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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철학자의 생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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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철학자의 생각법

사유의 풍경으로 걸어 들어가다

로제 폴 드르와 저/백선희 | 책세상 | 2017년 11월 15일 리뷰 총점9.1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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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7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82g | 148*210*20mm
ISBN13 9791159311437
ISBN10 115931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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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1949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국제철학학교의 교수를 역임했으며,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1972년부터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몽드Le Monde>의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철학평론을 썼으며, 시사주간지 <르포엥Le Point> 및 경제일간지 <레제코Les Echos> 등에도 기고한다. 지은 책으로 《처음 시작하는 철학》, 《일상에서 철학하기》, 《그리스 로마 철학자들의 삶과 죽음... 1949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국제철학학교의 교수를 역임했으며,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1972년부터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몽드Le Monde>의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철학평론을 썼으며, 시사주간지 <르포엥Le Point> 및 경제일간지 <레제코Les Echos> 등에도 기고한다. 지은 책으로 《처음 시작하는 철학》, 《일상에서 철학하기》, 《그리스 로마 철학자들의 삶과 죽음의 명장면》, 《사물들과 철학하기》, 《철학자들과 붓다》 등 다수가 있다.
번역은 텍스트의 여백과 작가의 침묵까지 살려 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 전문 번역가. 덕성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제3대학에서 문학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로맹 가리, 밀란 쿤데라, 아멜리 노통브, 피에르 바야르, 리디 살베르, 로제 그르니에 등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중요 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모파상의 『멧도요새 이야기』, 로맹 가리의 『레이디 L』, 『... 번역은 텍스트의 여백과 작가의 침묵까지 살려 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 전문 번역가. 덕성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제3대학에서 문학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로맹 가리, 밀란 쿤데라, 아멜리 노통브, 피에르 바야르, 리디 살베르, 로제 그르니에 등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중요 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모파상의 『멧도요새 이야기』, 로맹 가리의 『레이디 L』, 『하늘의 뿌리』, 『흰 개』, 『밤은 고요하리라』, 『내 삶의 의미』, 『마법사들』, 밀란 쿤데라의 『웃음과 망각의 책』. 『자크와 그의 주인』, 피에르 바야르의 『셜록 홈즈가 틀렸다』, 『햄릿을 수사한다』, 아멜리 노통브의 『앙테크리스타』, 리디 살베르의 『울지 않기』, 나탈리 아줄레의 『티투스는 베레니스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리고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숨 가쁜 사랑』, 『하늘의 뿌리』,『단순한 기쁨』, 『프루스트의 독서』, 『랭보의 마지막 날』, 『올랭프 드 구주가 있었다』 『책의 맛』 『알베르 카뮈와 르네 샤르의 편지』, 『호메로스와 함께하는 여름』, 『어느 인생』,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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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넘어질 뻔해야
앞으로 나아간다

너무 익숙해서 대부분 잘 알아채지 못하지만, 걷기는 불가사의한 운동이다. 일견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매우 복잡한 과정이 숨어 있다. 걷기 위해서는 우선 두 발로 선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앞으로 던지듯 내밀어야 한다. 그러면 몸은 균형을 잃고 앞으로 추락한다. 추락하는 중 뒷다리를 끌어다가 내민 발 앞으로 옮겨야만 추락을 만회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렇게 다리를 움직이면서 상체와 팔로는 무게중심을 잡는다. 물론 섬세한 근육의 움직임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추락과 만회의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우리는 걷는다. 이 복잡한 과정을 정확한 타이밍에 수행하지 않으면 앞으로 넘어져 얼굴이 깨지는 대참사를 겪게 된다.
생각도 걷기와 비슷하다. 걷기는 물리적 활동이고 생각은 정신적 활동이지만 이 둘은 쌍둥이이며, 거울처럼 서로를 비춘다. 생각도 거의 넘어지다가 다시 일어서면서 존재한다. 다시 존재하기 위해 스스로를 파기할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다. 우리 사유들에 대한 비판과 합리적인 검토는 그것들을 비틀거리게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반박과 비판적 분석은 우리가 명백하고 확실하다고 믿었던 것을 필연적으로 불안정하게 흔든다. 그런데 사유는 자기방어를 하고, 안정을 회복하고, 조금 더 먼 곳에서 새로운 지지대를 찾는다. 그러고 나면 또다시 새로운 반박이 이어지는 식이다.
이처럼 걷기와 생각 속에 작동하는 불균형과 재균형, 또다시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운동을 통해 지금까지 인간은 철학을 진화시켜왔다.


두 발로 사유했던
거인들의 짧은 역사1 - 플라톤, 노자, 루소

철학은 걷기처럼 명백하다고 간주되던 사실들을 흔들면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나아가 모든 믿음과 명백한 사실, 신념들을 건드린다. 이렇게 충격을 가하는 일은 예로부터 철학자들의 몫이었다. 그리고 이 생각의 거인들은 걷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파고들었다.
서양철학의 시조로 평가받고 있는 플라톤의 철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는 ‘동굴의 비유’다. 플라톤은 《국가》를 쓸 무렵, 동굴에 꼼짝 못 하고 묶여 있는 포로를 상상한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영화관에 앉아 있는 관객이다. 어릴 적부터 영화관 밖에 나간 적이 없는, 그래서 스크린에 비친 영상이 모두 현실이라고 믿는 관객이다. 이 포로들처럼 우리는 우리가 지각하는 그대로가 진실이라고 확신한다. 모두가 자신의 감각을 확신한다. 문제 제기조차 하지 않는다. 이런 ‘무지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동굴 밖, 현실로 나와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걸어야 한다.
그런가 하면 고대 중국의 노자는 자신이 걷지 않고 세상을 걷게 만든다. 그는 정확히 바람처럼 행동한다. 그러므로 걷는 것은 그가 탄 당나귀이지 노자 자신이 아니다. 그럼에도 노자는 일정한 방식으로 걷는다. 가만히 내버려두기 때문이다. 그는 동물이나 바람, 우주가 하는 대로 내버려둔다. 이 절대적 수동성 속에서 그는 실재적이고 궁극적인 힘, 만물의 움직이는 내적 힘을 발견한다. 따라서 걷는 건 세상이지 그가 아니다. 그럼에도 자기 발로 걷는 것보다 더 잘 나아간다.
루소는 고유한 즐거움과 개별적인 미학을 지닌, 그 자체로 완결되는 활동으로 산책을 새롭게 부각시켰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까지 사람들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할 목적으로 걸었다. 지금처럼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못했으니 걸을 수밖에 없었다. 즐겁거나 고통스럽거나, 들떠서 걷든 아니면 마지못해 걷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도착이었다. 그러나 루소 이후로는 유용성보다 여정과 즐거움이 중요해졌다. 이후로 그에게 자극받은 낭만주의자들이 산책을 예술로, 하나의 존재 방식으로, 거의 삶의 이유로 만들었다. 단순히 어딘가로 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유와 즐거움을 발견하기 위한 걷기가 탄생한 것이다. 이로써 얼마나 많은 영감과 생각이 탄생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두 발로 사유했던
거인들의 짧은 역사2 - 칸트, 헤겔, 비트겐슈타인

칸트는 매일 정해진 일정에 따라 움직였다. 오전 4시 45분에 일어나 시계처럼 정확히 일과를 마치고 산책로를 걸었다. 권력과 행정의 중심지인 성을 지나 부르주아들이 살고 있는 구시가지를 거쳐 서민들의 고함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부둣가를 지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완전히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향했다. 그는 산책을 통해 온갖 부류의 사람들, 부르주아 계층 또는 서민들을 만나고 그들을 매일 점심식사에 초대했다. 주민들은 그의 산책하는 모습을 보며 시계를 맞출 정도였다. 어느 날, 기계가 고장 났다. 급히 신문을 사러 가느라 여정을 바꾼 것이다. 프랑스에서 혁명이 일어나 인간과 시민의 권리에 대한 보편적 선언이 선포되었다는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에게는 역사의 걸음이 개인적인 여정보다 앞서는 것이었다.
헤겔은 책상에 앉아 글을 쓰거나 수기노트를 펼쳐놓고 앉아서 수업을 하는 정적인 사람이었다.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칸트가 ‘숭고미’를 언급할 정도로 장엄한 풍광의 알프스를 대하고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 철학자다. 그러나 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생각과 역사, 사회의 걸음을 고민했다. 그가 보기에도 모든 것이 걷고 움직이며 변신하기 때문이다. 그의 ‘변증법’은 세상의 자율적 걷기다. 만물, 그중에서도 정신이 구현되는 인간의 역사가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현실의 내적 균열을 가리킨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으나 그 재산을 몽땅 형제들에게 줘버리고 ‘이 세계를 벗어나 걷는 것’을 선택한 사람도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은 평생 구도자처럼 말과 말 사이를 걸으며,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현실은 언어 밖에 있음에도 말로써 그걸 묘사하기 때문에 진정한 철학에 다가설 수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철학을 끝내기 위해서는 ‘말 사이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밖에도 걷기와 철학의 상관관계는 여러 철학자들의 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대화 상대자들의 굳은 생각을 흔드는 일밖에 하지 않았다. 데카르트는 숫자와 기하학의 도형들에 대한 믿음까지 해체했다. 니체는 덕성이 전혀 도덕적이지 않다고 의심했고, 진실 또한 객관적 사실이 전혀 아니라고 의심했다. 모두 걷기를 통해 고정된 생각을 흔들고 다시 재정립하며 자신만의 생각을 철학으로 밀고 나갔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마다 고유한 걸음걸이가 있는 것처럼, 이들의 철학적 행보도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모두 걷기와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생각이 움직인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움직이는 근육에서
분출하는 생각이 바로 철학이다

철학은 진리와 변하지 않는 것을 추구하고, 보다 나은 것과 선한 것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생각을 보다 확고하게 만들어 더는 사라지지 않는 무언가를 찾아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언젠가는 멈춰 설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이제껏 걸어온 것 아닐까? 철학자들은 모든 균형 깨기 시도에도, 남아 있을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는다. 그들은 줄곧 부수거나 파괴하려 해도 온전하게 남을 ‘철학자의 돌’을 꿈꿨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것은 없다고 말한다. 다만 이런 모색의 과정에서 생긴 걸음들이, 생각의 발전 과정만이 있을 뿐. 저들의 여러 갈래 걸음들 속에 우리 인류의 지혜가 발자국으로 꾹꾹 찍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선 날랜 몸을 만들어야 한다. 무거운 몸이 있고, 민첩한 몸이 있다. 그로부터 무거운 생각이, 또는 경쾌한 직관이 나온다. 니체가 말했듯이 우리는 “움직이지 않는 내장에서 분비되는 생각들을 경계하고, 움직이는 근육에서 분출되는 생각들을 선호해야” 한다. 이런 주장에서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몸과 영혼을 구분하지 말라는 것. 몸과 정신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살아 있는 유기체는 모든 생각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세계를 한 발짝 한 발짝 밟으며 하나씩 소화해간다. 그렇게 소화하듯 생각하고, 걸으면서 소화시켜야 한다. 저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세계와 호흡하며 그 발자국을 따라 걸어보길 권한다. 야외에서 걷고 뛰며, 타고 올라 춤추며 즐겁게 나아가라고 권유하며 함께 걷자 손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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