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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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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김재영 | 자음과모음 | 2018년 06월 11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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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06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02g | 145*205*30mm
ISBN13 9788954438803
ISBN10 8954438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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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67년 경기도 여주 출생.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전태일문학상에 입상했고, 2000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코끼리』 『폭식』 등이 있다. 소설 「코끼리」는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영문 번역되어 해외에 알려졌으며,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창비, 비상, 천재교육)에도 수록되었다. 대산창작지원금, 문예진흥기금에 선정되었으며... 1967년 경기도 여주 출생.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전태일문학상에 입상했고, 2000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코끼리』 『폭식』 등이 있다. 소설 「코끼리」는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영문 번역되어 해외에 알려졌으며,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창비, 비상, 천재교육)에도 수록되었다. 대산창작지원금, 문예진흥기금에 선정되었으며, 중앙대, 경기대, 숭의여대, 충북대, 한성대 등에서 문학을 강의했다. 현재 문화예술연구소 ‘바라’의 대표이며 제주 외국인평화공동체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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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더 러브렛」중에서

출판사 리뷰

“세상 모든 것이 반짝여야 할 필요는 없잖아?”
소멸하는 별처럼 빛을 잃어가는 우리 존재를
위로하는 가장 낭만적인 문학적 상상력!


『코끼리』와 『폭식』에서 ‘신화적?원형적 상징’을 통해 파괴된 현실 세계에서 마땅히 지켜져야 할 소중한 가치를 이야기해온 작가의 작품 세계는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에서도 계승, 발전되고 있다. 특히 이번 소설집에서는 천문학적 현상을 통한 우주적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표제작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에서 주인공 ‘미래’는 이웃에 살고 있는 친구 ‘우주’로부터 우주의 9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 세상도 재벌이나 권력자, 유명인이 아니라 암흑물질처럼 평범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던 중 재개발로 인한 철거에 반대하던 마을 사람들이 의문의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미래는 함께 사과파이를 먹으며 우주가 말한 “찻숟가락 하나분의 무게가 보통 산 하나의 무게와 맞먹는다”는 중성자별에 대해 떠올린다.

미래는 두 눈을 꼭 감았다. 중성자 덩어리가, 작년 겨울에 알고 지냈던 이웃들의 타버린 심장에서 생겨난 덩어리가 허공에 떠 있다. 작지만 무거운 그 덩어리를 찻숟가락 위에 올려놓는다. 덩어리는 금세 찻숟가락을 뚫고 밑으로 빠져버린다. 땅 밑으로, 땅 밑으로 서서히 미끄러져 간다. 그들 존재도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잊혀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순간에 중성자 덩어리는 지구 반대편의 도시 위로 튀어 오른다.
_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37쪽.

「무지갯빛 소리」의 주인공 ‘수연’ 역시 대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다 의문의 실족사를 당한 연인을 잊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공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면 정성을 쏟았던 온갖 일들이 하찮게 여겨질 수 있다’는 철학자 하위헌스의 말을 떠올린다. 이처럼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에서 우주적 상상력은 소중하게 다뤄져야 할 가치들에 대한 반성적 성찰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 ‘오늘의 힘듦’을 견디게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더 이상 이 도시에선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지구 반대편으로 사과파이 보내는 법!


“최근 몇 년간 자꾸 다음 세대들의 안타까운 삶의 조건이 눈에 들어왔다”는 작가의 고백처럼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에 나오는 등장인물 대부분은 등 떠밀리듯이 억지로 밀려났거나, 줄곧 자신의 것을 강제로 빼앗겨왔음에도 단 한 번도 진정으로 사과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유감’의 뜻을 밝히는 것으로 화재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한 모든 책임을 끝내려고 하거나(「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경쟁자의 음모로 정규직이 될 기회를 놓치고 사랑하는 여자마저 잃은 채 하루하루를 낭비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거나(「그 섬에 들다」), 점점 줄어들어 나중에는 모기만큼 ‘작아지는 사람’이 나오는 영화를 본 후로 자신도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기도 한다(「모기」).

매일 밤 나는 예전에 배꼽이 있던 자리에 강력한 충전기를 꽂는다. (……)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사장실로 달려간다. 길고 단단하게 진화한 나의 세번째 발톱이 딱딱한 오피스 바닥을 탕탕 치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이번 주 실적을 자신 있게 보고하기 시작한다. 사장이 읽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는다. 책상 위에 놓인 신문의 기사 한 줄이 눈에 들어온다.
‘간접고용된 스포츠 마사지사 과로 끝에 사망.’
(……) 길고 단단해진 세번째 발굽이 이상하게도, 갑자기, 견디기 힘들 만큼 몹시 가렵다.
_더 러브렛, 283~284쪽.

경마장에서 일하는 ‘나’와 스포츠 마사지사인 ‘준’은 가운뎃발가락의 발톱이 속도전을 치르기에 적합한 말의 발굽처럼 진화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릴 만큼 최선을 다해 살아가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비정규직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결말뿐이다.(「더 러브렛」)

이렇듯 작가는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우리 주위의 수많은 불행에 주목한다. 그리고 “사과파이 한 조각을 찻숟가락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흔들어”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에너지를 지구 반대편으로 쏘아 보내는”(「사과 파이 나누는 시간」) 것처럼 진정으로 사과받지 못한 이웃들의 상처를 위로한다. 오븐에서 막 구워낸 사과파이처럼 따뜻하고, 향기로우며, 가장 달콤한 방식으로.

작가의 말

최근 몇 년간 자꾸 다음 세대들의 안타까운 삶의 조건이 눈에 들어왔다. 청년실업, 비정규직, 삼포세대, 그리고 험한 죽음을 야기하는 이상한 국가의 잔인한 폭력……. 마땅히 사과받아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이번 소설집을 엮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생이 드러내는 아름다움의 지푸라기 하나라도 건져 올리기를 바라며 글을 썼다. 주변의 모든 존재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추천평

곧 일어날 참사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우주의 중성자별에 대해, 사방에 널려 있는 중성자에 대해, 우리가 별의 자녀라는 낭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허황되고 무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상상이야말로 현실에 질식하거나 매몰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유력한 출구가 아니겠는가? 이때 다른 세계에 대한 상상은 현실을 외면하고 현실의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실의 곤경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의 자유를 시험하기 위한 것인바, 김재영 소설의 상상 역시 이러한 정신적 자유의 소산일 것이다.

이수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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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김재영 소설]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찻**기 | 2018-06-29

[김재영 소설]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자음과모음출판사에서 2018611일 발행한 이 소설집은,

김재영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김재영 작가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탐구했던 코끼리로 이름을 널리 알린 작가이다.

 

그런데 이번 소설집은 결(소재)이 다른 방향에서, 현실의 논리 앞에서 파괴되어 가는 것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첫인상은 표지가 주는 섬뜩함이다.

분홍색, 빨간색, 초록색.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금 촌스러운 삼색의 페인트 물감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차갑고 섬뜩하다. 사과파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는다.

그것이 이 소설집에서 상징적으로 들려주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한다면 성공했다 할 수 있겠다. 섬뜩함, 파괴, 잔인함 등을 얘기하고자 했다면.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읽혔는지 참으로 궁금한 대목이다.

 

 

제목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달달한 시간? 아니면 언어 유희와 같은 중의적인 해석? 정말 감이 잡히지 않았다. 책을 펼쳐 들고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아마도, 이 리뷰를 작성하는 동안에는 어느 정도는 정도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이 책에 실린 8편의 이야기를 모두 다 잘 읽어내는(읽어낼) 독자는 다 읽고 난 후 머리가 꽤 지끈거릴 것 같다. 또한 이런 현실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가의 힘을 믿는 독자라면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한편 출판사 자음과모음에서 2월에 발행했던, 모서리의 탄생에서 보이는 현실과 상처, 소멸 등을 이 작품집에서도 느낄 수가 있겠다. 모서리의 탄생이 좀더 깊게 잔인하게 상처를 파헤치고, 상처를 만들어낼 수 밖에 없는 환경, 태생부터 불우한 상처투성이인 인간, 끝내 치유될 수 없는 상처, 그 밑바닥까지 보여준다면.

여기 소설집에서는 마치 우리 곁에서 멀쩡한 얼굴로 살아가는 사람의 보통의 상처를 들여다 보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마치 내 얘기가 아닌가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말이다.

 

돌이켜보면, 옛집에서 지낸 그 겨울은 최근 몇 년 중에 가장 평온했다. () 무엇보다 더 이상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고독한 평화가 있어서 좋았다. 이제껏 그녀가 경험한 대로라면, 인간이란 서로 다른 복잡한 내면을 가진 존재들이어서 일부러 맞추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오히려 더 다투게 되거나 사소한 오해 끝에 깊은 상처를 주고받기 쉬었다. (24.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고독한 평화. 그것을 누리기 위해서 외로움을 견디는 노력이다.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 맞추려고 애쓰지 않는 노력.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부정할 수 없는 어느 한 장면, 그 단면을 직시하는 것 같다.

 

 

 

무리한 진압을 지시한 고위급 경찰은 나중에 공사의 사장이 되었고, 총리는 유감의 뜻을 밝히는 것으로 모든 책임을 끝냈다. 미래는 유감이란 말이 사과가 아니란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것이 사과였다면,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을 차디찬 감옥으로 끌고 가진 않았을 거다. () 사과하지 않는 한, 어떤 잘못을 하든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걸 시민들은 알게 되었다. 높은 곳에서 시작된 사과 없는 문화는 점점 아래로, 아래로 흘러내렸다. 더 이상 이 도시에선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사과음료도, 사과파이도 잘 팔리지 않는다. 어이없는 참사가 반복될 뿐이다. (39,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

 

사과파이 나누는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진정한 사과를 하는 시간이다.

사과는 적어도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이다. 그것이 부재된 현실에 대한 얘기, 빈번한 참사와 무한 반복되는 무책임의 사회를 질책하는 작가의 목소리. 그래. 그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소설 미로에서는 좀더 구체적인 한 생애가 펼쳐진다.

이건 내가 가장 수월하게 읽은 작품이다. 다른 독자들도 이 작품은 나처럼 아주 수월하게 읽을 것이라 믿는다. 특히 가 카지노에서 아끼던 강보 주머니를 잃어버리고 건강까지 해친 상황에서 침대에 누워 무력하게 죽음을 기다리다가 청소하는 할머니 인디언 할머니를 만나고 위로를 받는 장면은 마치 몽환적인 신화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이런 어둠 속에서는 어떤 꽃이든 일찍 시들고 말아. 모하비 사막으로 가봐, 아가씨. () 소금기를 간직한 그 나무를 끓여 마시면 바다의 힘이 아가씨를 되살릴 거야. (70. 미로)

 

작가는 제주도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 몇 년 전에 들어갔다가 결국은 정착하게 되었고. 제주에서의 삶과 문화, 역사적인 소재를 글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욕망을 밝혔다. 그런 경험이 미로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굿얘기가 나오는 그 섬에 들다에서도 신화적인 요소가 생생하게 재현되고 있다.

 

그때, 그의 사과처럼 생긴 빨간 심장이 또다시 꿈틀거렸다. () 애벌레들은 어느 새 나비가 되어 있었다. 가슴을 뚫고 나온 나비들이 넓은 하늘을 향해 일제히 날아올랐다. (251. 그 섬에 들다)

 

가을 냄새가 나는 어느 날. 돌고래 두 마리. 푸른 수평선을 힘차고 우아하게 자맥질 하는 것을 보면서. 그의 심장에서는 나비가 날아오른다. 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상상인가.

 

*

전반적으로 작가의 의도(작품의 주제)는 간단하지가 않다. 쉬운 듯 쉽지 않다. 이야기가 간결하게 정리가 될 듯 될 듯 되질 않는다. (아마도 쫓기듯 읽어서 그랬을 것이다.)

 

일상의 미로에서 벗어나려다 사막의 미로에 갇힌 셈이다” (75. 미로)

 

뜨끔했다. 그녀 말이 사실이었다. 달이 태양의 반대편으로 숨어 들어가 지구 그림자 속에서 사라지듯이 언제나 나란 존재를 숨기기에 바빴다.” (133. 특별한 만찬)

 

엄마 때랑은 시대가 달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일을 해야 직장에서 겨우 살아남아.” (262. 더 러브렛)

 

 

참으로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는 청춘, 비정규직, 국가의 잔인한 폭력, 사과 받지 못한 상처받은 영혼들, 그들에 대한 작가의 위로의 노래. 그 노래를 찬찬히 다시 곱씹으면서 들어봐야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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