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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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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도종환 | 창비 | 2011년 07월 18일 리뷰 총점9.1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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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1년 07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29쪽 | 184g | 126*200*20mm
ISBN13 9788936423339
ISBN10 893642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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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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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54년 9월 27일 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을 거쳐, 충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 외 5편의 시를, 1985년 『실천문학』에 「마늘밭에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박하고 순수한 시어를 사용하여 사랑과 슬픔 등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노래하면서도, 역사적 상상력에 기반한 결백(潔白)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시인으로 평단의 주목을... 1954년 9월 27일 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을 거쳐, 충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 외 5편의 시를, 1985년 『실천문학』에 「마늘밭에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박하고 순수한 시어를 사용하여 사랑과 슬픔 등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노래하면서도, 역사적 상상력에 기반한 결백(潔白)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시인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첫 시집인 『고두미 마을에서』(1985)는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민중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등, 리얼리즘적인 역사적 상상력을 보여주었으나, 이후 『접시꽃 당신』(1986)에서 사별한 아내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이 시집은 독자의 큰 호응을 얻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1989), 『당신은 누구십니까』(1993)와 같은 시집에는 교사로 재직하다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 · 투옥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시, 옥중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슬픔의 뿌리』(2002), 『해인으로 가는 길』(2006) 등을 통하여 자연에 대한 관조를 통한 인간의 존재론적 성찰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화해와 조화의 세계를 모색하고 있다.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창작과비평사, 1985), 『접시꽃 당신』(실천문학사, 1986),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1988), 『몸은 비록 떠나지만』(실천문학사, 1989),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제삼문학사, 1989), 『당신은 누구십니까』(창작과비평사, 1993),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문학동네, 1994), 『부드러운 직선』(창작과비평사, 1998), 『슬픔의 뿌리』(실천문학사, 2005), 『해인으로 가는 길』(문학동네, 2006),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창비, 2011)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지금은 묻어둔 그리움』(푸른나무, 1990), 『그대 가슴에 뜨는 나뭇잎 배』(한양출판, 1994),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사계절, 1998), 『모과』(샘터사, 2000),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사계절, 2000),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좋은생각, 2004) 등이 있다. 그 외 『바다유리』(현대문학북스, 2002), 『나무야 안녕』(나무생각, 2007)과 같은 동화를 쓰기도 했다.

1989년 전국교직원노조 활동으로 해직 · 투옥되었다가, 1998년 복직되어 2004년까지 충북 진천 덕산중학교에 재직했다. 1990년 제8회 신동엽창작기금상, 2009년 제22회 정지용 문학상, 2010년 제5회 윤동주상 문학 대상, 2011년 제13회 백석문학상, 2012년 제20회 공초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2017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임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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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사랑과 연민에서 울려나오는 희망의 노래

부드러움과 강직함 속에 녹아드는 맑고 투명한 언어로 세상을 감싸안으며 전통적인 서정시의 진경을 펼쳐온 도종환 시인의 열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예와 다름없이 삶에 대한 성찰과 긍정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진솔한 시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앞에는 아름다운 서정을 두고 뒤에는 굽힐 줄 모르는 의지를 두고 끝내 그것들을 일치시키는 시인의 타고난 영성(靈性)”(고은 시인)이 지나오는 동안 폭과 깊이를 더하여 메마른 가슴과 고단한 몸을 적시는 단비가 되어 흘러내린다.
도종환의 시는 사랑과 연민에 뿌리를 둔 희망의 노래이다. 가난과 외로움으로 얼어붙은 “빙하기로 시작한 어린 날”(「빙하기」)로부터 “흥건한 울음”이 넘치던 “생의 굽이 많은 시간”(「귀뚜라미」)을 지나온 시인은 “모진 세월 속에서 푸르게/자신을 지키는 이들이 있는 걸” 고마워하며 “작은 것에도 크게 위안받는”(「제일(除日)」)다. “툭하면 발길로 나를 걷어차곤 했”(「인포리」)던 세상이지만 상처와 아픔마저도 축복으로 받아들이며 고통 속에서도 새살이 돋는 희망의 안쪽을 바라본다.


내 인생의 시간은 오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에 와 있다 내 생의 열두시에서 한시 사이는 치열하였으나 그 뒤편은 벌레 먹은 자국이 많았다//이미 나는 중심의 시간에서 멀어져 있지만 어두워지기 전까지 아직 몇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 고맙고, 해가 다 저물기 전 구름을 물들이는 찬란한 노을과 황홀을 한번은 허락하시리라는 생각만으로도 기쁘다//(…)//아직도 내게는 몇시간이 남아 있다/지금은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부분)


다시 희망으로 삶을 성찰하는 시인의 시간

도종환 시인은 빼어난 서정시인이면서 교육운동가이자 문화운동가로서 청춘의 빛나던 시절을 아낌없이 바쳐왔다. “모든 몸이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는 꿈”(「몸에 대한 블라지미르 쏘로킨의 발제」)을 잃지 않는 시인은 “어떤 모형을 사회에 강제로 도입하기 위해 인간적 가치들을 버려야 한다면 그것 또한 폭력”(「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신」)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다시금 시퍼런 정신을 벼리며 사회의식으로 지평을 넓힌다.


나라에 큰 슬픔이 있던 초여름이었다/연초부터 벼랑으로 몰린 사람들이/망루를 오르다 불에 타 죽고/죽은 몸은 다시 냉동되어 여름까지도/망각의 상자 속에 갇혀 이승에 방치되어 있었다/경찰과 깡패가 한 개의 방패 뒤에 저희/그림자를 가리고 발맞추어 지나가고 나면/신문은 무기가 된 활자의 볼트와 너트를/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마구 던졌다/검게 그을린 영혼들을 위해 미사를 집전하던/신부는 용역들에게 맞아 성체와 함께 나뒹굴었고/신부님이 두들겨맞았다는 말에/어머니는 묵주를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수백의 시인들이 다시 조시를 쓴다는 말이 들려왔다/부러진 칼을 필통에서 꺼내 연필을 깎으며 나도/흐느껴 우는 나무들에게 몇줄 편지라도 쓰고 싶었다/슬픔이 장마처럼 하늘을 덮었다(「그해 여름」 부분)


많은 이들이 절망에 빠져 있던 순간에도 “가장 큰 목소릴 내던 이가/제일 먼저 배신하”(「겨울비」)고 “탐욕이라고 불러도 좋고/환멸이란 수식어를 붙여도 좋을/폭력적인 한 시대”(「환절기」)에 맞서 싸웠던 시인은 “내 나머지 생이/가슴 저미는 노래 한 곡으로으로 남을 수 있다면/내 생이 여기서 거덜나도 좋겠다”(「바이올린 켜는 여자」)는 비장함마저 내비친다. “어떤 투쟁이든 값진 것은 과정일 뿐”(「쏭바」)이므로 “자기 생애를 밀고 쉼 없이 가”며 “텅텅 비어 버린 꿈의 적소(謫所)에서 다시 시작”(「새벽 초당」)해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인다.


가슴 아픈 건 유배가 아니라 좌초하는 꿈이었을 겁니다/그렇습니다 노론은 현실입니다/어찌 노론을 한 시대에 이기겠습니까/어떻게 그들의 곳간을 열어 굶주린 세월을 먹이겠습니까/하물며 어찌 평등이며 어찌 약분(約分)이겠습니까/(…)/현세는 언제나 노론의 목소리로 회귀하곤 했으나/노론과 맞선 날들만이 역사입니다/목민을 위해 고뇌하고 싸운 시간만이 운동하는 역사입니다/누구도 살아서 완성을 이루는 이는 없습니다/자기 생애를 밀고 쉼 없이 가는 일만이/우리가 할 수 있는 진미진선의 길입니다(「새벽 초당」 부분)


시련을 영혼의 담금질이라고 생각하는 시인은 더불어 살아가는 청안한 삶을 꿈꾼다. 오랜 시간 산속에서 생활한 시인은 풀잎에 맺힌 이슬 한 방울에도 의미를 두고 흔들리며 피는 꽃 한송이에도 애정을 담는다. 더욱이 “주목받지 못하는 곳에서/혼자씩 젖”(「나무들」)으며 “머물 곳을 찾지 못하는 영혼들”(「맨발」)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길은 애틋하기 그지없다.


오늘도 막차처럼 돌아온다/희미한 불빛으로 발등을 밝히며 돌아온다/내 안에도 기울어진 등받이에 몸 기댄 채/지친 속도에 몸 맡긴 이와/달아올랐던 얼굴 차창에 식히며/가만히 호흡을 가다듬는 이 하나/내 안에도 눈꺼풀은 한없이 허물어지는데/가끔씩 눈 들어 어두운 창밖을 응시하는/승객 몇이 함께 실려 돌아온다/오늘도 많이 덜컹거렸다/급제동을 걸어 충돌을 피한 골목도 있었고/아슬아슬하게 넘어온 시간도 있었다/그 하루치의 아슬아슬함 위로/초가을바람이 분다(「막차」 전문)

굽이 많은 생을 지나온 시인은 어느덧 인생의 오후에 접어들었다. “허전해지는 삶의 한 모서리 사리물고”(「발치(拔齒)」) 평온한 속도로 “바람 속에서 갈기털을 휘날리며 산을 넘는”(「악령」) 시인의 어깨 위로 “반쪽 달빛”(「하현」)이 환하게 내려앉는다. 시의 산길을 밝히는 희망의 빛이다.


반쪽 달빛으로도 뜰이 환하다/산딸나무 흰 잎이 달빛으로 더욱 희게 빛나서/산짐승들 길 찾기 어렵지 않겠다/중국에서 왔다는 발효차 달여 마시며/고적(孤寂)의 뒤를 따라오는 호젓함을 바라본다/숲의 새들도 고요의 죽지에 몸을 묻고/입술을 닫은 한밤중/잔별 몇개 따라나와/밤의 한 귀퉁이 조금 더 윤이 나는데/남은 몇모금의 환한 시간을 아껴 마시며/반쯤 저문 달 바라본다//저물 날만 남았어도 환하다는 것이 고맙다(「하현」 전문)

추천평

도종환의 새 시집을 읽다가 고(故 )박영근에게 바친 「못난 꽃」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문학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이라고/목숨과 맞바꾸는 못난 꽃”?문학이 온 세상을 바꿀 듯이 여기는 생각과 문학의 제단에 순사(殉死)하려는 생각 사이의 거리가 멀지 않음을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술한 이 시의 배면에는 우리 시대의 속물성에 대한 통렬한 접수가 어른거린다. “광장의 돌바닥 위에 먹이가 뿌려지면/일제히 날개를 펴고 지상으로 날아든다”(「비둘기」) 시인은 그리하여 광장에서 산으로 퇴거했다. 퇴거는 퇴거되 투쟁이 요구되는 때는 언제든지 불퇴거다. “발기한 중장비들 으르렁거리며 밀려오던 날”(「강」)들에 시인은 어김없이 그곳에 있다. “그들의 곳간을 열어 굶주린 세월을 먹이”(「새벽 초당」)기 위해. 희망을 무서워하면서도 차마 희망으로 나아가는 이 놀라운 정신의 평형은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는/또하나의 거대한 시간”(「환절기」)을 남몰래 봤기 때문인데, 그것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세상의 구석을 스스로 밝히는 “반쪽 달빛”(「하현」)처럼 작은 목숨들의 시간이기도 하다. 물러감과 나아감 사이에서 도둑처럼 찾아온 한소식을 최고의 정적 속에 전하는 이 시집은 낡은 시와 새로운 시가 교차하는 이 회색의 시간을 탐색하는 가장 예민한 촉수로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원식(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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