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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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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2009 제7회 올해의 책 선정도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 예담 | 2009년 07월 20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5점
편집/디자인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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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9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20쪽 | 538g | 148*210*30mm
ISBN13 9788959133918
ISBN10 895913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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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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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작가 한마디 우리의 손에 들려진 유일한 열쇠는 「사랑」입니다. 어떤 독재자보다도, 권력을 쥔 그 누구보다도... 어떤 이데올로기보다도 강한 것을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실로 대책 없이 강한 존재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가 부끄러워하길 부러워하길 바라왔고, 또 여전히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인간이 되기를 강요할 것입니다.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절대다수야말로, 이 미친 스펙의 사회를 유지하는 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와와 하지 마시고 예예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제 서로의 빛을, 서로를 위해 쓰시기 바랍니다. 지금 곁에 있는 당신의 누군가를 위해, 당신의 손길이 닿을 수 있고... 그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말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빛을 밝혀가시기 바랍니다. 결국 이 세계는 당신과 나의 「상상력」에 불과한 것이고, 우리의 상상에 따라 우리를 불편하게 해온 모든 진리는 언젠가 곧 시시한 것으로 전락할 거라 저는 믿습니다. 1968년에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직후,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제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 일약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박민규는 30편의 단편을 신춘문예에 지원했지만 예심을 통과했던 것은 「카스테라」뿐이었는데, 등단 후 예전에 신춘문예에 떨어진 작품들이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고 감회를 밝혔다. 소설집 『카스테라』, 『더블』, 장편... 1968년에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직후,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제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 일약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박민규는 30편의 단편을 신춘문예에 지원했지만 예심을 통과했던 것은 「카스테라」뿐이었는데, 등단 후 예전에 신춘문예에 떨어진 작품들이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고 감회를 밝혔다. 소설집 『카스테라』, 『더블』, 장편 소설 『핑퐁』,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을 썼다.

그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어릴 때부터 학교 가기가 싫었다. 커서도 학교 가기가 싫었다. 커닝을 해 대학에 붙긴 했지만 여전히 학교 가기가 싫었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먹고 살기가 문학보다 백 배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회사 가기가 좋을 리 없었다. 해운회사, 광고회사, 잡지사 등 여러 직장을 전전했다. 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불현듯, 소설이 쓰고 싶어졌다. 직장 생활을 접고 글쓰기를 시작했다. 꼴에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쉬엄쉬엄 밴드 연습도 하며, 밥 먹고 글 쓰고 놀며 나무늘보처럼 지내고 있다. 누가 물으면, 창작에 전념한다고 얘기한다. "말로는 뭘 못해"라고 모두를 방심시킨 후, 정말이지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는 '키치'를 지향하는 듯한 표지나 떠벌떠벌대는 작가의 문체에서 가벼운 유쾌함을 얻을 수 있지만, 곱씹어 보는 뒷맛은 꽤 씁쓸한 작품이다. "주변인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경쟁과 죽음을 부추기는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로 이어진다.

그가 기억하는 1982년은 "37년 만에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고, 중·고생의 두발과 교복자율화가 확정됨은 물론, 경남 의령군 궁유지서의 우범곤 순경이 카빈과 수류탄을 들고 인근 4개 마을의 주민 56명을 사살, 세상에 충격을 준 한해였다. 또 건국 이후 최고경제사범이라는 이철희·장영자 부부의 거액어음사기사건과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이 일어난 것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고, 팔레스타인 난민학살이 자행되고, 소련의 브레즈네프가 사망하고, 미국의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가 발사되고, 끝으로 비운의 복서 김득구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진 레이 '붐붐' 맨시니와의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사망한 것도 바로 그해의 일이었다." 이런 시대에 '삼미슈퍼스타즈'가 1982년, 프로야구의 출범과 함께 탄생했다. '어려운 공은 치지 않고 잡기 어려운 공은 포기하는' 만년 꼴찌 팀이었던 삼미슈퍼스타즈를 통해 80년대 우리 모두는 피해자였으며 또한 꼴찌였다는 말을 풀어낸다.

『지구영웅전설』에 대해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남진우씨는 “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인가, 라는 매우 묵직한 주제를 만화라는 대단히 가벼운 양식을 차용해 천착한 작품이다. ”라고 평한다. 슈퍼맨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내’가 이끌어가는 만화 같은 이 소설은 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을 비판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를 앞세운 경제 통제, 세계경찰을 자임하며 미국식 정의를 강요하는 독선 등이 그 비판의 대상이다.

『카스테라』는 2003년 여름부터 2005년 봄까지 각종 문예지에 발표한 글들을 모은 단편집으로 전생에 훌리건이 아니었을까 의심스러운 냉장고 이야기, 링고 스타와 함께 버스를 타고 떠나는 우주여행 등 특유의 만화적 상상력이 넘실대는 단편 열 편이 실려있다. 이 책에서 소설가 이외수는 “대한민국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건 하나를 지목하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박민규라는 작가의 출현을 지목하겠다.”라는 추천평을 남기기도 했다.

『누런 강 배 한 척』([문학사상], 2006년 6월)은 노년의 묵중하고 허허로운 시선을 잘 빚어낸 작품이다. 생의 주변을 정리하고 똑같은 생의 반복이 무서워 스스로 자살하려고 여행을 떠나는 화자의 심정이 고요한 묵상의 표현으로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박민규식 농담이 실존적 내면 풍경의 진지함으로 착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8년 12월부터 6개월간 인터넷 서점 YES24에 연재한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외모 경쟁에서 뒤떨어진 여성들, 나아가 늘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이 시대 모든 여성들을 위한 일종의 연서이다. 또한 이 소설은 인간을 이끌고 구속하는 그 ‘힘’에 대한 문제제기다. 부를 거머쥔 극소수의 인간이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에 군림해 왔듯이, 미모를 지닌 극소수의 인간들이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를 사로잡아온 역사, 결국 극소수가 절대다수를 지배하는 시스템 오류에 대한 지적이다. 그는 이 작품을 내놓으면서 “저는 늘 스펙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경쟁력 없이 살 수밖에 없는 대다수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삼미 슈퍼스타즈가 남자들을 위한 소설이었다면, 이번 소설은 여자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라고 얘기하기도 하였다.

말기 암 판정을 받은 40세 독신남의 귀향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 「근처」로 그는 2009년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심사위원들로부터 '작가 박민규라는 맥락에서 볼 때 의미 있는 변화의 표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삶의 문제성을 근원적인 생명의 가치에 대한 파격적인 해석을 통해 새롭게 형상화하고 있는 단편 「아침의 문」은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죽음과 삶의 영역이 궁극적으로 생명의 탄생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귀결되는 과정은 매우 극적이며, 이것은 사소한 일상의 테두리에 얽혀 있는 소설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작가적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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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328

출판사 리뷰

그럴 듯한 것은 결코 그런, 것이 될 수 없다

그럴 듯한 인생이 되려고 욕망할수록,
결코 그런, 인생은 될 수 없다

대한민국 마이너리티들의 영원한 히어로 박민규가 돌아왔다.
더욱 섬세하고 예리해진 무규칙이종소설가의 리얼 로맨틱 귀환!


2003년 한국 문단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며 등단한 이후, 늘 새로운 상상력과 실험정신으로 주목받아온 소설가 박민규의 신작 장편소설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2008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6개월 동안 온라인서점 예스24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연재 초기부터 ‘박민규의 색다른 연애소설’로 회자되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나 최근 몇 년간 실험적이고 장르적인 소재에 천착해 온 작가에게 내심 현실의 중력에 발을 디딘 박민규식 서사를 기대하고 있던 독자들이라면 더욱 반가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소설은 박민규 비블리오그래피 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계보를 잇는다는 관점에서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못생긴 여자와 못생긴 여자를 사랑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20대 성장소설의 형식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작가 스스로 ‘80년대 빈티지 신파’라 일컬을 만큼 내용이나 스타일에 있어서 큰 변화를 보인다. 낯설고 기이했던 우주적 게임계는 본격 자본주의 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한 80년대 중반의 서울로 무대를 옮겼고, 백수, 왕따, 꼴찌 같은 한국산 남성 루저들의 자리엔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거부받을 정도로 못생긴 아가씨와 잘생기고 번듯하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트라우마를 공유하고 있는 두 명의 청년이 등장한다. 백화점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만난 이들 세 명의 청춘들이 만들어가는 우정과 사랑의 이야기에는 기존의 전복적 세계관이나 키치적 유머 대신에 상처받은 인간의 내면 깊은 곳까지 함께 침잠해 들어가는 작가의 세심한 배려가 녹아 있다. 부조리와 편견 가득한 사회의 장벽 앞에서 절망할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무참히 사회의 바깥으로 추방당한 첫사랑의 기억을 찾아서 박민규는 80년대의 변두리 골목으로 나섰다.

가혹한 세상 옆에 들러리 서 있던 우리의 자화상!
그래도 끝내 사랑의 주인공으로 아로새겨진 청춘의 환(幻)을 찾아서...


온 세상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데뷔곡 「Baby One More Time」으로 가득하던 1999년의 겨울, 34세의 성공한 작가인 나는 언제나처럼 모리스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듣고 있다. 그리고 잊지 못할 단 한 명의 여인을 추억한다. 오래전, 우리는 눈 오는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냈고, 그녀는 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모리스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선물했다. 우연찮게도 우리가 그날 함께했던 카페엔 벨라스케스의 그림 「라스메니나스」가 걸려 있었는데, 모리스 라벨은 그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 그림 속의 아주 못생긴 여인, 하지만 자꾸 나의 시선을 잡아끄는 여인은 그녀와 동일시되어, 늘 나의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뒤늦게 인기배우가 된 잘생긴 남자였고, 어머니는 그런 남자를 위해 헌신하는 못생긴 여자였다. 성공을 거머쥐자, 아버진 결국 우리 가족을 떠났고, 어머니는 슬픔과 절망 속에 삶을 이어갔다. 그때 1986년 내 나이 스무 살. 온 나라가 경제성장의 가속도를 타고 부를 향해 미친 듯이 노력하던 그 시절, 나는 자본주의의 최전선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내 인생의 중요한 두 사람을 만나게 된다. 민감했던 나의 청춘에 정신적 스승이 돼주던 요한이라는 인물과 그 누구도 쳐다보기 싫어하던 못생긴 그녀. 우리는 서로 사랑했고, 즐거웠으며 늘 함께이고 싶었지만, 결국 그녀는 외모로 인한 사회적 소수자의 상처를 입고 내 곁을 떠났다. 그리고 요한도 가족에 대한 심리적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채, 머나 먼 요양소로 떠나버렸다. 세월이 흐르고 소설가로 성공한 나는 수소문 끝에 그녀가 독일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데...

외모 이데올로기에 대한 야심찬 반격!
우리는 모두 죽은 ‘왕녀’ 곁에 들러리 선 시녀와 마찬가지였다.


표제이기도 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 죽은 ‘왕녀’ 곁에 선 ‘시녀’가 상징하는 것은 비단 주인공의 못생긴 연인만이 아니다. 그것은 80년대에 대한 추억 그 자체다. 그것은 록음악이기도 했고, 소설이기도 했으며, 늘 성공을 꿈꾸던 우리네 서민들의 삶 자체이기도 하다. 마돈나, 마이클 잭슨, 할리우드의 온갖 삼류영화들 틈바구니에서 문득 자신들의 비루한 삶에 눈물을 삼키곤 했던, 그래서 예뻐지고 싶고, 부유해지고 싶고, 세련되고 싶었던 지나간 우리의 모습들이다. KFC가 등장하기도 전에 시장골목 어귀마다 서 있던 켄터키 치킨집과 「Hope」라 씌어 있었으므로 희망을 안주 삼던 변두리 호프집에서 백화점의 죠다쉬와 나이키와 자가용을 욕망하던 촌스럽고 시시했던 시절들 모두가 죽은 ‘왕녀’ 곁에 선 ‘시녀’를 떠올리게 한다. 마치 모리스 라벨이 벨라스케스의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작곡했듯, 박민규는 죽은 왕녀 곁에 들러리 선 시녀의 모습에서 부와 권력의 시스템 안에 농락당한 애처로운 절대다수의 그림자를 발견해 낸 셈이다.

따라서 죽은 ‘왕녀’는 절대다수가 신봉해 온 자본주의의 꽃인 부와 아름다움이 된다. 사실 그 꽃은 소수의 권력자가 자신들의 지위와 부를 유지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허울 좋은 이데올로기임에도 불구하고 절대다수인 우리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 꽃을 찬탄하며 부러워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주인공인 ‘나’는 이미 달콤한 성공의 꽃을 찾아 가족의 삶을 유기해 버린 아버지에게서 상처를 받은 바, 실체를 알 수 없는 꽃들의 향기에 염증을 느끼고 오히려 못생긴 ‘그녀’에게서 진정한 사랑의 토대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언제나 그의 소설에서 발견되는 자본주의 시스템과 주류ㆍ비주류의 역학관계에 대한 비판의식이 이번에는 ‘외모 이데올로기’에 희생당하고 있는 여성의 입장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이 시대 모든 여성들을 위한 연서
소설읽기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게 될 BGM 음반과 라이터스 컷 도입


“저는 늘 스펙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경쟁력 없이 살 수밖에 없는 대다수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삼미 슈퍼스타즈가 남자들을 위한 소설이었다면, 이번 소설은 여자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사석에서 듣게 된 작가의 말처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외모 경쟁에서 뒤떨어진 여성들, 나아가 늘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이 시대 모든 여성들을 위한 일종의 연서이다. 또한 이 소설은 인간을 이끌고 구속하는 그 ‘힘’에 대한 문제제기다. 부를 거머쥔 극소수의 인간이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에 군림해 왔듯이, 미모를 지닌 극소수의 인간들이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를 사로잡아온 역사, 결국 극소수가 절대다수를 지배하는 시스템 오류에 대한 지적이다. 하지만, 역시나 이 모든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사랑의 힘’이다. 아름다운 어느 한 사람의 화려한 빛이 아니라, 불완전한 우리 각자의 인생들이 자신감 있게 전원 스위치를 켜고 내면의 빛을 밝혀야 사랑도 세상도 완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이번 소설에서 특기할 점은 책의 말미에 라이터스 컷(Writer's cut)을 도입한 것이다. 영화로 치자면 일종의 디렉터스 컷과 같은 장치로 독자들이 본 내용의 결말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려는 작가의 특별한 기획이다. 또한 이 소설만을 위한 BMG 음반이 제작되었다. 아련한 추억을 환기시키는 머쉬룸 밴드의 음악이 소설읽기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의 손에 들려진 유일한 열쇠는 「사랑」입니다. 어떤 독재자보다도, 권력을 쥔 그 누구보다도... 어떤 이데올로기보다도 강한 것을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실로 대책 없이 강한 존재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가 부끄러워하길 부러워하길 바라왔고, 또 여전히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인간이 되기를 강요할 것입니다.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절대다수야말로, 이 미친 스펙의 사회를 유지하는 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와와 하지 마시고 예예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제 서로의 빛을, 서로를 위해 쓰시기 바랍니다. 지금 곁에 있는 당신의 누군가를 위해, 당신의 손길이 닿을 수 있고... 그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말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빛을 밝혀가시기 바랍니다. 결국 이 세계는 당신과 나의 「상상력」에 불과한 것이고, 우리의 상상에 따라 우리를 불편하게 해온 모든 진리는 언젠가 곧 시시한 것으로 전락할 거라 저는 믿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올해의 책 추천평 (2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1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lee***** | 2021.10.29
2021
재밌어요베스트셀로가됐으면좋겠어요
als***** | 20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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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우리들의 자화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파***이 | 2009-09-29

박민규 작가와의 첫만남은 한겨례문학상을 받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통해서였다. 하기 싫은 일도 돈때문에 억지로 하고 있고 하고 싶은 일은 돈때문에 마지막 순위로 미룬 나에게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아도 돼”라면 악마의 유혹처럼 달콤하게 속삭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도 치기 힘든 공은 치기 싫고 잡기 힘든 공은 잡기 싫은데 현실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항상 반대로만 움직여 가고 소설속 주인공처럼 현실을 박차고 나갈 용기가 없는 나에게 카타르시스적 만족감을 주었다. 내가 생업을 포기하고 그들처럼 살 순 없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템포만 느리게 살면서 일에 미쳤던 자신도 돌아보고 그동안 무관심했던 주위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보내야 겠다 마음 먹었다.(역시나,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현실로 복귀했다..ㅠ.ㅠ)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서 받은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박민규 작가는 관심 작가 목록 0순위로 등급했다. 첫인상이 좋은 사람은 오래 기억되고 다시 만나고 싶은 것처럼 박민규 작가와 첫만남이 너무 강렬하고 좋았기 때문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책을 구매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특이하면서도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사랑을 주제로 했던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은 대부분 남자들의 가슴을 달뜨게 하는 아름다운 여배우들의 차지였다. 그러한 비주얼한 영상 때문인지 나 자신도 책을 읽으며 상상하는 대부분의 여주인공은 으레 이쁘고 청순하고 가련한 여배우들의 얼굴을 상상하게 된다. 나도 남자인지라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표지에 못생기고 어눌한 표정의 시녀를 전면에 배치한 덕에 남자 주인공이 사랑하는 '못생긴 그녀'와 표지의 못생긴 시녀가 자연스럽게 오버랩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라면 정말 그렇게 못생긴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져보지만 나의 대답은 역시나 늘 '아니오' 였다. 내가 결코 남들보다 잘나서도 아니고 아름다운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본능 때문이다. 나이만 들었지 아직 철이 덜든 내게 못생긴 여자에게 그런 애틋한 감정이 나오는 것은 현실성 없는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이며, 저 주인공은 분명 남자가 아니라 화성에서 온 시력나쁜 외계인이겠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서도 계속 읽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단지 못생긴 여자와의 러브 스토리를 주제로한 소설로 여자는 결혼하면 다 똑같으니 성격좋은 여자와 결혼하라는 유부남들의 충고처럼 겉으로 보이는 외면의 아름다움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라는 교훈적 연애 소설이라면 나는 결코 본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런 이야기에 몇 백 페이지를 할애하는 것 자체가 종이값이 아깝다고 생각한다 . 책의 마지막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말기>라는 소제목이 달리 작가의 말을 읽기전까지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그냥 그렇고 그런 작품이었고 박민규에 대한 실망도 무척 컸다. 물론, 박민규 작가의 행간을 읽은 독자라면 나같은 우를 범하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작가의 말을 읽은 후에 내가 느낀 감정은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내가 그렇게 욕하고 감히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못생긴 그녀가 바로 나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라는 물음에 쉽게 "나는 정말 행복합니다"라고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가 행복할 수 없는 이유는 스스로 자족하지 못하고 부와 권력을 손에 쥔 잘나가는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소나타를 타고 다녀도 BMW 외체 차틀 타고 다니는사람들 때문에, 서울에 내 집이 있어도 강남에 100평이 넘는 집에 사는 사람들 때문에, 연봉 5천만원을 받아도 연봉 1억을 받는 사람들 때문에,  화장을 하고 큰돈 들여 성형 수술을 해도 원판이 이쁜 사람들 때문에, 10억의 자산이 있어도 100억이 넘는 자산이 있는 사람들 때문에.. 때문에... 때문에...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고 그들을 부러워하는 것이 이 미친 사회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라고 박민규는 말하고 있다.

 

부를 거머쥔 극소수의 인간이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에 군림하는 현대 자본주의 부조리한 시스템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박민규는 우리가 부러워하는 가치들을 <시시하게>보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길 제안한다. 우리가 부러워하면 할 수록 극소수 집단의 견고한 철옹성의 벽은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우리가 부러워 하는 가치를 <시시하게> 만들어 거들떠 보지도 않으면 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절대다수인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세상은 분명 변화될 거라 박민규는 믿고 있으며 우리에게 함께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다.(대한민국 상위 1%에 포함되는 독자는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저한테 연락주세요 친해지고 싶습니다.흐흐흐)

 

부와 권력에서 소외된 절대다수를 대변하는 박민규작가의 생각에 동감하면서도 여전히 부와 권력을 쥔 극소수의 인간들이 마냥 부럽고 그들의 철옹성에 들어가길 꿈꾸는 나는 배반을 꿈꾸는 변절자가 된 기분이라 가슴 한켠이 휑해진다....역시, 난 네오 아담이 될 수 없는 세속적인 인간임이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다..ㅠ.ㅠ

 

표지 이미지로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사용한 점은 탁월한 선택이라 생각된다. 어느 미술 평론가의 말을 빌리면 벨라스케스의 『시녀들』를 소설에 비유하면 1인칭, 2인칭, 3인칭이 존재하는 독특한 작품이라고 한다. 구도적으로 정중앙에 위치한 마리가리타 왕녀를 주인공으로 본다면 3인칭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오른편에 팔레트를 들고 서있는 화가는 벨라스케스 자신이기 때문에 1인칭 시점으로 볼 수 도 있다. 그렇다면 2인칭은 어디에 있을까? 2인칭은 비밀을 마리가리타 공주 뒤편에 걸린 거울에 있다. 거울에 비친 2명은 바로 왕과 왕비다. 즉, 『시녀들』은 국왕 내외가 바라보는 시각에서 그려졌기 때문에 2인칭이 될 수 있다. 박민규 작가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의 결말을 하나로 하지 않고 여러 개로 만든점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표지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나 자신도 결말을 선택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되어 박민규 작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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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사랑한다는 건, 누군가를 간호하는 일과 같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2*****h | 2009-09-03

사랑한다는 건, 누군가를 간호하는 일과 같다

-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욕망은 시선을 통해 증폭된다. 당신의 시야가 가려진다면, 당신이 사랑에 빠질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시선은 늘 욕망의 창구이며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동인이다. 수많은 소설과 영화들이 아름다운 주인공을 배치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을 지닌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아름다움은 가끔씩 서사를 압도하는 일도 생긴다. 그러니까 올리비아 핫세나 알리 맥그로우의 경우처럼. 박민규의 신작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예담, 2009)는 욕망과 시선의 법칙을 거부한다. 드라마에 흔히 등장하는 꽃미남과 섹시한 미녀도 존재하지 않는다. 재벌 2세가 등장해서 결핍감을 자극하는 판타지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어떤 연애 서사보다 아름답다.

 

 소설은 세 인물을 축으로 진행된다. 가족을 버린 영화배우 아버지 때문에 온전히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스무 살의 ‘나’,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못생긴 여자인 ‘그녀’, 그리고 첩의 자식이라는 사실에 상처받은 채 마음을 닫은 냉소주의자 ‘요한’이 그들이다. 상처 입은 자는 자신과 비슷한 자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는 법이다. 버림 받은 기억을 지닌 나는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천대를 받는 그녀를 보고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버림받은 어머니와 아픈 성장기를 보낸 기억 때문에 나는 그녀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사랑받았던 경험이 없었던 그녀는 자신을 누군가가 사랑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경계한다. 여기에 요한이 개입한다. 세상을 냉소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세상과 사람을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을 지녔던 요한은 나와 그녀가 마음의 문을 열도록 도와준다. 자꾸만 머뭇거리는 나와 그녀에게 요한은 말한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전구와 같은 거야. 전기만 들어오면 누구라도 빛을 발하지, 그건 빛을 잃은 어떤 전구보다도 아름답고 눈부신 거야. 그게 사랑이지. 인간은 누구나 하나의 극을 가진 전선과 같은 거야. 서로가 서로를 만나 서로의 영혼에 불을 밝히는 거지. 누구나 사랑을 원하면서도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까닭은, 서로가 서로의 불 꺼진 모습만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무시하는 거야.”(185쪽)

 

 그들은 서로의 결핍과 아픈 기억을 보듬으면서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한다. 가혹한 시선에 시달리면서도 그들은 스스로를 위로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누군가를 간호하는 일”(214쪽)이라고. 그러나 서로를 '간호‘하던 그들의 행복한 나날은 오래가지 않는다. 요한의 자살시도와 나의 사고로 인하여 그들의 행복은 처참하게 깨지고, 다시 만나기 위해서 그들은 오랜 세월을 견디는 고통을 겪는다. 긴 그리움의 시간 뒤에는 놀라운 반전이 기다린다.

 

 미디어와 ‘착한 책’들은 우리에게 자기 자신이 되라고 충고하지만 모든 것을 물화시키는 세계에서 그것은 요원하기만 하다. 사랑의 기술(작업의 방식)을 전파하고 ‘전 국민의 선수화’를 선도하는 책과 드라마와 광고, 영화 속의 풍경들은 실은 결핍감을 자극하여 소비를 유도하는 부드러운 세뇌인 경우가 많다. 요즘 사랑에서 요구되는 것은 소위 ‘쿨’한 자세이다. 아픔을 내색하거나 매달리면 지는 것이다, 마음을 내색하지 말고 태연하라. 이런 식의 ‘기술’과 시선을 끌기 위한 외적 치장들은 결국 스스로를 외롭게 만드는 행위이다. 사랑에 관한 담론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오히려 사랑은 사라져가고 쓸쓸함만이 가득하다. 이는 화려함과 안정만을 추구하는 세태와 무관하지 않다.

 

 단 한번이라도 온전히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이 있는 자들은 자신의 삶을 타자의 시선에 의탁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은 바로 온전한 사랑했던, 사랑하려는 몸짓에서 시작된다. 시시해질 수밖에 없는 서로를 상상할 수 있는가.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상상과 희생으로 메울 수 있는가. 나는 당신 때문에 아직도 아프다며, 쿨하지 않게 다가설 수 있는가. 여기서 겪을 수 있는 초라함을 견딜 수 있는가. 소비를 위한 사랑이 넘치는 세계 속에서 외로운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그래서 실은, 누군가를 상상하는 일이야. 시시한 그 인간을, 곧 시시해질 그 인간을. 시간이 지나도 시시해지지 않게 미리, 상상해 주는 거야. 그리고 서로의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희생해 가는 거야. 시시해질 자신의 삶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지. 사랑받지 못하는 인간은 그래서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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