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 리 넘버를 포함, 더욱 더 물오른 니키 패럿의 보컬
'블랙 커피' - 니키 패럿
니키 패럿은 베이스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재능 있는 뮤지션인데 보컬리스트로써 더욱 성숙해진 느낌이 든다. 이번 음반은 비너스 레코드에서 발매된 세 번째 작품으로 매 작품마다 그 매력을 더해왔다. 스윙저널지 디스크대상에서 상을 받기도 했는데 거기에 걸맞는 노래 실력이다. 2009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필자는 신주쿠의 재즈 클럽 'J'에서 그녀의 노래를 들으러 갔었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를 나누었기 때문에 잠깐 이야기를 하면서 2집 'Fly Me To The Moon'에 들어있던 'Waltzing Matilda'를 불러달라고 청했다. 이 음반에서 가장 감동을 받은 곡이었다. 이 곡은 호주에서 국가 다음으로 잘 알려졌다고 할 만큼 유명한 전통 악곡으로 영화 'On The Beach'에 사용되어 크게 히트하였다. 니키는 호주 출신으로 훌륭하게 재즈 버전으로 노래하였고 이를 라이브에서도 듣고 싶어서 부탁했다. 그녀가 리허설에서 노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떨까? 라고 망설이던 참에 밴드의 멤버들이 본인들이 레코딩에서도 참가하여 세션을 했기 때문에 연주는 문제없다고 말하며 호주 출신인 그녀가 이 노래를 못하면 안된다고 한마디씩 거들자 흔쾌히 청을 들어주었다. 역시 아주 멋진 노래였다.
그런데 이번 음반에서 두드러진 점은 일찍이 페기 리와 줄리 런던이 불렀던 곡들을 몇 곡 들어있다는 것이다. 앨범 타이틀인 'Black Coffee'는 두 사람이 모두 불렀던 곡이고 'WHY DON'T YOU DO RIGHT', 'ALRIGHT, OKAY, YOU WIN', 'FEVER', 'HALLELUJAH, I LOVE HIM SO' 등은 모두 페기 리가 부른 곡이다. 니키 패럿은 비교적 스트레이트하고 세련된 창법을 구사하는 편인데 귀여운 목소리는 어딘지 모르게 페기 리와 줄리 런던의 노래에 잘 어울리는 부분이 있다. 애처러우면서도 여장부다운 면모도 보이는 것이 니키와 페기의 공통점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니키 패럿이 새로운 세대로 현대적인 느낌이 몸에 배어있고 재즈 뮤지션과의 연주도 잘 어울리고 있다. 이는 그녀 자신이 뛰어난 재즈 베이시스트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재즈 가수로써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전 레이첼 Z 피아노 트리오에서 노래하지 않고 베이스만 연주하고 있던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 가수로 멋지게 변신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이 음반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하라 테츠오도 분명히 레이첼 Z의 레코딩에 갔을 때 니키 패럿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집 해설지에도 그렇게 써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고 레스 폴의 이리디움 라이브에도 함께하여 베이스를 연주했다고 하는데 10년쯤 전에 필자가 같은 클럽에서 레스 폴의 연주를 들을 때에는 아직 그녀는 참여하지 않았다. 6,7년 전 레이첼 Z의 연주를 그 클럽에서 들었을 때에 베이스는 론 카터였다. 필자가 처음 니키를 알게 된 것은 라이브 연주가 아니라 음반 'People Will Say We're In Love'(ARBORS RECORDS)로 피아노의 로자노 스포티에로와의 듀오로 노래도 했지만 베이스 연주만 하고 노래하지 않은 곡도 있어 이 음반에서 베이시스트로써 걸출한 솜씨를 충분히 보여주었다. 1집 해설지에 의하면 그녀는 루퍼스 리드에게 베이스를 배웠다고 하는데 베이시스트로써 워킹 베이스도 잘 연주하는 본격적인 연주자이다. 이번 음반에서는 페기 리의 곡들과 함께 첫 곡으로 등장하는 'DARK EYES'가 아주 재미있다. 갑자기 아르코 솔로에 맞춰 노래부르기 시작하면서 스캣도 구사하면서 유머러스하게 노래하는 것이 특색하고 재미있다. 흔하지 않은 독특한 특징을 잘 발휘하고 있다. 언니인 리사 페롯이 연주하는 바리톤 색소폰도 박력이 넘친다.
외에도 해리 알렌(테너), 존 디 마르티노(피아노), 폴 마이어(기타), 디온 파슨(드럼)이 함께하여 재지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가장 귀에 들어오는 곡, 'Black Coffee'는 블루스의 느낌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어서 '재즈 가수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라고 마치 뽐내듯이 노래하고 있어 페기 리나 줄리 런던이 부른 같은 곡을 능가하는 듯하다. 이 곡은 몇 번이고 다시 듣고 싶어지고 리사 페롯의 베이스 클라리넷도 절묘하게 효과를 받쳐주고 있다.
호주 출신의 재즈 가수로는 쟈넷 사이델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니키 패롯쪽으로 더 관심이 기울고 있다. 니키가 부르는 노래의 매력은 원곡이 가진 형식과 선율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도 니키 독자적인 해석과 표현을 첨가하여 결과적으로 개성 있는 곡으로 완성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수의 경우는 목소리의 매력도 중요하다. 그녀의 목소리는 귀여운 면도 있지만 남성 입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의 하나인 감춰진 농염함도 있어서 이것이 그녀의 노래를 생기 있게 만들고 있으며 인간적인 따뜻한 감정 표현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 내재된 스윙감이 있다. 이는 그녀가 베이스 연주자라는 점과 관련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그녀는 워킹 베이스도 능숙한 베이시스트로 재즈의 전통을 살린 주류파 모던 재즈 베이스 연주자이므로 노래에도 재즈의 박자감각과 스윙감이 살아있다. 그리고 스캣도 가끔 들려주고 있다. 15번 곡이 그렇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번 음반에는 페기 리가 부른 노래를 몇 곡 불러주고 있다. 총 15곡 가운데 얼핏 생각해봐도 반 정도가 되는 2, 3, 4, 5, 6, 8, 15번 곡이 페기 리가 불러 유명한 곡이고, 2, 5, 9, 13, 14번 곡은 줄리 런던도 불렀었다. 이 정도로 페기 리의 곡을 선곡했다는 것은 니키 패럿도 어느 정도 페기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것이 틀림없다. 부드러운 목소리, 자연스러운 창법, 유머러스한 감각 등의 면에서 확실히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미디엄 템포 이상이 되면 니키의 노래가 더욱 스윙감이 있으며 재지하며 박력도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약간 허스키한 느낌의 요염한 목소리로 노래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음반을 들을 때 필자가 몇 번을 반복해서 들은 결과, 우선 음반의 타이틀곡인 'Black Coffee'를 맨 처음 듣기를 권한다. 블루스 느낌과 재즈 느낌에 압도당할 것이다. 이어서 첫 번째 곡인 'Dark Eyes'를 들어보길 바란다. 원래 러시아의 집시 민속 노래로 '검은 눈동자'라고도 하며, 루이 암스트롱은 'Otchi-Tchor-Ni-Ya'라는 제목으로 불렀고 1926년에 미국의 해리 홀릭이 탱고로 편곡하여 히트시켰다. 니키 패럿이 유머 감각을 살려서 애처로운 느낌을 띄면서 노래하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다른 재즈 가수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개성과 경쾌한 스캣이 더없이 깊은 정취가 느껴진다. 이 이후부터는 곡 순서대로 듣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WHY DON'T YOU DO RIGHT'은 1941년 죠 맥코이가 작사, 작곡하여 43년 페기 리의 노래로 히트했는데 팝적이며 재미있는 노래다. 니키의 재능이 빛난다. 'ALRIGHT, OKAY, YOU WIN'은 시드 와인체가 1955년 작사, 작곡하여 조 윌리암스가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레코드가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페기 리도 노래했다. 니키는 재즈 가수로써 스윙감 넘치는 창법을 보여주며 테너 색소폰 솔로가 재즈 무드를 재촉한다. 베이스 솔로도 연주하고 있어서 니키의 재능을 전부 보여주고 있다. 'DON'T SMOKE IN BED'는 윌러드 로빈슨이 작사, 작곡하여 48년에 발표했는데 페기 리가 47년에 녹음했다는 설도 있으며 페기의 곡이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니키는 발라드 곡으로 훌륭하게 노래하고 있다.
'FEVER'도 페기 리에 의한 대히트곡인데 최근 재즈 가수들이 자주 부르고 있다. 1956년 존 다벤포트와 에디 쿨리가 작사, 작곡하고 리틀 윌리 존의 노래가 56년에 처음 히트하였다. 이어서 58년 페기 리의 노래가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그러나 니키의 노래가 더 뛰어나다. 최고라고 생각한다. 적절하게 여유를 두고 경쾌하게 그러나 재지하게 불러주고 있으면서 요염하다. 감각도 좋고 멋지다. 해리 알렌의 테너 솔로도 최상이며 니키 본인이 구현하는 베이스와 노래의 듀오 부분이 긴장감 있다. 차분한 발라드 'GO SLOW'의 뒤를 잇는 'HALLELUJAH, I LOVE HIM SO'는 1956년 레이 찰스가 작사, 작곡하고 같은 해 레이가 부른 곡이 베스트 셀러가 되었는데 새로이 59년에 페기 리가 불러 또 한번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니키는 더욱 재즈 무드를 강조하여 해리 알렌의 테너를 상대로 귀엽게 부르는데 그루비하면서 재지한 사운드로 흥을 돋운다. 'I'VE GOT MY LOVE TO KEEP ME WARM'는 레스 브라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유명한데 노래로 감상하는 것도 즐겁다. 바리톤 색소폰과의 공연도 듣기 좋으며 탁월한 선곡이라고 생각한다. 'JUST ONE MORE CHANCE'는 1931년 아서 존슨이 작곡, 샘 코슬로우가 작사한 스탠더드로 기타와 테너 색소폰을 살려 오래된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다.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곡이다. 'NO MOON AT ALL'은 데이브 맨과 레드 에반스가 작사, 작곡한 스텐더드로 49년 작품이다. 냇킹콜 트리오의 연주로 히트했고 아니타 오데이도 노래했다. 니키는 산뜻하게 노래부르며 원곡의 장점을 뚜렷하게 살려주고 있다. 테너 솔로를 동반하며 경쾌한 스캣도 섞어가며 노래하는 'OUR DAY WILL COME'의 다음은 콜 포터가 48년 쓴 'SO IN LOVE'로 뮤지컬 'Kiss Me, Kate'의 수록곡이다. 격조 높은 곡을 우아하게 소화시키는 감각이 역시 뛰어나다. 'WHERE OR WHEN'는 예전에 페기 리가 베니 굿맨 섹스텟에서 노래한 곡으로 줄리 런던도 녹음한 적이 있다. 니키는 베이스에서부터 노래하며 자신의 베이스 연주를 반주로 강조하면서 노래하여 원래는 발라드였던 곡을 스윙으로 새롭게 표현한 부분이 독특하고 듣기 좋으며 베이스 솔로도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음반에서 베스트 중에 베스트이다. 'WHEN I FALL IN LOVE'는 1952년 빅터 영이 작곡, 에드워드 헤이맨이 작사한 로맨틱한 연가로 보사노바풍의 편곡이 세련되고 멋지며 여기에 더해진 니키의 경쾌한 노래가 스캣과 함께 보사 무드를 살려주고 있어서 최고이다.
岩浪洋三(이와나미 요우조우, Iwanami Youzou)
번역 및 정리: 김 성희
'일본 월간 재즈전문 잡지 Swing Journal 기사 자료'
'비너스 레코드의 재원인 노래하는 베이스 연주자 니키 패럿이 또 다시 들려주는 독특한 음악 세계'
'문리버', '플라이 미 투 더 문'이 스윙 저널 선정 골드 디스크를 획득하고 더욱이 이 작품들이 본지 재즈 디스크 대상 보컬상 (해외 부문)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현재 가장 잘 나가는 보컬리스트이자 베이시스트 니키 패럿! 그녀가 올 봄 위의 두 앨범에 뒤지지 않는 멋진 작품을 발표했다. 이번에 그녀가 도전한 것은 페기 리의 애창곡을 중심으로 한 스탠더드 곡들. 곡이 가진 매력을 즐기는 사이 어느 새인가 니키가 만들어내는 음악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기분 좋은 반전이 계속되는 회심작이다.
'페기리의 명곡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발휘한 니키 패럿의 도전 정신'
오래 동안 재즈를 들어오는 가운데 니키 패럿과 같은 뮤지션을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매력적인 여성이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면서 멋지게 노래를 부른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인데 악기 연주도 수준급이니 금상첨화다.
니키 패럿은 호주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음악 교육을 받았고 베이스를 연주하게 된 것은 15세였다. 뉴사우스 웨일즈 음악원에서 재즈를 배운 뒤에 1994년 미국으로 가서 루퍼스 리드에게 사사 받았다. 작년에 사망한 레스 폴의 밴드에서 2000년부터 베이시스트겸 싱어로 활동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데뷔작 'Moon River'(2008)와 2집 'Fly Me To The Moon'(2009)이 모두 스윙 저널지 골드 디스크 대상, 보컬부문 (해외부문)을 2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베이스를 연주하는 미녀 재즈 싱어로써 굳건히 인기를 쌓아온 니키의 3집인 'BLACK COFFEE'은 이런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한층 더 재즈색이 짙은 음반이라고 하겠다. 2집은 스탠더드와 팝 명곡을 무작위로 선곡한 것에 비해 이번 음반에서는 타이틀 넘버가 나타내듯이 페기리의 명곡들을 중심으로 선곡했다. 15곡 가운데 무려 9곡이 페기리의 히트곡 내지는 그녀의 레파토리이다. 이것은 우연이라고는 할 수 없다. 도전 의욕을 내포한 선곡인 것이다. 재즈 스탠다드계에 백인 여성 싱어로써 넘버원인 페기리는 외모면에서도 매우 아름다웠고 베니 굿맨 악단에서 실력을 다져 재즈계뿐 아니라 엔터테이너로도 성공하여 배우, 작곡가로써도 이름을 알린 재능의 소유자다. 이런 대선배, 페기리의 노래를 음미하여 21세기 싱어 니키 패럿이 그녀의 매력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가가 이번 음반 'BLACK COFFEE'에서 귀기울여 들어 봐야 할 부분이다.
스탠더드곡들은 과거의 유명한 곡들로 이미 관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음반에는 페기리가 부르지 않았던 유명한 곡들도 들어있는데 어떤 곡이든 니키는 듣는 이의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기존 곡에 대한 기대감에서 벗어나 그녀만의 세계로 이끌려가게 된다. 페기리를 연상하게 하는 곡이 어느새인가 니키의 곡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녀의 성공 요인은 노래를 어렵게 과대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과장된 표현을 자제하는데 있다. 깊이 있는 어려운 내용을 재미있게 낭독해주는 것과 같다고 할까. 몇백 페이지나 되는 무거운 백과 사전 대신에 아름답게 장정된 멋진 에세이집를 읽는 기쁨에 비유할 수 있겠다. 노래를 들으면서 안정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니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니키의 매력이라면 우선 목소리의 완성도를 꼽을 수 있다. 목소리 훈련이 완벽하기 때문에 노래를 연출하려는 의도대로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부족함이 있는 부분도 그녀의 성량과 목소리톤으로 여유 있게 무리 없이 표현해내어 편안한 노래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런 그녀의 목소리가 타고난 거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프로 싱어로써 이렇게 들리도록 목소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예를 들면, 'SO IN LOVE'와 'GO SLOW'에서 전형적인 창법에서 벗어나 지나친 감정 표현을 자제한 창법이 그녀의 지성미를 느끼게 한다.
이런 노래의 매력뿐 아니라 베이스 연주도 정통파이다. 음정도 확실하게 짚어주고 있다. 세션들과 함께 연주할 때나 본인이 노래를 부르면서 연주할 때나 그 기세가 변함없이 동일한 것이 대견하다. 건반악기, 관악기를 다룬 경험도 있지만 베이스라는 어려운 악기를 가볍게 연주하면서 이 정도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양쪽을 모두 수련해 온 상승 효과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WHERE OR WHEN'에서 베이스연주에 이어 클라이막스까지 스무 소절을 베이스 반주만으로 노래하는 부분 등은 상당한 실력임에 틀림없다. 'BLACK COFFEE', 'WHY DON'T YOU DO RIGHT'은 페기리의 히트곡인데 전자의 슬로우, 후자의 미디엄 업 템포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다. 베이스 클라리넷, 소프라노와 바리톤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는 사람이 니키의 언니인 리사 패럿으로 알토도 번갈아 연주하는 멀티 색소폰 연주자이다. 곡에 따라 인기 테너 연주자인 해리 알렌도 함께 음반에 참여해주고 있다.
오늘날 스탠더드를 부른다는 것은 참으로 용기가 필요하다. '기교가 있으면 개성이 없다. 개성이 강하면 전통성을 잊고 있다. 전통을 따르면 신선미가 떨어진다.' 등등 수많은 비난을 뚫고 당당하게 세상에 나와야 한다. 자신의 개성을 가지고 뭔가에 도전하여 진취적으로 획득하는 것이다. 니키의 성공은 이런 도전 정신에 의해 이룩된 것이다.
'진정한 21세기의 페기 리라고 비유할 만한 매력의 소유자'
이번 음반도 또 다시 스윙 저널 골드 디스크에 선정되었다. 백인 여성 보컬의 계보는 스윙 시대 빅 밴드에 소속되어 활동하던 가수들이 많았다. 아니타 오데이, 쥰 크리스티 등이 있었는데 페기 리는 그 중심에 있었다. 그녀의 전성기는 스윙 시대에 좀 벗어나 있었지만 거물 베니 굿맨 밴드에서 노래하면서 경력을 쌓은 페기는 도시적인 세련미와 걸출한 창법으로 백인 여성 싱어의 대표로 불리워졌다.
이번 니키 패럿의 음반은 이런 백인 재즈 보컬의 정수를 모아놓은 것과 같은 내용으로 곡목, 가창, 반주 모두 흠잡을 곳 없이 멋지다. 발라드도 흥겨운 넘버도 훌륭히 소화해냈고 베이시스트로써의 실력도 지난 음반보다 뛰어나다. 지금은 비너스 레코드의 단골 피아니스트가 된 존 디 마르티노의 견실한 피아노는 이번 음반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으며 니키의 언니인 리사 패럿이 리드 악기를 연주하면서 자매애를 과시하고 있다. 해리 앨런의 테너 연주도 예리한 솜씨로 니키의 노래를 더욱 상승시켜주고 있다. 보컬 음반으로도 훌륭하지만 연주면에서도 매우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