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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사회

말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관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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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김현영 | 휴머니스트 | 2021년 12월 03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312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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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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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91160807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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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자신만의 시선과 목소리로 한국 사회를 바라보고 이야기해온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PC통신과 인터넷이 보급되던 1990년대에 나우누리 여성 모임 ‘미즈’의 운영진을 맡았던 영페미니스트이다. 같은 시기에 게릴라 여성운동 모임을 표방한 돌꽃모임 멤버로 활동하며 ‘편협한 페미니스트들의 저열한 잡지’를 만들고 지하철 성추행 방지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여성주의 네트워크 [언니네]에서 편집팀장이자 운영진으... 자신만의 시선과 목소리로 한국 사회를 바라보고 이야기해온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PC통신과 인터넷이 보급되던 1990년대에 나우누리 여성 모임 ‘미즈’의 운영진을 맡았던 영페미니스트이다. 같은 시기에 게릴라 여성운동 모임을 표방한 돌꽃모임 멤버로 활동하며 ‘편협한 페미니스트들의 저열한 잡지’를 만들고 지하철 성추행 방지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여성주의 네트워크 [언니네]에서 편집팀장이자 운영진으로 활동했고,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상근활동가로 일했다. 이후 이화여대 여성학과에서 공부하며 이화여대, 국민대, 성공회대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고, [한겨레], [씨네21],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등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여 페미니스트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페미니스트의 눈으로 다시 본 세계는 이전과 전혀 다르지만, 그 눈은 그에게 고유한 자신으로 삶을 사는 굳건함, 아무도 자신을 다치게 할 수 없는 단단함, 다른 사람의 인정을 구하지 않는 당당함을 가져다주었다. 여전히 무엇이 더 나은 길인지 고민하지만 분명한 점은 페미니스트로서 살아온 시간을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는 것. 그래서 그는 오늘도 여성으로서, 페미니스트로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글을 쓰는 삶을 계속하자고 다짐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이다. 『언니네 방 1~2』,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등의 편저,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성폭력에 맞서다』, 『대한민국 넷페미사』, 『미투의 정치학』 등의 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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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 “나는 늘 여자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었으니까.”
- 여성 혐오를 넘어, 이름이 없던 수많은 관계를 보듬다


된장녀, 김치녀, 맘충 등은 여성을 혐오하고 함부로 규정하는 용어다. 그런데 여성 집단뿐 아니라 여성들이 맺는 사회적 관계에 대해서도 비슷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여자의 적은 여자”, “여초 회사는 뒷말이 많다”, “여자들은 의리가 없다” 등의 말은 여자들의 관계를 편협하게 바라보고 폄하한다. 반대로 “자매애는 있다” 같은 말 또한 여자라면 누구나 겪는 공통적 경험을 상정하며 이유 없는 연대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편견이다.

그렇다면 여자들의 진짜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사실 여자는 대부분 자신의 삶에서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한다. 집, 학교, 회사 등에서 여자끼리 맺는 사회적 관계는 무척 다채로우며, 그 안에서 여자들은 모녀 관계, 자매애, 여성들의 우정, 네트워킹, 페미니스트 동지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이렇듯 여자는 ‘여자들의 사회’에서 웃고 울고 싸우고 경쟁하고 좌절하고 실망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지금까지 여자들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놀라울 정도로 적었다. 만약 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연 여자들의 사회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이 책 『여자들의 사회』는 바로 그동안 말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관계를 탐색한다.

지난 10여 년간 온라인 상의 여성 혐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여성을 함부로 정의 내리는 말이 쏟아졌다. 단 한 명조차 그렇게 한마디로 단언될 수 없는데도, 여자에 대한 뻔한 얘기를 떠드는 입들은 멈추는 법이 없었다.

여자들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조금이라도 복잡하게 얘기하면 바로 ‘여적여’라는 프레임 안으로 넣어버리거나, 그러니까 여자들과는 일하기가 싫다는 식으로 말해서 어이가 없었던 적도 여러 번이다. 여자애들끼리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말도,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도 모두 다 이상하기 짝이 없다. 마치 여자들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처럼 어떤 고유성도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내뱉는 말들이 아닌가. - 「에필로그」 중에서(192~193쪽)

2. “미디어의 여자들 이야기가 너무 얄팍해서 견딜 수 없을 때가 있다.”
- 당신의 취향을 저격한 대중문화 속 여성의 목소리를 듣다


저자 권김현영은 대중문화 콘텐츠 속 여자들의 이야기를 면밀히 살피며 여자들의 사회를 탐구한다.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영화 「윤희에게」, 소설 『작은 아씨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에 등장하는 여자들에게 귀를 기울이며 여자들의 관계를 증언하는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다.

당연히 그 목소리는 각자의 상황, 계층, 욕구 등에 따라 각양각색이며, 무엇보다 그가 다른 여자들과 어떤 사이인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다이애나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친구가 되자고 말하는 앤(「빨강머리 앤」), 쥰과 만났던 이십 년 전에 진정한 행복을 느꼈다고 편지를 쓰는 윤희(「윤희에게」), 자신을 배틀 상대로 지목한 상대에게 “난 한 번도 약자였던 적이 없는데?”라며 자신감을 보이는 리정(「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여자들 사회의 다종다양한 면면을 오롯이 드러낸다.

대중문화 속 여자들의 목소리에 주목하는 작업은 콘텐츠의 또 다른 의미와 가치와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자들의 관계’라는 분석 틀이 작품에 대한 색다른 평가와 흥미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14개의 콘텐츠는 지금-이곳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취향과 감성에 꼭 맞는 작품들이다. 평소 애정하는 작품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반기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저자 또한 이 취향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들에 관해 흥미롭고 독창적인 해석을 풀어놓았다.

강경옥의 만화 『17세의 나레이션』의 주인공인 세영이는 어디서나 어중간한 자신이 계속 불편하다. 특별히 예쁜 것도 아니고, 공부를 아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유머 감각이 뛰어나지도 않고, 어른스럽지도 않은 자신이기에 누군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좀처럼 하지 못한다. 어느 날 꽤 친밀하게 지내온 현정이가 갑자기 세영과 거리를 둔다. 분명히 이전과 달라졌는데 짚이는 데가 없다. 세영은 현정이와 자신이 어느 정도의 관계인지 혼란스럽다. (중략)

『17세의 나레이션』에는 자신감이 없고 늘 실수할까 두렵고 이제야 자기가 자기 자신인 것에 겨우겨우 적응해가는 17세 세영이의 감정이 빈칸에 드문드문 적혀 있었다. 주인공의 마음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이러한 내레이션 장치는 17세의 평범한 여고생을 ‘내면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도록 해주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데, 내면을 가진 독자적 존재여야 상호 동등함에 기반한 우정이란 관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1. 너에게 내가 누구인지 말하고 싶어」 중에서(16~17쪽)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의 작가는 몸 바꾸기와 진짜 주인공 찾기라는 로판 특유의 서사 장치를 이용해, 여성의 적은 여자라는 프레임 자체를 클리셰로 활용하면서 상호 구원을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보여준다. 서로 흉내 내다가 프쉬케는 메데이아 아버지의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에 분노하고, 메데이아는 프쉬케의 연인으로 나오는 이아로스의 기만을 눈치챈다. 자신이 직접 분노해야 하지만, 분노의 대상에 대한 애정 때문에 머뭇거리던 두 사람은 서로 뒤바뀐 처지에서의 상황을 확인한 다음에야 비로소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마주하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자신을 묶어둔 것들과 결별한다. 서로에게만은 부끄러워지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 「4. 너에게만은 부끄럽고 싶지 않은 마음」 중에서(69~70쪽)

YGX의 리더 리정은 라치카의 시미즈에게 약자로 지목되자 “내가 약자? 난 한 번도 약자였던 적이 없는데?”라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다. 1승을 챙긴 리정이 그다음에 지목한 약자는 원트의 채연. 채연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리정은 “아이돌이 여기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이 용기 냈는지 알겠다. 그건 리스펙. 하지만 여긴 내 공간.”이라고 못을 박는다.

채연을 춤으로 이기는지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이 무대의 주인공은 나라는 선언이다. 스트릿 댄스씬에서 자란 「스우파」의 여자들은 경쟁을 즐기고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필요하면 상대의 무대를 방해하고 격해지면 걸어 넘어트리는 것도 망설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걸 이상해한다. - 「13.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 중에서(183쪽)

3. “대가 끊긴 이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거미줄 같은 족보를 만들어낸다.”
- 점점 확장하는 여성 서사의 계보를 살피다


바야흐로 여성 서사의 시대다. 영화, 소설, 드라마, 웹툰,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여성이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등장하고,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콘텐츠가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무척 늘어났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벡델 테스트(만화가 엘리슨 벡델이 고안한 영화 성평등 테스트)’로 콘텐츠의 성 평등을 가늠했음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그런데 여성 서사의 증가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았다. 가부장제에 완전히 포섭되지 않은 불완전하고 임시적인 여자들의 사회와 그 사회가 만든 여성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오늘날 여성 서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1868년에 출간된 『작은 아씨들』과 1908년에 출간된 『빨간 머리 앤』부터 2021년에 방영된 「스트릿 우먼 파이터」까지, 이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여성 서사 역사의 조각들이다. 비록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시대적 한계가 있을지라도 우리에게 이 작품들이 더욱 소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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