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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되지 못한 그날의 이야기

이길보라, 곽소진, 서새롬, 조소나 | 북하우스 | 2021년 02월 26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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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90g | 140*210*30mm
ISBN13 9791164050895
ISBN10 1164050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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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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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4명)

글을 쓰고 영화를 찍는 사람. 농인 부모 이상국과 길경희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1학년 재학중 아시아 8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밖 공동체에서 글쓰기, 여행, 영상 제작 등을 통해 자기만의 학습을 이어나갔다. ‘홈스쿨러’ ‘탈학교 청소년’ 같은 말이 거리에서 삶을 배우는 자신과 같은 청소년에게 맞지 않다고 판단해 ‘로드스쿨러’라는 말을 제안했고, 그 과정을 ... 글을 쓰고 영화를 찍는 사람. 농인 부모 이상국과 길경희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1학년 재학중 아시아 8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밖 공동체에서 글쓰기, 여행, 영상 제작 등을 통해 자기만의 학습을 이어나갔다. ‘홈스쿨러’ ‘탈학교 청소년’ 같은 말이 거리에서 삶을 배우는 자신과 같은 청소년에게 맞지 않다고 판단해 ‘로드스쿨러’라는 말을 제안했고, 그 과정을 자신이 제작하고 연출한 첫 다큐멘터리 <로드스쿨러>에 담았다. 농인 부모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의 기억을 담은 다큐멘터리 <기억의 전쟁>을 만들었다. 지은 책으로 『길은 학교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 『우리는 코다입니다』(공저)가 있다.
카메라를 주요한 미디어로 사용하며, 작가이자 촬영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카메라를 주요한 미디어로 사용하며, 작가이자 촬영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억의 전쟁〉 프로듀서. 지역 사회와 동시대를 고민하는 글과 영상 작업을 해왔다. 내면의 성장, 배움과 회복에 관심이 많다. 팩토리 콜렉티브의 멤버로 ‘팩토리2’를 거점으로 문화 예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몸과 마음의 자기 돌봄 서비스 ‘새롬케어웍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억의 전쟁〉 프로듀서. 지역 사회와 동시대를 고민하는 글과 영상 작업을 해왔다. 내면의 성장, 배움과 회복에 관심이 많다. 팩토리 콜렉티브의 멤버로 ‘팩토리2’를 거점으로 문화 예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몸과 마음의 자기 돌봄 서비스 ‘새롬케어웍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다. 한국?벨기에 공동 제작 영화의 프로덕션 매니저로 처음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전쟁, 이데올로기, 트라우마, 여성을 다룬 작업들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과 아시아 지역의 여러 감독과 협업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다. 한국?벨기에 공동 제작 영화의 프로덕션 매니저로 처음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전쟁, 이데올로기, 트라우마, 여성을 다룬 작업들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과 아시아 지역의 여러 감독과 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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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62

출판사 리뷰

“할아버지는 참전군인이었다”
1968년 그날, 베트남의 기억에 다가가다
할아버지의 침묵에서부터 시작된
영화 〈기억의 전쟁〉 제작진의 5년여의 여정


참전군인이었던 할아버지의 기억에서부터 출발해 베트남 중부의 수많은 증오비와 위령비를 지나 비석 너머의 이야기에 닿기까지, 그리고 50년 넘게 그 이야기를 품어온 ‘사람’을 만나기까지 영화 〈기억의 전쟁〉 제작팀이 걸어온 5년여의 여정을 책에 담았다. 영화 〈기억의 전쟁〉이 피해자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베트남 중부 마을의 ‘따이한(đ?i Han, 大韓) 제사’와 한국의 베트남전쟁 전몰장병 위령제, 베트남 전쟁증적박물관과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 “내가 똑똑히 봤어. 한국군이었어”라는 피해자의 증언과 “양민 학살은 없었다”고 외치는 참전군인의 증언을 오가며 서로 충돌하는 기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책 『기억의 전쟁』은 그 충돌 지점에서 카메라를 든 이들이 매순간 직면해야 했던 고민들을 보여준다.

이길보라 감독이 〈기억의 전쟁〉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서로 다른 침묵을 이해하고 싶은 바람 때문이었다. 베트남전쟁 참전군인이었던 할아버지로부터도, ‘이혼비’를 벌기 위해 베트남에 간 남편 대신 전장에서 보내온 돈으로 가족을 건사한 할머니로부터도 전쟁에 대해 들을 말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길보라 감독은 스스로 베트남의 기억에 다가서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국가적으로는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한강의 기적으로, 가족들에게는 초콜렛과 산요 카세트로, ‘풍요와 발전’의 서사 안에 매끄럽게 통합되는 베트남전쟁을 둘러싼 기억 자체에 의문을 품는다. “1968년에 일어났던 학살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할 것인지 궁리했던 과정은 이십 대에서 삼십 대로 건너오며 부딪쳤던 부조리와 불합리를 이해하려는 시도이기도 했다”는 이길보라 감독의 고백은 개인의 서사에서부터 출발해 전쟁과 학살, 국가 폭력의 문제에 다가서려는 이 긴 여정의 방향을 짐작하게 한다.

“고엽제 후유증은 할아버지에게 암과 함께 상패도 남겼다. 할아버지는 후유증을 인정받아 받은 상패를 대통령 표창장과 나란히 집 한가운데에 진열했다. 먼지가 앉을 새라 수건으로 정성껏 닦곤 했는데 … 할머니는 그래도 나라에서 상이군인으로 인정해주어 수당도 나오고 보훈병원에 다닐 수 있는 거라며, 그게 ‘혜택’이라며 병원에 갈 짐을 쌌다.”(12쪽)

“카메라를 내려놓은 곳에서부터
영화는 시작되었다”
베트남 중부의 증오비와 위령비를 지나
비석 너머의 이야기에 가닿기까지


2015년 겨울, 평화기행과 빈안 학살 49주기 위령제에 참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베트남에 도착한 제작진이 마주한 것은 베트남 중부 마을 곳곳에 자리한 위령비와 증오비였다. 그곳에서 “증오가 형상을 가지고 있는” 듯한 비석과 그 위에 적힌 비문, 그리고 학살 희생자들의 이름 혹은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보자인(Vo Danh, ‘무명’이라는 뜻의 베트남어)’을 눈에 새긴다. 제작진은 먼저 카메라를 내려놓기를 택한다. 대신 꽃을 바치고, 향을 피우고, 마을 사람들이 나눠주는 독한 술을 받아 마신다. 촬영감독인 곽소진은 이러한 결정이 “영화를 만드는 스태프이기 이전에 학살지 앞에 선 한 사람으로서 내 마음이 완전히 손상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준 배려였다고 기억한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당장 눈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을 촬영하지 않을 권리, 고통의 내부에 있는 사람을 촬영하지 않을 권리를 포함하는 것”이기도 했다.

아직도 하미 마을에 가면 학살 당시 희생된 마을 주민 135명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의 비문이 연꽃 문양 대리석 아래 감춰져 있다. 한국 정부와 베트남 정부가 학살 당시 상황을 묘사한 비문의 내용을 문제 삼자 마을 주민들이 비문을 삭제하는 대신 덧씌우기를 택한 것이다. 제작진은 “보고 싶지 않은, 그래서 보이지 않도록 가려두는 마음”이 여전히 한쪽의 기억을 지배하는 ‘기억의 전쟁’ 한복판에서, 촬영을 한다는 건 카메라로 인해 발생하는 긴장감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용서받고 싶은 사람과 용서할 수 없는 사람, 잊고 살 수 있는 사람과 잊을 수 없는 사람, 일상을 비집고 들어간 사람과 그들이 떠난 뒤에도 일상을 살아야 하는 사람 사이의 좁힐 수 없는 간극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재현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살고 있는 세상을 재현하려는” 의도를 조심스럽게 실현해나가는 제작진의 행보는 “전쟁과 학살이라는 무거운 사건 앞에서 피해자 역시 일상을 사는 사람이라는 아주 평범한 진실”을 간과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영화 〈기억의 전쟁〉을 만든 동력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작팀은 혹시나 모르는 마음에 카메라를 가지고 갔지만 아무것도 찍을 수 없었다. 대신 꽃과 향을 올리고, 절을 하고, 위령비에 새겨진 읽을 수 없는 이름을 하나씩 눈에 담았다. … 우리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돌아간 다음 들판에 부는 바람을 찍었을 뿐이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63쪽)

“아무리 자세히 듣는다 해도
나는 그의 삶에 대해 알지 못할 것이다“
비非남성의 시선으로
전쟁과 학살을 마주한다는 것

프로덕션 기간 내내 제작진은 음력설이면 베트남을 찾았다. 1968년 ‘구정 대공세’라고 불린 대규모 군사 작전이 있었고, 이 시기에 특히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서 민간인 학살이 많이 벌어졌다. 설 연휴를 전후로 학살을 당한 이들을 기리는 위령제와 제사가 연이어 열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 프로듀서 서새롬은 제사 음식을 함께 준비하고, 향과 절을 올리고, 제삿밥을 나눠먹고, 그 사이사이 증언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행위를 “기억을 함께하는 일”로, 프로덕션의 중요한 과정으로 설명한다. 딘껌, 응우옌럽, 응우옌티탄 세 명 증언자들의 학살 당시 경험에 주목하지만, 그들의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리거나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영화의 미덕은 어쩌면 그런 노력 덕분에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통역사 응우옌응옥뚜옌이 이 책의 부록에서 지적한 것처럼 “등장인물들은 슬픈 기억을 되짚으면서도 카메라를 향해 따뜻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듯 증언”한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책에 실린 영화에 대한 해제 글에서 영화의 영어 제목인 ‘언톨드Untold’를 코다(CODA,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 정체성을 가진 감독의 세계와 말을 빼앗긴 여성화된 타자의 세계가 만나는 이중의 의미로 읽는다. 책에는 이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세 명의 주인공들을 섭외하게 된 과정과 사연이 상세히 담겨 있다. 학살 당시 다낭에 있어 가까스로 학살은 면했으나 고향으로 돌아와 땅을 개간하다 불발탄이 터져 시각장애인이 된 응우옌럽, 퐁니?퐁넛 학살에서 오빠를 제외한 온 가족을 잃고 고아로 살아온 응우옌티탄, 하미 학살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다낭으로 도망 가 한국군의 구두를 닦으며 생계를 이어온 농인 딘껌, 제작진은 공식 언어가 포착하지 못한, 혹은 포착하지 않은 이들의 기억에 다가서며 우리의 기억이 배제해온 다른 기억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 끈질기게 묻는다.

책에는 영화에서는 방한 장면에 아주 잠시 등장하는 빈안 학살 피해자인 응우옌떤런의 목소리도 생생히 담겨 있다. 빈안(Binh An, 平安)은 더 이상 쓰지 않는 지명으로, 학살 이후 ‘평안한 마을’이라는 뜻의 원래 지명을 쓸 수 없다는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마을 이름을 폐허 위에 마을을 재건했다는 의미를 담은 떠이빈(Tay Vinh, 西榮)으로 바꾸었다. 런 아저씨를 만나 그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뒤에서 전쟁 이전이나 이후나 변함없이 흐르는 꼰 강의 물줄기를 훑으며 촬영감독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는 풍경의 의미가 뒤집어지는 상황”에 대해 자문한다. “억울한 죽임을 당한 자들은 있는데 죽인 자들은 없으니 누구를 어떻게 용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용서를 유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던 런은 지난 2020년 향년 69세의 나이로 작고한다. 제작진은 그가 생전에 쓴, 용서할 대상을 찾을 길 없어 수취인이 불명확한 채로 남은 편지 두 통을 책에 수록했다.

“문서 속에서 런 아저씨의 젊은 얼굴을 보는 순간 나는 내가 그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 그의 몸에 얼마나 많은 수류탄 파편이 박혀 있는지, 자신과 여동생을 끌어안았던 어머니의 몸이 얼마나 끔찍하게 훼손되었는지, 여동생과 어머니가 차례로 숨진 그날 밤 그가 몇 번을 기절했는지에 대해 아무리 자세히 듣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의 삶에 대해 알지 못할 것이다.”(93쪽)

“아버지가 한 일을 아이가 갚을 순 없잖아?
누가 그 죗값을 치를 수 있겠어”
기억과 용서에 관한
가장 개인적이면서 정치적인 다큐멘터리


“우리는 진즉 이 전쟁을 끝냈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여러분들도 여러분 마음속의 전쟁을 빨리 끝내길 기원합니다.”(119쪽, 응우옌떤런의 편지 가운데)

2015년 베트남 중부 증오비와 위령비 앞에서 시작해 3년에 걸쳐 진행된 촬영은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에서 “인물의 변화를 뒤쫓아야 한다”는 조소나 프로듀서의 물리칠 수 없는 제안으로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 추가 촬영까지 감행해 4년 만에 끝을 맺는다.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하기도 한 시민평화법정에서 응우옌티탄은 한국어로 진행된 재판 내내 자리를 지키며 최후변론에서 객석의 참전군인으로 보이는 이들을 향해 학살에 가담한 사람이 있다면 올라와 자신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단편 「신짜오 신짜오」에서 같은 기억과 상처를 어루만진 적 있는 최은영 소설가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기억한다’는 것은 이미 종료된 일을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봉합될 수 없는 상처를 계속 바라보는 일”이라는 것을, 제작진의 여정 속에서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제작진과 〈기억의 전쟁〉의 행보는 지난 2020년 2월 영화를 개봉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비록 하루 확진자가 코로나19 국내 감염이 시작되고 최고치를 기록한 날에 개봉하는 불운을 맛보았지만, 그래서 응우옌티탄을 초청하려던 계획도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십여 차례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고, 개봉 당시 영화관을 찾지 못했던 이들이 십시일반으로 공동체 상영을 열기도 했다.

작년 4월 영화 개봉 이후, 응우옌티탄은 베트남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 사건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첫 번째 소송이었다. 이길보라 감독의 말처럼 영화 제작은 끝나도 증언자들의 여정이 계속되는 한, 이 영화가 들려줄 이야기도 계속될 것이다. 영화 〈기억의 전쟁〉은 올 2월 25일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의 제작 과정을 면밀한 시선으로 되짚고 있는 책 『기억의 전쟁』은 단순한 제작노트를 넘어 독자들로 하여금 타인의 고통에 다가설 때 필요한 태도와 기억을 함께 나눈다는 것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고, 너희의 죄가 아니라고 한 그의 말은 현장에서 나를 구원했다. 그 말로 죄책감을 덜 수 있었다. … 그런데 곱씹을수록 말의 의미가 다르게 느껴졌다. 어쩌면 당신은 너희들이 무엇을 해도 시간을 돌릴 수는 없을 거라고, 과거를 바꿀 수는 없을 거라고 말했던 건 아닐까. 죽은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일어났던 학살은 없었던 일이 될 수 없다고.”(151쪽)

추천평

〈기억의 전쟁〉이 ‘착한 작품’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도전하는 텍스트가 되기를 바란다.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보고 자기 위치성에 근거하여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가 폭발을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가 무엇을 몰랐던가를 아는 실마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기억의 전쟁〉이 그 실마리다.
- 정희진 (여성학자,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책을 읽으며 기억하기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곱씹었다. 저자들은 ‘기억한다’는 것은 이미 종료된 일을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봉합될 수 없는 상처를 계속 바라보는 일이라고, 사죄란 기억의 시작이어야 하지 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내내 용서받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용서를 구하는 사람의 태도를 생각했다. 고민을 거듭하며 조심스레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이 책장을 덮고도 마음에 오래 남았다.
- 최은영 (소설가, 『내게 무해한 사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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