책, p. 13

3) 서현, 앞의 책, pp. 16~18

4) 서현, 앞의 책, pp. 33~36

5) 서현,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개정판), (효형출판, 2004), p. 248

6) 서현, <빨간 도시>, (효형출판, 2014), p. 125

7) 서현, 앞의 책, p. 188

8) 서현, 앞의 책, p. 187

9) 서현, 앞의 책, p. 249

10) 서현, 앞의 책, p. 302

11) 서현,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개정판), (효형출판, 2004), p.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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