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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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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3

[ 완결편 ]
시오노 나나미 저/송태욱 | 문학동네 | 2012년 05월 16일 | 원제 : 十字軍物語 리뷰 총점8.7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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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점
편집/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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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05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600쪽 | 800g | 163*224*35mm
ISBN13 9788954615228
ISBN10 895461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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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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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저 : 시오노 나나미 (Nanami Shiono,しおの ななみ,鹽野 七生)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63년 가쿠슈인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64년 이탈리아로 건너가서 1968년까지 공식 교육기관에 적을 두지 않고 혼자서 르네상스와 로마 역사를 공부했다. 1968년에 집필 활동을 시작하여 『르네상스의 여인들』을 잡지 《주오코론(中央公論)》에 연재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1970년부터 이탈리아에 정착하여 40여 년 동안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에 천착해왔으며, 기존의 관념...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63년 가쿠슈인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64년 이탈리아로 건너가서 1968년까지 공식 교육기관에 적을 두지 않고 혼자서 르네상스와 로마 역사를 공부했다. 1968년에 집필 활동을 시작하여 『르네상스의 여인들』을 잡지 《주오코론(中央公論)》에 연재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1970년부터 이탈리아에 정착하여 40여 년 동안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에 천착해왔으며, 기존의 관념을 파괴하는 도전적 역사 해석으로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았다.

1970년 『체사레 보르자 또는 우아한 냉혹』을 발표하여 크게 명성을 얻었고, 이 저서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1982년 『바다의 도시 이야기』로 ‘산토리 학예상’과 1983년에 ‘키쿠치 칸 상’을 수상했다. 1992년부터 로마제국 흥망사를 그린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1년에 한 권씩 15년간 집필했으며 1993년 『로마인 이야기 1』로 ‘신초 학예상’, 1999년 ‘시바 료타로 상’을 수상했다.

2001년에는 『시오노 나나미 르네상스 저작집』(전 7권)을 출간했다. 2001년 이탈리아 국가공로훈장 수훈, 2007년 일본 문화공로자로 선정되었다. 2008~2009년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전 2권)를 출간했고, 2010년부터 『십자군 이야기』 시리즈를 펴냈다. 그 외에도 『사는 방법의 연습』 등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심상을 전하는 많은 수필과 단상집 등의 저서가 있다.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졸업 후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케첩맨』,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천천히 읽기를 권함』, 『번역과 번역가들』, 『십자군 이야기』, 『깜깜한 밤이 오면』, 너머학교 「생각 그림책」 시리즈, 『환상의 빛』, 『눈의 황홀』,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졸업 후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케첩맨』,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천천히 읽기를 권함』, 『번역과 번역가들』, 『십자군 이야기』, 『깜깜한 밤이 오면』, 너머학교 「생각 그림책」 시리즈, 『환상의 빛』, 『눈의 황홀』,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살아야 하는 이유』, 『사명과 영혼의 경계』, 『금수』, 『밀라노, 안개의 풍경』, 『말의 정의』,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등이 있다.
감수 : 차용구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파사우대학교에서 서양 중세사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대학교 인문대학 역사학과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로마제국 사라지고 마르탱 게르 귀향하다』『중세 유럽 여성의 발견』이, 옮긴 책으로 『중세의 빛과 그림자』가 있고 「중세 문화 속의 그리스 신화」「필립 아리에스의 죽음관에 대한 연구」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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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p.128~135
---pp.380~387
---pp.520~524

출판사 리뷰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꾼 그 마지막 장면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

압도적인 이야기의 힘과 서늘한 문장의 장관,
그 속에서 빛나는 날카로운 통찰

인류사의 가장 문제적인 사건 십자군 전쟁에서
궁극의 외교론과 공생론을 배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필생의 역작이자 2011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 독자들을 흥분시켰던 장대한 시리즈가 완간되었다.

인류 역사상 2백 년이라는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치러진 전쟁이자 세계 2대 종교가 격돌한 인류 역사의 대사건, 십자군 전쟁.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십자군 전쟁. 현대의 다양한 문화산업에서 변형되어 재생산되는, 상상력의 원천인 십자군 전쟁. 하지만 십자군 전쟁에 대한 기존의 연구서들은 서구 중심 혹은 이슬람 중심의 시각틀 내지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인 시각틀에 갇혀 그 진면목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오노 나나미는 그 전쟁을 실제로 일으키고 그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움직였던, 그리하여 그들 각자의 독특하고도 다른 개성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또다른 국면을 만들고 서로의 관계 속에서 상황을 변화시키는 변수로 작용했던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워, 그들의 이상과 욕망, 성공과 좌절의 명암을 통해 십자군 전쟁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십자군 전쟁을 새롭게 조명해낸다. 시오노 나나미에 의해 십자군 이야기가 9백 년이라는 시간을 건너뛰어 현대적 이야기로 부활한 것이다.

1권에서는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라는 위력적인 한 마디로 촉발된 유럽의 봉건제후와 주교, 수도사와 기사, 그리고 빈민들로 구성된 제1차 십자군의 결성과 그들에 의해 십자군 국가가 성립하는 20여 년의 과정을 다뤘다.

2권에서는 십자군의 제1세대가 모두 역사에서 퇴장한 뒤, 보두앵 2세가 예루살렘 왕으로 등극하는 1118년부터 시토파의 수도사인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두스’의 제창에 의한 제2차 십자군의 결성과 퇴각(1146~1148), 살라딘이 예루살렘을 정복함으로써 예루살렘을 십자군 시대 이전으로 되돌리는 1187년까지, 이슬람의 대반격이 시작되는 제2차 십자군 전후의 70여 년의 기간을 다뤘다. 이제 완결편인 3권에서는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과 격돌한 하틴 전투에서 참패를 당한 뒤 십자군 국가가 성도 예루살렘을 비롯한 대부분의 영토를 잃은 채 안티오키아와 트리폴리, 티루스 일대로 축소되자 예루살렘을 되찾기 위해 유럽에서 속속 일어났던 3차에서 8차까지의 십자군 원정과 십자군 국가에 남겨진 최후의 도시 아코에서 벌어진 공방전 그리고 십자군 전쟁이 끝난 뒤 남겨진 기사단의 운명까지 1백여 년 동안의 기간을 다루고 있다.

시오노 나나미의 압도적인 필력은 『십자군 이야기』3권에서 최고의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낸다. 그 순간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듯 박진감이 넘치는 묘사와 서슴없이 핵심을 파고드는 시오노 나나미 특유의 문장 속에서 십자군 전쟁의 영웅들이 피와 살을 가진 인간으로 살아나 우리 앞으로 걸어나온다.

병원 기사단의 기사들은 리처드의 명령대로 방어에만 전념하려 했다. 하지만 이날은 적의 기병부대의 맹공을 버텨내는 사이에 앞서 기병에 추월당했던 적의 보병부대까지 전투에 가세했다. 이슬람 보병은 접근전이 되자 우선 화살을 쏘는 각도를 바꾸었다. 위를 형해 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교측 기병의 말을 겨냥한 것이다. 그리고 말을 잃고 보병이 된 기병을 향해, 활과 화살을 등뒤로 메고 이번에는 못 박힌 곤봉을 휘두르며 돌격해왔다. 이 곤봉의 위력은 원시적인 형태만 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힘껏 휘두르면 강철 갑옷이나 투구도 찌부러졌다. 뿐만 아니라 부서진 갑옷의 파편이 몸에 파고들기도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희생자가 속출하는 것을 본 병원 기사단의 단장은 부하 한 명을 리처드에게 보냈다. 반격을 허락받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리처드는 허락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끝까지 방어로 일관하며 행군을 계속했지만, 병원 기사단 기사들에게 퍼붓는 살라딘군의 공격은 갈수록 심해져 마치 도망치는 양의 엉덩이 살을 뒤에서 물어뜯는 늑대 떼와 흡사했다. 이번에는 단장이 직접 말을 달려 리처드를 찾아가 반격을 허락해달라고 청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리처드는 허락하지 않았다. 자기 부대로 돌아온 기사단장이 목격한 것은, 이대로 계속 당하기만 한다면 명예가 더럽혀진다고 외치는, 피투성이가 된 동지들의 모습이었다. 이런 그들에게 두 번에 걸친 리처드의 거절은 잔혹함 그 이상으로 생각되었을 것이다.

결국 기사단장 가르니에는 리처드의 명령을 거스르더라도 반격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단장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내내 참아온 기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병원 기사단 전원이 한 덩어리가 되어 반격을 시작했다. 이를 본 리처드는 곧바로 전술을 변경했다. 뛰어난 무장은 미리 생각한 전술대로 상황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적당한 파도가 다가오면 주저하지 않고 올라탈 줄 안다. 자기 중대를 이끌고 격전이 벌어지는 후위로 달려간 리처즈는 선두에 서서 적진 깊숙이 쳐들어갔다. 그러자 리처드가 움직인 것을 안 다른 장수들도 각 중대를 이끌고 뒤를 따랐다. 이리하여 행군의 후위는 가장 심한 전투의 장이 되었다. (132~136쪽)

그 어떤 누구도 십자군 전쟁과 그 주인공들을 이처럼 생동감 있게, 박력 있게, 매력적으로 그려낸 적이 없었다. 3차부터 8차 십자군, 그리고 십자군 전쟁이 종결된 이후 새로운 존재 이유를 찾아나서는 기사단의 후일담과 템플 기사단의 비극적 최후까지 1백 년 동안 숨 가쁘게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시오노 나나미가 그려내는 주인공들의 운명은 시대를 초월하여 현재의 우리에게 육박해 들어온다. 과연 십자군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

제3차 십자군
이슬람교도가 붙여준 별명 ‘사자심왕 리처드’로 유명한 영국 왕 리처드 1세. 그는 하틴 전투로 십자군 국가를 궤멸 직전의 상황으로 몰고 간 살라딘에 맞서 뛰어난 전략과 타고난 용맹성으로 아코에서 아스칼론에 이르는 항구도시를 되찾는다. 성도 예루살렘을 코앞에 두고 살라딘과 협상을 시작하여 예루살렘을 그리스도교도와 이슬람교도가 공존하는 도시로 만든다.

제4차 십자군
이슬람과의 전쟁이 아니라 같은 그리스도교도와의 전쟁으로의 방향 전환을 주도하고 황위 자리가 빈 비잔틴제국을 대신하여 라틴제국을 세운 베네치아의 도제 엔리코 단돌로. 세계사 교과서에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것으로 기록된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에 의해 조정된 프랑스 제후들의 원정 참여로 시작되었으나 술탄 알 아딜과의 불가침협정을 맺은 베네치아의 참전으로 행선지가 변경되어 10개월에 이르는 공방전을 통해 천 년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고 라틴제국이 건설된다.

제5차 십자군
‘불신앙의 무리’와의 타협이 아니라 그리스도교도의 피로 성도 예루살렘이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이슬람측에 대한 유리한 협상 시점을 놓쳐 버리고 결국 원정을 실패로 이끈 교황 대리 펠라조. 십자군 전쟁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교황 호노리우스 3세는 ‘교황 대리’ 펠라조를 십자군 원정에 참여시킨다. 이슬람측의 사각지대였던 나일강 삼각주 지역의 항구도시 다미에타를 공략하는데 성공하지만 불리한 상황에 있던 이슬람측의 강화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성도 예루살렘을 피를 흘리지 않고 해방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만다.

제6차 십자군
심리전을 방불케 하는 교묘한 외교 전술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성지 예루살렘을 수복한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 자신이 지배하는 시칠리아에서 이슬람교도들의 무에진 소리가 울려퍼질 수 있도록 허락한, 중세 유럽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진 이 인물은, 살라딘의 아우이자 술탄이 된 알 아딜과 그를 이은 알 카밀과의 협상을 통해 예루살렘에 그리스도교 순례자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한 강화조약이 지속되도록 하고 그리스도교도의 숙원인 예루살렘도 되찾는다. 그러나 프리드리히 2세는 교황으로부터 두 번이나 연거푸 파문을 받고, ‘불신앙의 무리’와의 교섭을 통해 예루살렘에 무혈입성했다는 이유로 그 공적을 인정받지 못한다. 성도 예루살렘은 그리스도교도의 피를 흘리며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황에 의해 ‘그리스도의 적’으로까지 선언되었다.

제7차와 제8차 십자군
무참한 실패로 귀결되었으나 십자군 원정을 두 번이나 이끌어 교황청에 의해 ‘성인’으로 추대된 프랑스 왕 루이 9세. 사자심왕 리처드와 프리드리히 2세와는 달리 이슬람의 중심인 이집트를 공략한 루이는 나일강의 삼각주 지대에 있는 도시 다미에타 공략에는 성공하지만 결국 몰살에 가까운 패배를 당하고 십자군 전체가 포로가 되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20년 뒤 다시 한 번 원정을 나서지만 튀니지아에 상륙하자마자 루이 자신이 역병에 걸려 죽음으로써 두번째의 원정도 실패하고 만다. 이교도로부터 성도를 되찾기 위해 십자군 원정을 두 번이나 치른, 그리고 참담한 패배자가 되어 ‘순직’한 이 왕은 아이러니하게도 십자군 원정에 참가한 그 어떤 왕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던 ‘성인’의 반열에 오른다.

3차 십자군에서 새롭게 등장한 튜턴 기사단과 여전히 십자군 전력의 주축을 담당한 템플 기사단과 병원 기사단은 십자군 전쟁의 후반 한 세기에 주역으로 활동하게 된다. 십자군 전쟁 기간 내내 출신과 스타일의 차이와 라이벌 의식 때문에 협동해 싸운 적이 한 번도 없던 템플 기사단과 병원 기사단이지만, 1291년 팔레스티나에 마지막으로 남은 그리스도교의 도시 아코에서 벌어진 공방전 그 최후의 날에 두 기사단의 단장은 마치 등을 맞대고 싸우듯 함께 분투하다 최후를 맞이한다. 이후 명맥을 유지하는 튜턴 기사단이나 병원 기사단과는 달리 템플 기사단은 교황과 프랑스 왕에 의해 조직 자체가 완전히 와해되고 만다.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말 한 마디에 고무되어 고국을 떠나 먼 팔레스티나에 와서 다른 어느 기사단보다 맹목적이고 광신적으로 이슬람교도를 공격하는 일에 앞장섰던 템플 기사단의 마지막 단장이 이단 재판을 받고 화형에 처해짐으로써 템플 기사단은 역사의 무대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

십자군에 맞선 이슬람의 지도자 살라딘과 알 아딜, 알 카밀은 살라딘의 냉철함과 합리성 그리고 관용 정신을 이어가고 이슬람 내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자심왕 리처드와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와의 협상을 통해 성도 예루살렘을 그리스도교도와 이슬람교도가 공생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고, 이 협상을 신뢰의 약속으로 계속 유지시켜나가도록 한다. 그러나 이슬람 세계를 엄청난 속도와 파괴력으로 집어삼킨 몽골제국은 이슬람의 빛나는 수도 바그다드와 다마스쿠스마저 폐허로 만들고, 이 몽골의 서진을 노예 출신의 장수 바이바르스가 막아내 새로운 술탄의 자리에 오른다. 그 포악함으로 서유럽 세계를 떨게 했던 술탄 바이바르스는 “그리스도교도의 마지막 한 사람까지 지중해에 처넣어주겠다”고 선언하고, 마침내 시리아와 팔레스티나 전역에서 그리스도교도를 일소한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 장대한 시리즈의 완결편에서 십자군 전쟁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 역사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지, 이 시대에 필요한 궁극의 외교론과 공생론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강화로 끝난 이 제3차 십자군에 대해, 현대의 많은 연구자들은 상황이 그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한다.
분명히 십자군측은 예루살렘을 수복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를 목표로 내세우고 원정을 시작했던 제3차 십자군은 군사적으로 실패한 셈이다.
그러나 리처드와 살라딘이 성립한 이 평화는 강화 조문에 명기된 3년 8개월이라는 기한을 훌쩍 넘어, 간혹 사고는 있었지만, 1218년까지 26년 동안 이어졌다.
26년이라는 세월이 짧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가령 지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26년간의 평화가 성립한다면 어떨지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시기 중근동의 십자군 세력을 생각하면, 이 26년이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었던 것이다.
1218년은 알 아딜이 죽은 해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평화가 깨진 것은 그리스도교측이 제5차 십자군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206쪽)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전쟁은 인류 최대의 악업이다. 그런데도 인류는 도무지 이 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전쟁이란 그 승패 여부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악을 저지른 후 얼마나 오랫동안 평화가 이어졌느냐 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게 좋지 않을까.
또한 인류가 전쟁이라는 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상 영원히 지속되는 평화란 있을 수 없으며, 그때그때 단기간의 평화를 쌓아가는 식으로 달성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제3차 십자군은 그리스도교측과 이슬람측이 정면으로 충동해, ‘꽃의 제3차’로 불릴 정도로 매우 치열하게 싸웠던 십자군이었다. 그러나 전쟁 후 리처드와 살라딘이 체결한 강화는 그후로 사반세기나 이어진다. 그리고 제5차 십자군으로 인해 3년간 중단되었다가 다시 8년간 이어졌다. 모두 합치면 33년이다.
물론 이슬람측에 살라딘, 알 아딜, 알 카밀이라는 현명하고 현실적인 아이유브 왕조의 술탄이 이어진 것의 이점이 컸다. (…)
만약 이 33년을 더 연장하고 싶다면, 그리스도교측에는 “불신앙의 무리와의 강화는 절대 안 된다”거나 “성도 예루살렘은 그리스도교도의 피를 흘려 탈환해야 한다”는 등의 과격한 발언에 영향받지 않을 지도자가 나와야 했다.(335~336쪽)

야파, 즉 텔아비브는 현재 이스라엘의 수도 기능이 집중되어 있는 이스라엘 제일의 도시다. 한편 지금도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가자는 팔레스티나 사람들의 자치지구이자, 파타하보다 과격한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 지구’의 중심적인 곳이다. 가자 역시 정치 기능이 집중된 도시라 할 수 있다.
텔아비브에서 가자까지의 거리는 불과 17킬로미터 안팎이다. 21세기인 지금, 이스라엘과 팔레스티나는 이 거리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미사일을 쏘아대고 다른 한쪽은 공중폭격으로 대응하며 대치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장소에서, 지금으로부터 8백 년쯤 전인 1228년에서 1229년 사이는,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고 공생을 실현하기 위한 교섭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것도 그리스도교 세계 속계의 일인자인 황제와 이슬람 세계 속계의 일인자인 술탄, 즉 정상 중의 정상들이.(382~383쪽)

이 장대한 시리즈의 완결편은 다음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옳은 것만 말하는 신이 바란 일이니 옳은 전쟁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따라서 신의 존재가 후퇴한 뒤에도 ‘옳은 전쟁’만은 남았다. 아니, 적어도 이 정도는 남기? 싶다고 인간이 생각했기에 남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20세기에 맹위를 떨치고 21세기인 지금까지 계속 남아, 전쟁을 이끌어내는 측이나 이끌려나간 측 모두, 옳은가 옳지 않은가 하는 문제를 두고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560쪽)

십자군 전쟁이 오늘의 우리에게 묻는다. ‘옳은 전쟁’이란 무엇이고 과연 그 ‘옳은 전쟁’이라는 것이 있는지를.

추천평

시대가 공유하는 신념이 역사 위에 펼쳐놓는 광기는 장관이다.
그 광기를 들추어내는 시오노 나나미의 문장은 서늘하다.
김훈(소설가)
『십자군 이야기』는 역사책이 아니다. 때문에 단순히 과거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현재이자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 나도 모르게 그 과거와 현재, 미래에 들어와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김주하(앵커)
역사는 지속된다. 과거는 남는다. 과거는 돌아온다. 십자군 이야기의 종결편인 이 책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20세기 후반 이후 이어진 중동 사태, 동유럽과 서유럽의 대립, 중국의 위협의 시발점들이다. 오늘의 세계 정세를 읽고 미래를 예견하는 작업은 십자군 역사의 과거에서 시작해야 한다.
윤혜준(연세대 영문학과 교수)
무거운 역사책과 어두운 박물관에서 잠자던 십자군과 이슬람 전사들을 세상에 끌어낸 이야기의 그물망은 마법이다. 8백 년 잠에서 깨어난 전사들이 다시 칼과 창을 들었다. 급박한 박자에 맞춰 얽히고설킨 전쟁의 곡선으로 전진하고 후퇴하는 장면을 숨 쉴 틈도 없이 따라가게 만드는 저 이야기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민경현(고려대 사학과 교수)
천 년 전의 전쟁에서 오늘을 본다. 『십자군 이야기』의 무대는 지금도 여전히 세계의 뇌관인 곳이다. 이 책은 이념 전쟁이라는 과거와 현재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에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소중한 교훈을 제시한다.
박태균(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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