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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1년 05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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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586g | 180*240*20mm |
ISBN13 | 9788928100897 |
ISBN10 | 89281008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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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린 왕자를 읽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어린 왕자를 읽게 되었다.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이 글을 읽기 전에는 그냥 작가와 상상에 의한 평범한 동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나의 생각은 달라지게 되었다.
이 책이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별나라에서 온 어린 왕자의 말과 행동을 빌려 어른들의 삐뚤어진 삶의 태도를 반성하게 만들어주는, 나이와 상관 없이 모두가 볼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비행기 사고로 사막에 불시착을 하게 된 비행기 조종사가 그곳에서 어린 왕자를 만나 그곳에서 장미를 돌보아주는 내용이다.
이야기 주인공의 진정한 용기와 우정, 그리고 어린 왕자의 때묻지 않는 모습에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나의 이런 부끄러움을 느끼게 해준 대사가 있다.
"누가 수백 만개 수천 만개 별 중에 하나밖에 없는 꽃을 사랑하고 있으면 별들만 쳐다봐도 행복스러운 거야. 속으로 '저기 어디고 내 꽃이 있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거든 그렇지만 양이 그 꽃을 먹어봐 이건 그에게는 별들이 모두 갑자기 빛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야"
이 대사는 내가 감명 받은 대사이기도 하다. 어린 왕자가 한 이말에서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비록 보잘것 없는 장미 한 송이에 불과 할지라도 그 꽃을 자신이 손수 가꾸고 보살폈다면 그것은 화원에 풍성하게 피어있는 장미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태껏 내가 정성과 사랑이라는 중요한 것을 잊고 크고 좋은것만 쫓아다니는 것은 아닌가하고 내 자신을 되돌아 보았다.
읽는 동안에도 생각이 끊이지 않았고 의문의 물음표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때까지의 책 중에서 내 머리속이 한동안 복잡해졌던 것은 처음이였다.
과연 내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분명 '나는 이제 죽는구나, 어떡하면 좋지?'라며 지나온 시간들이 머릿속에 휙 지나가며 온갖 슬픈 생각들이 가득 넘치면서 펑펑 울었을 것 같다. 아저씨의 마음이 얼마나 당황스럽고 힘들었을지 짐작이 간다. 아무리 어른이라도 나랑 비슷한 마음이었을 거다.
사람이 있을 거라곤 상상조차 못할 그런 사막 한가운데서 사내아이를, 그것도 다짜고짜 양 한 마리를 그려달라는 아이를 만난다면?
순간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면서 의아한 생각이 들다가도 어이없는 요구에 아마 화가 났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아이 얼굴에는 이상하게도 천진난만한 웃음과 순수함 가득했고, 이내 내 눈앞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양 한 마리를 나도 모르게 그려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이 '이건 염소잖아!', '이건 너무 늙었어!', ‘오래 살 수 있는 양을 그려 줘!’였다면?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정성을 다해 그려주었다. 나도 왜 그려주었는지는 모르겠다. 사내아이가 좋아하며 이게 바로 자기가 원하는 양이라고 했을 때는 왜 그렇게 나기뻤던지 뭔가 통하는 느낌이 확 들었다. 왜냐하면 그림을 모자처럼 그렸는데 사내아이는 그런 그림을 잘 이해해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그림은 내가 어릴 때부터 나만 알고 아무도 모르는 비밀 같은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어린왕자와 아저씨의 첫 만남은 나와 어린왕자의 첫 만남이기도 했다. 첫 페이지부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 지면서 책 속으로 쑥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아저씨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아저씨가 내가 된 것 같기도 하면서 뭐라 말은 못하겠는데 묘한 느낌이었다.
아저씨와 어린왕자가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듯 나도 어린왕자에게 나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린왕자가 해 준 자신의 별에 있는 자존심이 강한 장미 이야기를 들을 때는 어쩌면 나와 그렇게 성격이 비슷한지 놀랍기만 했다. 사실 나도 자존심이 강한 편이라 절대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기도 하다.
어린왕자가 장미의 오만한 성격을 고쳐주기 위해 떠났던 여행이야기들은 너무 재미있었다. 처음으로 도착한 별에서의 권위적이고 모든 이들에게 우러름을 받기를 원하는 왕의 이야기에서는 사람들과 지내면서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고, 두 번째 별에서의 칭찬하는 말 이외에 귀 기울이지 않는 자 이야기는 친구들의 말과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세 번째 별에서 다섯 번째 별까지의 이야기들은 솔직히 무슨 뜻인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여섯 번째 별에서의 지리학자가 이야기를 통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게으름을 피우기도 하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할 일은 제 때 제 때 하고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고 말이다.
긴 여행의 끝은 일곱 번째 별인 지구이다. 마지막 이야기도 내가 아직 어려서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일까? 이해되지 않는 느낌이다. 그래도 뭔가 알 것 같기도 하는 마음도 든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내가 책 속에 있는 것인지 책이 내 옆에 나와 있는 것인지 모를 신비한 느낌을 받으며 주인공이 된 듯 읽다가도 어느 부분에 이르러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렵게만 느껴지기도 한 말 그대로 묘한 매력을 가진 ‘어린왕자’이야기는 쉽게 책장에 넣어두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왠지 모르지만 나머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언젠가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다짐 아닌 다짐을 하게 만든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성실’이라는 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저 도덕시간에 배우고 잠시 잊고 살았던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말이다. 여기다가 자존심을 내세우지 말고 사랑스러운 친구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정말이지 어린왕자 이야기는 단순한 것 같기도 하면서 어렵고, 그러면서 또 묘한 느낌까지 주는 신비한 책인 것 같다. 좀 더 시간이 흘러서 생각하는 힘이 더 길러진 뒤에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때까지 아쉽지만 어린왕자와 잠시 이별해야겠다.
안녕? 어린왕자야!
내 이름은 채원이라고 해.
사실 처음 너를 만났을 때는 그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친구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너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점점 너의 이상한 매력에 빠지게 되었단다. 그리고 처음 가졌던 생각은 온데간데없이 글로는 표현 못하겠지만 왠지 모르게 흔히 말할 수 있는 친구보다는 그 이상의 어떤 느낌을 받았단다.
어린왕자야. 너 혹시 사막여행 기억나니? 아무리 힘들었어도 너는 이렇게 말했잖아.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라고 말이야. 그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나에게는 놀라웠어. 나라면 그 순간이 힘들어서 울고불고 난리 났을텐데 말이야. 가끔 난 학교에서 특히 체육 시간에 운동장을 몇 바퀴 돈다든지 아니면 힘든 수학 문제를 푸는 순간에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서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거든. 그런데 너의 그 말 한마디를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머리가 ‘띵’ 하면서 금세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더라.
또 하나 너를 통해 마음속 깊이 새겨둔 단어가 있단다. 그건 바로 ‘성실’이야. 잠이든 어린왕자 네가 한사람을 감동 시키는 것은 한 송이 꽃을 향한 그 성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장미 하나가 마치 등잔의 불꽃처럼 잠들어 있는 이 얼굴에서 환하게 빛나잖니.
너는 네가 스스로 자랑스러울 때가 있니?
내가 만약 너였더라면 많다고 바로 말했을 거야. 내가 정말 너에게 본받고 싶은 점이 하나 있단다. 뭐냐하면 친구를 바로바로 사귀는 능력이랄까? 사실 나는 친구들이랑 잘 사귀다가도 좀 지나면 다투기도 하고, 마음이 잘 안 맞는 경우가 많아. 하지만 너는 마음도 잘 맞는 친구도 잘 고르고 금세 친해지곤 하던데. 그건 아마 친구에 대한 배려심이 많은 아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 그래서 나도 너의 그 마음을 닮으려고 노력해 보고 싶어졌어.
왠지 내가 먼저 친구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할 것 같아. 뭐랄까? 친구에게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친구를 위해 할 일을 찾아보는 마음이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 아무튼 널 만나서 너무 기뻤어. 나에게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게 해주어서 너무 고맙기도 하고 말이야.
언제나 너의 그 마음 변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널 생각하면서 잘 지낼게. 우리 약속하나 하자. 가끔 네 생각나면 다시 만나자고 말이야. 꼭 약속해줘.
그럼 이번 편지는 여기서 줄일게. 앞으로 우리가 다시 만날 때 까지 잘 지내렴. 다음에 너랑 만날 때는 나의 멋진 친구들도 소개해 줄게. 알았지?
-너의 친구 채원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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