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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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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 양장 ]
온다 리쿠 저/김선영 | 현대문학 | 2017년 07월 31일 | 원서 : 蜜蜂と遠雷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6점
편집/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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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7년 07월 31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700쪽 | 882g | 130*205*35mm
ISBN13 9788972758303
ISBN10 8972758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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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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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온다 리쿠 (Riku Onda,おんだ りく,恩田 陸,熊谷 奈苗(くまがい ななえ))
기존 장르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하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 한국에서도 이미 든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보기 드문 진짜 이야기꾼으로 연간 200편의 도서를 독파하는 문자 중독자로 유명하다.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난 그녀는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했다. 이 책은 1991년 제3회 일본 판타지노벨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기존 장르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하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 한국에서도 이미 든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보기 드문 진짜 이야기꾼으로 연간 200편의 도서를 독파하는 문자 중독자로 유명하다.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난 그녀는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했다. 이 책은 1991년 제3회 일본 판타지노벨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온다 리쿠의 소설은 뛰어난 대중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상 매체에도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 2000년에 데뷔작인 『여섯 번째 사요코』가 TV 드라마화된 데 이어, 2001년에는 『네버랜드』가 드라마화되었다. 2002년에는 『목요조곡』이 영화화되었으며, 2006년에는 『밤의 피크닉』이 영화화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그녀의 작품은 어떤 장르이든 인간의 원초적인 상실감과 그리움을 일깨운다. 매혹적이고 찬란하지만 그만큼의 어둠과 불안한 기운을 품고 있는 세계, 그 비밀스럽고 중독성 강한 이야기에 수많은 독자들이 열렬한 관심과 애정을 보내고 있다.

2005년에 발표한 『밤의 피크닉』은 남녀공학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아침 8시에 학교에서 출발하여 다음날 아침 8시까지 학교로 걸어서 돌아오는 '보행제' 행사를 배경으로,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자신의 고민을 좀 더 성숙하게 이겨내는 소년, 소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책은 그 해 '[책의 잡지]가 선정하는 베스트 10' 중에서 1위에 올랐고,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및 '서점 점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을 투표로 선정하는 제2회 서점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밖에도 『Q & A』는 2005년 제58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후보에, 『유지니아』는 제133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또 「도코노 이갸기」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인 『민들레 공책』이 제134회 나오키 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6년 12월에 발간된 『네버랜드』는 일본의 인기 아이돌 그룹인 V6와 쟈니스주니어가 출연하여 드라마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었다.

또한 2009년 초, 140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라 가장 유력한 수상작으로 점쳐지며 최종까지 경합을 벌이기도 한 『어제의 세계』는 작가 스스로가 “내 소설 세계의 집대성”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의 야심작이다. 온다 리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작품 전체를 타고 흐르며, 그녀의 놀라운 진화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 밖의 저서로는 『나비』, 『한낮의 달을 쫓다』, 『빛의 제국』, 『엔드게임』, 『삼월은 붉은 구렁을』, 『흑과 다의 환상』,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황혼의 백합의 뼈』, 『1001초 살인 사건』, 『코끼리와 귀울음』, 『굽이치는 강가에서』, 『도미노』, 『공포의 보수 일기』, 『토요일은 회색 말』 외 다수가 있다. 『여섯 번째 사요코』, 『네버랜드』, 『빛의 제국』이 드라마로, 『목요조곡』, 『밤의 피크닉』은 영화로 제작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2020년에 발표된 『스키마와라시』는 오래된 건물을 허무는 곳에 나타나는 신비한 소녀를 통해 옛 시대와 새 시대가 교차하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불안을 특유의 향수 어린 시선으로 담아내어, 독자들로부터 이 작품이 바로 온다 리쿠 ‘노스탤지어 문학의 정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서구식 추리물과 달리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고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들로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켜 온 온다 리쿠는 인간의 원초적인 상실감과 그리움을 일깨우는 묘사로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 불린다. 미스터리, SF, 호러, 청춘소설, 음악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매혹적인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다양한 매체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했으며 특히 일본 미스터리 문학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소시민’ 시리즈, 『야경』, 『엠브리오 기담』, 『쌍두의 악마』,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진실의 10미터 앞』, 『왕과 서커스』, 『러시 라이프』,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손가락 없는 환상곡』, 『고백』, 『클라인의 항아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다양한 매체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했으며 특히 일본 미스터리 문학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소시민’ 시리즈, 『야경』, 『엠브리오 기담』, 『쌍두의 악마』,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진실의 10미터 앞』, 『왕과 서커스』, 『러시 라이프』,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손가락 없는 환상곡』, 『고백』, 『클라인의 항아리』, 『열쇠 없는 꿈을 꾸다』, 『종말의 바보』, 『이별까지 7일』, 『완전연애』, 『경관의 피』, 『흑사관 살인 사건』, 『목 부러뜨리는 남자를 위한 협주곡』, 『꿀벌과 천둥』, 『고백』, 『리버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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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발퀴레의 기행」중에서

출판사 리뷰

2017 제14회 서점대상 1위
2017 제156회 나오키상 수상
2017 상반기 아마존 재팬 문학 부문 랭킹 4위

서점대상 × 나오키상, 역사적인 첫 동시 수상!
일본 내 발행 부수 60만 부를 돌파한 온다 리쿠의 초대형 화제작 출간


환상적인 분위기의 미스터리, 판타지부터 청소년기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포착한 성장소설까지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밤의 피크닉』 『흑과 다의 환상』 『유지니아』 등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선보여온 일본 문단의 대표 작가 온다 리쿠가 7년의 집필 끝에 완성한 대작 『꿀벌과 천둥』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가상의 도시 ‘요시가에’에서 펼쳐지는 피아노 콩쿠르를 무대로 인간의 재능과 운명, 음악의 세계를 아름답게 그린 이 소설은 올해 초 대중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최초 동시 석권하며 일본 출판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음악을 직접 듣는 듯 생생하다” “온다 리쿠 문학의 정점”이라는 독자들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2017년 상반기 일본 서점가를 달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순수한 열정과 냉정한 비즈니스가 공존하는 콩쿠르의 세계,
그 속에서 세상에 음악을 전하려 분투하는 피아니스트들의 이야기


프랑스 파리에 마련된 콩쿠르 오디션장으로 앳된 얼굴의 소년이 들어선다. 백지에 가까운 이력서, 흙투성이가 된 손, 신기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시선, 클래식 음악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그 모습에 모두들 의아해하지만, 소년의 손가락이 첫 음을 울린 순간 오디션장은 충격에 휩싸인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소리. 파격적인 그의 연주는 심사 위원들을 매혹하면서도 동시에 분노케 한다. 소년의 이름은 가자마 진, 양봉가의 아들이다.

여러분에게 가자마 진을 선사하겠다.
말 그대로 그는 ‘기프트’이다.
아마도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 된다.
시험받는 것은 그가 아니라 나이자 여러분이다.
개중에는 그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거부하는 이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것 또한 그의 진실이며, 그를 ‘체험’하는 이의 안에 있는 진실이다.
그를 진정한 ‘기프트’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재앙’으로 삼을 것인지는 여러분, 아니, 우리에게 달려 있다. (본문 41쪽, 「녹턴」 중에서)

3년에 한 번 개최되는 ‘요시가에 피아노 콩쿠르’는 세계 각지에서 엄격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클래식 음악계의 유망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적인 이벤트다. 한때 주니어 콩쿠르를 제패하며 천재 소녀로 불렸지만 어머니를 잃고 돌연 무대를 떠났던 에이덴 아야. 압도적인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해 유력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줄리아드음악원의 비밀 병기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가족을 위해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가던 대형 악기점 점원 다카시마 아카시. 그리고 국적도 배경도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공유해온 수많은 참가자들. 『꿀벌과 천둥』은 환희와 탄식,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무대 뒤 어둠이 교차하는 콩쿠르에서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이들이 때로는 각자의 음악을 인정받기 위해 격돌하고 때로는 영감을 주고받으며 어엿한 ‘프로 음악가’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그렸다.
온다 리쿠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정말 그리고 싶었던 것은 ‘누가 우승하는가’가 아니라 ‘같은 무대에 선 이들이 교감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이었다”(『올 요미모노』 2016년 12월호 게재)고 밝힌 바 있다. 그 말처럼 참가자들은 2주간의 예선과 본선을 거치며 ‘경쟁’을 넘어 서로를 자극하고 감화하는 ‘동료’로 거듭난다. 우승을 놓고 다투던 이들이 서서히 공명하며 함께 빚어내는 음악은 어떤 명연주 못지않은 감동을 안겨준다. 그리고 매번 예측 불가능한 연주를 선보이는 가자마 진의 존재는 ‘클래식의 전통’이라는 틀 안에 가두었던 수많은 재능을 터뜨리고 발현시키는 ‘기폭제’가 되어, 더욱 풍성해진 음악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낸다.

가자마 진은 기분 좋은 기색으로 작게 웃었다.
나 말이야, 호프만 선생님하고 약속했어.
무슨 약속?
음악을 세상으로 데리고 나가겠다는 약속. (본문 673쪽, 「열광의 날」 중에서)

구상 12년, 취재 11년, 집필 기간 7년!
일본 문학사에 유례없는 대기록을 남긴 걸작 중의 걸작


『꿀벌과 천둥』은 25년간 60여 편의 작품을 거침없이 발표해온 온다 리쿠가 작가 인생의 절반을 쏟아부어 완성한 특별한 소설이다. 음악 애호가로 오래전부터 피아노를 다룬 작품을 써보고 싶었다는 작가는 2003년 열린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당시 18세의 나이로 공동 우승한 라파우 블레하츠의 이야기를 접한 뒤, 이 대회를 모델로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네 번의 대회를 참관하며 꼼꼼하게 자료를 수집해 무대와 객석 풍경은 물론, 참가자들의 연주까지 『꿀벌과 천둥』 속에 완벽히 재현해냈다. (두 번째 참관한 2009년 대회의 우승자는 쇼팽 콩쿠르 우승으로 화제가 되었던 한국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다.) “음악을 글로 표현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온다 리쿠는 모든 수단과 표현을 동원해 그 아름다움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한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평대로 『꿀벌과 천둥』은 귓가에 음악이 흐르는 듯 생생하고 입체적인 문장들로 가득하다. 어느 때보다 긴 시간, 한 자 한 자 고민하며 쓴 작품인 만큼 작가 특유의 환상적이고 탐미적인 분위기에 ‘성장’이라는 코드까지 온다 리쿠가 추구해온 문학의 ‘정수’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총 12년의 구상, 11년의 취재, 7년의 집필 끝에 완성한 이 작품으로 온다 리쿠는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 석권한 첫 번째 사례가 된 것은 물론, 2005년 『밤의 피크닉』 이후 12년 만에 ‘서점대상 1위에 두 번 오른 최초의 작가’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또한 작중 인물들의 콩쿠르 연주곡을 모은 클래식 음반이 발매되어 빌보드 재팬 차트에 오르는 등 다방면에서 유례없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 데뷔 2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 이 작품은 그간 작가의 신작을 기다려온 팬들은 물론, 일상의 소음을 잊고 잠시나마 ‘음악’이 가진 원초적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추천평

음악을 글로 표현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온다 리쿠는 모든 수단과 표현을 동원해 그 아름다움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그것이 이 소설의 핵심이자 작가로서의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_히가시노 게이고

이 작품을 읽던 중, 심한 감기에 걸려 한동안 읽기를 중단했었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때, 그때까지의 흐름이나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뇌리에 여전히 생생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시점에서 이 작품의 나오키상 수상을 확신했다.
_미야베 미유키

올해의 책 추천평 (2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1
음악이 귀에서 들리는 책
tai***** | 2021.10.27
2021
생생하고 놀라운 묘사, 어떻게 이렇게 감동적이고도 재미있는 책이 있는지 놀랍습니다.
jak***** |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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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n***8 | 2018-03-14

 음악을 좋아하지만 클래식은 그렇게 자주 오래 들어보지 못했다. 우연히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 연주곡을 들으면 좋다 여기기도 하는데, 더 알려 하지 않다니. 그건 왜인지 모르겠다. 알고 싶은 때도 있었던가. 예전에 음악을 들어보려고 CD를 산 적 있다. CD 열장에서 들어본 건 몇장 안 된다. 클래식에 아주 조금 관심을 가진 적이 있다는 게 어딘가. 나만 그런 건 아니겠구나. 그건 자주 오래 들어야 귀에 익을 거다. 대중음악은 몇번 들으면 익숙해지는데. 음악이나 운동은 듣고 보기보다 자신이 하는 게 더 재미있다. 클래식을 오래 자주 듣지 못하는 건 내가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없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피아노를 오래 배웠다면 나았을까. 여기에서 마사루는 음악과 운동은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언젠가 내가 피아노 배우는 건 돈이 많이 드니 타자를 배웠다고 했는데, 여기 나오는 어떤 소설가(온다 리쿠 생각이기도 하겠지)는 치아노 치는 것과 컴퓨터 키보드 치는 걸 비슷하게 여겼다. 재미있구나.

 언제 이 책을 알았던가. 어떤 분이 온다 리쿠가 쓴 책이 나오키상을 받았다는 글을 썼다. 그때 피아노 콩쿠르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재미있겠다 생각했다. 2017년 6월말엔가는 이 책이 일본 서점대상도 받았다는 거 알았다(더 일찍 알았던가). 일본 서점대상 후보였던 《츠바키 문구점》 드라마를 보고 온다 리쿠가 상 받는 모습을 우연히 봤다. 그걸 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책이 한국에 나왔다. 《츠바키 문구점》도. 이 책 《꿀벌과 천둥》도 드라마나 만화영화로 만들면 괜찮을 텐데. 만들까. 책만 봐도 괜찮기는 하다. 그때 책 한권 더 알았다. 그건 《오후도(앵풍당) 이야기 桜風堂ものがたり 》(무라야마 사키)로 책방이 나오는 거다. 책방과 사람이라 해야겠지. ‘오후도(앵풍당)’가 책방 이름이다. 이것도 따듯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츠바키 문구점’은 편지고 ‘오후도 이야기’는 책방이라니.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좋아하겠다. 이 두 책 공통점이 하나 있다. 나무가 나온다는 거. 츠바키 문구점은 동백나무고 오후도 이야기는 벚나무다. 이건 오후도라는 한자를 봐서 생각한 거고 책에 벚나무가 나오는지 그건 나도 모른다. 책방 앞에 있을 것 같다.

 온라 리쿠는 일본 서점대상을 두번째로 받았다. 처음 받은 건 《밤의 피크닉》이다. 이 책 예전에 읽기는 했다. 그때 좋게 여긴 건 고등학교 행사로 밤을 새워 걷는 거였다, 처음에는 뛰었던가. 그때는 그게 좋게 보였지만 지금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그 책을 보고 온다 리쿠 책을 여러 권 만나기는 했는데 그렇게 잘 보지 못했다. 미스터리처럼 보이면서도 아주 미스터리는 아니기도 했다. 난 잘 읽지 못했다 해도 한국에는 온다 리쿠 책을 좋아하는 사람 많다. 이번 책 《꿀벌과 천둥》은 지금까지 나온 것과는 좀 달라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온다 리쿠만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다 할지도 모르겠지만, 반대로 나는 괜찮았다. 이 책으로 온다 리쿠를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겠지. 나오키상은 일본 대중소설에 주는 상이다. 그래선지 책은 읽기에 어렵지 않다. 클래식에 피아노 콩쿠르를 많은 사람이 아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것을 한번 엿보는 것도 괜찮다.

 이야기는 제6회 요시가에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열리는 두주 동안을 그렸다. 1, 2, 3차 예선에 본선까지 두주나 하다니. 제1차 예선에는 아흔 명이 참가한다. 제2차 예선에 나갈 수 있는 건 스물네 명이고 제3차 예선에는 열두 명 본선에는 여섯 명이 나간다. 어쩐지 심사하는 사람이 힘들 것 같다. 심사위원에서 몇 사람 이야기도 하지만,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하는 네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예선을 치르기 전에 참가등록 하는 부분도 나온다. 그때 파리에서 가자마 진이 뽑힌다. 가자마 진은 열여섯 살로 아버지가 양봉일을 해서 여기저기 옮겨 다녔다. 지금까지 가자마 진은 정규음악교육을 받지 않고 이름이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유지 폰 호프만 제자라는 걸로 콩쿠르에 참가했다. 클래식은 학교 같은 걸 좀 따지지 않나 싶다.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길 바라면서도 음악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하면 서류 면접에서 떨어뜨린다. 가자마 진이 한 피아노 연주는 아주 색달랐다.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피아노 연주를 소리가 아닌 글로 나타내는 건 쉽지 않을 텐데 음악을 몰라도 책을 보다보면 음악이 들리는 듯하다. 신기한 일이다.

 앞에서 가자마 진밖에 말하지 못하다니. 가자마 진뿐 아니라 에이덴 아야나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은 천재다. 천재는 아니라 해도 자신만의 음악을 하려는 다카시마 아카시도 있다. 클래식은 어렸을 때부터 하고 그때 재능을 알 게 될 거다. 다른 건 하지 못하고 그것만 해서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거 하나에 시간을 다 쏟아부어도 프로가 될까 말까 하고 어렸을 때는 천재였다 해도 시간이 흐르면 평범해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네 사람 아니 피아노 콩쿠르에 나오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자유로운 건 가자마 진이다. 마사루는 연주 잘하고 잘생기고 벌써 스타였다. 아야는 어렸을 때는 천재로 피아노 연주 활동을 했는데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피아노 연주 활동을 그만두었다. 다카시마 아카시는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자신은 천재가 아니다 여기고 악기점에서 일했다. 피아노 연주에서는 멀어졌지만 여전히 미련이 남아서 콩쿠르에 참가하기로 했다.

 두주는 긴 시간일까 짧은 시간일까. 두주 동안 소설에 나오는 사람은 조금씩 바뀐다. 자란다고 해야겠지. 가장 많이 달라지는 건 에이덴 아야 같다. 아야는 가자마 진이 하는 피아노 연주를 듣고 자신도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다 생각한다. 마사루는 어릴 적 친구 아야를 만나 기뻐했다. 아카시는 앞으로도 음악을 하려 한다. 음악은 천재만이 하고 즐기는 건 아니다. 평범한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즐기면 된다. 이건 어떤 일이나 마찬가지다. 책을 보면서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 괜찮다. 음악, 클래식을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피아노 연주하는 사람 이야기가 많지만, 그것을 할 수 있게 하는 무대 매니저 조율사 이야기도 조금 나온다. 그밖에 더 많은 사람이 뒤에서 일하겠지. 음악은 누구나 듣고 즐길 수 있다.



희선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10 댓글 20 접어보기
주간우수작 [책ㅣ9/9-9/28]꿀벌과 천둥_온다리쿠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잔* | 2017-10-03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건지, 원래 그랬던 건지 모르겠지만,

요즘 출판되는 책들 중 상당히 많은 책들이 일본 작가들이 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에세이 소설 등의 저자에 일본인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꽤 방대한 분야들을 주제로 다루는 일본인들의 전문성, 다양성이 놀랍다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어 함부로 말하기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사회적인 주제, 인간의 심리, 남녀의 관계가 많은 주제로 사용되는 우리나라의 책들을 생각하면

국가적으로도 차별성이 느껴지는 듯해서 재밌기도 하고 약간 아쉬운 면도 있다.

오래 전이지만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클래식을 상당히 전문적으로 다루는 걸보며 '이런 드라마가 있다니!!'라는 생각에 재밌게 봤었다.

이젠 클래식을 다루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그 책이 무려 구상만 12년이며, 11년의 취재, 7년간의 집필 끝에 완성되었다.

그렇게 오랜 기간을 들이며 나온 책임을 생각할 때, 작가의 끈기와 노력 끝에 드디어 독자들에게 읽을 기회가 왔다는 것이 내게는 너무 감격스럽고 기대되는 일이었다. 우리 나라에선 이렇게 클래식을 다루는 책이 있었나?라는 생각도 들고 너무나 반갑기만 하다. 또한 몇 년 전에 쇼팽콩쿨에 조성진 군이 1위를 했던 것도 있고 해서 콩쿨를 다룬 이 책은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온다 리쿠의 소설은 처음 읽어봤다. 처음부터 저자의 책을 7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으로 시작해도 될까 싶다가도 좋아하는 주제를 다룬 책인데다, 주변의 평이 워낙 좋고 쉽게 넘길 수 있는 이야기라기에 집어 들었다. 다른 책들과 읽는 바람에 읽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콩쿨의 과정에서 다루어지는 각 개인들의 생각과 상황이 절묘하게 클래식 음악과 어우러져서 음악 못지않은 감동과 섬세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심리적인 묘사와 상황, 음악과 관련한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우리가 경험하는 것과 다르면서도 비슷할 수 있는 것이기에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인물들이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저자가 얼마나 오랜 기간 이 책을 위한 노력과 시간을 기울였으며, 음악에 대해 상당히 고심했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콩쿨이라는 주제로 시작했지만, 정작 저자는 콩쿨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었던 것 같다.


저마다 다른 음악을 가지고 있는데 며칠 후에는 또 누군가 떨어진다.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갈린다.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비교당하고, 순위가 매겨진다.

"콩쿨는 정말 부조리 해."

p.284

그렇게 음악에 대해 순위를 내리는 부조리함함을 이야기하는 인물들의 대화는 사실 작가가 가졌던 생각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순위로 판단되는 우열에서 나타나는 '천재'라는 존재도 심사위원들을 통해서 기프트로 봐야할지 저주로 봐야할지 혼동과 의심을 갖게 한다. 사실 개인적인 취향일 수 있는 예술의 세계에서 어떤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예술가들에게 굉장히 잔인한 행위로 보인다. 예술가 고유의 표현, 개성이 그것만으로도 당연히 인정받아져야함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회라는 것을 적용하여 가치가 평가되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상당히 괴로운 일이 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갖는 회의적인 시각들이 이해가 되고, 나또한 그러한 매정함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음악과 문학을 비교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문학 역시 예술이지만 그 가치가 어떤 수상 등으로 판단되어지는 것에 대해 작가가 가진 생각이 이책에서 다루는 음악의 그것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내 나름 생각해봤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 해본다.

만약에 대회, 콩쿨 등 평가 프로그램이 사라진다면 어떨지 말이다.

그런 것들이 정말로 아주 오랜 과거에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예술가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원하는 예술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을까?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그것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물론 평가하는 것들로의 자유로움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소비하는 소비품으로 가치가 매겨지고 그 안에서도 인기와 비인기로 나뉘어졌으며 다른 예술들을 의식하면서 예술의 세계에 몸담을 수 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과거엔 어쩌면 장소와 환경의 제약을 받아서 에술의 세계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지 못한 예술인들도 많지는 않았을까?


책에서 4명의 인물이 나온다.

가자마진. 그는 그야말로 집에 피아노 한대 없는 양봉가 집의 아들로 아버지의 직업의 특성상 이동을 하며 다니고 연습 또한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기회가 되는대로 빌려서야 할 수 있다. 하지만 타고난 음악 천재다.

아이덴 아야. 엄마의 원조에 힘입어 재능이 일찍 발굴된 천재소녀다. 엄마의 부재로 오랜 공백기를 갖은 천재가 콩쿨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이르렀다.

마사루 누가 봐도 훈남에 훤칠한 하지만 실력 또한 못지않은 실력자다.

다카시마 아사키.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결국은 회사원으로 진로가 바뀐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콩쿨에 도전한다.


대략 이런데 그들이 콩쿨에 지원하게 된 계기, 그들이 음악과 함께한 여정. 그들이 가진 경험과 실력에 근거한 예술성은 각자 다르다.

모두 자신의 색채를 가지고 연주에 임하고 있고, 그 고유함을 이 콩쿨에서 인정받는다.

그들이 음악을 사랑하고 갖고 있는 고뇌와 고독함, 극복은 저마다 다르다.

소설 초에 그런 이야기들을 접하고 나면 이들에게 도대체 콩쿨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저자는 가자마 진이라는 알 수 없는 신이 내린 천재성을 가진 한 소년을 통해 콩쿨이라는 것이 평가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고, 더 이상 그를 뛰어넘을 사람은 없고, 유일무이해 보인다.

그냥 그 존재는 거기서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다.

아무런 과정도, 바탕도 없는 음악성이 다분한 천재가 여태까지 전문가들이 다져온 음악의 세계에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다.


예선과 본선에 이르기까지 그냥 각자의 실력을 드러내기만 해 보이는 콩쿨이라는 곳은

단지 거기에 의미가 있지 않은 듯하다.

콩쿨의 시작에서 끝까지 수많은 과정과 내적 갈등과 극복과 깨달음이 있는 시간으로 저자는 주목한다.

천재를 통해서 단지 순위를 가치를 매기는데 그치지 않고

그런 천재의 등장은

다른 이에게 새로운 음악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하고, 다시 음악을 시작할 결심을 갖게 하며,

포기했던 자신의 길을 재발견하게 한다.

또한 콩쿨은 다른 이들의 음악을 접하며 다양한 예술의 세계를 경험함으로 보다 신선한 자극이 됨과 동시에 자신의 음악 세계에 대해 더욱 자신의 색깔을 갖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콩쿨과 천재라는 것은 회의적인 저자의 시각이 다시끔 정리된다.

​거기서 기프트라는 것을 본 것이다.

콩쿨이라는 특성상 정말 다양한 나라, 개성, 해석이 모이게 된다. 그것들이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공유돼 서로 대화하게 한다. 음악을 통해서 알 수 없었던 개인들 고유의 특성들을 보게 된다.

그런 것들을 서서히 알아가고 음악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은 감동이 되기도 하고, 희망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겐 자연으로 돌려주는 일이고,

누군가에겐 새롭게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이고,

누군가에겐 다시 본연의 자리를 찾는 것이고,

누군가에겐 즐기는 최고의 것이고,,,


나에게는 음악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설레는 것이었고, 이별을 통보한 매정한 남자 같은 것이었고, 나조차도 거절 받기 싫어 손을 놓아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음악은...

그 자체로 즐기는 것이고, 더욱더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것이고,

또 지금 즐길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다카시마 아사키가 느낀 콩쿨 내에서의 열등감, 음악을 향한 애정은 비음 악인으로써 공감이 되기도 했다.

당연히 음악전문인들의 세계가 되어야 할 콩쿨에 비음악인이 나타난 것은 어쩌면 소외되고 혜택을 누리지 못한 비주류에 대한 저자의 배려이자 새로운 용기를 주는 인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현실적으로 보게 되는 주부로써 한 가정의 가장이 음악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말리고 싶은 상황이라고 웃으며 말하겠지만,

하여튼 그의 용기와 도전에서 그리고 길을 찾아가는 고뇌 어린 독백들에서 음악을 향한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콩쿨과 천재...

그것들, 그들을 통해서 소개되는 음악에서

새로운 세계를 접할 때 감격과 기쁨, 삶의 동력이 된다.

잔인함을 떠나 그들 안에서 더욱 자극이 되고 소통이 되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길 기대하는 게 되었다.

음악을 더욱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보충된 곡과 음악가들에 대한 설명과

과장되어 보이지만 음악을 모든 상상력을 끌어내 글로 표현.

여러 인물과 사물에 대해 통찰력을 갖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보여준 것.

그리고 음악의 본질을 생각함으로

이 책에 깊은 인상을 갖고 나서

이 책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었다.  



 ​  


봐, 비슷하잖아. 콩쿨와 신인상의 난립. 똑같은 사람이 인정받기 위해서 온갖 콩쿨와 신인상에 응모하는 것도 똑같아.

그걸로 먹고 살수 있는 사람은 양쪽 다 극히 일부지. 자기 책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사람, 자기 연주를 남에게 들려주고 싶은 사람은 바글바글한데, 둘다 사양산업이라 읽을 사람도 들을 사람도 한 줌밖에 안돼.

미에코는 쓴 웃음을 지었다. 세계적으로 팬들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젊은 팬의 확보는 절실한 과제다.

마유미는 말을 이었다.

하염없이 키를 두드려대는 것도 비슷하고,

언뜻 보면 우아해 보이는 점도 비슷해.

사람들은 이미 완성된 화려한 무대밖에 보지 않지만, 그걸 위해 평소 아찔하리만치 오랜 시간을 얌전히 틀어박혀 몇 시간씩 연습하거나 원고를 써야 해.

....

그런데 콩쿨도 신인상도 자꾸 늘어나기만 해.

급기야 다들 필사적으로 신인을 찾지. 이유? 둘다 그 정도로 지속하는 게 어려운 장사라 그런거야. 평범하게 하면 탈락하는 치열한 세상이니까 항상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 해. 안그러면 바로 관계자들이 줄어서 시장 자체도 줄어들어. 그래서 모두들 언제나 새로운 스타를 찾는 거야. 투입 비용이 달라, 미에코는 그렇게 반박했다. 소설은 및천이 들지 않으니 괜찮지만 우리가 얼마를 투자한다고 생각해?

....

악기값, 악보값, 레슨비, 발표회비용에 꽃다발 값에, 의상까지, 유학 비용에 교통비, 어, 또 뭐가 있지?

경우에 따라서는 대관료나 인건비도 떠맡아야 하지. 시디 제작도 자비 제작에 가까울 때가 있고. 전단지나 광고비도.

가난한 사람은 꿈도 못 꿀 장사야. ..

세상어디를 가도 음악은 통해. 언어의 장벽이 없어.

감동을 공유할 수 있어. 우리는 언어의 장벽이 있으니까, 음악가가 정말 부러워.

p.25-26


그걸 경험한 사람이 아니면 전달되지 않고, 글자 그대로 말로 설명할 수도 없다. 하물며 그만한 투자를 하고도 결코 수지가 맞지 않는 이 바닥에서, 일단 '그 순간'을 경험하면 그런 고생은 전부 잊어버릴 정도로 크나큰 환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그렇다.

결국 누구나 '그 순간'을 원한다. 한번 '그 순간'을 맛보면 그 환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만큼 '그 순간'에는 완벽한, 지고한 경험이라 할 수밖에 없는 쾌락이 있다.

p.27


그보다 부러운 건 중국 참가자에게서 느껴지는 탄탄한 자기 긍정이다. 일본인은 좀처럼 갖기 어려운 정신이다. 일본인이 말하는 '본연의 모습'은 타인에 대한 콤플렉스나 자신감의 부재, 불안한 자아 정체성에서 달아나기 위한 핑계다. 다양한 갈등을 거쳐 손에 넣을 수 있는 '본연의 모습'을 저들이 처음부터 당연하게 갖고 있는 건 혹시 중화사상과 일당독재 체제 때문일까, 그런 생각을 하고만다. ...

흔히 말하는 한류스타를 볼 때도 드는 생각인데 가나데는 그들에게서 올곧은 정열과 이런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일종의 '처연함'을 느낀다.

그들이 민족적으로 갖는 '격렬함'과 '처연함'은 드라마틱한 클래식 음악과 궁합이 좋다.

p.183-184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이 음악을 드넓은 곳으로 데리고 나갈 수 있을까요?

소년은 저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살랑살랑 몸을 흔들며 가만히 선생님에게 속삭였다.

언젠가 반드시 선생님과 약속한 대로, 음악을 데리고 나가겠어요.

p.310


흔히들 심사위원은 심사하는 입장이면서 동시에 심사 받는 입장이라고 한다. 심사 내용으로 그 사람의 음악성이나 음악에 대한 자세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안다고 생각했다.

미에코는 울적한 마음으로 생각했다.

심사는 두려운 일이라는 것을. 자기의 음악성이나 인간성을 드러내는 일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너새니얼이 그런 것처럼, 지금까지 결코 그것을 실감하고 이해했던 건 아니었다.

p.319


정말이지, 이토록 부조리하고 잔혹한 이벤트가 또 있을까?

...

이토록 잔혹하고, 재미있고, 매력적인 이벤트가 또 있을까?

예술에 점수를 매길 수 있는가? 그렇게 묻는다면 누구나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대답하리라. 물론 누구나 머리로는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속으로는 우열이 갈리는 순간을 보고 싶어 한다. 선택받은 자, 승리한 자, 극히 일부에게만 허락된 기프트를 보고 싶다. 거기에 많은 노력이 들수록 환희와 눈물은 보다 감동적이고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도 거기에 이르는 과정을, 사람들의 드라마를 보고 싶은 것이다. 정점을 찍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을 보고 싶은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사람들의 눈물을 보고 싶은 것이다.

p.366


음악은 행위다. 습관이다. 귀를 기울이면 거기에는 언제나 음악이 가득하다....

p.374


"실례지만 꽃꽂이라는 건 모순 아닌가요? 그야말로 자연계에 있는 것을 꺾고 따다가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미잖아요. 어떤 의미로는 살생을 해서 인위적으로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다니, 모순되지 않나요?"

....

"모순되지"

"하지만 애초에 우리는 무언가를 살생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모순된 존재야.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기본, 먹는다는 것 자체가 그렇잖니? 먹는다는 것 자체가 그렇잖니? 먹는다는 행위의 즐거움은 죄악과 종이 한 장 차이다. 나는 자연을 그릴 때 언제나 꺼림칙한 죄책감을 느껴. 그래서 완성한 순간을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단다."

p.499


가자마 진이 터뜨린 것은 음악교육이 아니다. 그가 가진 재능이 기폭제가 되어 다른 재능을 감추고 있던 천재들을 일깨운 것이다. 틀에 박힌 연주나 그저 기교만 뛰어난 연주가 아니라 진정 개성적인 재능을, 가자마 진의 연주를 촉매 삼아 개화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호프만이 설치한 폭탄.

그 결과가 바로 지금 눈앞에 있는 천재의 연주인 것이다.

그랬나...

우리는 이미 수많은 '기프트'를 받았다. '재앙'이 아니었다.

멋진 '기프트', 호프만이 보낸 선물을 이토록 명확하게, 바라 마지않던 형태로 받지 않았나.

미에코는 자신이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야의 연주가 훌륭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호프만의 유지가 이토록 똑똑히 전해졌다는 사실에 감격한 것이다.

그랬던가.

환희에 넘쳐 연주하는 아야의 모습에 가자마 진의 연주가, 마사루의 연주가, 호프만의 연주가 차례로 겹쳐졌다.

그 모습 하나하나가 한없는 환희로 가득한 '기프트'인 것이다.

이런 요행이 또 있을까.

그것을 이 자리에서 직접 느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멋진 체험인가.

p.579-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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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꿀벌과 천둥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b******8 | 2017-09-22

유명하지만 손이 가지 않는 작가가 있습니다. 일본 여류작가(특히 장르소설에서 ) 중에는 미야베 미유키와 온다 리쿠가 그렇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은 단 한 작품도 읽은 것이 없습니다. 영화로 나왔던 '화차'만이 간적경험이었을 뿐... 온다 리쿠와의 만남은 오래 전 '밤의 피크닉' 밖에 없습니다. 고등학생들이 밤새 걷는 내용이죠 ㅎㅎ 잔잔하면서도 약간의 스릴이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온다 리쿠의 작품이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는, 작가에게 사상 첫 '서점대상 2회 수상'의 영예를 안겼고, 나오키상까지 동시 수상했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기에? 하는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아껴가며 읽었습니다. 소설의 첫 부분부터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흡입력이 상당합니다.

총 12년의 구상, 11년의 취재, 7년의 집필 끝에 탄생한 작품. 일본에서는 인물들의 콩쿠르 연주곡을 모은 클래식 음반이 발매되었다고 합니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생각됐습니다. 작품을 읽어나가며 이런 묘사와 감상을 주는 음악을 직접 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곤 했으니까요. 더구나 인물들이 연주하는 음악들 중의 일부는 직접 감상해 봤거나 제목만이라도 들어본 것들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르는 작곡가, 음악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기 마련입니다.

 

작품의 배경은 3년에 한 번 개최되는 ‘요시가에 피아노 콩쿠르’(실제 하마마쓰시에서 3년마다 열리는 콩쿠르라고 합니다.) 이곳에 압도적인 4인이 등장합니다. 천재라고 불리며 주니어 콩쿠르를 제패했지만 어머니의 죽음 이후 공연장에서 돌연 모습을 감췄다 이제는 대학생이 돼서 무대에 나타난 에이덴 아야. 압도적인 실력과 뛰어난 외모를 갖춘, 이미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요시가에 콩쿠르에 등장한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음악에 대한 열정과 꿈이 있었지만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평범한 악기점 직원으로 살아가던 다카시마 아카시. 그리고 거장 유지 폰 호프만의 제자라고 알려진, 양봉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을 떠돌지만 자유롭고 창의적인 연주를 선보이는 16세 소년 가자마 진. 이들이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이 네 인물 중 하나를 응원하지 않을까 합니다. 워낙 개성적인 인물이라 어느 한 사람에게만 눈길을 주기에도 애매하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꾸 마음이 가는 인물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에이덴 아야를 응원했습니다. 혜성과 같이 등장해서 역시 혜성과 같이 사라진 천재 소녀.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또 모든 것을 준비해주던 어머니의 죽음은 이 천재 소녀를 음악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하지만 마음 속에서까지 음악을 내몰 수는 없습니다. 피아노 연주가 아닌 밴드도 하면서 평범한 생활을 하던 그녀가 어머니의 대학동기였던 하마자키 학장의 요청으로 콩쿠르에 참가합니다. 그리고 심리적 방황과 두려움을 이겨내며 그녀는 콩쿠르를 통해 인간으로서도, 음악가로서도 한 단계 성장합니다. 스스로 떠났던 음악계에 다시 돌아온 그녀... 그녀는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까요?

 

거의 700쪽에 육박하는 분량입니다. 하지만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물론 뒷부분에 가서는 다소 흥미도나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다르게 서술을 해도 음악에 대한 해석 혹은 설명이 반복되다 보니 약간의 지루함도 느껴집니다. 하지만 초반부의 신선함과 세밀함이 워낙 좋았기에 후반부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실제 콩쿠르가 이렇게 3차 예선과 본선으로 진행되기 때문이겠지요. 특히 네 인물의 연주에 대한 서술이 계속 반복되는데(어쩔 수 없는 측면이긴 한데...) 이 부분의 양을 줄이거나 예선마다 초점을 맞추는 인물을 설정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작품의 밀도가 떨어지겠죠? 그런 면에서 한 인물을 중도에 탈락시킨 것은 꽤 절묘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욕심같아서는 한 인물을 더 떨어뜨렸으면 했는데요(공교롭게 그 인물이 우승을 합니다 ㅎㅎ) 이유는 작품에 대한 집중도가 다소 향상될 수 있을 거란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 개인적인 느낌일 뿐 처음부터 끝까지 감탄을 하며 읽는 분들도 많지 않을까 합니다.

 

백 명에 가까운 참가자 중에 1차 예선 통과자는 24명, 그 후 12명, 6명으로 통과자는 줄어듭니다. 피를 말리는, 잔인한 토너먼트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경쟁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존경합니다. 공감합니다. 자신의 배움의 양분으로 삼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따뜻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상호 영향을 받고 상대의 장점에서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깨닫고 또다른 도약의 디딤대를 마련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갈등이 없습니다. 이미 각 단계별 경쟁이 있기 때문에 굳이 인물 간의 갈등이 필요없었는 지도 모릅니다. 그냥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읽으며) 그 인물에,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면 될 뿐입니다. 이렇게 인물 간의 갈등이 없는 소설도 참 오랜 만에 만나지 않나 싶습니다.

 

음악에 대해서는 거의 백지입니다. 그래서 인물들의 연주곡명은 알아도(그것도 새발의 피지만) 들어본 경험은 없습니다. 그래서 작품에 묘사되는 혹은 서술되는 연주에 대한 느낌을 떠올릴 만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작가가 표현한 음악에 대한 느낌을 읽어가면서 간접적인 추체험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절묘하게 음악을 표현한 글을 보면서 직접 음악을 듣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수많은 악기 중 피아노를 참 좋아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아니 우리나라에서 음반이 발매된다면 꼭 사서 들어보고 싶습니다. 과연 그들이 연주했던 음악들은 제가 어떤 느낌을 줄까요? 궁금하기만 합니다.

 

재미있습니다. 저처럼 음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읽어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음악을 이렇게 절묘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경탄하면서 읽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인물이 마지막 우승을 차지할까 짐작하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네 인물 중 하나를 자연스럽게 응원하면서 읽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어느 인물이 우승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게, 정말 매력적이면서 개성적인 인물들입니다. 이런 조합을 생각해 낸 작가의 능력도 놀랍지요. 어쩌면 대중에게 거의 외면되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일본의 예만 보더라도 그렇지요. 과연 한국에서도 음반이 발매될 지, 또 성공을 거둘 지는 알 수 없지만...

 

매력적인 문장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더 다가온 문장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은 밝고, 한없이 넓고, 항상 흔들리며 쉽게 변화하는, 성스럽고도 두려운 장소였다.(17쪽)

 

물결이기도 하고 진동이기도 한 무언가가 온 세상에 메아리치고 있었다. 그 울림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니 나라는 존재 자체를 포근히 감싸주는 것만 같아 마음이 차분해졌다...... 환한 들판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꿀벌은 세상을 축복하는 음표라고. 그리고 세상은, 언제나 지고한 음악으로 가득 차 있노라고.(18쪽)

 

'세상에서 백 명밖에 연주하지 않는 악기로 1등을 해봤자 시시하잖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들 훌륭한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더 훌륭해지고 싶다고 몸부림치며 자기 음악을 추구하기 때문에 정상에서 한 줌밖에 안 되는 빛을 받는 음악가의 위대함이 더욱 두드러지는 거야. 그 뒤에 좌절한 음악가들이 수없이 많은 걸 알기 때문에 음악은 더욱 아름다워.'(136쪽)

 

도시의 목소리는 청아하다. 아련한 메아리처럼, 수도승이 쥐고 있는 석장처럼, 하염없이, 하염없이, 하늘 저편에서 울려 퍼진다.(297쪽)

 

나는 두렵지 않단다, 진...... 한 발 먼저 음표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갈 거야...... 진은 내가 두고 가는 선물이란다.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기프트지.(309쪽)

 

하루하루 삶속에서 물을 준다. 그것은 삶의 일부이자 생활을 구성하는 행위다. 빗소리와 바람의 온도를 느끼고, 그에 따라 작업도 바뀐다. 어느 날 예상치 못한 개화와 수확이 찾아온다. 어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오로지 인지를 초월한 기프트다. 음악은 행위다. 습관이다. 귀를 기울이면 언제나 음악이 가득하다.(374쪽)

 

아무리 연습해도 제자리걸음,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가 있다. 여기가 한계인가 절망하는 시간이 끝없이 계속된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유는 몰라도 느닷없이, 그때까지 연주하지 못했던 부분을 연주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것은 표현할 길 없는 감격과 충격이다. 정말로 어두운 숲을 빠져나가 탁 트인 벌판에 서는 기분이다.(455쪽)

 

일렁거리는 시간의 흐름 밑에 가라앉은 고독, 평소에는 못 본 척하는 고독, 느낄 새도 없는 일상생활 이면에 찰싹 들러붙어 있는 고독, 아무리 다들 부러워하는 행복의 정점에 있어도, 충실한 인생을 보내고 있어도, 역시 모든 행복은 언제나 인간이라는 존재의 고독을 등에 업고 있다. (561쪽)

 

인간이라는 존재에 아주 조금, 지상의 중력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기 위한 무언가를 덧붙인다면. '음악을 한다'는 것이 그에 가장 합당한 답 아닐까? 눈에 보이지도 않고, 나타나는 순간에 곧 사라지는 음악. 그 행위에 정열을 쏟고, 인생을 바치고, 마음을 강하게 빼앗기기 때문에 다른 생물과 구별되는, 인간에게 덧붙은 작은 마법 같은 옵션 기능이 아닐까?(6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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