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미시마 유키오 상 수상작!
오타쿠 문화 비평가 아즈마 히로키 첫 장편소설!
끊이지 않는 지적 쾌감!
전혀 다른 세상 속, 전혀 다른 나의 삶!
모든 일은 2035년으로부터 온 메일에서 시작되었다!
한 남자의 메일함에 도착한 ‘미래의 딸’이 보낸 편지!
딸이 없던 남자는 장난으로 넘기려 하지만,
딸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미국 애리조나 사막으로 딸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완전히 새로운,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되는데…….
2010년 미시마 유키오 상 수상작!
오타쿠 문화 비평가 아즈마 히로키 첫 장편소설 『퀀텀 패밀리즈』
도쿄 대학 재학 중 스무 살의 나이로 일본 지식사회에 충격을 던져주며 혜성같이 등장한 아즈마 히로키는 일본의 대표적인 비평가 가라타니 고진, 아사다 아키라의 지적 계보를 잇는 천재 비평가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국내에 번역 출간된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오타쿠를 통해 본 일본사회』는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창출한 서브컬처 집단인 ‘오타쿠’에 초첨을 맞춰 그 역사를 ‘포스트모던’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한 비평서로, 오타쿠 문화에 대한 정보와 지식에 목말라하던 국내의 독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으며 마니아층을 양산했고, 특히 국내 평론계에서도 일본의 주목할 만한 평론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 잡게 했다.
그런 그가 “무심코 생각한 것을 쓰려면 픽션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첫 장편소설을 들고 독자와 평론가 앞에 섰다. 평행우주론을 본격적으로 차용하여 문학적 서사와 버무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번 작품은 2010년 미시마 유키오 상을 수상하면서 평론가로서의 자질 외에도 소설가로서의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과연 우리가 사는 세상이 유일한 세상일까?
평행우주론을 바탕으로 과학적, 철학적, 문학적 쾌감을 선사하다!
지금 현실을 살고 있는 ‘나’라는 존재가 과연 유일무이한 단 하나의 존재일까.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공간에서 또 다른 내가 다른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 여기를 선택하겠는가, 아니면 또 다른 공간을 선택하겠는가.
우주는 여러 가지 일어나는 일들과 조건에 의해 통상적으로 갈래가 나뉘어져 있고, 서로 다른 일이 일어나는 우주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이론을 평행우주론(다중우주론)이라고 한다. 이 이론에 의하면 시간여행에 대한 패러독스가 해결된다. 과거로 돌아가 영향을 주었다 하더라도 이에 영향받은 우주와 관계없는 또 다른 우주가 평행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리학적인 학설이 그려내는 평행세계의 이미지를 통해 아즈마 히로키는 다양한 복선이 깔린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냈다. 정보기술이 발전하면서 네트워크와 평행세계의 관계가 공적으로 밝혀지고, 세계 간의 벽이 무너지면서 별세계와의 통신이 시작된다. 그 틈에서 현실에 없는, 미래의 ‘딸’과 메일을 주고받게 된 유키토는 그녀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그가 모르는 인생의 흔적과 조우하게 된다.
사실 평행우주론이라는 이론이 처음 다뤄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존재하는 세계와 다른 세계의 경계를 가지고 창작된 이야기들은 다양한 장르 안에서 기본 얼개로 사용된 적이 있다. 하지만 『퀀텀 패밀리즈』에서는 이 이론을 좀더 본격적으로 파고들어가 문학적 서사 안에 녹이는 데 성공했다. 요컨대 지적 욕구를 충족하는 과학적, 철학적 명제들에 문학이라는 장치를 사용하여 탄탄한 스토리의 새로운 SF적 소설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일본의 문학계와 독자들을 열광시켰던 것이다.
인생의 반환점에 선 남자에게 찾아온 새로운 세계
이 세계 밖, 평행한 우주 어딘가에 나의 또 다른 가족이 살고 있다!
현실의 ‘나(아시후네 유키토)’는 인생의 반환점이 될 수 있는 서른다섯 살을 넘기고 있고, 미래의 가능성은 좁아지는 한편,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의 가능성에 사로잡혀 있다. 또한 자궁근종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내와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중년의 나이에 느끼게 되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감은 그를 깊은 고독의 나락으로 밀어 넣는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살고 있는 ‘현실’ 너머, 평행한 세계 다른 어딘가에서 ‘나’라는 사람은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다른 세계의 ‘나’에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과 밝고 상냥한 아내가 있고, 또 다른 세계의 ‘나’에게는 비극적으로 살아가는 아내와 ‘아들’이 있다.
각기 다른 현실 속의 ‘나’와 그 안에 구성되어 있는 아내, 딸, 그리고 아들은 모두 행복한 가족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좋은 가족을, 잃어버린 가족애를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는 각?의 현실 앞에서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평행세계’를 거슬러 올라가 현실을 뒤바꾸는 것이다.
어쩌면 평행세계의 다른 어떤 곳에서 펼쳐지는 삶들은 ‘이뤄질 수도 있는 가능성’을 가진 다른 삶일지도 모른다. 삶은 무수히 많은 가능성과 불확실성으로 점철되어 있고, 서른다섯의 유키토라는 인물에 내재되어 있는 수많은 자아들이 펼치는 끝없는 자기분열이 평행세계 안에서 펼쳐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다른 세계의 그의 딸이나 아들, 아내 역시 그러한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이 세계의 유키토를 찾아와 과거를 뒤집어 새로운, 행복한 자신의 ‘현재’를 얻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퀀텀 패밀리즈』는 본질적인 고독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 가족이라는 관계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고자 하는 욕망을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는 네 명의 가족, 평행세계라는 물리적 이론, 그리고 시간여행이라는 SF적인 요소를 통해 풀어낸다. 탄탄한 구성과 허를 찌르는 반전, 스릴 있는 전개를 통해 펼쳐지는 이 양자가족(퀀텀 패밀리즈)의 이야기는 분명 모든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일본 현지 서평
매력적인 수수께끼를 품고 있는 도입부부터 시공간적으로 (그리고 그 이상의 의미로서) 멀리 떨어진 아버지와 딸 각각의 운명을 교차시키면서 이 소설은 맹렬한 스피드로 스토리를 확산시켜간다. 의외성과 음모로 가득 찬 스릴 있는 전개는 책을 놓기 어려울 정도로 흥미롭다. 아즈마 히로키라는 비평가가 프로 소설가조차 압도할 만한 소설을 썼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산케이 신문』
다른 세계에서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아내와 그 세계에서 태어난 딸, 그와는 또 다른 세계에서 태어난 아들. 테러나 성범죄 등의 잔혹함을 담고 있으면서도 가족과 주변 사람들 사이에 복잡하게 뒤얽힌 이야기를 정교하게 풀어냈다. “우리들은 그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세계의 그 사람만을 사랑하는 것일까”라는 평행세계의 그림자가 불러일으키는 그런 물음이야말로 새로 싹트기 시작한 양자문학의 핵심은 아닐까.-『아사히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