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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알바노동자의 현재와 미래

박정훈 | 빨간소금 | 2019년 01월 11일 리뷰 총점9.3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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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58g | 145*215*20mm
ISBN13 9791196585907
ISBN10 119658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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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부산 범일동에서 나고 자랐다. 부산대 정치외교학과를 10년 만에 간신히 졸업했다. 학자금 대출과 집시법 전과 기록만 남았다. 알바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4대 보험은 되면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다 우연히 맥도날드 라이더로 일하게 됐다. 2018년 여름, ‘폭염수당 100원을 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이 시위가 주목받은 데 힘입어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을 ... 부산 범일동에서 나고 자랐다. 부산대 정치외교학과를 10년 만에 간신히 졸업했다. 학자금 대출과 집시법 전과 기록만 남았다.
알바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4대 보험은 되면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다 우연히 맥도날드 라이더로 일하게 됐다. 2018년 여름, ‘폭염수당 100원을 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이 시위가 주목받은 데 힘입어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을 만들고 있다. 주 3일은 맥도날드와 우버이츠 라이더로 일하며 생계비를 벌고, 주 1일은 알바상담소에서 노동 상담 자원 활동을 한다. 가끔씩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노동 인권 교육도 한다. 나머지 시간은 모두 글쓰기와 라이더유니온 만들기에 쓴다.
《알바들의 유쾌한 반란》, 《최저임금 1만 원》, 《말이 되는 소리 하네》(공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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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61

출판사 리뷰

‘88만 원 세대’ 이후 10년, 제3노동시장의 출현
IMF 10년 뒤인 2007년은 비정규직과 ‘88만 원 세대’의 시대였다. 정규직 일자리가 비정규직 일자리로 전환되고 하청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겼으며, 사람 장사하는 파견 업체가 등장했다. 어차피 회사를 돌릴 인력은 필요했으므로, 해고한 뒤 비정규직으로 다시 불러들이거나 신입 사원을 비정규직으로 뽑는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88만 원 세대’ 이후 10년, 노동의 유연화와 청년 실업, 고용 없는 성장의 결과는 알바노동자의 탄생이었다. 2016년 기준 알바노동자가 주로 취업하는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의 서비스업, 운수업 종사자가 750만 명 정도 된다. 보수적으로 비정규직을 50%라고 봤을 때, 약 375만 명에서 400만 명 정도가 알바노동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통계청 자료를 보더라도 2,600만 명의 취업자(자영업자 포함) 가운데 주 35시간 이하로 일하는 노동자, 즉 대부분 알바노동자일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대략 440만 명 정도다. 사장 신분이지만 실질적으로 알바노동자에 가까운 자영업자들을 뺀 수치다.

물론 정규직 일자리 바깥의 노동시장은 IMF와 관계없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소위 말하는 ‘알바생’들의 노동시장이었다. 심지어 일용직 노동자는 조선 시대에도 있었다. 그동안 알바노동은 학생들의 용돈, 주부들의 반찬 값, 심지어 노인들의 건강을 위한 노동으로 여겨졌다. 소위 ‘정상적인’ 직업을 갖지 못한 탈락자들의 노동, 즉 실업자와 백수 들의 노동이었다. 하지만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이들을 조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노동시장이 만들어졌다. 이제 알바노동은 프랜차이즈 산업 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이렇게 변화한 알바 노동시장을 제1노동시장인 정규직, 제2노동시장인 비정규직과 구분해서 저자는 ‘제3노동시장’이라고 부른다. 화려한 문명을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산업을 돌리는 일꾼, 노동과 취업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취업준비생, 정리해고자와 퇴직자, 백수의 또 다른 이름, 노동시장 최하위에 위치한 노동자가 바로 이 ‘제3노동시장’의 주인공들이다.

알바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전하는 알바노동 세계
이 책을 쓴 박정훈은 전 알바노조 위원장이자 현 맥도날도 배달 노동자(라이더)이다. 2016년 국회 앞에서의 ‘최저임금 1만 원’ 단식 투쟁과 2018년 ‘폭염수당 100원을 주세요’ 1인 시위로 유명하다. 저자는 스스로의 알바 경험에다 알바노조 활동에서 얻은 설문 조사 자료, 상담 사례, 증언 등을 더해 오늘 지금 여기 알바노동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특히 알바 노동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맥도날드, 편의점 알바노동자들과 여성 알바노동자들 이야기에 주목한다.

맥도날드를 흔히 ‘알바계의 삼성’이라고 부른다. 최저임금에다 주휴수당 등 각종 수당을 잘 챙겨주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스케줄을 조정할 수도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4시간 노동 뒤 30분의 휴게 시간을 보장한다. 무료로 햄버거를 지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과 각종 수당 지급의 이면에는 고강도 노동과 화상의 위험이 상존한다. 자유로운 스케줄 조정의 이면에는 과로가 있다. 하루 8시간을 일해도 휴게 시간을 30분씩 나누어 주기 때문에 여유로운 식사는 어렵다. 식사 시간에 지급되는 햄버거는 직급에 따라 종류가 다르다.

편의점은 매출액이나 종사자 수로 보았을 때 한국 경제 1%를 차지한다. 하지만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편의점은 더 큰 역할을 맡는다. 상점 이외에도 주민자치센터, 은행, 식당, 카페, 맥주 집, 파티 룸, 공연장, 도시락 집 등 편의점은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24시간 불을 밝혀 ‘도시의 경비실’이 되기도 한다. 당연히 편의점에서 일하는 알바노동자는 식당 주인, 맥주 집 알바, 어묵 장수, 바리스타, 경비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사회적 편견과 달리 이들이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의 편의점은 ‘근로기준법 위반의 진열대’라고 부를 정도로 무법천지다. 근로계약서 위반, 주휴수당, 휴게 시간, 시재 채우기, 폭언과 폭행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2015년 여성 고용률은 49.9%로 한국 평균 60%보다 10% 정도 낮다. 남성는 71.4%, 남성 비정규직은 25.5%인데 비해 여성 비정규직은 40.3%다.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는 남성 21.9%, 여성 47.7%이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여성으로 태어나면 두 명 중 한 명은 취직을 못하며, 취직을 하더라도 절반이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중에서도 안정적으로 주 5일 근무하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시간제 노동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저임금, 비정규직, 시간제 노동자는 알바노동자를 가리킨다. 즉 알바노동자의 다수는 여성이다.
이러한 경제적 곤란함 외에도 여성 알바노동자들은 복합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사회는 여성 노동자에게 유독 꽃의 역할을 부여하려 한다. 용모 단정과 화장, 미소와 친절은 여성 알바노동자와 동의어다. CGV ‘미소지기 용모·복장 기준’에 따르면 여성 알바노동자는 붉은색 립스틱을 바르되, 만약 윤기가 없다면 무색 립글로스를 덧발라야 한다. 이외에도 직장 내 성차별과 성희롱, 진상손님과 감정노동 문제가 늘 따라다닌다.

또한 책에는 사용자가 알바노동자를 상대로 벌이는 임금 할인 전쟁(수습 기간과 교육 시간, 벌금과 시재, 주휴수당), 알바노동자보다 사용자 편에 가까운 근로감독관, 복지 문제에 있어서는 늘 5인 미만 사업장 앞에서 멈추는 노동법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알바노동자=시간당 최저임금’ 뒤집기

제3노동시장에는 좀 특이한 사람들이 있다. 자발적으로 시간제 노동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일만 하는 삶에서 벗어나 여유와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 바로 ‘능동적 알바노동자들’이다. 선천성 뇌하수체 종양을 앓은 적이 있는 44세 김민성은 자유로운 시간 활용을 위해 맥도날드 배달 노동을 선택했다. 1980년생 정승범은 밴드에서 기타를 계속 치고 싶어서 배달 노동을 한다. 38세 디자이너 H는 여유롭게 살고 싶어서 알바노동을 선택했다. 출판사에 다니는 S의 소망은 많은 돈이 아니라, 자신이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을 좀 더 적은 시간 일하면서 받는 것이다(이상 ‘7장 다른 삶은 가능하다’ 참조). 실제로 ‘서울시 청년 아르바이트 직업 생태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알바노동자들이 희망하는 적정 소득은 평균 176만 원, 주당 근로 시간은 35시간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충분한 소득과 충분한 휴식이라는 소망은 양립 불가능한 욕심일까? 이 오래된 몽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직업 안정에서 소득 안정으로의 전환이다. 오직 임금으로만 소득을 얻는 구조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 무기로 저자는 ‘노동 시간 단축-최저임금 1만 원-기본소득’이라는 삼각 나침반을 제안한다. 그리고 그 출발은 ‘알바노동자=시간당 최저임금’이라는 등가교환의 전복이다. 왜냐하면 ‘알바노동자=시간당 최저임금’에서 교환되는 것은 인간의 노동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알바노동자의 욕망(주거, 소비, 취미 활동, 여행, 배움 등), 사회적 가치와 평판, 인권, 국가의 지원 역시 최저임금의 가치로 교환된다. 또한 알바노동자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교환된다. 이 공식에서 왼쪽 항에 들어간 사람의 과거는 최저임금을 받을 만한 역사로 바뀐다. 실제로 어떻게 살았는지는 상관없다. 그저 과거에 게을렀기 때문에 최저임과의 교환에 응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결론은 오른쪽 항이 아니라 왼쪽 항을 바꾸는 것으로 모아진다. 오직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뿐이다.

‘알바노동자=시간당 최저임금’에서 왜 우리는 오른쪽 항 바꾸기를 상상하지 못할까? 사실 이 교환은 경제학 원리에 따른 결정이 아니다. 노동자와 경영자의 협상과 국가의 개입이 만든 공식이다. 따라서 알바노동자가 해야 할 일은 이 등가교환의 전복이며, 이 전복의 지렛대가 바로 기본소득이다. 얼마의 임금과 교환되는, 심지어 임금으로 교환되지 않더라도 알바노동자는 사회로부터 일정한 소득을 받을 자격을 얻는다. 존재하기만 해도 가치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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