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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없음

배수아 | 창비 | 2010년 06월 05일 리뷰 총점7.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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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0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35쪽 | 441g | 148*210*30mm
ISBN13 9788936437138
ISBN10 8936437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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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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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소설가이자 번역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독특하다.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한 배수아는 국어 과목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소설을 쓰게 됐다.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 소설가이자 번역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독특하다.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한 배수아는 국어 과목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소설을 쓰게 됐다.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취미로 글을 쓴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문학적 엄숙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당혹스럽고 생경하며 파격적이다. 배수아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온하고 불순한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다. 한결같이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늦된 아이들이며 주로 스무살 안팎의 주변적 존재이다. 이들은 사회규범에 적응하지 못하고 진화를 거부하는 인물이며 '스스로 선택한' 이상한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들의 신세대적 일상을 파고들며 신세대적 일상에 숨어 있는 존재의 어둠과 불안, 삶의 이중적 풍경에 대한 감각적 묘사로 일관하다. 체험과 사실성이 강조되던 우리 문학사에서 배수아는 은폐된 존재의 어둠을 탐사하며 독특한 개성을 갖춘 신세대 작가로 성장해왔고, 이제는 미적 성숙의 단계를 완성해가고 있다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는 이지적이면서 자기 주장이 강한 문체를 통해 남녀관계의 속물성을 파헤치고, 독신녀의 시선을 통해 보여지는 경제ㆍ섹스ㆍ결혼관ㆍ자기세계에 대한 솔직하고 쿨한 느낌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사람의 첫사랑』에서 주인공들은 모두 사회로부터 버림받거나 스스로 추락중이다. 그들의 배후에는 일탈과 파격, 섬뜩한 비애가 차갑게 펼쳐져 있다. 세기말의 쓸쓸함과 밀봉된 희망, 피학적인 아픔이 한꺼번에 만져지는 작품이다.

『붉은 손 클럽』은 외형의 독특함을 넘어, 단자화된 관계에 상처받으면서도 결국 또 다시 사랑을 선택하는 인간의 심리, 사랑의 대상을 향한 비이성적 감성들, 일상에 물든 관계의 지리멸렬함을 포착해 내는 배수아의 섬세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배수아의 감각적이고, 이미지적인 글쓰기가 잘 나타나 있다. 『심야통신』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녀 특유의 감각 더듬이로 포착하고 있는 창작집이다. 배수아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고 아무것에도 감동하지 않는 일상인의 내부에 꿈틀거리는 목마름과 허기를 이야기한다. 그녀는 후기 산업사회의 일련의 징후를 상징하고 허무주의적 인간형과 이미지와 기호로 점철된 우리 세대의 문제적인 서사 형식을 보여주면서 자기만의 자리, 자기만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철수』는 인간 존재 안의 어둠과 생의 운명적인 폭력 속으로 더 한층 깊이 탐사해 들어가는 배수아 소설의 불온한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섬뜩한 생의 이면을 보아버린 자의 어둡고 서늘한 내면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이바나』는, 소설 속의 '나'가 외국 여행 중에 산 중고 자동차의 이름이다. 또, '그녀'로 불리는 이바나는 여행기를 편집하는 편집자에겐 신비의 여성이다. '이바나'는 어느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고, 어느 지방에선 흔한 이름이기도 하다. 자신의 단편집 말미에, 배수아는 '나에게 제목이란 면상의 흉터와도 같아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이 치명적이다. ...... 지금 나는 왜 모든 소설은 예외 없이 제목을 필요로 하는가 회의스럽다.' 고 말했다. 가장 짧은 제목이 가장 좋은 제목이라고도 했는데, 이 소설의 제목 '이바나'는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이 '이바나'는 내내 소설 속 화제의 중심인데 비해,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모두 뭉개져 있다. 나, K, B, 산나, Y...... '죽기 전까지는 대도시를 빠져나갈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견디는 불면의 밤을 섬뜩하게 그리고 있다.

이 외에도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뱀과 물』,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동물원 킨트』, 『이바나』,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당나귀들』, 『독학자』, 『훌』, 『에세이스트의 책상』, 『북쪽 거실』, 『올빼미의 없음』, 『서울의 낮은 언덕들』,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등을 썼다. 산문집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창작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그 사람의 첫사랑』 등과 장편소설 『랩소디 인 블루』『부주의한 사랑』『붉은손 클럽』이 있다. 또한 몸을 주제로 한 에세이 『내 안에 남자가 숨어 있다』를 펴냈다. 역서로는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W. G.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의 골드문트』 『데미안』 등으로 2003년 한국일보문학상, 2004년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전통 소설의 인물과 이야기 중심에서 벗어나 어떻게 서술 자체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인 「무종」을 통해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월요일 독서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독특한 문체와 색깔로 열혈 독자군을 거느려 왔던 그녀는 이제 사유하는 문장의 힘으로 새로운 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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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특한 감수성과 언어로 독자적인 소설세계를 일구며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혀온 작가 배수아가 4년 만에 새 소설집을 내놓았다. 지금까지보다 더 밀도 높은 문장, 더 생생한 감각, 더 탄탄한 구성이 읽는이를 낯선 꿈속으로 이끌어 불현듯 그 아름다움에 취하게 한다.

꿈처럼 다가오는 낯선 호흡

벌써 등단 17년, 그동안 6권의 소설집과 12권의 장편소설을 쉬지 않고 펴내는 내내 배수아라는 이름은 늘 한국문학의 이방(異邦)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형식과 전통적인 작법을 따르는 대신 그는 늘 스스로의 영혼이 체득한 것만을 쓰고 스스로의 영혼이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나아갔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행보는 늘 일반의 범속한 이해를 넘어서는 독자적인 성취를 보여주었고, 그에게 열광하는 일군의 독자층을 만들어왔다. 지난 소설집으로부터 4년, 그간의 그의 행보와 함께 그 성취가 집결된 단단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풍성한 작품들이 이번 소설집 『올빼미의 없음』에 담겼다.
2000년대 이후 그는 선명하고 일관된 서사를 해체하면서 언어와 정신에 대한 탐색을 한층 진전시키고 꿈과 환상의 요소를 크게 도입하는 중요한 형식상의 혁신을 보여주었다. 그럼으로써 그의 작품들은 감각적이고 독특한 소수자적인 취향에 그치지 않는, 심미적이고 정신주의적인 단독자라 할 만한 자아를 발견하는 데 바쳐져왔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양의 첫눈」이나 「북역」 같은 작품에 그러한 지향이 담겨 있다. 「양의 첫눈」은 오래전의 여자친구로부터 그를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받은 주인공 ‘양’이 그녀가 방문하기까지의 시간 동안 한 남녀의 모습을 엿보며 과거에 그가 만났던 이들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 기억을 통해 절대적이고 배타적이고 고립적인 대상에 이끌리는 그의 무의식적인 감수성의 세계가 마치 백일몽과도 같은 아련한 풍경으로 펼쳐진다.
그런가 하면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에서는 꿈과 환상의 시공간이 현실에 중첩되고 기억이 주체를 옮겨다니는 기이한 전이가 일어나기도 하며, 지난 장편 『북쪽 거실』과 같은 선상에 놓일 「밤이 염세적이다」 같은 작품에서는 나아가 꿈과 환상, 또는 진술 자체가 서사를 완전히 압도하며 소설의 중심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그의 소설이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 뿐 아니라 난해하게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지만, 그런 그만의 언어의 숲속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체험을 잠시 견디는 이들에게 어느 순간 눈부신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또한 그의 소설이다.

“걸어라, 울어라, 그리고 써라”

꿈, 기억, 환상 등 몽환의 세계를 소설화하는 데 관심을 두었던 소설들을 지나, 「올빼미」를 포함해 근작 「올빼미의 없음」 「무종」 같은 작품에서는 이러한 꿈과 환상의 요소가 글쓰기 또는 문학에 대한 사변과 결합하고 서사의 조각들과 맞물려 절묘하게 배치됨으로써 독특하고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올빼미」는 주인공 ‘나’가 비평가인 ‘너’와 꿈과 글쓰기에 관해 나누는 대화와 서신, ‘나’가 연애감정을 느꼈던 ‘첫번째 작가’와 ‘두번째 작가’의 기억, 첫번째 작가와의 교유 등이 교차하며 진행되는 소설로, 이 가운데 꿈을 통해 펼쳐지는 여러 상징과 암시가 서사와 사변의 단편들을 관통한다. 이어 이 단편의 속편격으로 발표 당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올빼미의 없음」은 ‘너’(외르그)의 죽음을 맞닥뜨린 ‘나’의 죽음에 대한 사색과 애도가 주된 줄기를 이룬다.

듣고 있는가 베르너, 늘 그렇듯이 나는 책상에 앉아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맞은편에서 홀연히 솟아나는 지옥의 정원을 보았고, 사람들은 나에게 외르그가 죽었다고 말하며, 외르그는 이제 앞으로 영원히 없게 되는데, 이 없음이란 무엇인가, 없음이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리고 없음이란 도대체 왜 있어야만 하는 것인가. 나는 질문하고 또 질문한다.

비탄에 잠긴 ‘나’의 어조는 격렬하고 절절하며,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러나 더 나아가 소설 곳곳에 정교하게 배치된 죽음의 암시와 꿈과 문학에 관한 사색은 이 작품에서 죽음마저 아우르는 문학에 대한 열망을 읽게 한다. “대신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걸어라, 울어라, 그리고 써라. 내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그것뿐이었으므로. 걸어라, 울어라, 그리고 써라.”
그리고 그는 쓴다. 자전적인 성격이 강한 이 작품들에서 ‘문학적 아버지’와의 결별을 겪은 그는 한발 더 걸어나가 「무종」에서 더욱 새로운 글쓰기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는 꿈과 죽음과 글쓰기에 대한 사변적인 논의가 없는 대신 그런 주제들을 각각의 특성에 맞게 구현하는 솜씨가 탁월하다. 무의식과 접경지대를 파고드는 배수아의 끈질긴 실험이 여기서 어떤 경지에 이르렀음을 실감할 수 있다”(한기욱 ‘해설’)는 평이 그 ?을 명?하게 말해준다. 낯선 밤 모형비행기 수집가와 함께 무종의 탑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이어 ‘나’가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셋방을 구하러 다닌 기억이 이어지고, 그러는 동안 어느새 현실과 꿈이 분간할 수 없이 한몸이 된다. 여기에 죽음의 암시들과 더불어 기억과 문학에 대한 빛나는 에피쏘드들이 연결되고, 마침내 소설의 마지막에 진술되는 꿈이 처음의 이야기와 이어지는 대목에서 모든 것이 꿈속의 한마디로 수렴되는 시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중단없는 그의 행보가 가장 최근에 이른 경지가 이곳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이 그의 문장이다. 존재의 심층에서 비롯한 사색과 낯설고도 생생한 감각이 결합되어 때로 한 페이지씩 이어지면서도 유려함과 밀도를 잃지 않는 그 긴 호흡의 복문은 서사나 인물이 아니라 문장 자체가 소설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희소한 사례들 가운데 하나이자, 분명 우리 문학의 중요한 자산이다. “어떻게 이렇게 무뚝뚝하게 아름다우며, 아무렇게나 내뱉는다는 태도로 유려한 문장을 쓰는 걸까요”(은희경 「문장배달」)라는 찬사 그대로다. 또는 “이처럼 꿈의 호흡과 어법을 닮은 긴 복문의 문장을 한순간도 미적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한 페이지 이상씩 끌고나갈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한기욱) 이렇게, 그가 한참을 탐구하고 실험해온 꿈의 세계는 어느덧 그의 육체가 되었다. 앞으로도 역시 그가 몰두하는 모든 것이 그렇게 될 것이다. 그는 계속 쓸 것이고, 우리는 다만 그가 다다를 미지의 장소를 궁금해하기만 하면 될 것이다.

추천평

배수아 작품 어때?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난해하고 지루하여 못 읽겠다는 독자의 불평을 들을 때 나는 그야말로 우리 문학의 진정한 자존심이라 여겼다. 배수아 소설이 바깥으로 넘어갔다고 하는 소리에도 나는 그가 소설 이외의 것을 써본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문학 바깥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배수아의 소설에는 수렴되어 있을 뿐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그에게 문학은 종교이자 영혼일 테다. 그는 이야기를 방목하는 작가가 아니다. 여러 독법이 있겠으나 나는 그가 서사를 물려놓은 자리에서 복원해내는 최초의 감각이 늘 경이롭다. 관념과 물리, 사물과 사람에 마음이 닿아 생기는 지점에서 그는 아주 색다른 감각을 틔운다. 나는 그것을 ‘공명하는 감각’이라 이르고 싶다. 가슴과 배를 밀착하여 확보한 최대 면적에서 그의 언어는 떨고 있다. 그의 시선은 아주 높거나 낮다. 그 중심 없는 몇겹의 시선이야말로, 요샛말로 진정한 경계 넘기이자 우주적 상상력일 테고, 배수아의 언어는 아주 특별한 여로를 통해 그 심급에 닿은 것 같다. 인생에 대해 예지력이 뛰어난, 서툰 여행자여, “걸어라, 울어라, 써라.”
전성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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