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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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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 양장 ]
허은실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02월 14일 리뷰 총점9.5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7점
편집/디자인
4.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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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72g | 124*188*30mm
ISBN13 9791189709686
ISBN10 1189709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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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1명)

1975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서울시립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다수의 라디오 프로그램과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작가로 활동했고, 2010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당선됐다. 대학 3학년 무렵, 선물 받은 최승자의 시집 『내 무덤, 푸르고』를 읽고 시에 눈뜨게 되었다. 백석, 김수영, 파블로 네루다, 최승자를 시적 스승으로 생각한다. 청각, 후각, 미각이 예민하고,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다. 동음이의어 개그... 1975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서울시립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다수의 라디오 프로그램과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작가로 활동했고, 2010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당선됐다. 대학 3학년 무렵, 선물 받은 최승자의 시집 『내 무덤, 푸르고』를 읽고 시에 눈뜨게 되었다. 백석, 김수영, 파블로 네루다, 최승자를 시적 스승으로 생각한다. 청각, 후각, 미각이 예민하고,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다. 동음이의어 개그를 자주 구사한다. 청각은 예민하지만 귀가 나빠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에세이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과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를 펴냈다. 방송 원고가 바깥을 향한 소통이라면, 시를 쓸 때 좀 더 비일상적인 사람이 된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시를 쓰고 있다. 쭈그리고 앉아, 자꾸만 여위어가며, 누군가의 몸에 세 들어서, 한밤중에 무릎 위에 턱을 올려놓고 발톱을 깎으며, 뺨 대신 이마를 가리고 웃으며, 꽃잎을 손톱으로 꾹꾹 누르거나, 볼을 타고 내려오는 뜨듯한 것을 핥으며, 살에 와 녹는 눈송이에 기대, 그림자에 끌려서, 장어탕을 먹고 유리벽에 이마를 찧으며 지금도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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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꽃샘」중에서

출판사 리뷰

말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문득 깨달은 삶의 태도에 관하여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 에세이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을 통해 타인을 향한 공감과 환대로 다정한 세계를 그려온 허은실 시인의 에세이 『그날 당신이 내게 말을 걸어서』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쓰는 단어들 속에서 시인의 감성으로 새롭게 발견한 말뜻을 담았다. 물끄러미 단어의 면면을 살피는 게 습관인 허은실 시인의 글 속에는 자신을 지키려는 삶의 태도까지 올곧이 배어 있다.

“말의 먼지를 털고 말의 빗장을 푼 뒤 조심스레 말을 캐”보는 사람이라는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소개처럼, 허은실 시인은 수많은 사람들이 바삐 지나쳐버리는 동안에 늘 그 자리에서 묵묵히 온기를 품은 말들을 기록했다.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새롭게 불러보고 다른 표현을 발명해보는 일은 어쩌면 말과 그 말이 지시하는 대상에 대한 사랑이 있어 간신히 가능한 일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허은실 시인은 이 책이 다른 책들 속에서 만난 문장들과 더러는 누군가 지나가듯 한 말들, 곁에 늘 놓여 있던 사물과 풍경들이 걸어온 말에 대한 서투른 대답으로 탄생했다고 밝힌다. 그리고 이 책 역시 누군가에게는 수줍음과 떨리는 손길로 ‘저기요’ 하며 소매를 붙잡는 정도의 말 건넴이기를, 그래서 당신의 새 글에, 새 사랑에, 그리고 삶에 영감을 주기를 희망한다.

무릎 : 사랑을 위해서만 내어주고 싶은 자리
다정 : 늦게 돌아올 사람을 위해 온기를 보존하려는 마음
울지 말아요 : 당신의 슬픔이 어서 그치기를 바라요


어떤 단어를 마주쳤을 때 시인의 상상은 마치 강물 위에서 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물결처럼 한없이 뻗어나간다. ‘설렘’이란 단어에 “철렁, 내려앉거나 출렁, 흔들리는 것”을 떠올렸다가, 첫 꽃을 내보내기 직전의 봄산과 남쪽 바다를 지나온 바람으로 생각이 흘러들었다가, 누군가를 마중 나가 있는 마음에 도착한다. ‘스치다’를 발음해보면서 한밤에 연필이 종이를 가만가만 스치는 소리를 떠올리거나, ‘손을 잡다’는 단어가 품은 온기를 느끼며 위안을 얻기도 하고, ‘온다’라고 표현하는 말들은 대부분 기다림을 전제로 한 귀한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단어 자체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단어는 시인에게 삶의 태도를 넌지시 일러준다. 사랑하는 사람의 태도는 상대에게 ‘곁’이 되는 것. 시인은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만큼의 거리에서 늘 머무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또 사랑은 끝내 떠나지 못하는 자리, ‘맡’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당신이 아플 때 당신의 머리맡을 지키는 사람이 바로 사랑이다.

시인은 상대가 있어야 가능해지는 관계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늦게 돌아올 사람을 위해 아랫목에 밥공기를 넣어두던 마음에 ‘다정’이란 이름을 붙이고 또 좋은 것을 같이 느끼고 싶은 ‘함께’를 떠올린다. ‘울지 말아요’라고 말을 건넨 이의 마음속에서 ‘당신이 우니까 내 마음이 아프다’는 공감을 발견한다.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상대가 서 있는 곳에 내가 서 보는 ‘이해’와 때로는 자신을 선 밖에 세워둘 줄도 아는 ‘선 긋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인다. 어쩌면 버티기에 가까운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 시인은 ‘낭만’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른이 되면서 하늘을 수놓는 긴 비행운이 사실 비행기 연료가 연소되며 만들어진 수증기가 배기가스에 섞여 냉각된 얼음 알갱이라는 것, 매일 해가 지는 서쪽 하늘을 바라보게 만드는 노을이 파장이 긴 붉은색 가시광선이 대기층의 먼지와 수증기에 부딪친 현상이라는 사실들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그 사실들이 비행운과 노을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우리의 ‘마음’을 침해하지는 못한다. 더 많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때로는 거짓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 속으로 기꺼이 입장하는 낭만을 잃지 않을 때 우리는 더 자주 삶에 감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펼치면 단어 하나가 마음속으로 깊고 오래 스미는 풍경들로 가득하다. 시간에 쫓기고 조급해질 때면 나무가 건너온 겨울의 개수만큼의 나이테를 떠올려보고 바닷물이 졸아들어 한 알의 소금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상상하면 좋겠다. 매일 새롭게 시작되는 날들을 자신만의 속도로 차곡차곡 쌓아 좋은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시인의 마음가짐을 닮아가면 좋겠다. 한 획의 실수를 다음 획이 보완을 하듯이 서로 기대고 손잡고 지탱하며 선선히 삶을 산책하는 시인의 걸음을 따라 걸으면 좋겠다. 이런 시인의 책이 우리 곁에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추천평

말과 글이 걸어옵니다. 뛰는 것이 아니고 기는 것이 아니고 걷는 데서 오는 발의 맞춤과 눈의 맞춤에서 오는 마음의 맞춤. 허은실 시인이 예서 부려놓은 마음들이 온통 그랬습니다. 처질까봐 뒷걸음질로 오더니 속도를 내게 하고, 앞설까봐 잰걸음으로 오더니 속도를 참게 하는 마음. 그렇게 ‘함께’가 되는 글과 말. 무엇보다 귀에 들리는 마음이니 얼마나 좋게요. 그럼에도 세상에 들리는 글과 말은 얼마나 적게요. 그런데 허은실 시인은 그걸 해요. 그걸 할 줄 아는 거예요. 허은실 시인의 이 마음을 읽고 호주머니 속을 뒤지면요, 쥐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손이 모자라요. 우리끼리 알아먹는 마음이란 게 있다, 라는 걸 확신하게 한다는 얘기지요. ‘끼리’를 아는 허은실 시인의 이 책에서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펼쳐서 가진 말은 ‘꽃샘’이네요. 꽃이 샘솟을 봄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저는요, 이 책을 여러분들에게 권한다지요. 그러니까 이 책으로 말미암아 제 확신은, ‘사랑’이요.

김민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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