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의 ‘신화’에 저항하라!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첨단기술 사회를 위해 투쟁하라!”
- 세계 반도체 공장에서 노동보건과 환경정의의 문제를 망라한 최초이자 유일한 책!
- 반도체 ‘신화’에 가려진, 노동자의 현실과 환경 문제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드러낸 책!
- 반도체는 돈을 벌어다 주지만 그 대가를 온 국민이 치를 수밖에 없고, 깨끗한 첨단산업이라는 이미지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전 세계의 사례를 통해 폭로한 책!
- 반도체산업의 생산, 사용, 처리 과정을 보다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체계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 온 전 세계 반도체 노동자들과 지역주민들의 투쟁의 경험을 집약한 책!
- 반도체산업의 정책입안자들과 반도체산업의 노동조합, 그리고 반도체공장이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책!
# 10월 29일, ‘제2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반도체의 날’은 “반도체 산업 수출 100억불 돌파를 기념하고, 향후 반도체 산업의 제2도약의 의지를 결집하는 의미”에서 2008년에 제정되었다. ‘제2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는 “사상 최악의 불황을 이겨낸 한국 반도체 산업의 재도약을 다짐”하면서, “반도체가 미래에도 우리 경제를 선도하는 핵심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결의했다. 이 다짐과 결의에 따라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신화’는 계속될 것이다.
# 2009년 10월 5일부터 강남역 4번 출구 삼성본관 앞에서는 매일 오후 5시 삼성노동자들과 ‘반올림(삼성반도체대책위)’의 촛불시위가 열렸다.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을 얻은 사람이 18명이고, 암환자가 6명, 그 가운데 사망한 사람이 6명인데도, 산재인정은 물론 진상규명이나 역학조사조차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이에 항의하는 촛불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과 관련하여, 2009년 한국사회에는 두 가지 ‘신화’가 있다.
하나는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를 계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는 신화이고, 다른 하나는 “반도체 산업은 깨끗한 첨단 산업”이라는 신화이다. 이 두 가지 신화가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에 두 신화에 의문을 품거나 도전을 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거의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신화에 의심을 품고 직접 문제제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을 얻어 사망한 노동자들이 산재인정과 진상규명을 요구한 사건이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반도체의 ‘신화’에는 열광하지만, 그 ‘신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 사회가 또 노동자들이 어떤 댓가를 치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침묵한다.
『Challenging the Chip-세계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는 이 침묵을 깨야 하고, 반도체 신화에 가려진 현실이 제대로 드러나야 한다는 문제의식 때문에 번역되었다.
그러나 그 침묵을 깨고 신화의 이면에 감춰진 현실을 드러내는 것은 쉽지 않다. 반도체 공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장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그 비밀의 문은 견고하다. 그러나 그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볼 수 있는 우회로가 하나 있다. 전 세계 반도체공장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다.
『Challenging the Chip-세계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는 전세계 반도체 공장에서 벌어졌던 노동보건과 환경보건을 위해 투쟁했던 사례를 최초로 모아낸 책이다. 이 책은 반도체산업의 신화와 홍보문구 밑에 숨겨져 있었던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그에 답하고 있다.
- 전자산업은 노동자들과 주변 지역사회 및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 전자산업의 발전에서 인종, 민족, 계급, 성별 및 지리적 불평등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 어떻게 해야 세계 전자산업의 생산, 사용, 처리 과정을 보다 지속가능한 체계로 바꿀 수 있는가?
- 첨단기술의 발전은 폭넓고 공정한 성장을 지속해 갈 수 있는가? 아니면 앞으로도 계속 경제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인가?
이 책은 반도체 산업이 갖는 두 가지 신화에 대해 전면적인 문제제기를 한다.
반도체 산업이 돈을 벌어다 주는 첨단기술 산업이지만, 모든 국민이 ‘환경’ 문제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고, 반도체가 청정산업(먼지없는 클린산업)이지만, 그것은 반도체에만 클린하고, 노동자의 건강과 지역의 환경, 그리고 반도체 폐기물 등에서는 더러운 산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지 않고, 반도체산업의 생산과 사용, 처리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체계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 온 전 세계 노동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경험을 그들 자신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Challenging the Chip-세계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는 2002년 ‘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국제운동’이 주최한 국제토론회(‘첨단기술 산업의 지속가능성 ?략을 위한 국제토론뢰’)에서 발표된 15개국의 사례를 모은 책이다.
이 책은 크게 3부 2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세계화된 전자산업’에서는 반도체 제조공정의 세계화와 상품수명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각 국의 사례를 들며 소개하고 있다.
‘2부. 환경정의와 노동권’에서는 위험한 작업환경,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 위험 등 전자산업에서 위협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동시에 그에 맞서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의 경험도 풍부하게 소개하고 있다.
‘3부. 전자폐기물과 생산자책임 확대제도’에서는 1980년대 이후 국제무역에서 쟁점이 됐던 전자폐기물의 문제와 정부와 사업주들의 행태를 변화시키기 위한 운동인 ‘생산자책임 확대제도’ 등을 소개하고 있다.
『Challenging the Chip-세계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사회는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첨단기술 사회이다. 즉 “전자제품의 기술향상은 환경과 건강 및 안전성, 그리고 사회정의에 대한 기여에서도 동등하고 균형잡힌 진보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Challenging the Chip(CTC)-반도체 신화에 저항하기'는
이 책의 제목이자 동시에 이 책이 제안하는 운동이다
우리는 수많은 반도체 칩을 사용하며 살아간다. 휴대전화, 자동차, 컴퓨터에 들어있는 칩의 수만 더하더라도 수백 개에 달하며, 집에서 흔히 쓰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은 물론 시계, 리모콘, 전등, 디지털 도어락 등 간단한 전기전자제품들도 모두 반도체 칩으로 움직인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반도체 칩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반도체가 사람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만큼, 반도체·전자산업체들의 부와 권력도 엄청난 규모로 커졌다.
CTC는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과 반도체·전자산업의 성장 뒤에 숨어있던 어둡고 황폐한,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보는 일이다. 짓밟힌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환경의 현실을 직시하자고, 불편하지만 외면하지 말자고 CTC는 제안한다.
CTC는 그 현실에 맞서 저항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다. 피해자로서의 고통을 딛고 저항의 주체로 나선 사람들의 용기와 노력으로 마침내 견고한 침묵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 희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고 CTC는 제안한다.
CTC는 첫 희망을 만들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지키고 키우기 위해 연대하는 일이다. 저항에 직면한 반도체·전자산업 자본은 엄청난 부와 권력으로 제압하거나 저항이 없는 다른 지역으로 도망쳐왔다. 그에 맞서기 위해 노동운동과 지역운동과 환경운동이, 서로 다른 공장과 마을과 국가의 저항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CTC는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