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이 풀어놓은 에세이 혹은 소설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이청준 저
 
    이 소설집의 특별한 점으로는 에세이와 소설의 중간 단계에 위치하는 에세이 소설이 실려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일반 소설에 비하여 작가의 얼굴이나 목소리가 훨씬 직접적으로 드러나 이청준 특유의 깊은 사유를 살펴볼 수 있다. 『태평양 항로의 문주란 설화』등이 작가의 목소리가 강하게 반영된 에세이 소설의 형식으로 수록되었다.
    저자가 복원하고 추구해온 작품 세계가 한 권의 소설집 안에서 구현되고 있다. 『지하실』에서 지하실은 더이상 개인의 사적인 기억이 묻힌 공간이 아니라 역사의 공간, 중층적인 진실의 공간이다.이 소설은 종가 어른과 윤호 아버지의 일을 통하여 예전에 외부 권력이나 이데올로기에 의해 나뉘었던 하나의 운명공동체가 또 다시 편 가르기의 위험에 빠지는 것을 경고하는 작품이다. 역사와 이념에 대한 작가의 깊은 성찰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상한 선물』에서 이청준은 고향 사람들을 신화적 인물들로 복원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