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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2권 ]
장강명 | 은행나무 | 2022년 08월 22일 리뷰 총점9.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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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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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8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820쪽 | 145*208*6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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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강명 저 | 은행나무 | 2022년 0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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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MD 한마디
[시대의 불안을 날카롭게 타격하는 이야기] 22년 전의 미제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형사와, 당시를 회고하는 범인. 장강명의 소설은 둘 사이를 팽팽하게 오가며 속도감 있게 달려간다. 한국의 형사사법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우리의 정의는 정의로운가, 오늘의 한국 사회에 예리한 물음표를 겨누는 이야기 - 소설PD 박형욱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저자 소개 (1명)

연세대 공대 졸업 뒤 건설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동아일보에 입사해 11년 동안 사회부, 정치부, 산업부 기자로 일했다. 기자로 일하면서 이달의기자상, 관훈언론상, 씨티대한민국언론인상 대상 등을 받았다.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 장편소설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과 오늘의작가상,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 연세대 공대 졸업 뒤 건설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동아일보에 입사해 11년 동안 사회부, 정치부, 산업부 기자로 일했다. 기자로 일하면서 이달의기자상, 관훈언론상, 씨티대한민국언론인상 대상 등을 받았다.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 장편소설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과 오늘의작가상,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 단편 「알바생 자르기」로 젊은작가상, 단편 「현수동 빵집 삼국지」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그 외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호모도미난스』, 소설집 『뤼미에르 피플』, 『산 자들』, 논픽션 『당선, 합격, 계급』, 『팔과 다리의 가격』, SF소설집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 『책, 이게 뭐라고』를 썼다.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일은 놀이처럼, 놀이는……」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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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22년 전 미제사건을 다시 수사하라!
현장에 남겨진 DNA, 반쪽짜리 CCTV 이미지…
지금 우리는 그날의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100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범인의 회고록과 형사의 수사를 두 축으로 두고 그 둘 사이를 팽팽하게 오가며 진행된다. 22년 전 신촌에서 여대생 민소림을 죽인 범인은 회고록을 통해 살인의 과정을 복기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사회를 분석하며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윤리를 공격한다. 그는 시스템의 기저에 계몽주의가 있다고 말하며, 우리 사회가 새로운 윤리를 필요로 한다고 역설한다.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악한 인간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내 고백을 시작하기에도 그보다 더 좋은 문장은 없을 것 같다. 나는 22년 전에 사람을 죽였다. 칼로 가슴을 두 번 찔러 죽였다.
―본문 9쪽

그리고 나는 내가 무엇을 상대하고 있는지 명확히 인식하게 되었다. 그건 신이나 양심이나 내면의 목소리 따위가 아니었다. 멀어지는 사이렌 소리나 경찰 마크나 형사 한두 명도 아니었다. 내가 상대해야 하는 것은 이 사회의 형사사법시스템이었다.
―본문 23쪽

살인자인 나에게도 다른 사람들처럼 삶의 의미와 윤리적 지침이 필요하다. 아니, 살인자이기에 더욱더 나를 무너지지 않게 해줄, 강하고 남다른 도덕적 중심을 원한다.
―본문 86쪽

이에 답하듯, 또 다른 한 축에서는 연지혜 형사의 재수사가 시작된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강력범죄수사1계 강력1팀 1반 소속 연지혜 형사는 2000년 8월에 벌어진 신촌 여대생 살인사건의 재수사를 맡게 된다. 신촌 뤼미에르 빌딩 1305호에서 벌어진 이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당시 연세대에 재학 중이던 대학생 민소림으로, 과도로 추정되는 흉기에 찔려 죽은 채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민소림의 원룸에는 에어컨이 켜져 있었고 시신은 우비와 이불로 덮여 있었다. 뤼미에르 빌딩 엘리베이터 CCTV는 짝수 층은 망가져 있었고 홀수 층의 CCTV만 가동되고 있었는데, 8월 3일 0시경 13층에서 내려가는 남자의 이미지가 하나 남아 있었지만 모자를 깊게 눌러써 턱 부분의 윤곽만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민소림의 몸에서는 신원미상의 DNA가 발견되었으나 당시에는 매치되는 사람이 없었다.

“서대문경찰서에 수사본부가 차려져서 반년 이상 강도 높게 수사를 했지. 뭐, 탐문수사만 1000명 넘게 했을 거야. 뭐, 피해자 친구나 지인, 동네 주민, 그 일대 불량배들, 신촌에 오갈 수 있는 전과자들까지 다 조사했지. 그런데 범인을 못 잡았어.”
정철희가 말했다.
“그걸 지금 다시 수사하자는 말씀이신 건가요?”
최의준이 눈을 껌뻑거리며 물었다.
“DNA 검사 결과가 있어. 뭐, 용의자 사진도 있고.”
정철희가 말했다.
―본문 13~14쪽

과거의 기록을 더듬어가던 연지혜는 당시의 수사 기록에서 누락된 부분을 발견한다. 민소림과 언쟁을 벌인 적이 있다는 연세대학교 남학생을 소환한 기록은 남아 있었으나 그에 대한 구체적 기록은 없었던 것이다. 그 기록을 살핀 정철희는 과거에 자신이 수사 중 그 학생의 뺨을 때린 적이 있다며 그를 기억해낸다. 이름 이기언. 22년이 지난 지금은 IT 회사의 대표가 되어 있는 이기언을 찾아간 연지혜와 정철희는 2000년 당시 민소림과 이기언이 미등록 도스토옙스키 독서 모임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특이한 모집 공고가 있었습니다.”
“어떤 거였는데요?”
“공고문이 이렇게 시작했어요.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악한 인간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문장들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함께 도스토옙스키 3대 장편소설과 다른 책들을 한 학기 동안 깊이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의식화 교육 없고 선후배도 없습니다. 평가도 없고 정답도 없습니다. 이름도 없고 회비도 없습니다. 쓸모도 없습니다. 읽지 않고 오시는 분, 책보다 사람이 좋다는 분은 사양합니다’라고 적혀 있더군요. 그 아래 이메일 주소가 하나 적혀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만 그 독서 모임 공고 윗줄에 적혀 있는 문구들은 도스토옙스키 3대 장편소설에 나오는 문장이 아니었어요. 『지하로부터의 수기』 첫 대목이지요.”
(……)
“모임에 몇 명이나 나왔나요?”
“처음에는 일곱 명이었습니다. 저랑 민소림을 포함해서요.”
―본문 298~299쪽

연지혜는 이기언의 소개로 도스토옙스키 독서 모임의 멤버들을 만나게 된다. 지금 영화감독이 된 구현승, 목수인 주믿음,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김상은. 셋은 종종 주믿음의 공방에서 만난다고 했다. 취재가 이어지던 어느 날, 주믿음은 민소림의 죽기 전 행적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는데…….

“사실 저에게 『백치』 를 권해준 사람이 민소림이었어요. 그날이 민소림을 마지막으로 만난 날이었어요. 7월 말이나 8월 초였던 거 같습니다. 여름 계절학기 끝나고 며칠 뒤였는데.” 주믿음의 말을 듣고 연지혜는 긴장했다. 민소림의 마지막 열흘에 대한 첫 증언이 나오는 중이었다.
―본문 409쪽

“장강명은 장강명의 방식으로 쓴다.
불편하고 정확하게, 빈틈없고 집요하게, 말하자면 꼼짝 못 하게.”


『재수사』가 정조준하는 것은 한국의 형사사법시스템과 그것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윤리의식이다. 사회는 죄와 그에 합당한 벌을 구획하고 집행함으로써 공동체를 유지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적합하며 윤리적인가는 늘 논쟁적이다. 2022년의 한국은 어느 때보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절대적인 정의, 새로운 윤리에 대한 열망으로 뜨겁다. 사회의 공통감이 이전의 처벌 시스템이 포함하지 못한 영역을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어떤 윤리가 우리 앞에 세워져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빈약하다. 어떤 윤리가 우리에게 필요한가, 어떤 정의가 어떤 방식으로 집행되어야 하는가. 이 소설은 불편하지만 집요하게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질문을 던진다.

한편 『재수사』는 특별하다. 저자 스스로 ‘분수령이 될 작품’이라고 언급할 정도이다. 그간 가장 동시대의 사건을 마중물 삼아 현대사회를 진단해온 장강명은, 이번 소설에서는 2000년의 신촌을 거울로 삼아 2022년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자 한다. 한국사를 통시적으로 읽어내며 외환위기가 휩쓸고 지나간 2000년의 신촌에서 현대사회의 기저에 있는 공허와 불안의 근원을 발견한다. 기준과 합의가 사라진 사회, 절대적 가치가 희미해진 사회에서 인간은 무한한 공허와 불안 속에 머물게 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미제사건’은 죄와 벌이 합당한 방식으로 평가되고 처벌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거대한 비유이며, 절대적 가치가 집행되지 못한 자리, 즉 합리성의 한계지점이다.

이 자리에 도스토옙스키 독서 모임이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허무와 치열하게 싸워온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알레고리로 배치하며, 『재수사』는 현대의 허무와 공허를 정확하게 분석하면서도 그것과 치열하게 싸우는 문학의 자리에 자신을 놓아둔다. 픽션이 현실과 가장 가까이 만날 때, 그것은 진실해진다. 장강명은 오늘도 진실하게 쓴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이제 그 진실한 소설을 내보인다.

▣ 작가의 말

이 소설을 쓸 때 두 가지 목표가 있었습니다. 첫째, 현실적인 경찰 소설을 쓰자. 한국 형사들이 수사하는 과정을, 과장된 액션이나 초능력같은 도구 없이 사실적으로 그려보자. 둘째, 2022년 한국 사회의 풍경을 담고, 그 기원을 쫓아보자. (……) 2020년대 한국 사회의 가장 깊은 문제를 두 단어로 설명하라고 한다면 저는 ‘공허’와 ‘불안’을 꼽겠습니다. 저는 그 공허와 불안의 기원이 이 사회의 시스템에 내재되어 있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이렇게 설계된 사회에서는 누구도 공허와 불안의 함정으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천평

미스터리 독자로서 나는, 종종 이런 소설을 상상한다. 정통 추리 형식을 따르면서도 지적 유희 혹은 사유를 제공하고, 몇 날 며칠 파고들 만한 풍부한 서사에 예상치 못한 반전을 보장하는 소설. 덤으로 개운한 뒷맛까지 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올여름, 마침내 나는 상상 속의 소설을 만났다. 이 소설이 바로 그 소설이다.
- 정유정 (소설가)

장강명은 장강명의 방식으로 쓴다. 불편하고 정확하게, 빈틈없고 집요하게, 말하자면 꼼짝 못하게. 이 소설은 22년 전에 사람을 죽이고도 수사망에 잡히지 않은 범죄자와 22년 전 발생한 미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가 등장하는 수사물이다. 그러나 실상 쫓고 쫓기는 건 용의자와 형사가 아니다. 죄를 짓는 개인과 처벌하는 시스템, 죄를 둘러싼 이념과 벌이라는 공동체, 일탈하는 실존과 통제하는 보편. 죄에서 벌을, 벌에서 죄를 검토하는 이 소설이 궁극적으로 탐문하는 것은 죄와 벌에 대한 우리의 상식이다. 이 재수사가 수사보다 더 진땀나는 이유다. 혼돈이 모든 것을 삼킨 시대에 이토록 본질을 향하는 소설이라니, 장강명이 쓰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장강명이 쓰지 못하는 건 있을 수 없다. 이 소설이 그 증거다.
- 박혜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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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추천평 (15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2
장강명 작가님 책이니까. 무조건.
cin***** | 2022.11.02
2022
스릴,흥미, 인문학적 소양을 모두잡은 올해 최고의 책
ant***** | 2022.11.02
2022
이 책을 통해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을 돌아보게 한 책
js7***** | 2022.11.01
2022
빌드업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sil***** | 2022.10.31
2022
늘 믿고보는 작가님. 페이지 터너이면서도 생각할 것들이 많은 책
bab***** | 2022.10.30
2022
장강명 작가의 책은 꼭 찾아 읽어요.
hes***** | 2022.10.29
2022
올해의 책입니다 안 읽으신 분 없어야해요 정말 흥미롭게 후루룩 읽었습니다
kon***** | 2022.10.27
2022
장강명 작가의 사회파 소설
tjq***** | 2022.10.27

회원리뷰 (3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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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에서 우수작으로 선정한 리뷰가 (1건) 있습니다.
구매 주간우수작 여대생 살인사건 재수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t****a | 2022-10-18

작가 장강명은 동아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는 도중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고 등단했다. 그는 2013년 9월부터 전업작가로 활동하면서 《열광금지, 에바로드》, 《댓글부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등으로 수림문학상을 비롯해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재수사》는 11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던 경력 덕분에 사건을 다루는 필체와 촘촘한 취재과정이 돋보인다. 작가는 이전 작품에서 사회 풍자를 주로 다뤘는데 이 작품도 장강명만의 날카로운 시선과 유머 감각을 엿볼 수 있다. 22년 전 미제 사건을 파헤치면서 범인을 추적하는 장면이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어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이 책의 줄거리는 22년 전, 신촌에서 벌어진 여대생 살인사건을 서울 경찰청 강력팀 형사들이 재수사하면서 끝내 범인을 잡는 내용이다. 200자 원고지 3,000매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총 10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홀수 챕터는 범인의 독백이고 짝수 챕터는 경찰 수사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하나는 한국 형사들이 수사하는 과정을 과장되지 않고 사실적으로 그려보는 것, 다른 하나는 2022년 한국 사회의 풍경과 그 기원을 쫓아보는 것이다. 작가는 한국 사회의 가장 깊은 문제인 ‘공허’와 ‘불안’의 기원이 이 사회의 시스템에 내재되어 있다고 봤다. 이렇게 설계된 사회에서는 누구도 공허와 불안의 함정으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우리 형사사법시스템은 나쁜 형사에 취약해. 그러니까 이 시스템에 몸담은 사람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점은, 나쁜 부품이 되면 안 된다는거야. 차라리 헐렁하고 게으른 게 나아.”(1권 p.26) 경찰은 12만 명의 인원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 조직이다. 이 큰 시스템에서 형사의 역할은 어느 정도일까? 이 소설의 주인공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연지혜 경사에게 강력1팀 반장 정철희는 말한다. 괜찮은 형사의 영향력은 작고, 무능한 형사의 영향력도 크지 않다. 하지만 나쁜 형사의 영향력은 크다고 말한다. 형사사법시스템 안에서 각자 맡은 일을 부품처럼 해 내면 된다. 잘 못해도 보완 장치들이 있어 문제없이 돌아가지만 나쁜 형사가 증거를 조작하거나 증인을 협박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형사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많아 익숙한 내용이 아닐까 싶지만 독자는 이 책의 구성과 내용에서 독특한 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한 인터뷰에서 《재수사》는 범죄소설이면서 사변소설이라고 말했다. 사변소설의 사전적 의미는 과학소설 일종이나, 과학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현대인의 사고의 틀을 넓히는데 중점을 두는 소설이라고 한다. 이 소설이 철학적인 부분과 인간의 심연을 다루고 있다는 면에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책 말미에 작가가 소설을 쓸 때 참고한 책들을 밝혔는데 범인의 독백을 통해 다양한 철학적 담론들이 펼쳐진다. 범인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반성은커녕 궤변을 통해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독자는 뻔뻔한 범인을 보면서 당장 죄값을 치르게 하고 싶어질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모멸감으로 우발적 범행을 저지른 범인에게 이해와 공감 심지어 설득당하는 자신을 보면서 놀랄지도 모른다.

장강명의 《재수사》를 통해 독자는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태완이법이 적용되면서 2000년 8월 1일부터 일어난 살인사건은 공소시효가 없어진 것, 한국은 사람들이 체감하는 것과 달리 치안이 아주 좋아 살인사건이 잘 일어나지 않고 범인 검거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는 탁월한 과학수사 기술과 공공과 민간 부분을 합해 CCTV가 1000만 대, 차량용 블랙박스, 스마트폰의 대중화, 전 국민의 지문을 보관하고 있는 덕분이라는 걸 소설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런데 잡힐 게 뻔한데 왜 살인사건은 끊이지 않을까? 아마도 우리 사회에 질게 드리우고 있는 공허와 불안, 모멸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 스릴러물을 좋아하고 범죄심리를 다룬 이야기가 궁금하거나 범인 찾기의 재미를 맛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단,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교란시키고 사람들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거대 자본과 권력자들로 인해 가슴이 답답해질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https://m.blog.naver.com/615ok/222903963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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