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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20대와 함께 쓴 성장의 인문학

엄기호 | 푸른숲 | 2010년 10월 15일 리뷰 총점8.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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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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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0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7쪽 | 467g | 153*224*20mm
ISBN13 9788971848456
ISBN10 8971848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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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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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사회학자. 『단속사회』,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등을 썼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태어나 가난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과학자가 되는 것 말고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과에서 문과로 ‘개종’한 후 사회학과에 들어가 문화연구를 공부했다. 유학을 준비하다가 “떠나라”는 명령을 듣고 한동안 국제단체에서 일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사회학자. 『단속사회』,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등을 썼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태어나 가난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과학자가 되는 것 말고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과에서 문과로 ‘개종’한 후 사회학과에 들어가 문화연구를 공부했다. 유학을 준비하다가 “떠나라”는 명령을 듣고 한동안 국제단체에서 일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때 자본의 전 지구화에 의해 소외받은 이들의 고통을 목격하며 이를 인권의 언어로 증언하는 일에 몰두했다.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말을 듣고 기록하고 나누며 사회를 구축하는 역량에 대한 방법론으로서의 페다고지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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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265

출판사 리뷰

같이 상상하고, 같이 성찰하며, 같이 만들어가는
공간에서만 서사가 가능하다. 그런데 함께 가꿀 삶의 공간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사랑을 ‘서사’로 만들어갈 수 있겠는가.
삶이 임시적이고 일시적인 것이 되었는데
어떻게 사랑이 임시적이지 않을 수 있는가.
그리고, 이 임시적인 사랑,
그것은 왜 또 사랑이 아니란 말인가. _163쪽

간략한 책 소개

88만 원 세대, 루저, 잉여의 이름으로 익숙해진 20대들의 구체적인 경험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들의 삶을 인문학적으로 성찰한 엄기호의 책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가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20대와 함께 쓴 성장의 인문학’이라는 부제처럼 저자 엄기호가 대학에서 학생들과 함께 우리 시대의 20대에 대하여, 그리고 이들이 겪고 바라보는 이 세상에 대하여 함께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길어올린 반짝이는 성찰을 담은 책이다.
1부 ‘어쨌거나 고군분투’에서는 지성인에서 잉여가 된 대학생, 대학 서열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우리 사회의 대학생의 현실을 드러낸다면, 2부 ‘뒷문으로 성장하다’에서는 교육, 대학, 민주주의, 돈, 사랑, 가족 등과 맞닥뜨리면서 쌓아온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을 낱낱이 보여준다.
이들이 삶에서 체득한 통찰은 낯설지만 명쾌하다. 이들은 민주주의가 되든 혁명을 하든 내 삶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에 냉소한다. 최저임금과 알바 등 자기 경험을 통해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돈이 없으면 자유마저 빼앗긴다는 사실을 체득한다. 열린 교육이라고 하지만 단 한 번도 자신들에게 열린 적이 없었던 교육 속에서 폭력과 권력관계를 체득하며 갇혀 자랐다고 항변한다.
저자는 삶에 대한 입장의 차이는 서로 다른 삶의 조건에서 비롯한다고 말한다. 지금 20대 삶의 조건이란 한마디로 예측 불가능, 기획 불가능이다. 이 시대에 이들은 ‘잉여’, 쓸모없는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자학 속에서 밖으로의 탈주가 아니라 안으로의 편입을 위해 기를 쓰고 살아야 한다. 저자가 발견한 것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분투를 하는 청년들의 모습이다. 다만 “청년이 서야 조국이 산다”는 말에 끌려 야만의 시대와 싸웠던 이전 세대와는 삶의 모습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조건이 다르기에 다르게 성장할 수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추억, 논리, 언어에 기대어 지금의 20대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일침을 놓는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20대들이 가장 치밀하고 가장 속 깊게 그린 삶의 세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책은 20대들의 증언을 중계하며 이들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 아니다. 대신 그동안 20대를 ‘위한’, 20대에 ‘대한’ 담론으로부터 소외되었던 이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이자,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이들과 함께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이 책의 특징

아름답지 않은 청춘의 시절이란 없다, 다만 보려 하지 않았을 뿐이다.
-인문학의 눈으로 20대를 바라보다


‘김예슬 선언’은 우리 사회에 많은 성찰과 말들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정작 대학생들 반응은 달랐다고 한다. “명문대 중퇴가 보통대 졸업보다 훨씬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고 생각하니”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게 후회스럽다, ‘글 잘 쓰는 학생이라 자기소개서도 잘 쓸 테니 부럽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취업을 위한 스펙 7종 세트(학벌, 학점, 영어, 자격증, 해외연수, 외모관리, 성형)를 갖춰야 하는 지금 20대들에게는 “글 솜씨든 꿀벅지든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 모두가 탐해야 하는 아이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응 또한 기성세대들에게는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왜 자기 문제인데 ‘짱돌’을 들지 않느냐고.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지금 20대를 둘러싼 논쟁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다. 지금 20대를 비난하는 이른바 386들이 용감하고 순수하게 싸울 수 있었던 사회적 조건은 무엇이었는가? 지금 시대는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그렇다면 지금 20대의 입장을 이해할 언어를 가졌는가? 이 책은 전작 《닥쳐라! 세계화》,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등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등의 담론을 현장과 일상, 개인의 삶 속에서 탐구해왔던 저자 엄기호가 이를 위해 역시 저자가 강의하는 연세대 원주캠퍼스, 덕성여대 학생들과 영화를 보고 페이퍼를 주고받으며, 이들의 구체적인 삶을 통하여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하여 함께 토론한 성찰의 산물이다.

“사람은 성장해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교육을 받고 사람을 만나고 자기 일을 하는 이유는 성장하기 위해서이다.” ?리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성장하지 않는 삶을 비난한다. 그리고 그 비난은 대학생, 20대들에게 쏟아진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곧 성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인은 자립하여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고, 즉각적인 욕망을 억누르며 자기의 인생을 기획하고 계획하는 삶이 바로 성장하는 삶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지금의 대학생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이들이 여전히 유아적이고 의존적이며 주체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 좌와 우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성장’에 대한 이야기에 기대어 현재의 대학생들을 비난하고 있다. _12쪽

우파들은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한다는 점을 들어 지금 20대가 철이 없다고 비난한다. 좌파들은 이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점을 들어 역시 철이 없다고 비난한다. 저자는 이것이 오독일 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 없는 비난은 모독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학생들이 증언하고 있는 것은 20대는 “성장에 대한 신화”에 기댄 비난, 비판, 세대론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각 장을 이루는 대학, 민주주의, 교육, 가족, 사랑, 소비, 돈, 열정 등의 주제에 대한 20대의 글에서 이들이 다르게 성장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 놓여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품평의 시대”를 살아가기에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김예슬 선언’을 두고 글 솜씨를 부러워하거나 다이어트에 목숨을 걸듯 필사적으로 아이템을 탐할 수밖에 없다. 또한 서사가 불가능한 시대를 살아가기에 이들은 뭘 해도 자기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냉소를 배우고, 자신이 세상을 바꾸기보다 세상에 자신을 맞추려는 생존의 법칙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청춘들, 세상과 삶에 대한 뜻밖의 성찰을 드러내다
-20대가 보는 정치, 돈, 사랑, 가족, 우리 시대의 자화상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한편으로 ‘우리가 몰랐던 20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된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이 바라보는 이 시대에 대한 통찰을 통해 우리 사회를 다른 시각에서 읽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발언하는 20대들은 이들의 정치적 입장과는 무관하게 공통적으로 정치와 민주주의, 혁명에 냉소한다. 이들이 교과서를 통해 배우고 현실로 겪는 정치에서 체득한 정치성이다. 이승만 정권은 4·19혁명으로 이어졌으나 결국 5·16쿠데타를 맞지 않았는가? 마찬가지로 전두환 정권-87년 6월 항쟁-노태우로,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이명박 정부로 이어지지 않았는가? 그래서 이들은 되묻는다.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가?”
‘20대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해 쏟아지던 비판이 갑자기 ‘20대와 트위터가 선거를 바꿨다’는 흥분으로 뒤바뀐 것 또한 20대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20대들은 정말 불의한 시대를 바꿔보겠다고, 혹은 이 시대를 지켜내겠다고 결연한 마음으로 투표한 것일까? 저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그런 행위들이 재미있다는 게 이유일 뿐이다.

트위터가 새로운 정치의 도구가 되었다기보다는 트위터를 통한 정치가 일종의 오락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증샷을 찍어서 올리고 트위터로 개념놀이를 하는 것, 그것에 동참하는 것이 게임만큼이나 재미있어서 움직인 것이다. 이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장면이 개표가 진행 중이던 새벽녘의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트위터에서는 강남 3구의 개표율과 전체 투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산수로 계산하여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그런 놀이가 줄을 이었다. 누구나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고 있으면서도 밤을 새면서 그 ‘시뮬레이션’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검토하고 시시각각으로 새로운 계산 결과가 올라왔다. 이것 자체가 게임이지 않은가? _92~93쪽

사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20대에 관대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지나치게 쿨한 이들의 사랑에는 관용을 베풀지 못한다. 그런데 이러한 도덕적 비난은 이들의 삶에 서사가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무시한다. 또한 이들의 사랑법과 사랑의 현실마저도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부터가 세대론이 가진 한계일 수밖에 없다.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는 세대론 대신 저자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사랑 때문에 좋아하는 문학을 포기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학생, 서로의 곤궁함을 배려하여 등가교환이 사랑의 방식이라고 말하는 학생. 그렇다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삶이 임시적이고 일시적인 것이 되었는데 어떻게 사랑이 임시적이지 않을 수 있는가. 그리고 이 임시적인 사랑, 그것은 왜 또 사랑이 아니란 말인가?”
교육과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은 서늘하기까지 하다. 저자는 일본 영화 를 학생들과 함께 보고 토론했다. 이 영화는 일본의 한 초등학교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기 위해 돼지를 기르던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이 돼지를 어떻게 처리할까를 토론하고 고민하다가 결국은 잡아먹는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교육 | 학교라는 이름의 정글, 98쪽) 그런데 학생들은 예상치 못한 반응들을 내놓는다. 학생들이 동일시하는 것은 바로 P짱, 돼지다. 기를까 말까, 먹을까 말까를 논의하는 가운데 돼지는 그저 그 결정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뿐이다. 지금 대학생들은 이른바 ‘열린 교육’ 세대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학교에서 경험한 교육이 바로 P짱의 운명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들이 말하는 것은 학교가 폭력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넘어 폭력적이지 않은 교육이 과연 가능한지를 되묻는다.

이 시대에 우리가 이야기하는 ‘서사적 사랑’이란 불가능하다. 세상은 서사에 목을 매는 이들을 비웃는다. 그저 사랑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유통기한이 지난 사랑은 과감하게 버리라고 조언한다. 사랑은 더 이상 무엇인가를 새롭게 생산하는 에너지가 아니다. 그것은 즐기고 낡으면 버리는 청바지와 같은 것이라고 속삭인다. 사랑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사랑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다. _153쪽

이들이 불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한국의 낙후한 교육이 아니라 교육 그 자체이다. 교육 자체의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들은 교육이 과연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대단히 회의적이다. 어찌 보면 학생들은 교육의 실체가 폭력이라고 교실에서 몸으로 깨달아버렸는지도 모른다. 교육이야말로 권력으로부터 가장 초월한 척하지만 권력의 속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 그래서 학생들이 가장 믿지 않는 말은 이 모든 것은 폭력이 아니라 너를 위한 교육이고 사랑이라는 말, 바로 그 거짓말이다. _120쪽

10년 전만 해도 자립해 벗어나야 하는 대상, 자신을 구속하는 대상이 가족이었지만 지금 20대들은 자신의 등록금을 대기 위해 허리가 휘는 부모님을 보면서 좋은 아들, 딸이 되기를 바란다. 대학 서열이 사회에 진출할 자기 정체성과 같으므로 인터넷에서 대학 서열을 놓고 배틀을 벌인다. 또 최저임금과 저임금에 자신들이 시달리고는 있지만 바보라서 가만히 당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노예임을 알면서도 착취임을 알면서도 감수한다고 말한다.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 그 과정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결론에서 ‘들릴 권리’에 대해 말한다.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좌파의 비난, 힘든 일을 싫어한다는 우파의 비난, 그리고 20대를 둘러싼 수많은 담론과 절망의 이름에는 정작 20대들의 목소리는 담겨 있지 않다고 말한다. 이 책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그동안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에서조차 소외당했던 20대들의 생생한 발언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 야생의 시대를 홀로 견디며 버티고 분투하는 오늘의 청춘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이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말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말을 하기 위해서는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말할 권리뿐 아니라 이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들릴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영어에는 ‘말할 권리’에 대한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말할 권리라고 하면 쉽게 ‘the right to speak’를 떠올린다. 그러나 영어에는 다른 표현이 하나 더 있다. ‘the right to be heard’, 들릴 권리이다. 혼자서 아무도 없는 산에 올라가 소리소리 지르는 것을 권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권리가 권리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방이 필요하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때 비로소 나의 말할 권리는 완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권리는 말을 하는 나의 용기만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방의 ‘듣는 의무’를 요청한다. 이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들려야 한다는 것은 이들의 거칠고 정리되지 않고 울퉁불퉁한 목소리를 우리가 진지하고 꼼꼼하게 듣는 훈련이 되어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요청한다. _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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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e****s | 2017-09-02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마음이 불편해졌다. 저자의 청춘에 대한 해석에 동의를 하던지 말던지, 그가 설명하고 묘사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여러 각도에서 맘에 들지 않았다. 저자가 말하는 보수적 관점에서도, 또는 진보적 관점에서도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던 것도 사실이고, 또한 88만원세대에서 그려지는 것 같은 짠한 모습으로부터 배어나오는 안쓰러움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보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그려지는 세대, 약 10년 전에 대학을 다니던 사람들, 바로 그 또래의 사람들 중 주변에서 지난 몇년간 만나왔던 이들의 모습이 자주 머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직장에 있는 다수의 비정규직 직원들, 신입직원들 그리고 유관기관(산하기관)의 젊은 직원들 말이다. 대부분 나름대로 친절한 척 대했고, 얼마 없는 권한 속에서도 진정으로 그들의 대우를 상향시키고자 신경을 썼었으나, 여전히 한켠에 남은 그들의 비적극성에 대한, 그리고 실력배양에 대한 불만들이 남아있었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불만도 있었다. 저자의 시각에 대해 특히. ... 결론적으로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을 써 나가면서, 그 배경이 되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분명 저자도 성장을 한 것은 맞는 것 같다. 결론 부분에서 그것을 확인해가면서, 불만은 조금 사라졌고 내 자신도 약간은 위로가 되었다고 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나름 날을 세우고 읽어나가다보면, 자신도 어느정도 상처가 생기기 마련이니까. 


"... 한국의 식민화된 학문 풍토에서는 보편적인 것이 추상적인 것이라는 이상한 관념이 있다. 그래서 사례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것을 폄훼하는 경향마저 있다. ... 'sample'이 무작위로 뽑아내는 어떤 사례라고 한다면, 'example'은 그 자체가 보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례로 사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다. ... 학문이란 'sample'에서 'example'을 뽑아내는 과정이다. ..." 도입부분에 있는 이 이야기에 난 100% 공감한다. 분야는 매우 달라도 내 나름 경험을 해봤던 학문의 분야에서도 이런식이니까. 이와 같은 문구를 앞으로 계속 써먹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다만... 저자 자신도 은근히 추상적인 보편성에 입각해서 분석을 하려는 경향이 보였고, 그 부분이 꽤나 불편했다. 


"... 따라서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 누군가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들이 내놓은 답을 가지고 왈가왈부한다면 그것은 삶에 대한 모독이다. ... 그럼에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그들 각자의 삶에 어떤 질문을 던지늕는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은 채 그 답만 가지고 도덕적으로 판단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탈정치화'라든가 '소비주의적'이라든가 '개인주의적'이라는 것이 바로 그러한 도덕적 판단의 언어이다. ..."


이같은 해석이 일면 그럴 듯해 보일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 책을 함께 만들어가던 세대들에게 일부 위안(?)이 될 수도 있었으리라고도 본다.(그들이 원하던 그렇지 않던) 하지만, 이는 '도덕'과 '보편적 관념'에 대한 지극히 기초적인 오해에서 비롯된 과잉친절이고, 그렇기에 현실적인 효과가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어느 누가 타인에 대해 판단할 때 자기만의 도덕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나? 그 판단이 정치적이건 사회적이건, 도덕과 떨어진 판단이라는게 가능한가? 그리고 대다수의 개인들이 '개인주의' '탈정치화'를 이야기할 때, 일정부분의 공통부분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정말 보편적으로 공통적이고 균일한 개념장에서 동일한 효과를 낸다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어차피 인간사회의 관계는 도덕의 얽힘과 충돌, 타협의 과정에서 형성되고 유지되는 것이라고 보는데, 왜 이 젊은 세대에 대한 판단에 도덕이 개입되는 것을 모독이니 폭력이니 하는 과도한 용어로 거부하려 하고, 그들을 과잉보하려 한단말인가? 그 젊은 세대가 진정으로 '탈정치' '소비주의' '개인주의'라는 딱지 때문에 상처입고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책 초반부터 의심스러웠고, 끝까지 그 사례를 보지는 못했다. 그저 일부 개인들이 자신들이 느끼는 무게감을 유사하게 표현하는 것은 봤으나, 그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그저 자신들의 개개인의 삶에 대한 고민의 sample들을 example로써 기술했을 뿐이아닌가 싶었다. 저자는 example를 들면서, 오히려 스스로 과잉개념화를 하는 보편주의 지향의 학문풍토에 빠져든게 아닌가 싶더라.


내가 다소 냉소적인건 아닌가 싶다. "훈육이 아닌 교육이 가능할까? ... 그렇다면 우리는 폭력적인 교육과 비폭력적인 교육을 구분할 게 아니라 불가피하고 감수할 수 있는 폭력과 그렇지 않는 폭력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아주 건방진 이야기지만, 저자는 수업을 하다가 이것을 깨달았나부다. 그래 '체득했다'는 식의 평가를 내릴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건 정말 말 그대로 '당연한거' 아닌가? 교육은 폭력이다. 농업이 생태파괴인것과 마찬가지로. 그건 암묵적인 전제이어야 하는데... 이건 근대와 현대의 문제가 아니다. 사랑에서 교육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 생존에서 비롯된 것임은 인류학적으로 당연한 것인데... 새로운 집단 성원이 그 집단의 생존에 기여하기 위해서 전수되던 것이 교육의 시작이고, 그것은 그 개인에 대한 사랑과 동시적으로 강제되는 의무인 것이니까... 낙오되면 버려지는 것.(물론 무작정 버려지지 않는 공동체 정신은 여러 문화에서 확인이 된다만, 1차 목표 전선에서부터는 버려지는게 맞다고 해야 할 듯하다) 교육학을 배워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이처럼 당연한 것을 거론하는 모습을 보고, 저자는 일단 젋은 세대에 대해 냉정하지 않는 따뜻한 시선을 보내려고 작정을 한 것임에 틀림없다고 판단되더라. 그러니 과잉보호적 해석이 계속 나오는 것이었다고 보고... 


이러한 불만들이 가장 집중이 되었던 막바지 부분의 문장 중 이런게 있다. "... 세상은 20대들에게 슈퍼맨이 되라고 한다. 성격은 당연히 좋아야 하지만 성적에만 목을 매서도 안된다. 성격과 사회성이 좋아야 하지만 정에 매여도 안 되고 철저히 경쟁적인 약육강식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제도에 충실하면서 자기 경험도 많아야 한다. 한마디로 슈퍼맨이 되거나 죽으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투명인간에 가까운 삶을 산다...." 그래 그 세대 스스로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주 냉정하게 말해서, 그 어떤 시대를 사는 젊은 세대가 이처럼 스스로에게 부과되는 (과도한?) 부담에서 초연하게 지낼 수 있었을까? 나보다 1년 먼저 태어난 저자는 나 역시 약간은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80년대 대학생들이 가질 수 있었던 시대정신의 관념적 낭만성과 비전에 대해 로망을 가지는 것 같다. 까놓고 말해서, 그러면 지금(10년전?)의 젊은 세대가 살고 있는 세상이 80년대의 젊은 세대의 그것보다 못하다는 거냐? 보수적 관점에서 말하는 '이전세대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울 수 없다는 전망'의 세대라는 굴레까지 덧붙여서? 그럼 바꿔볼래? 라는 말이 나오려 한다. 이런 식으로도 이야기 할 수 있다. "90년대 대학을 다녔던 세대들도 슈퍼히어로가 되라는 압력에서 살았다. 선동렬 방어율 학점을 자랑으로 삼았던 선배들과는 달랐다. 그렇다고 4.0에 육박하는 학점을 받는 것은 몰정치적 성향을 가진 반동으로, 개인주의자로 낙인찍히는 길이었다. 아주 확실하게 부유층인 부모를 두고 학생정치계와 거리를 두지 않고서는 그런 학점을 받을 수도 없었다. 그러면서 학과 이외의 교양교육은 그 개인이 가지는 인성과 상징자본의 핵심이었다. 맑스를 비롯한 다양한 서구좌파의 인문사회 이론에 대해 조금은 알고 떠들 수 있어야 했고, 포스트모더니즘이니 아방가르드니 하는 시류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는 척 해야했다. 그들에게 요구되던 독서량은 다른 성격에서 토익토플에 대한 압력에 못지 않은 것이었다. 그들 또래집단에서 무식하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면 말이다. 그리고 사회활동, 집회참가에 대한 암묵적인 요구... 물론 모두가 그러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기서 독립적인 것이란 그만큼 개인주의, 소비주의라는 세대 내에서의 낙인을 자초하는 것이었고. 그리고 그들의 생활문화는 육체적으로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는 과도하고 히스테리컬한 음주와 가무를 수반했다. 이러한 물리적인 생활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던 창구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도 오해다. 그것은 한편에서 분명 니힐리즘적으로 괴로움을 감수하는 정서였다. 게다가 당시의 소통은 스마트폰이나 SNS가 부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물리적인 소모가 불가피했다. 저녁 약속장소를 확인하기 위해 책방에 붙어있는 쪽지들을 확인하러 골목을 헤메이는 열정... 이정도 해야 나름 의식있는 청춘이라고 불렸고, 사회에서도 인정받았다. 노찾사와 꽃다지를 알아야했으나, 서태지와 넥스트도 알아야했더. 하지만, IMF를 거치면서 그들이 진출한 사회는 훨씬 상반된 덕목을 그들에게 요구했다. 실력과 스펙~! 현재 젊은이들이 주문받는 덕목을 그때부터 강제받았으니까. 훈련될 기회는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게 슈퍼히어로가 아니면 뭐냐?"


난 믿는다. 따뜻한 시선에서 저런 대변을 역설하긴 했으나, 저런식으로 어리광 부리는 젊은세대는 극단적으로 작다고. 그들은 씩식하게 살아가고 살아남고 있다고 말이다. 세대간이던 세대내이던 모든 인간관계의 갈등은 모두 도덕적 정치적 충돌이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이들은 이런 충돌에서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멜로드라마 인물들로밖에 해석이 안된다. 하지만 내가 만난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소극적이고 능력이 딸리는 부분이 있으나, 그만큼 다른 장점이 있기에 서로 부대끼며 사는 거다. 반대로 젊은 세대가 윗세대에게 들이대는 잣대가 도덕적이고 폭력적이란 이야기는 왜 안하나? 그들이 가진게 없으니까, 그런 도덕적 접근은 용인되는 건가?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하지는 못할꺼다. 윗세대도 지금 젊은세대 이상으로 창의성을 억누르는 교육을 받아온 사람들이다. 이렇게 불쑥 '꼰대'라고 들이밀어지는 잣대에 그 노땅들도 역시 상처을 받을 거란 말이다. 문제는 상처받았다고 위로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까지 상처는 그냥 일상다반사인 것임을 인정하고 이해하게 사회의 문화를 만드는게 아닌가 싶다. 


책 끄트머리에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 ".... 사실 이런 점 때문에 몇몇 학생들은 어리둥절해하거나 불만을 터트리기도 한다. 뭔가를 정리해주지 않으면, '객관적'으로 요약 정리된 '보편타당한' 정답이 나타나지 않으면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방인을 환대하지 않는 공동체는 성장할 수 없다. 정답만을 추구하는 공동체에서는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없다....." 이 당연한 생각을 저자는 수업을 통해 다시 '체득'한 것 같다. 그래 몇몇 응석받이는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을 그들을 위해 쓰여진 것만은 아니니까... 다시 읽어본 서문에서도 몇몇 거친 부분은 있었으나, 궁극적으로 '열려있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었던 저자의 뜻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세대도 힘들었었다는 이야기를 저자가 왜 하지 않았겠나? 왜 못했겠나? 다만 수업을 이끌어가야 하다보니 불가피하게 그런 충돌(?)은 피해야했고, 그 과정이 책으로 정리된게 아닌가 싶더라. 


어쨌거나 젊은 세대, 이 책에 소개되는 친구들은 이미 30대 중반을 접어드는 기성 사회의 일원이 되어있겠으나, 그들에 대한 생각을 오랜만에 진지하게 해보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 역시나 뒷북이었을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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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우리가 들어보지도 질문해보지 않았던 청춘의 모습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검**년 | 2012-01-26

-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청춘의 피가 뜨거운지라, 인간의 동산에는 사랑의 풀이 돋고, 이상의 꽃이 피고, 희망의 놀이 뜨고, 열락의 새가 운다. 사랑의 풀이 없으면 인간은 사막이다. 오아시스도 없는 사막이다. 보이는 끝까지 찾아 다녀도, 목숨이 있는 때까지 방황하여도 보이는 것은 거친 모래 뿐일 것이다.” 민태원,<청춘예찬>

 

 

일월의 태양처럼 무기력한 내 청춘이여/닿을 수 없는 먼 곳의 별을 늘 나는 갈망한다/먼 밤하늘로 천사는 날아오르네/순결한 별들이 죄도 없이 지네/갈곳을 잃는 외로운 고래와 같이 나의 두 눈은 공허를 보내자우림의 노래 <청춘예찬>

 

 

위의 두 글은 모두 청춘을 얘기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민태원이 쓴 산문 <청춘예찬>에 쓰여진 첫 번째 글은 청춘靑春을 그 의미 그대로 인생의 봄이요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 말한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2005년 락밴드 자우림은 절망하고 무기력하고 외로운 존재가 되어버린 청춘을 노래한다. 오랜 세월동안 청춘은 민태원이 그랬던 것처럼 들 끊는 피와 같은 것 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어른들은 지금의 청춘은 왜 들 끊지않은지 이해할 수 도 없었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아왔다.

 

 

자우림의 청춘과 민태원의 청춘 사이의 이질감의 맨 얼굴을 드러내려는 듯 엄기호씨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이하 청춘)>2010년 푸른숲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그는 지난 2년간 덕성여대와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함께 썼던 내용들을 토대로 삼아 책으로 엮음으로써 우리시대의 청춘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의 중심방향은 그가 책 서문에서 밝혔듯이 청춘의 성장이다. 엄기호씨는 뜨거운 피의 시대를 지나온 어른들의 눈에는 너무 무기력해져 버리거나 속물이 되어버린 지금의 청춘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성장의 조건들은 무엇인지 질문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질문을 통해서 그들의 성장방식을 이해하려 한다. <청춘>은 보통의 청춘들에게는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할 수 있는 공부와 취업문제에서부터 정치참여, 가족, 사랑 그리고 돈과 소비에 관한 문제까지 다양하고 넓은 범위의 청춘들의 모습을 담으려 하고 있다.

 

책의 초반부에선 청춘의 서열화를 김예슬 사건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학생이었던 김예슬은 몇 해 전 대학을 거부한다고 선언하였다. 대학은 이미 죽어버렸다며 대학 밖에서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였던 이 사건은 세간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청춘>은 그의 생각은 동의하지만 그를 긍정할수록 자기부정에 빠지게 되어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는 비명문대생 잉여학생들의 의견을 드러내며 이 사회가 보여주는 대학서열화와 그에 따른 청춘의 서열화를 말하고 있다. 명문대생인 김예슬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다른 대학생들의 용기 없음을 찌질함이라 말하는 기성세대에게 엄기호씨는 속물이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이 시대에 잉여로 내쳐진 자들의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바라봐야한다 얘기한다.

 

책에서 나타나는 사랑에 대한 담론도 아주 유의미 하다고 생각된다. 책속에 드러나는 청춘의 사랑은 어렵다. 어렵고 답답하다. 사랑의 어려움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왔지만 전통의 편견과 억압을 벗어난 지금 청춘의 사랑은 다른 모습으로 똑같이 어렵다. 그들의 사랑은 이전의 사랑의 무엇이 다른 걸까? 철학자 강신주는 수차례의 강의를 통해 사랑을 얘기해왔다. 그에 따르면 타자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며 우리는 를 통해 타자를 보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타자에게 줄 수 있으려면 자신에 대한 사랑이 우선이라 얘기한다. 사랑은 타자와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속 청춘들의 사랑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지금 그들의 사랑은 무엇과 등가교환 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사랑하려면 돈과 문화적 배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랑이 비싸진 것이다. 청춘들의 사랑이 힘든 이유는 바로 이 등가교환에 있다. 등가교환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되지 않아야하는 과정들이 필요하다. 문학도를 꿈꾸는 책속 준석은 현실적이 되기 위해 그동안의 자기 자신을 부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잘나가는 회사원과 사귀는 은정은 잘나감에 어울리기 위해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을 연기해내어야 한다. 이런 자기부정 속에서 사랑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사랑의 서사를 만드는 데 사랑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더 필요한 것이다. 엄기호씨는 청춘은 공부만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도 하는 존재라며 이들의 사랑을 위해서 우리사회가 어떤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묻는다. 왜 사랑이 그들이 권리목록에서 제외되었는지 묻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청춘들이 임시적이고 일시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는데 그들의 임시적 사랑은 왜 또 사랑이 아니라고 하는지 되묻는다.

 

엄기호씨는 또한 청춘의 역동성을 오락과 재미의 추구에서 발견한다. 청춘들은 정치에 무관심하고 냉소적이다. 그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언어라 말한다. 지금 청춘들의 현실정치참여는 다분히 오락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트위터에서 벌어지는 투표 인증샷 놀이, 꼰대 같은 권위적인 정치인의 발언에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해내는 문화를 만들어 내었다. 그 속에서 작가는 그래서무엇을 해야 한다는 관념적 생각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무엇을 한다는 실천의 역동성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역동성은 삽질혹은 열정으로 모습을 바꾸어 나타낸다. 그리고 그 열정은 사회의 일반 통념처럼 바치면 되돌아오는것이 아니라 순수한 유희의 형태의 삽질이라 얘기한다. 그리고 그에 반대되는 통념상의 열정과 그것을 착취하는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한 학생의 얘기를 통해 드러낸다.

 

그래서 솔미는 열정을 다해 일하라고 말하는 이 사회가 싫다. 열정을 다하라는 말은 알고 보면 웃기지도 않은 착취 구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지 않은가. 강요된 열정만이 남아 있을 뿐. 어째서 최저임금보다 적은 보수나 이조차도 없는 무급인턴 이 열정 노동이라는 이름으로 감추어져야 하는 것인지를 되묻는다.”

 

책에서 얘기된 것처럼 청춘의 삽질은 열정이 될 수 있다. 그 열정이 있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위해 빠순이가 되어 몇 시간이고 추운 거리에 서있을 수 있으며 잠도 안자고 30시간씩 눈뜨고 온라인 게임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들의 무착취 순수유희 열정에 대한 무척이나 온건한 시선은 그 열정이 다소 유아적이라고 비난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는 것 같아 무척 아쉽다. 마치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잠자리의 몸통을 두 손바닥으로 비벼버리며 죽여 버리는 것과 나와 조금 다른 아이를 아무생각 없이 쉽게 놀리고 따돌릴 수 있는 것 같은 유아적열정은 몇 해 전 오락과 재미, 풍자라는 이름으로 문희준이란 한 연예인의 인격을 무참히 짓밟았던 오인용이란 플래시애니메이션과 나는 꼼수다에 향한 합리적 비판마저 용납하지 않는 현재의 청춘의 모습들을 통해서 드러나는데도 말이다. 그 열정이 오락적이기만 할 때의 폭력성과 맹목성, 그리고 재미가 없어졌을 때 무책임한 자세로 돌아서버리는 것 대한 성찰이 빠져있어 아쉬웠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에서 다루어진 것처럼 지금의 청춘은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고 사유하고 있다. ‘들 끊는 청춘이란 말처럼 이제는 청춘을 하나의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불가능해 졌다. 그 청춘에 대한 담론을 솔직하게 드러낸 엄기호 씨의 이 책은 앞으로 세상 속으로 나올 청소년들과 지금세대를 이해하고 싶은 기성세대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청춘의 모습을 판단하고 심판하려고 하는 것보다 질문을 통해 성찰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중요함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청춘에 대한 해답보다는 그 질문을 공유하며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관용의 정신이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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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이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나의 생각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김*훈 | 2011-10-29
이 책은 20대에 대해 쓰였지만, 20대 문제들을 해결해주려 하지는 않는다. 단지 저자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수록하여 지금 20대들이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며, 행동하는지를 보여주기만 한다. 책의 구성이 이렇다보니 나 스스로도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 내용에 대한 많은 회의감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대학 정치 돈에 대해 말할까한다.


나는 현재 비명문대생이다. 가끔씩 어른들과 대학얘기를 나눠 보면 답답한 경우가 많다. 자신들도 똑같이 그런 명문대생과 비명문대생간의 차별이 있어 왔기 때문에 지금의 대학서열화 문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 정말로 문제가 없는 것일까?

물론 나 또한 그 당시에도 대학서열화가 있었던 것에 그리고 어느 정도의 차별이 있었던 거에 공감한다. 하지만 지금과 그때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때에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경제상황도 지금보다는 좋았기 때문에 선택의 폭도 넓었다. 하지만 지금상황을 봐라. 우리 20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얼마나 되는가? 확실히 과거보다 엄청나게 줄었다. 그런 상황에서 청춘들이 기댈 대는 대학간판 즉, 자신을 나타내는 예비지표로서의 그 대학간판에 더욱더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던 사회구조가 지금에 와서는 실패를 용서치 않는 패자부활전이란 없는 그런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것이 우리 20대 청춘들이 대학간판에 과거보다 더 집착하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선 학생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현재 대학은 오로지 취업만을 위한 취업양성소가 되고 있다고 비판만 하고 있다. 대학서열화가 왜생기는지 왜 우리는 그 취업을 위해 다른 대학교를 선망하는지 그이유가 나타나있지 않다. 단지 그런 현상들이 일어나는 현 상황에 대해서만 비판만 할 뿐이다. 난 이 부분을 읽으면서(물론, 저자가 학생들의 생각을 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중립적으로 있으려 한 것 같지만)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처럼 답답함을 느꼈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단지 나와 비슷한 아이의 이야기를 보면서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라는 것인가?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가? 라는 답변에 제대로 답변을 못해줬기 때문이다.


정치부분에서도 저자가 이끄는 내용과는 다르게 접근해보았다. 저자는 청춘들이 왜 정치에 관심이 없는지에 대해 분석하면서 세 가지 포인트를 말했다. 첫째, 정치를 도덕화시켰다는점. 둘째, 재미라는 요소가 없다는 점. 셋째, 정치를 너무 잘 안다는 점이 그것이다. 물론 이것들 때문에 청춘들이 정치에 관심을 안 가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았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그렇게 교육받아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 초중고때 학급회의를 생각해보자. 초등학교 때는 학급회의시간을 운용해왔다. 하지만 그뿐이다. 정말로 우리가 거기에 활발히 참여하였을까? 단지 시간표에 짜져있으니깐 어쩔 수 없이 참여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즉, 형식적이기만 한 학급회의였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어떤 제안을 하면 그 제안에 치열한 토론을 벌여봤던적이 있던가? 단지 우리는 미리 정해진 안건(선생님들이 미리 정하는 경우가 태반이다)에 대해 거수기 역할로만 하지 않았던가? 중고등학교때는 학업이라는 미명아래 자습시간으로 이용하지 않았던가? 이런 상황에서 처음으로 주어진 투표권에 관심을 가질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렸을 때부터 우리주위에 벌어지는 일에 무관심했던 우리가 많은 이해관계가 뒤섞인 정치에 흥미를 가진다는 것은 어쩌면 말이 안 되는 거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난 저자와는 다른 시각에서 청춘들의 정치이야기를 생각해봤다. 저자와는 다른 접근을 해봤지만 정치부분에서는 많은 부분에서 공감한다. 사실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니깐.


난 이 책의 열린교육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대학진학만을 위한 닫힌 교육과 조용히 있고 혼자 생각할 자유가 없는 즉, 참여가 강요되고 있는 열린교육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즉, 현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이 많이 잘못되었다고 보고 있다. 나도 어느 정도 그 폐해에 공감한다. 닫힌 교육은 하나의 목표, 대학진학만을 위한 일방적인 교육이기 때문에 참교육이 아니라는 점, 열린교육은 앞에서 말한 참여를 강요하는 것처럼 의도와는 다르게 변질된 점에 공감한다.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해보았다. 우리가 겪는 교육문제는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목표설정을 아직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직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할 뚜렷한 목표가 없다보니 교육방향조차도 갈팡질팡하는 것이라 본다. 과거 산업화를 겪으면서 우리는 각 분야에 쓰일 엘리트들이 필요했다. 그러다보니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 채택된 것이다. 하지만 현재에 와서 우리사회는 고도성장을 이루게 되었고 서로 추구하는 가치도 다양화 되었다. 이렇게 되다보니 전처럼 닫힌 교육만으로는 사회를 이끌 청춘들을 교육하는데 부족함이 있었고 그래서 열린교육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열린교육도 정답은 아닌듯하다.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교육한다는 목적아래 등장한 열린교육은 책에서 말했듯이, 일괄적으로 모든 이에게 참여를 강요하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창의성은 그런 일괄적인 또 강요적인 교육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 사회가 미래에 원하는 인재상 즉, 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다보니 교육의 방향 또한 혼란한 시기를 가지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돈이라는 문제를 말할까한다. 돈, 어디에서나 이놈이 문제인 것 같다. 돈이라는 문제는 시대를 막론하고 세대를 막론하고 가장 큰 이슈인 것 같다. 우리 사회는 돈이라는 존재가 없으면 생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청춘일 때의 돈은 의미가 다르다고 본다. 특히 요즘에는 더욱더 그런 것 같다. 끊임없이 올라가는 대학등록금, 자취방하나 구하기 힘든 상황, 대학생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올라버린 물가, 하지만 그에 맞게 올라가지 않는 아르바이트시급 때문이다. 책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돈은 대학생들에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런 존재이다. 대학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장학금을 받으려고 해도 알바 때문에 공부할시간은 줄어들고 그렇다보니 성적은 떨어지게 되고 낮은 성적 때문에 장학금을 못 받으니 또 알바를 하게 된다. 이러한 순환구조 때문에 대학생들은 언제나 돈에 치이게 된다. 이렇다보니 대학등록금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원래 젊었을 때 고생하는 것이라고 이런 상황들을 합리화해버린다. 우리의 요구를 어린아이의 투정쯤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무책임한 생각이란 말인가? 이런 악순환이 결국 돈 없는 가난한집안의 학생과  돈 많은 집안의 학생의 차이를 벌리고 결국엔 부의 대물림이라는 사회문제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아님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것일까? 청춘 때의 돈문제는 단순히 생활의 어려움을 넘어서서 이것이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며 부의 대물림 또한 깰 수 없는 단단한 관계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사회전체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하지만 지금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한듯하다. 그래서 기득권층인 어른들은 청춘들의 경제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들이다. 크게 대학 정치 교육 돈 이 네 개 부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나와 밀접하게 관련된 주제라서 그런 것 같다. 난 이 책의 저자가 최대한 자신은 배제한 채 우리 20대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려주려 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런 책의 구도가 나에게는 많은 사색을 가지게 했다. 그렇기 때문에 20대들보다는 20대를 이해하고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고자 하는 어른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20대와 어른들이 서로의 문제에 대해 공감하는 기회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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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모든 세대의 문제와 요즘 20대의 문제, 경제적 문제들이 뒤섞여 있어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b********e | 2010-12-30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모든 세대가 20대 때 느꼈던 문제들을 왜 요즘 20대만 갖고 있는 것처럼 그리느냐 하는것이었다.

 

가령 돈 문제만 해도 그렇다. 내가 대학에 다니던 17~8년 전에도 돈에 쪼들리는 대학생은 많았다. 아르바이트하느라 공부를 제대로 못하고, 데이트는 엄두도 못 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많은 남자들은 아예 취업을 한 후 여자를 사귀려고 아예 연애는 생각도 않고, 도서관과 집만 왔다갔다 하기도 했다.

 

취업의 경우도 그렇다. 당시에는 남자들은 그럭저럭 아무데라도 취업을 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여자들은 정말 취업할 곳이 없어 앞날이 막막했다. 어려운 형편에 부모님이 대학까지 보내주었는데, 여자를 뽑는 직종이 매우 제한되어 있고, 그나마 20대에는 말단 사원으로 근무하더라도 그 이후의 근무나 승진은 힘든 상황이라 미래를 계획하기가 어려웠다. 어려운 형편의 여대생이나 대졸자일수록 데이트를 하기도 힘들고 안정된 직장을 가진 남자를 만나기 힘들기 때문에 생존의 위협을 느껴야 했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더 암울하다. 5~60년대에는 산업이 발전하지 않아 일자리가 참으로 귀했다고 들었다. 대졸 남자들도 취업이 어렵지 않은 시기는 한국경제가 고속성장하던 7~80년대 정도였지, 그 이전과 이후는 매우 힘들었던 것으로 안다.

 

그리고 마치 386세대가 모든 기득권을 가진 세대인 것처럼 그리는 것도 문제다. 책에도 나오는 것처럼 그 나이의 세대 중에 대학을 나온 사람도 1/3밖에 안 되는 데다 당시에도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사람은 좋은 직장을 갖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386세대라 할 때 학생운동에 앞장선 명문대 출신들을 주로 연상하기 때문에 그런 오류가 생기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은 당시 세대 중에 상위 몇 %밖에는 되지 않는다.

 

또한 이 책에서는 명문대와 비명문대, 인서울 대학교와 지방대학의 차이를 중점적으로 논하는데, 사실 명문대 선호현상은 예전에 더 심했다. 요즘은 오히려 능력주의가 확산되어 명문대생과 비명문대생도 능력 위주로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명문대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안정된 직장, 좋은 혼처, 사회적 명성 등 모든 게 가능했지만, 요즘은 명문대를 나와도 할일없이 노는 사람이 많고, 지방대나 비명문대를 나와도 능력을 인정받으면 예전보다는 차별을 덜 받는다.

 

내가 보기에 요즘 세대의 문제는 부모 세대보다 더 잘살 거라는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중산층 자녀들은 취업을 한다손 쳐도 자신이 부모에 비해 더 못 살거라는 것을 뻔히 안다. 서민 자녀들은 부모가 엄청난 희생을 해서 대학에 보냈는데, 자기 앞가림도 못하며 살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부모세대와의 비교는 둘째치고, 어느 정도 쾌적한 집에서 물질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자랐는데, 자기가 벌어먹고 살게 되면, 생활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는 게 문제다. 소위 말해 차가 없던 사람이 티코를 타고 다니면 행복하고 티코 타던 사람이 그랜저 타는 건 더 행복하지만, 그랜저 타던 사람이 티코 타면 불행한 것이고, 차가 없어서 걸어다니면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것과 같은 현상인 것이다.

 

있는 집 부모들은 자식들이 능력이 부족해도 무조건 뒷받침할 것이고, 없는 집 부모들은 속수무책으로 자식들을 험한 세상에 내보낼 수밖에 없다. 이미 그런 현상들이 빚어지고 있다. 있는 집들은 온갖 빽을 써서 자식을 취업시키고, 결혼할 때 집 얻을 때 돈을 대주고 심지어 생활비도 대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집의 자식들은 아예 독립할 생각도 없고, 부모에게 얹혀사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심지어 형제들끼리 서로 더 받지 못해 경쟁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현상은 상류층에게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요즘은 중산층 이하까지도 이런 세태가 퍼지고 있다.

 

이 책이 제기한 문제들은 의미심장하지만, 책의 주제를 내세우려다 보니 사회 전반적인 상황을 도외시한 측면들이 있다. 가령 대학생들이 모텔비가 아까워 DVD방을 전전하고 커플이 서로 분담하고, 뭐 이런 얘기들도 3, 40대에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사람들이 결혼을 아예 못하고 있는 현상에 비하면 그닥 심각하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고, 대학생 주거권 같은 얘기도 독거노인이나 반지하에서 셋방살이 하는 가정들을 생각할 때 너무 앞선 얘기다.

 

이 문제는 위에서 얘기했듯이 세대의 문제라기보다는 계층의 문제이다. 고용 없는 성장에다 성장 자체도 둔화되니, 부모세대보다 자식세대의 경제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있는 집은 자식을 끝까지 보호해 주고, 없는 집은 자식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취업 비리를 없애고,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국민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 세대간에 싸움을 붙이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느 세대나 살기 힘든 건 마찬가지니까. 복지국가를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처럼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제공하고, 대학생들에게 싼 숙소들을 제공하고, 대학교에 무상 탁아시설을 설치하는 것 등이 해법이다.

 

20대 개인의 입장에서는 목표를 명확하게 세우고 전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워낙 목표도 없고 명확한 소신이 없는 젊은이들이 많다 보니, 뚜렷하게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누구나 돕고 싶어한다. 회사에 처음에 들어갈 때에는 스펙이 중요하더라도,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강한 의지력이 있어야 한다. 스펙이 업무 능력을 보증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든 회사들이 안다.

 

상원의원이 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나서야 간신히 로스쿨 학자금 대출을 다 갚은 오바마 같은 사람이 온갖 재벌가 아들들을 제치고 대통령이 되었듯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밑바닥에서 자라났으면서도 이상을 추구하는 올바른 젊은이들이 나타나 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부모들 역시 자식들을 무능력하게 키우지 말고 이런 시대일수록 고생도 시키고 큰 뜻을 품게 하여 현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키워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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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서평]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엄기호, 푸른숲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프*크 | 2010-11-21

 20대가 동네북인가? 좌파적 성향의 어른(?)들은 20대를 소비지향적이고, 이기적이고, 사회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고 욕하고, 이재오 같은 우파적 어른(과거에 '좌파'였던)들은 눈높이가 너무 높고, 힘든 일을 안 해봤다고 20대를 힐난한다. 이런 욕을 먹는 20대는 '왜 20대가 욕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해조차 못 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의 20대는 386 좌파 어른 혹은 그 윗대의 4.19세대들이 경험했던 사회적 상황과는 또다른 조건이기 때문이다. 또 우파 어른들이 공유하고 있는 "어느 자리에서건 열심히 일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말이 거짓말인 것도 IMF,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를 몸으로 겪고 있어서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왜 20대가 이렇게 되었을까? 마르크스는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인간이라는 것"은 "각 세대는 그에 앞선 세대들을 딛고 그 산업과 교통을 더욱 발전시키며, 그 사회 질서를 자신들의 변화된 욕구에 따라 수정해간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02학번인 내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 사회문제를 토론하고, 자본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사회과학책을 선물해주는 선배는 거의 없었다.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학번들 중에 '운동'(movement)을 하는 선배들은 학 학번에 1명 있으면 고마운 존재였다.

 

그렇다고 과거 군사 정권 때 처럼,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적이고 드러내놓고 폭력적인 정권이 존재한 것도 아니다. 국가 권력이 시민들의 민주적 권리들을 침해했지만, 앞선 세대들의 민주화 투쟁 덕분으로 '민주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세상에서 20대는 나고 자랐다.

 

1999년에 시애틀에서 있었던 국제적인 WTO반대 투쟁과 그것의 한국판인 2000년 ASEM 반대 투쟁, 2002년도 효순이-미선이 투쟁, 그리고 연이어 일어난 반전운동에 의해 소수의 대학생들이 급진화하기는 했으나, 300만명이 넘는 대학생들 중에서 그 숫자는 미미했다. 동구권 몰락 이후로 PD계열은 대규모 운동판을 떠났고, NL은 매력없는 '북조선'을 붙잡고 있고, 방향을 제시해 줄 선배도 없는 대학에서 어느 누가 386세대처럼 민주주의와 조국통일, 체제변혁을 위해 과감히 몸을 던지겠는가? 20대가 처한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없이 '20대 개새끼論'을 말하면, 듣는 20대들은 당황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안기호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친절하다. 비난, 질타, 혹은 그 반평향으로 연민의 눈으로 20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20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20대가 무엇이 고민인지, 어떻게 사랑을 하는지, 대학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정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족과 돈에 대해서는 어떻게 사고하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레디앙)가 20대를 명명했다면,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사계절)은 사유하게 만들었고, 엄기호의 이 책은 20대를 이해한다.

 

20대를 이야기한 책은 많다. 20대에 대한 우파적 버전은 서점에 널려 있다.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이대 나온 20대 보험왕에 대한 책도 본 것 같고, 유수연의 『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위즈덤하우스)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어떤 내용인지도 알 것 같다. 20대의 집단 우울증을 사회적인 해결보다는 개인적인 처방을 내리는 김혜남의 『어른으로 산다는 것』(갤리온)은 우파적 심리 처방이고,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푸른숲)은 쿨(?)한 처방전으로 기억하고 있다. 읽은지 오래 되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다만, 르네21과 교보문고가 함께 진행한 저자 강연회에서 김어준이 언급했던 '알마니'양복이 자꾸 생각난다. 옷이 날개이긴 하다. 

 

하지만, 20대 자신들에게도 과제는 존재한다. 엄기호의 이 책도 그렇지만, 20대의 이야기를 20대가 하지 않는다. 여전히 앞선 세대들의 입을 빌려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앞선 세대들이 어떻게 그들의 삶을 개척했는지, 우리가 편하게 누리는 민주적 권리들이 어떻게 쟁취된 것인지에 대해서 학습(?)할 필요가 있다. 한기호의 『열정시대』(교양인)는 운동권 출신의 젊은이가 『소설 동의보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른, 잔치는 끝났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이상, 창비)등과 같은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어떻게 탄생시켰는지에 대해 시대적 상황, 출판 생태계, 개인적 경험을 잘 버무린 책이다. 약간 무겁긴 하지만, 그 어느 세대보다 치열한 삶이 필요한 20대가 읽어 볼 만한 책이다. 10명의 필자들이 '사상의 은사' 리영희 선생님에 대해서 이야기한 『리영희 프리즘』(사계절)은 386보다 더 윗세대인 4.19세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한윤형, 김현진 20대 필자들도 참여해서 20대들이 바라보는 '리영희'를 말한다. 지금 20대에게 '리영희'를 이야기하면, "북한 사람이야?"라고 되묻는다. 20대들도 앞선 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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