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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철학 자본주의를 뒤집다

김상봉 | 꾸리에북스 | 2012년 03월 19일 리뷰 총점8.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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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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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03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48g | 153*224*30mm
ISBN13 9788994682051
ISBN10 899468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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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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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한때 해직교수로서 ‘거리의 철학자’라고 불리기도 했던 김상봉은 강단이든 거리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한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난제 중 하나인 교육 문제에 천착하여 ‘학벌사회’와 ‘도덕교육의 파시즘’을 비판해온 작가이다. 김상봉은 1958년 부산에서 출생하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독일 마인츠 대학에서 철학, 서양고전문헌학, 신학을 공부했다. 칸트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리스도신학대학교 ... 한때 해직교수로서 ‘거리의 철학자’라고 불리기도 했던 김상봉은 강단이든 거리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한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난제 중 하나인 교육 문제에 천착하여 ‘학벌사회’와 ‘도덕교육의 파시즘’을 비판해온 작가이다.

김상봉은 1958년 부산에서 출생하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독일 마인츠 대학에서 철학, 서양고전문헌학, 신학을 공부했다. 칸트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리스도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나 학내 문제로 해직되었다.

‘학벌없는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 사회적인 반학벌 운동을 전개했으며,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교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민교협(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과 전남교육연대 상임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세 학교의 이야기』(공저), 『자기의식과 존재사유』, 『호모 에티쿠스』, 『나르시스의 꿈』,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 『학벌사회』, 『도덕 교육의 파시즘』, 『서로주체성의 이념』, 『촛불, 어떻게 볼 것인가』『리얼 진보』(공저)『다음 국가를 말하다』(공저),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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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경제학자들은 결코 말하지 않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에 관한 진실!

다시 선거를 앞두고 너도나도, 혹은 이 당도 저 당도 내세우는 ‘재벌개혁’이 과연 노동자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을 기업의 노예상태에서 해방시킬 수 있을까? 혹은 재벌과의 대타협을 주장하는 ‘스웨덴식 생산적 복지국가’가 모순으로 가득 찬 한국자본주의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노벨 경제학상에 빛나는 밀턴 프리드만이 “기업은 기업을 소유한 주주들의 도구일 뿐이다”라고 말하거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고명한 석좌교수인 마이클 젠슨과 도날드 츄가 “경영자들의 목적은 그 기업을 소유한 주주들의 목적과 자주 충돌한다”고 말할 때, 그들은 모두 주주들이 기업을 소유하는 것 마치 자명하고 당연한 일이라는 듯 전제하고 있다. 이들이 설파하는 주주자본주의의 교리는 미국이나 이를 추종하는 한국사회에서 오랜 시간 종교와도 같은 위력을 발휘해온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가 주식회사의 주인이 누구냐고 물으면 마치 당연한 듯이 주주들이 주인 아니냐고 반문하게 된다.
영·미권에서 학위를 받은 한국의 경제학자들 역시 이 주주자본주의 체제를 불변의 현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이들은 다만 체제 내의 경제운용에만 관심을 가질 뿐, 그 체제가 만들어내는 모순과 파행을 극복해야 할 필요성도 가능성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들이 국가의 경제정책을 결정하고 주도해온 덕에 이 나라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가가 아니라, 기업을 위해 존재하며, 기업에 의해 통제되고 조종되며, 기업의 이윤추구의 수단이 되어버린 기업지배국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쪽’의 사정은 얼마나 다른 것일까? 그간 시민단체 등에서 주로 활약해온 ‘비판적’ 경제학자들의 경우에도 기업의 소유와 경영이라는 문제에 있어 사정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적 정의의 관점에서 이들이 소액주주운동 등을 통해 재벌기업의 탈법과 비리를 고발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온 점은 높이 평가한다 하더라도 한국식 주주자본주의가 지닌 모순의 핵심인 재벌의 기업경영권을 근원적으로 문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는 것이었다. 기이하게도 이들은 이 문제 앞에서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입을 싹 다물어 왔다.
‘자본주의의 극복’을 이야기해온 진보진영의 사정은 또 어떨까? 이들은 마르크스-엥겔스의 가르침을 ‘생산수단의 국유화’로 상상력을 제한시킨 채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괴로워할 뿐 자본주의 극복의 ‘다른 길’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목소리로 이야기한 바가 따로 없다. 그래서 자본주의의 전 지구적 위기가 심화되는 현실을 모두 신자유주의의 원죄로 돌릴 뿐 정작 자본주의 ‘내부’로부터 자본주의를 극복할 방안 같은 것은 제시할 줄 모른다. 그저 자본주의 기업(=주식회사)은 폐지되어야할 ‘악’에 불과한 것이므로 그것의 소유와 경영에 관한 문제는 무시해도 좋을 부차적인 문제로 간주해도 되는 것일까?

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지 못하는 것일까? 전면적인 위기를 맞이한 오늘의 자본주의는 이미 그 극복의 단초가 그 ‘내부’로부터 준비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기업의 경영권을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나 단지 몇 퍼센트의 지분밖에 갖지 못한 자본가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것은 과연 현대 주식회사의 원리상으로도 합당한 사고일까? 자본주의 경영학의 교과서로 알려진 피터 드러커는 이미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에서 오늘과 미래의 자본주의를 본래적 의미에서의 자본주의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연금기금은 종업원들의 예금”이라는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러므로 만약 연기금이 어떤 기업의 최대주주라면, 그것은 실질적으로 익명의 노동자들이 최대주주라는 말과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익명의 노동자들이 출연한 자본으로 매입한 주식의 주주권을 노동자들의 경영권을 위해 행사하는 것도 사리에 맞는 일이 아니겠는가?
무릇 모든 위대한 사고는 지극히 단순할 수도 있는,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쳐온 ‘상식적인 현실’로부터 시작된다. 자본주의 경제학은 물론이고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도 정면으로 묻지 못했던 자본주의 내부로부터 자본주의의 극복의 길 찾기를 시작하는 것, 이 책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의 의미는 한마디로 바로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기업의 누구의 것인가?’라고 하는,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사실을 곧장 뒤집어 물구나무 세우는 이 물음 그 자체를 한 번 응시해 보도록 하자.

오늘의 자본주의를 금융자본주의라 하든 어떻게 이름 붙이든 그것을 작동시키는 지배원리는 주식회사이며, 이에 대한 자본의 소유권을 당연시하고 ?황을 방치하는 한 민주주의는 껍데기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이 책은 민주주의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제시하고 ‘다른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책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정치와 경제 영역으로 따로 나누어서는 안 되며 삶의 총체성이라는 측면에서 하나로 사고될 수 있을 때 죽은 민주주의는 다시 그 실체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를 왜 노동자가 직접 선출하면 안 되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인간의 자유가 자본에 영구히 종속되는 모순을 극복하는 ‘다른 민주주의’의 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왜 사장은 노동자가 뽑으면 안 되는가?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면 기업이 망한다고?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전 루이 14세는 ‘짐이 곧 국가다’라고 했다. 이는 허세가 아니라 왕권신수설이라는 제법 심오한 이론에 의해 뒷받침된 확고한 시대정신의 표현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지난 시대의 농담이 되었지만, 그 시대에는 오늘날 우리가 삼성이 이건희의 것이라 해도 조금도 의심하지 않듯이 대다수 사람들이 왕이 국가의 주인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생각의 힘은 무서운 것이어서 철학자들이 왜 국가가 왕의 것인가 묻기 시작했을 때, 왕의 절대적 지배도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그 동요는 혁명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기업을 그렇게 민주화하지 못할 까닭이 있을까?

이 책은 아주 ‘바보 같은’ 물음에서 시작한다. 그것은 ‘왜 기업의 사장은 노동자가 뽑으면 안 되는가?’라는 질문이다. 예를 들어, 서양에는 많은 교향악단이 주식회사였고 또 지금도 주식회사이다.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교향악단의 노동자가 연주자들이라면, 경영자는 지휘자이다. 그러므로 지휘자를 교향악단의 단원들이 선출한다는 것은 주식회사 경영자를 종업원들이 선출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다른 모든 주식회사도 교향악단처럼 운영되면 안 될 까닭이 있을까? 이 질문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먼저 경제·경영학자들이나 법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들이 주식회사에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설명하는 것을 들어보면, 마치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같은 말을 반복한다. 즉, 현대의 거대 기업은 주식분산이 잘 이루어지고 주주의 수가 엄청나게 많아지고 항상 변동하기 때문에 주주들이 경영에 참여할 수 없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설명은 맞는 것일까? 실상은 이렇다. 주식회사에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주식이 너무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주식의 소유와 기업의 경영권 사이에 아무런 필연적 관계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은 사람도 주식회사의 경영을 맡을 수 있고, 반대로 모든 주식을 소유한 사람도 경영을 남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이다.
더 어처구니없는 사실로는 이런 것이 있다. 주식회사에는 사외이사를 두게 되어 있다. 하지만 왜 주주들은 회사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고 주주가 아닐 수도 있는 사람을 그것도 절반 이상이나 이사진에 임명해야 할까? 학자들은 그 까닭을 기업경영의 독립성을 위해서라 한다. 얼마나 터무니없는 설명인가? 이것은 마치 국정의 독립성을 기하기 위해 국회의원의 과반수를 외국인으로 뽑는 것과 똑같다. 국가의 경영을 위해 국민의 대표를 뽑는 데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어떻게 주식회사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가?

지은이는 말한다. “더 이상 속지 마라,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가 아니다.”라고. 이 대답에서부터 이 책의 궁극적인 답변이라 할 수 있는 ‘노동자 경영권’의 필연성을 주장하는 데 이르기까지 지은이는 자본주의의 변천이 오늘날의 기업국가에까지 이른 역사적 과정(1장), ‘자유와 소유 그리고 권력’의 개념에 대한 철학적 성찰(2장), 주식회사의 소유권과 경영권에 대한 법철학적 규명과 다른 나라의 사례분석(3장과 4장), 나아가 노동자 경영권의 근거(5장과 6장)를 밝히는 과정을 샅샅이 수행해 간다.
이 과정에서 주식회사의 소유와 경영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지금까지의 거짓말들과 신화는 여지없이 벗겨진다. 소유와 경영의 일치는 실은 신화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아직도 경제학자들은 대기업 ‘오너’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분은 이건희 개인은 1.86퍼센트, 순환출자한 기업 지분을 다 합쳐도 15.9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건희는 삼성전자에 어떤 경영상의 지위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그는 ‘오너’로 불린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국내의 상장대기업들의 현황을 보아도 기관투자가들이 절대지분을 형성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국내 최대의 기관투자가인 연금기금은 종업원들의 ‘유예된 임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진보적이라는 일부의 경제학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기업의 소유주가 없어지면 혼란이 야?되는 것처럼 이야기 한다. 그래서 출자총액제한 등 ‘기업구조개선’은 주장하지만 기업을 유례없는 독재체제로, 전근대적 제왕체제로 만들어온 재벌의 경영권을 문제 삼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그러한 주장을 할라치면 반대한다. 인류의 역사가 정치적으로 공화주의로 발전해온 것이었다면, 그렇다면 정말로 왕이라는 절대 소유자가 사라진 국가가 과연 혼란스러워졌을까? 우리는 이렇게 경제학자들에게 속아왔다.
그들은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세계가 휘청거릴 때에도 가장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발전하는 나라는? 독일이다. 그런데 독일에는 노동자가 경영진의 1/3에 반드시 참석한다. 노동자평의회는 노동자들만으로 구성되는데, 5인 이상의 사업장에서 설치된다. 사업주는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씩 작업장평의회와 만나 작업장 내의 현안문제들을 논의하여야 한다. 해고를 하려면 노동자 평의회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독일은 전후부터 이런 체제로 유지해왔다. 국내의 사례는 없을까? 1960년 경동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키친아트는 2000년 4월 법정관리 퇴출명령을 받았다. 남은 노동자들은 체불임금, 퇴직금, 위로금 등 76억 원을 모아 ‘키친아트’ 브랜드를 인수, 키친아트㈜를 세웠다. 노동자 기업으로 탈바꿈한 뒤 연매출 700억 원대의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한 키친아트는 해마다 주식 배당금 10퍼센트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면 기업이 망한다고? 경제학 또는 경영학적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라도 이 책을 두세 번 곱씹어 읽어보면 그러한 거짓말을 더듬거리지 않고도 통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경제학의 헛소리를 걷어내는, 노동하는 인간의 존엄을 위한 경제학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는 물음 하나. 그렇다면 왜 경제학자도 아닌 철학자가 이러한 길고 고된 작업에 나섰을까? 그것은 세계 전체 또는 존재 전체를 생각하는 보편 학문으로서의 철학이 경제·경영학의 부분적 관심을 넘어 현대 자본주의의 지배적 원리가 되어있는 주식회사를 삶의 전체 지평으로부터 성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에 기업(주식회사)은 단순히 고용계약에 의해 노동자가 자기의 능력과 시간의 일부를 투여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 단순한 거래의 상대가 아니라 노동자의 삶 또는 사회적 존재가 그 속에서 일어나는 존재의 지평이 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기숙사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회사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하루 종일 노동하고 다시 기숙사에서 잠드는 노동자에게 기업은 더도 덜도 아니고 세계이다. 이것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고 기업이 우리의 삶을 보다 본질적으로 지배하게 되면서 일어난 하나의 필연적 결과이다. 그것은 단지 공간적인 의미에서 노동자가 공장 내의 기숙사에 거주하기 때문에 생긴 일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가 어디에 거주하든, 그의 삶은 점점 더 철저히 기업의 생산 과정에 의해 규정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삶의 근본적 조건으로서의 기업이 오늘 한국에서처럼 재벌에 의해 생사여탈권이 주어진 억압적 공간이라면?

“공장의 폴리스polis화. 폴리스로서의 공장. 즉, 하나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단위로서의 공장. 이때만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왜 사장은 선거를 통해 뽑으면 안 되는가? 공장은 하나의 폴리스여야만 한다. 그 속에서 삶의 모든 본질적인 욕구가 실현될 수 있는 폴리스가 아니면 안 된다.”―[철학의 연습을 위한 짧은 메모들](1987. 11. 23.)

방금 인용한 글은 이 책은 지은이가 독일로 건너가 유학하기 시작한 이듬해부터 쓰기 시작한 지은이의 철학노트에서 편집자가 발견한 글귀이다. 1987년 6월 항쟁과 그 뒤 이어졌던 7·8월의 노동자 대투쟁의 소식을 들으면서 지은이가 ‘공장의 폴리스화’를 상상하였다는 사실은 참으로 경이로운 발견이었다. 슬프게도 그 이후의 ‘문민정부’ 그리고 또 이은 ‘민주정부 10년’ 동안 절차적 민주주의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기업지배국가의 완성으로 이어지는 슬픈 역설이 탄생했지만.

이 책은 시류에 편승한 즉흥적인 착상이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체제에 내재한 근원적인 모순을 응시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길을 20년 넘게 모색해온 한 철학자의 집중된 성찰의 소산이다. 저자가 독일에 유학하던 1987년 당시 ‘왜 사장은 선거를 통해 노동자가 뽑으면 안 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20여년 넘게 이어져온 집중된 성찰의 소산이다. 책의 결론은 한두 마디로 정리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그 위험을 무릅쓰고 말한다면 다음과 같은 지은이의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을 참된 의미의 생산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노동자들에게 경영권을 돌려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 많은 일을 할 필요는 없다. 누구에게 부당하게 피해를 줄 필요도 없다. 필요한 것은 하나의 법률조항, 바로 이것이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종업원 총회에서 선임한다!놡 앞서 독일의 한 오케스트라의 예를 들었지만, 만일 주식회사가 이 오케스트라처럼 된다면 이 세계에 넘쳐흐르는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아름다운 음악소리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철학자의 오랜 꿈과 사유의 분투로 태어난 이 책은 날이면 날마다 생사의 벼랑 끝으로 밀려나고 있는 이 땅의 노동자들에게 건네지는 소중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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