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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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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는 마음

김유담 | 민음사 | 2022년 03월 04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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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디자인
4.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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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03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276g | 115*205*15mm
ISBN13 9788937442537
ISBN10 893744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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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MD 한마디
[돌보는 사람을 돌보지 않는 세상에 대하여] 『탬버린』으로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김유담이 여성들의 돌봄 문제를 다룬 단편 10편을 선보인다. 세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돌봄 노동의 굴레에 갇힌 여성들의 지난한 현실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하루에도 수백 번 애정과 절망 사이를 오고 갔을 보통의 마음들이 애처로이 숨 쉬고 있다. - 소설MD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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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탬버린』 『돌보는 마음』, 장편소설 『이완의 자세』가 있다. 제38회 신동엽문학상, 제1회 김유정작가상을 수상했다.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탬버린』 『돌보는 마음』, 장편소설 『이완의 자세』가 있다. 제38회 신동엽문학상, 제1회 김유정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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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79, 「태풍주의보」

출판사 리뷰

“아이 키우는 동안
생각 너무 많이 하지 말고
그냥 버티면서 커리어 지켜.”

위태롭게 흔들리는 가족의 삶을
지탱하는 단 한 사람의 노동,
돌보는 사람을 돌보지 않는 세상에서
조용히 분투하는 마음


김유담 소설집 『돌보는 마음』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유담 작가는 첫 소설집 『탬버린』으로 신동엽문학상을, 이듬해 「안(安)」으로 김유정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착실한 행보만큼 탄탄한 성과를 만들어 왔다. “당대의 실제적인 삶”을 직시하면서 고유의 리듬과 정동을 담아냈다는 신동엽문학상의 심사평과 여성 개인의 정체성을 통해 “동시대의 내밀한 부정(不淨)”을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김유정작가상의 심사평이 증명하듯, 김유담은 개인의 삶과 지금 이 시대를 가장 넓고 세밀하게 그리는 젊은 작가로 자리하고 있다.

첫 소설집 『탬버린』과 장편소설 『이완의 자세』를 통해, 꿈을 찾아 고향을 떠나 대도시로 향한 여성들의 삶과 성장통을 보여 주었던 김유담 작가는 이번 『돌보는 마음』에서는 돌봄 노동을 홀로 감내하는 각계각층의 여성에 주목한다. 타인의 ‘건강과 안녕’을 목적으로 하는 돌봄 노동을 결혼과 동시에 떠안게 된 이들은 목적만큼이나 광범위한 책임과 의무를 맞닥뜨린다. 해설에서 허윤 문학평론가가 이들이 처한 상황을 ‘돌봄 회로’라고 표현한 것처럼, 한 번 시작된 돌봄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의무와 노동으로 이어진다. 특히 전 세계의 건강을 위협한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 위기는 돌봄 노동의 책임과 의무를 더욱 크고 무겁게 만들었다.

집, 병원, 직장 등 대도시와 지역의 일상적인 공간에 위치하는 우리 사회 ‘돌봄’ 현장 곳곳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돌보는 마음』은 청소년과 노년, 전업주부와 감정 노동 종사자 등 각계각층의 시선으로 돌봄의 현실과 마음을 펼쳐 보인다. 김유담 작가는 실제 존재하는 것만큼이나 표정과 말투, 은근한 뉘앙스가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을 통해 우리 실생활의 면면과 광범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세밀하게 보여 준다. 특히 한 인물의 시점으로 여러 타인의 입장과 마음을 동시에 바라보고, 그 사이에서 형성되는 미묘한 권력관계를 능수능란하게 드러내는 김유담 작가의 탁월한 장점은 『돌보는 마음』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김유담 작가는 『돌보는 마음』을 통해 애정과 절망을 오가는 이율배반적인 돌봄의 감정과 돌봄을 둘러싼 관계의 역학을 경유해, 지금 우리 사회 여러 세대, 지역, 계층의 현실과 불안을 들여다보고 사회구조적 모순까지 바라본다.

스스로를 “돌보는 사람, 그리고 쓰는 사람.”이라고 작가의 말을 통해 소개한 것처럼, 김유담 작가는 ‘돌보는 마음’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기꺼이 끌어안은 ‘돌보는 사람’이기도 하다. 특히 김유담 작가에게 팬데믹은 학교와 어린이집의 폐쇄로 발생한 돌봄 공백이 고스란히 가정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을 절절히 체감한 시기였다. 이 시기를 거치며 완성된 『돌보는 마음』에는 혼란하고 기이한 사회적 분위기와 돌보는 사람의 보편적이고 내밀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유담 작가가 보여 주는 ‘돌보는 마음’에는 잔잔하고 단단한 애정과 애틋함, 희미하게 스치는 원망, 질투, 열등감, 절박함과 같은 감정들까지도 저마다의 빛을 발한다. 『돌보는 마음』의 인물들은 김유담 작가가 꺼내어 준 크고 작은 감정들을 딛고 그다음의 일상을 향해 나아간다.

어떤 감정적 파고에 휘말리더라도 있는 힘껏 내일로 움직여 나아가는 김유담의 인물들은 우리 일상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김유담의 인물들이 꿈꾸는 새로운 가능성은 우리가 꿈꾸는 그것과 그리 멀지 않다. 그렇게 김유담의 소설은 현실의 삶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위로가 된다. 『돌보는 마음』을 따라 도착한 저마다의 결말에서 우리가 돌아보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곁’이다. 내 곁에서 나를 보살펴 준 사람들. 나를 보살핀 손길과 미처 들여다보지 못한 그 마음의 어제와 오늘을 잠잠히 가늠해 보게 된다. 오늘도 있는 힘껏 어디론가 움직여 나아가고 있을 가장 보통의 마음을.


■ ‘집 안 여자’의 자리
『돌보는 마음』 1부는 여러 세대 여성들의 시선으로 ‘집 안 여자’를 둘러싼 돌봄 노동의 기울어진 역학관계를 바라본다. 「안(安)」은 가정에 대한 헌신을 여성의 도리라고 말하는 큰엄마와 여자일수록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다그치는 엄마 사이에서 자란 ‘나’의 입장에서 이 시대의 결혼을 이야기한다. 무능력한 아빠의 몫까지 경제적 책임을 짊어지고 평생 자신의 일을 놓지 않았던 엄마와 ‘나’를 포함해 집안 친척 모두를 살뜰히 보살피며 살아온 큰엄마는 극명히 상반된 가치관을 보여 준다. ‘나’는 시어머니와 남편이 정형화된 ‘집 안 여자’의 역할에 ‘나’를 끼워 맞추려 할 때마다 두 엄마의 삶을 돌아보고, 직접 조언도 구해 보지만 그 어느 쪽에서도 시원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가족을 돌보는 동안 나를 돌볼 수 없고, 나를 돌보려 하면 이기적이라는 비난이 돌아오는 비합리적인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나’는 평생 집안 가족 모두를 돌봤지만 누구에게도 그만큼의 돌봄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신 큰엄마의 장례식장에서 이혼 결심을 굳힌다. 김유담 작가는 두 엄마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들 모두 가 보지 않은 길을 선택한 ‘나’를 통해 개인의 대가 없는 희생만으로 점철된 돌봄 노동의 스산하도록 부조리한 단면을 선명히 보여 준다.


■ 이 시대의 엄마가 되는 법
2부는 예전과는 달라진 이 시대의 ‘엄마다움’에 주목한다. 김유담 작가는 ‘엄마’가 시작되는 장소로 ‘산후조리원’을 들여다본다. 「조리원 천국」에서 산후조리원은 아이를 낳은 여성들이 몸을 회복하는 공간이자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기술을 습득하는 곳으로, 오직 “젖 잘 나오는 산모”가 되는 데 몰두하게 만드는 공간이다. 이곳의 계급은 바깥에서의 사회적 성취와 무관하게 ‘아이를 잘 먹이고 키우는’ 순으로 새로 정립된다. 주인공은 이곳에서 전형적인 ‘엄마’의 역할이 스스로에게 점점 덧입혀지는 것을 공포로 느낀다. 「돌보는 마음」은 복직을 앞둔 워킹 맘 ‘미연’을 통해 사회와 가정에서의 돌봄 노동을 다양하게 조명한다. 회사에서 미연은 고객 응대 업무에서 감정 노동을 거부하는 부하직원과 친절을 강요하는 고객을 관리하고, 집에서는 베이비시터를 관리한다. 회사와 집, 두 곳에서 사람을 돌보는 미연은 끝없이 그들의 물리적·감정적 노동과 지불할 비용을 저울질한다. 사회적 여건, 경제적 이득, 자기 자신의 노동까지도 끝없이 저울질하며, 최선의 결정을 내리려 하지만 어쩐지 결과는 늘 미진하다. 이 미진함 앞에서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뜻밖에도 이전보다 복잡하고 비대해진 돌봄 노동의 무게, 그리고 제대로 된 논의 없이 공백으로 남겨져 있던 돌봄의 대가와 비용이다.


■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회
3부는 돌봄 노동의 부조리함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노인 돌봄의 현장으로 향한다. 돌봄 노동을 전담하던 여성은 노인이 되어서도 같은 노인 가족을 돌본다. 「특별재난지역」의 ‘일남’은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서도 남편과 손녀, 요양병원에 있는 치매 걸린 아버지까지 돌보는 노년 여성이다. 손녀를 가르치고 키우는 일은 예전과 같지 않고, 아버지를 돌보는 일도 팬데믹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일남’은 있는 힘껏 가족을 돌보지만,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과 앞으로도 영영 알 수 없으리라는 불안에 서서히 사로잡힌다. 「태풍주의보」는 노년에 졸혼을 결심한 ‘희숙’과 노년에 결혼을 결심한 ‘명주’를 통해 결혼과 여성의 삶을 새로운 각도로 비춘다. 희숙은 결혼 후 예전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집안일에 몰두하는 명주를 생경하게 바라보며, 자신의 과거와 명주의 미래를 어렴풋이 빗대어 가늠해 본다. 원망도 증오도 없이 졸혼을 선택한 희숙의 마음에는 그가 쓸고 닦고 매만진 집 안 풍경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무심한 표정으로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희숙으로부터 그 마음을 둘러싼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돌보는 마음을 끝내 스스로 멈추게 만드는 지금 이곳의 현실을 말이다.

추천평

어머니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집을 떠난 여성들은 도시에 새로운 집을 짓는다. 그런데 이 집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회사도 다녀야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한다. 정상 가족을 만든 여성들은 살뜰한 경영자가 되기를 요구받는다.
김유담은 돌봄 회로 속에서 집을 지키기 위해 발돋움하는 여성들을 통해 돌보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 허윤(문학평론가)

가까운 이의 노동에 기대어 잠들어 본 적이 있다면, 내 안의 애정과 꼭 그만큼의 분노에 거듭 외로워진 적이 있다면, 서로를 돌보는 시간 속에서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 적이 있다면. 우리는 김유담의 소설들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가장 뜨거운 마음을 다룬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최은미(소설가)

올해의 책 추천평 (2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2
우리 사회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그러면서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글 추천합니다.
wan***** | 2022.10.24
2022
추천합니다!!
est***** | 2022.10.24

회원리뷰 (1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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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꼼* | 2022-05-15

사랑하는 엄마를 잃고 고아 아닌 고아가 되었던 건 지난해였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 여동생까지 슬하에 3남 3녀의 많은 자식을 두었건만 병든 노모를 거두고 돌보겠다는 자식은 아무도 없었다. 팍팍한 현실이 만들어 준 이런저런 변명과 구실들이 노모를 모시지 못하는 주된 이유였지만, 요양원이라는 더없이 편리한 기관이 자식들의 불효를 모두 덮어주는 까닭에 지근거리에서 노모를 모시지 않고도 어떤 자책이나 회의감 없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작은 아파트에서 홀로 사셨던 엄마가 재작년 어느 날 목욕탕에서 넘어져 약간의 뇌출혈 증상을 보였던 게 요양원 생활의 시작이었다. 엄마는 그렇게 감옥과도 같았던 요양원에서 2년 남짓을 보내고 돌아가셨다. 코로나 시국에 면회도 되지 않는 그 답답했던 시간을 엄마는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면회가 금지된 한 달 사이에, 대명의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졌다고 주치의가 전했다. 그는 마스크로 얼굴을 절반쯤 덮고 일남과 두어 발짝 떨어진 거리에서 대명의 임종 상황을 설명했다. 한 달 만에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지난달 면회 때만 해도 아주 좋아 보이셨다고, 일남은 멍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흔둘, 언제 어느 순간에 세상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은 연세였다."  (p.254 '특별재난지역' 중에서)

 

김유담 작가의 소설집 <돌보는 마음>을 읽다가 기어코 흐르는 눈물을 찍어내고야 말았다. 표제작인 '돌보는 마음'을 포함하여 열 편의 단편소설이 담긴 이 소설집은 돌봄을 근간으로 한 여성의 서사를 보여준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적 파고를 직접 겪어 보았고, 이를 통해 '돌봄 노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는 작가는 자신이 쓴 열 편의 짧은 소설을 매개로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돌봄'을 소재로 다양한 직업군의 여성, 이를테면 청소년과 노년, 전업주부와 감정 노동 종사자 등 각계각층의 시선으로 돌봄의 현실과 마음을 펼쳐 보인다.

 

"임신을 확인한 순간부터 그녀는 아기를 독립적인 자아를 지닌 타인으로 인정하며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임신 기간 내내 태아는 자신과 개별적인 존재로 느껴졌다. 그녀의 의지나 생활 패턴과는 무관하게 태동하고, 무관하게 반응하는 아기의 존재를 확인할 때마다 태아와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기보다는 타자를 품고 있다는 이물감이 앞섰다. 하지만 친구가 툭 던지듯 말한 인생의 성패라는 단어가 가슴 한구석에 날카롭게 박히는 순간, 자신과 아기가 서로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p.139 조리원 천국' 중에서)

 

<돌보는 마음>에는 김유정작가상을 수상한 『안(安)』도 수록되어 있다.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큰엄마와 여성의 능력을 강조하는 엄마, 그리고 그 사이에서 자란 '나'의 고민을 통해 '집 안 여자'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다.  그 외에도 복직을 앞둔 워킹맘 '미연'의 베이비시터에 관한 고민을 다룬 소설 '돌보는 마음'과 젖 잘 나오는 엄마가 되기 위해 몰두하는 산후 조리원의 풍경을 담은 '조리원 천국', 코로나로 아버지의 임종마저 지키지 못하게 된 가족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특별재난지역', 노년에 졸혼을 결심한 ‘희숙’과 노년에 결혼을 결심한 ‘명주’를 통해 결혼과 여성의 삶을 새로운 각도로 조망하는 '태풍주의보'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각계각층의 여성들을 통해 돌봄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나는 결혼한 지 2년 만에 공과 헤어졌고, 공의 집에서 나왔다. 처음 이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 나는 편하게 살면서 호강에 겨운 줄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고, 이혼 과정에서는 혼자만 편하려고 모두를 불편하게 만든 여자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p.72~p.73 '안(安)' 중에서)

 

'평균 수명의 연장이 우리의 삶에 과연 득일까, 실일까?' 하는 문제에 대해 곰곰 생각할 때가 있다. 불과 쉰 살을 넘기지 못했던 수백 년 전의 사람들에 비한다면 우리의 삶은 획기적으로 좋아진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단순한 수명 연장이 우리 모두를 행복한 삶으로 안내할 것이라는 기대는 애저녁에 접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환갑이 지나 백발이 성성해진 자식이 백수를 바라보는 부모를 모시는 일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거동이 불편한 부모가 자식 늙어가는 걸 하릴없이 지켜보는 건 얼마나 가슴 미어지는 일이겠는가. 차라리 젊고 건강한 자식의 배웅을 받으며 세상을 하직하는 게 백 번 행복한 일일 테다. 그러나 돌봄 노동의 부담을 오롯이 홀로 떠안고 있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고된 삶과  이를 당연한 듯 여기는 대한민국 남성들의 이기적인 삶을 생각할 때, 약자를 향한 애정의 발현이라는 돌봄이 오늘날에 와서는 노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아프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을 나는 김유담의 소설집 <돌보는 마음>을 통해 배운다. 신은 사랑의 꼬리표에 돌봄이라는 의무를 우리들 몰래 매달아 두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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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주간우수작 김유담 작가의 '돌보는 마음'을 읽고 나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아****빛 | 2022-04-26

 

부모가 되면서, 아이와, 나의 부모와, 나자신에 대해 '돌보는 마음'이 무언인가를 자주 생각 하게 되었다. 워킹맘으로써 육아와 회사일에 고분분투하며 마음이 지쳐 있던 무렵, 김유담 작가의 '돌보는 마음' 단편소설집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는데, 첫 페이지부터 글이 섬세하고 흥미진진해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고, 나와 비슷한 감정과 상황에 처해진 주인공들을 보며 마음의 위안도 받을 수 있었다. 

 

김유담 작가님은,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 '돌보는 이의 마음', 그리고 어쩌면 남들이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쓸쓸하면서도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되는 순간에 대해 예리하게 잘 그리셨다. '어쩜,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게 아니었어.' 라는 감탄사를 남발하게 만드는 장면들을 말이다. 

 

<<안(安)>>에서, 평생 시댁 식구들을 뒷바라지 하는 큰엄마와, 무능력한 남편을 대신해 일만 하면서 가정내 돌봄을 큰엄마에게 당연하게 의지했던 엄마와, 남편 가정의 평화를 위해 며느리의 주말 가족 행사 참석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일하는 며느리의 고충을 이해 못했던 시어머니, 시어머니에게는 시큰둥 했던 큰엄마의 며느리 등 다양한 역할에서의 여성들의 행동과 그들의 심리상태가 보는 이를 참 씁쓸하게 만들었다. 남을 돌보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둘 수 밖에 없어서, 그 무게 때문인지, 돌본다는 행위의 따뜻함과는 반대로 각자의 위치에서는 그들의 자리가 위태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나, 큰엄마가 주인공 윤미에게는 엄마처럼 자신을 돌봐준 따뜻한 존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시댁에서 큰엄마와 같은 역할을 요구 받았을 때 당연히 그 역할을 받아 들일 수 없었던 장면을 그린 부분은, 시대가 흐르며 바뀐 '돌봄'의 가치관에 대한 시대상의 반영이지 않았을 까 싶다. 조금은 다르지만, 나도 회사에서 후배로 부터 몇년 전, "선배가 신입사원때 그렇게 힘들고 부당한 대우를 선배로부터 받았다고 해서, 우리들도 꼭 그런 역할을 수행할 필요는 없는거잖아요. 그때와 지금은 달라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다르게 받아 들일 수도 있구나란 생각에 뒷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큰엄마도 조카인 윤미를 생각해서 이혼을 말리며 "나하나 불편하면 모두가 편하고 웃게된다." 라는 말을 했겠지만, 윤미 입장에서는 내후배가 한 생각 처럼 이 말이 진부하게 느껴졌으리라. 이런 걸 보면, 그때는 맞고 지금을 틀리다는 말도 생각이 나고, 그간 부당함을 표현 할 수 없었던 시절에서,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의식의 전환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는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특별재난지역>>도 마음이 아린 에피소드 중 하나였는데, 딸 '상희'와 주인공 엄마인 '일남'의 모습에 자꾸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도대체 누가 챙겨주는 걸까? 특히 '돌봄'의 행위를 많이 하지만 생각보다 인정도 많이 못받고 정작 자기 자신은 챙길 수 없는 여성들끼리 연대하면 좋겠지만 그게 또 생각만큼은 쉽지 않은 거 같다. 딸 상희는 오히려 엄마인 일남으로부터 또다른 역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니깐. 딸은 부모를 당연하게 챙겨줘야 하고, 아들은 혜택만 받는 그러한 상황에 처해졌다는 생각. 사실 이부분은 86년생인 나도 엄마와의 관계에서 항상 갈등하는 부분이라, 시대를 떠나 쉽게 공감이 갔다. 딸인 상희는 투덜대면서도 외조부의 상(喪)을 엄마 옆에서 도왔고, 이때에도 엄마인 일남의 남동생과 아들로부터는 여러가지 사유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돌보고 도움을 주는 이와 혜택 받는 자는 항상 따로 노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상황이 늘 아이러니 하기만 하다는 생각이 종종 많이 든다. 일남은 어릴때에도 엄마를 일찍 여의고 아빠와 남동생을 엄마처럼 돌봤고, 결혼하고 나서도 남편과 그녀의 아이들과 며느리가 버리고 간 손녀딸과 아픈 아버지를 모셔야 하는 '돌봄' 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이랬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를 살아 갈 수도 있는 딸에게는 그게 차별인지 인지하지도 못한채 딸에게 의지하면서도 자신과 비슷한 삶의 무게의 맡긴꼴이 되었다. 딸인 상희도 엄마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미래사회가 조금만 더 바뀌면 좋겠는데, 그게 과연 언제가 되어야 큰 진전이 있을 까 하는 생각과 언제쯤이면 이 모녀 세대간의 갈등이 평화롭게 풀려 엄마들의 굴레를 딸들이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하기 두 에피소드 외에도, 다른 에피소드 어느 하나 인상적이지 않은 것은 없었지만 시간상 생략코자 한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의 힘으로 살아 갈 수 없기에, 유아기와 노년기에는 부모, 자식을 포함한 타인의 '돌봄'의 도움을 받으며 생의 시작과 마무리를 하게 된다. 그렇기에, 엄마라면, 딸이라면, 그리고 부모가 된 남편이라면, 아들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고, 나를 돌보아주는 혹은 돌보아주었던 이들에게 오늘이라도 당장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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