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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탐식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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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탐식가들

김정호 | 따비 | 2012년 02월 06일 리뷰 총점8.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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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2년 0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10g | 142*216*30mm
ISBN13 9788996417569
ISBN10 8996417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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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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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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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충남 청양의 작은 광산촌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살았다. 2학년 때 서울로 전학 왔는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수학여행을 놓친 일이다. 새 학교는 이미 1학년 때 다녀왔던 것. 그래서 학창시절의 가운데 토막이라 할 수학여행이 내 사진첩에는 공백으로 남아 있다. 대학에서는 종교철학을 공부했다. 취직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 학문이었지만, 덕분에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고, 작가로서 글을... 충남 청양의 작은 광산촌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살았다. 2학년 때 서울로 전학 왔는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수학여행을 놓친 일이다. 새 학교는 이미 1학년 때 다녀왔던 것. 그래서 학창시절의 가운데 토막이라 할 수학여행이 내 사진첩에는 공백으로 남아 있다. 대학에서는 종교철학을 공부했다. 취직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 학문이었지만, 덕분에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고, 작가로서 글을 쓰는 데는 자양분이 되었다.

첫 책은 『신세대 : 네 멋대로 해라』(1993)였다. 문화창작집단 ‘미메시스’에서 동인들과 함께 썼다. 그 뒤로 출판 기획, 논술 교재 집필을 하면서 창작에 매달려 가까스로 동화 『양수리의 봄』을 출간하였다. 『현철이의 꽝복권』, 『도깨비네 상상 보따리 1~10』, 『꼬마 농부 부섭이』, 『고집쟁이 미생』 외에 몇몇 동화를 썼고, 역사 교양서로 『조선의 왕세자 교육』, 『조선의 왕세자는 어린 시절 어떻게 살았을까?』. 『초등 저학년을 위한 처음 한국사 1, 2』(2011) 따위를 썼다. 음식은 먹는 것도 좋아하고,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요즘에는 관심을 술까지 넓혀서, 막걸리를 집에서 담가 마시려고 이화곡(쌀누룩) 띄우기에 매달리고 있는데, 그간의 탐식의 대가로 내 몸의 나이테는 점점 두꺼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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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조선은 성리학의 이데올로기가 밥상까지 지배한 시대였다. 사대부 중심의 계급질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왕은 12첩 반상, 공경대부는 9첩 반상, 양반은 7첩 반상, 중인 이하는 5첩?3첩 반상을 차려 먹도록 강제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비집고 맛을 탐한 이들도 분명히 있었다. 《조선의 탐식가들》은 이덕무의 ‘소박한 밥상론’을 소개하며 시작하지만, 그 소박한 밥상론을 배신하고 온갖 핑계로 맛을 탐한 조선의 탐식가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탐식가도 가지가지, 이유도 가지가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탐식가는 여럿이지만, 탐식의 이유는 모두 다르다. 먼저 권력과 부의 맛을 밥상에서 느끼려 한 권세가들이 있다. 반정의 주역이자 중종의 사돈으로 권세를 누린 김안로는 개고기 탐식가로, 맛있는 개고기 요리를 바친 자들을 조정 요직에 등용해 구설에 올랐다. 또 다른 반정의 주역 박원종과 누이 문정왕후를 등에 업고 전횡을 휘두른 윤원형은 중국 진나라 무제 때의 재상 하증을 흉내 낸 식전방장(사방 열자 가량의 상에 차린 진수성찬)을 차려 먹었고, 때로는 왕의 요리사인 선부와 숙수를 불러 잔치를 벌이기까지 했다. 조선 후기에도 인조 반정으로 공신에 오른 김자점, 양모 화완옹주와 함께 정조의 정적이었던 정후겸은 ‘갓 부화한 병아리’를 즐긴 탐식가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의 탐식은 권력을 잃고 나서는 정적으로부터 패륜으로 공격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후대에 탐식가로 인정받으려면 진귀하고 맛난 음식을 찾아 먹는 일 외에도 그것을 기록하여 남기는 일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인물로 우심적, 두부, 순채 등에 대해 수많은 시를 써서 남긴 조선 초기의 문신 서거정과 조선 최초의 음식 비평서인 《도문대작》을 남긴 허균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처지는 극과 극이었다. 시성으로 불릴 정도로 문명을 떨치며 조정의 요직을 두루 역임했으며, 곳곳에 집과 별장까지 지을 정도로 부까지 누린 서거정은 부족한 것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부와 명예는 세조가 계유정난을 일으킬 때 눈을 감은 대가였고, 아무리 요직을 두루 역임해도 정승이 되지 못한 콤플렉스는 채울 수가 없었다. 이런 그가, 군자의 음식이라는 우심적이나 오미(다섯 가지 미덕)를 갖춘 음식이라는 두부, 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 진나라 사람 장한을 기리는 순채 등을 시로 찬양했다는 것이 역설적이다.

한편 허균이 《도문대작》을 쓴 이유는 향유할 수 없는 산해진미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조카와 조카사위를 과거에서 부정합격시켜려다 탄핵을 당하고 귀양살이를 하게 된 허균이, 예전에 먹었던 산해진미의 맛을 하나하나 반추하며 쓴 것이 바로 《도문대작》이었다. 스스로를 “평생 먹을 것만 탐한 사람”이라 일컬은 허균은, 아버지의 정을 받지 못한데다 형과 누이를 일찍 여의고, 전쟁(임진왜란) 통에 처자까지 세상을 떠난 헛헛한 마음을 음식으로 달래려 했고, 벼슬은 그저 생활고를 해결할 방편일 뿐이었다. 그는 이조 판서를 상대로 수차례 관직 로비를 벌였는데, 그 내용은 진미가 풍부하게 나는 남원이나 가림(공주)의 수령으로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귀양을 가면서도 새우와 게가 좋은 함열로 보내 달라고 로비를 벌였는데, 정작 그곳에는 먹을 만한 것이 없어 《도문대작》이 탄생한 것이다.

탐식의 반대편

책 속에는 탐식가의 정반대편에 선 사람들도 소개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다산 정약용이다. 다산은 천주교도로 몰려 길고 긴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에 직접 채소를 가꾸고 밥을 상추로 싸 크기를 부풀려 먹으며 포만감을 느끼려 했다. 중농학파로 선비도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 다산이니, 평소에도 소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그런 다산이지만, 귀양살이의 궁핍에서 몸을 보한 비결이 있었으니 바로 개고기와 차이다. 다산이 개고기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했음은 흑산도로 유배 간 형 약전에게 보낸 편지로 알 수 있다. 다산은 형에게 덫을 놓아 산개 잡는 법에서 개를 요리하는 법까지 자세히 알려 주며 보신을 당부하는데, 이 개 요리법은 박제가가 가르쳐 준 것이라 한다. 호를 다산으로 할 만큼 차를 즐긴 정약용이지만, 그에게 차는 기호품이 아니라 약이었다. 하복부가 뻣뻣하게 굳는 듯 통증이 심한 현벽증을 다스리기 위해 직접 차나무를 키우고 떡차 만드는 법을 개발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근검을 실천한 다산이지만, 먼길 찾아와 준 친구에게 우심적이 아니라 부추밖에 대접하지 못하는 처지를 비관하며 “알겠노라 소염통 구워 먹는 게 / 부추밭 가꿈보다 낫다는 것을.”이라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다산에게 영향을 미친 이는 실학자 이익으로, 그는 조선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음식 사치와 주책없이 많이 먹는 것에서 찾았다. 이익은 선비의 조악한 밥상을 상징하는 명아줏국을 예찬했고, 콩에 대한 사랑을 끊임없이 표현했다. 콩은 쌀에 비해 저렴하기에 백성을 살리는 곡물로 본 것이다. 이런 이익이 관심을 둔 것은 두부가 아니라 비지였다. 콩의 진액만 응고시킨 두부는 너무 사치스러운 음식이었고, 두부를 만들고 난 찌꺼기가 백성을 살리는 데 훨씬 나은 음식인 까닭이다.

미식과 탐식 행위를 소인배나 호사가의 추악한 취미라고 무시한 성리학적 음식철학을 가장 적극적으로 구현한 인물은 양반 사대부가 아니라 중인 지식인 이덕무였다. 그는 “부귀한 집 자제로서 거친 밥을 달게 먹는 사람은 복 받을 사람이요, 시정 사람으로 기장?보리?피?콩으로 지은 밥을 먹기 싫어하는 사람은 길한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선비의 식사는 인격 도야에 필요한 힘을 얻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조선의 미식 트랜드

조선의 탐식가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조선의 미식 트랜드 또한 엿볼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육식 열풍이다. 불교 국가 고려에서 육식을 억눌려 왔던 지배층은 특히 소고기에 대한 유별난 애정을 드러냈다. 소고기 탐식에 알리바이를 제공한 것이 성리학의 본고장 중국의 고사였는데, 왕희지와 얽힌 우심적(소염통구이)이나 송 태조와 보의 우정을 상징하는 설야멱이 조선 사대부가 주로 즐긴 소고기 요리였다. 그러나 농업 국가 조선에서 소는 사람 대신 밭을 갈았던 귀중한 노동력이었으므로, 조선 정부는 소고기 금령을 내려 소고기 탐식 열풍을 잠재우려 했지만 소 밀도살만 성행했고, 소 전염병까지 퍼지자 소고기 밀매를 위한 살인사건까지 일어나는 지경이 되었다.

조선 사대부의 미식 트랜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담박한 식성’을 뽐낼 수 있는 두부와 순채이다. 왕실의 능묘를 보살피는 역할을 하던 절에서 왕실에 공상할 두부를 만들며 갈고 닦은 두부 제조 기술이 급기야 명 황제로부터 “조선 여인들의 두부 만드는 솜씨가 신묘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발달한 것이다. 여기에 두부가 부드러운 맛, 은은한 향, 아름다운 색과 광택, 반듯한 모양, 먹기 간편한 오미를 갖춘 음식이라는 이유로, 조선 사대부는 두부를 즐겨 먹었다. 문제는 사대부들이 당시 유행하던 연포탕(두부를 꼬챙이에 꿰어 지지고 닭고기를 섞어 끓인 국)을 먹으러 절로 달려가 승려들에게 두부 내놓으라, 탕을 끓이라, 횡포를 부린 데 있다. 승려들로서는 양반들의 행패도 참기 힘들었겠지만, 오감을 자극하는 연포탕 냄새에 식욕을 누르기가 더 곤혹스러웠으리라.

순채는 진나라 사람 장한이 고향의 순챗국과 농어회를 먹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 고사와 관련해 사대부들의 시에 즐겨 등장한 식재료이다. 그야말로 안빈낙도와 귀거래의 아이콘이었던 것이다. 순채는 꽤 비싼 식재료이기도 해서 능금 한 상자가 2냥 8전일 때 순채 한 항아리는 4냥이나 나갔다. 순채를 좋아했던 폭군 연산군 때문에 당시 조선의 물가가 들섞인 사건이 있었다. 순채는 쉬 삭아서 문드러지므로, 한양에서 먼 곳에서는 순채 공상을 중단하자고 승정원에서 건의를 했다. 그러자 연산군은 순채, 파, 마늘, 상추는 도성에서 가까운 경기도에서만 공상하도록 했는데, 여기서 제외된 지역에서는 다른 채소를 공상하되 뿌리에 흙을 덮어 시들지 않게 공상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조치에 각도 수령들은 반색했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아무리 용을 써도 시들지 않게 채소를 운반할 수 없었고, 결국 한양 인근에 이르러서는 공상 업무를 담당한 향리들이 시든 채소를 버리고 근처 시장에서 싱싱한 채소를 사서 바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지막 미식 트랜드는 외국 음식 유행이다. 마치 오늘날 사람들의 교류로 인해 외국의 여러 음식이 유행하듯이, 당시에도 중국으로부터 열구자탕(신선로)이, 일본으로부터 승기악탕(스기야키)이 들어와 조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열구자탕은 중국을 다녀온 사신과 역관에 의해 궁중에 알려져 궁중 음식이 되었고, 궁중에서 그 맛을 본 사대부 관료들에 의해 다시 반가로 퍼졌다. 한편, 왜관에 거주한 일본인에 의해 조선인 사이에서 유행한 스기야키는 결국 기생과 음악보다 더한 즐거움을 주는 음식이라는 뜻의 승기악탕이라는 이름까지 차지하고 말았다.

맛집 블로거의 원조는 조선 시대의 문집

2000년대 들어서 미식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맛집 열풍이 한국을 휩쓸었다. 대중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파워 블러거 중에도 맛집이나 요리를 다루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 조선 시대에는 이런 파워 블러거들이 있었다. 다만 그들의 기록은 인터넷이 아닌 선비들이 기록한 여러 문헌, 혹은 야담집, 때로는 《조선왕조실록》에 남아 있다.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조선의 탐식가들》의 저자 김정호는 이런 기록을 바탕으로 소박하고 담박해야 할 성리학의 밥상을 뒤엎은 조선 시대의 탐식과 미식을 파고들었다. 추천사를 쓴 안대회 교수(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의 말대로 《조선의 탐식가들》은 “숨겨져 있고 흩어지고 조각난 자료의 퍼즐을 짜 맞추어 조선 시대 음식문화의 주요한 장면을 복원하여 우리 앞에 질서 있고 성대하게 차려 놓”은 흥미진진한 맛의 식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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