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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에 대하여

해리 G. 프랭크퍼트 | 필로소픽 | 2016년 10월 31일 | 원제 : ON BULLSHIT 리뷰 총점8.2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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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6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96쪽 | 100*150*15mm
ISBN13 9791157830572
ISBN10 1157830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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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프린스턴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세계적으로 저명한 도덕철학자로 도덕철학과 정신철학, 행동철학, 17세기 합리주의 등을 주제로 영향력 있는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자유의지와 도덕적 책임에 관한 연구 및 데카르트의 이성주의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우리가 신경 쓰는 것의 중요성》 《필연성, 의지, 그리고 사랑》 《사랑의 이유》 《개소리에 대하여》 《진리에 대하여》 등이 있다. 프린스턴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세계적으로 저명한 도덕철학자로 도덕철학과 정신철학, 행동철학, 17세기 합리주의 등을 주제로 영향력 있는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자유의지와 도덕적 책임에 관한 연구 및 데카르트의 이성주의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우리가 신경 쓰는 것의 중요성》 《필연성, 의지, 그리고 사랑》 《사랑의 이유》 《개소리에 대하여》 《진리에 대하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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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65~66

출판사 리뷰

프린스턴 대학교의 도덕철학자가 웬 개소리를?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라니? 이게 도대체 저명한 철학자가 논의할 만한 주제인가? 이 책의 제목이 주는 당혹감은 역설적으로, 철학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상기시켜 준다. 얼핏 제목만 봐서는 가벼운 에세이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은 결코 만만한 책이 아니다. 프린스턴 대학교 철학교수인 저자는 우리 시대에 만연한 ‘개소리 현상’을 통찰하면서, 개소리가 어떻게 진리에 대한 무관심을 부추기고 무책임한 언어문화를 조장하는지 그 위험성을 역설한다. 오늘날 개소리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활발하게 생산되지만, 그에 대한 인식 틀의 부재로 많은 사람들이 개소리에 쉽게 현혹된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개소리에 대한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개소리가 만연한 현상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짧은 분량의 책이지만, 그 두께보다 훨씬 깊이 있고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진리에 무관심한 말들의 향연, ‘개소리’의 의미를 분석하다

개소리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액면 그대로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말도 안 되는, 하지만 단순한 헛소리와 달리 화자의 교묘한 의도가 숨겨진 말이다. 이때 숨은 의도란 작정하고 진실을 틀리게 말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 말이 맞든 틀리든 그 진릿값은 무시하고 특정한 목적을 위해 그 말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저자는 “건국의 아버지들이 신의 가호 아래 인류를 위해 새로운 기원을 창조했던 우리의 위대하고 축복받은 조국”에 대해 과장되게 떠들어대는 독립기념일 연설자를 사례로 든다. 여기서 연설자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연설자는 미국사에 대해 청중들을 기만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의 관심은 사람들이 자기를 조국의 기원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애국자로 여기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처럼 개소리는 말하는 내용에 대해 기만하기보다는 듣는 이가 말하는 이에 대해 특정한 인상을 가지도록 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즉 진실이 무엇인지는 상관없이 자기 영향력의 확대만을 꾀하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

거짓말쟁이는 진실에 관심을 갖지만, 개소리쟁이는 진실을 무시한다

개소리와 거짓말은 어떻게 다를까? 개소리는 거짓말만큼 나쁘거나 위험하지는 않은 걸까? 저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 거짓말쟁이는 참인 것을 일부러 틀리게 말해야 하기 때문에 진실이 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최소한 진리를 존중하는 셈이다. 또한 거짓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공을 들여 세심히 만들어내야 하지만, 개소리쟁이는 그럴 필요가 없다. 개소리는 본질적으로 진리에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내뱉은 말이 허위임이 밝혀진다 해도 개소리는 개소리일 뿐, 거짓말처럼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따라서 별생각 없이 함부로 말한다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 개소리는 이처럼 진리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생각 없는 무책임한 언행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 개소리는 심사숙고하며 말하는 참말도 거짓말도 아닌, 참과 거짓의 논리 자체를 부정하고 진실을 호도하는 교활하고 파괴적인 언어행위다.

트럼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개소리에 관대한 편이다. 거짓말은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개소리에 대해 따지려들면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든다며 면박을 당하기 쉽다. 하지만 비난당하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개소리가 사회적 영향력이 큰 담론으로 이어질 때 그것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 ‘수천 명의 무슬림 미국인들이 9/11 테러 장면을 보며 환호했다’, ‘살해된 백인들 중 81%가 흑인에게 당했다’는 등의 개소리로 미국 사회의 반이민 정서와 인종차별을 부추긴 트럼프만 보아도 그렇다. 정말 “수천 명”이 환호했는지, “81%”의 수치가 정확한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말이 참이건 거짓이건 무슨 상관인가. 사람들이 불법이민자와 흑인에게 분노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의 전략은 꽤 성공적이었다. 모든 것이 거짓임이 폭로됐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지지자들에게 중요한 건 말의 진위가 아니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일이었다. 사실을 제시하여 그 말의 허위성을 폭로하는 것으로는 개소리의 위력을 불식시킬 수 없었다. 개소리는 참과 거짓이라는 진릿값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논리적 공간에서 수행되는 언어게임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쟁이에 대응하듯 팩트를 가지고 맞서는 것만으로는 트럼프류의 뻔뻔한 개소리쟁이들을 이길 수 없다.

치밀한 개념 분석과 명징한 문체가 돋보이는 독특한 철학책

이 책은 개소리라는 일상어의 개념을 철학적으로 분석한 에세이다. 일상에서 별생각 없이 쓰는 말의 의미를 파고드는 언어비판은 사회비판으로 이어진다.

4대강 ‘살리기’니 국정원여직원 ‘감금’ 사건과 같은 정치 프레임론의 조어와 ‘사람이 미래‘라고 캠페인을 벌이면서 신입사원까지 구조조정한 어느 재벌의 기업광고에 담겨 있는 마케팅 포지셔닝론 모두 개소리의 범주로 파악될 수 있다. 허위로 판명 나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정치 및 언론의 언어에서부터 개소리의 바다라 할 수 있는 SNS까지, 거의 모든 말이 개소리화되는 사회 속에서 개소리쟁이들의 허튼 수작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개소리에 대한 개념적 틀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한 줄 한 줄 따라가다 보면 분석철학 특유의 꼼꼼함과 치밀함이 읽는 맛을 더한다. 흔히 현실과 유리된 철학으로 평가받는 분석철학이 어떻게 현실과 접목되는지를 보여주는 보기 드문 역작이다.

추천사

“비트겐슈타인, 에즈라 파운드, 성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스파이 소설가 에릭 앰블러를 통해 프랭크퍼트는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문제에 질문을 던진다. 개소리는 결국 무??엇인가? 프랭크퍼트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고 지적한다. 거짓말쟁이와 정직한 사람은 서로 다르지만 적어도 진실에 대한 관심은 공유한다. 하지만 개소리쟁이들은 진실에 무관심하다."
-[뉴욕타임스]

"한 마디만 하겠다. 읽어라. 멋지고, 명쾌하고, 반어적이며 심오하다. 철학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작지만 매우 도발적인 걸작이다. 이건 진짜 개소리가 아니다."
-[선데이타임스(런던)]

"이 세상에 필요한 책이다. … 오늘날 우리 문화에는 개소리가 만연해 있다. 우리는 대부분 이를 구분하여 반박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프랭크퍼트는 독자에게 개소리가 얼마나 교활하고 파괴적인지 보여준다. … 당신의 인생을 바꿀 책."
-[플레이보이]

"프린스턴 대학 철학 교수인 해리 프랭크퍼트는 진실을 부풀리고 의도적으로 말을 흐리며, 표리부동한 가식성에 대해 학술적이며 격식을 갖춘 시론을 내놓았다. … 나는 그가 이 글을 쓰면서 즐거웠을 것이라 확신한다. 익살스러운 산문이 재미있다."
-[보스턴글로브]

올해의 책 추천평 (2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1
올해의 발견
her***** | 2021.10.27
2021
개소리가 뭘까요
hun***** |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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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책]개소리를 파헤치는 재귀적 개소리_개소리에 대하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꺌*루 | 2017-02-14

 


첫문장이 명문장으로 손꼽히는 <설국>, <두 도시 이야기>, <이방인>에 못지 않은 첫문장을 발견했다.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하다는 사실이다. 모든 이가 이것을 알고 있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개소리를 하고 다니니까.


 

 

 개소리라는 단어가 자극적인 탓에 다소 가볍게 들리지만 엄연히 이 책은 개소리에 담긴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이라 하기에도 뭣할 정도로 짧은 분량에 크기는 손바닥 만해서 양장이 아니었다면 거의 브로슈어에 가까운 양이다.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기 좋겠다는 생각에 버스에 앉아 읽었다가 난독증이 올 뻔했다. 개소리의, 개소리에 의한, 개소리를 위한 글들을 읽고 있다 보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개소리인지 감도 안 잡히는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목적은 '개소리의 본질은 무엇이고 개소리가 아닌 것과 개소리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소리의 본질을 이해하기 앞서 개소리(Bulls hit)라는 단어를 정의하는 정확한 말을 찾고자 논문이나 연구 결과를 찾아보는 것이 아니라 단어대사전을 참고한다.


먼저 "협잡"이다. 다소 과장이 가미된 허세 섞인 말을 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써 "의도적인 부정확한 진술"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개소리에도 의도적인 부정확한 진술이 포함된 것일까?
 

개소리가 허세를 부릴 때는 허세 부리기가 개소리의 본질을 구성하기 때문이 아니라 개소리의 동기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본다.


아니었다. 허세 부리기는 개소리의 동기가 되는 요소라고 한다. 그렇다면 개소리의 본질은 무엇인가? 대부분 개소리는 쓸데없는 말,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코웃음을 치게 하는 쓸모 없는 말이라고 여긴다. 배트맨이 조커의 대사에 근엄한 표정으로 "개소리"라고 하거나 "사실 네 친엄마는...나야."라는 말에 "개소리 하지마!"라고 대답하는 이유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유에서나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심리 상태를 반영한 것으로, '말도 안 되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개소리는 '말도 안 되는 말'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비트겐슈타인이 언급한 롱펠로의 시 중 장인 정신을 가진 건축가들의 이야기에서 개소리의 한면을 발견해낼 수 있다. 바로 장인들은 결코 조잡하고 부주의하게 작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조잡하고 부주의하게 만들어진 것이 개소리의 요소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쯤에서 개소리의 본질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새로운 단어가 등장한다.바로 불 세션(Bull session)이다. 주로 남자들이 모여 별 영양가 없는 대화를 주고 받는 데서 비롯해 현재는 자유 토론, 잡담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단어다. 개소리(Bull shit)와 같은 "Bull"을 쓰고 있다는 점에 근거해 이번에는 Bull이라는 단어의 근간을 찾아보기로 한다. Bull이 쓰인 여러 문서를 뒤져본 끝에 저자는 Bull은'본질에서 벗어난 것', '불필요한 것', '요식 적인 것', 심지어 '사소한 것'이라는 폭넓은 정의를 찾아낸다.


계속해서 개소리는 결국 쓸모 없는 말, 부가적인 말, 없어도 무관한 말 그러나 순전히 악랄한 것은 아닌 말이라는 맥락에서 맴돌고 있다.

그러나 교묘하고 철저한 개소리에 속아 넘어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누가 들어도 개소리하네 싶을 수준의 조잡한 말도 있지만 언뜻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완전히 속아 넘어가게 하는 물심양면을 다한 정교한 개소리도 존재한다. 따라서 장인 정신이 없는 부주의한 말도 개소리의 본질이라 볼 수 없다.


그래서 대체 뭐가 개소리라는 건데? 슬슬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할 때 저자는 개소리의 본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요소로 '거짓말'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내 곧 거짓말을 두 가지로 쪼개버린다.


그녀는 자신이 말하는 바의 진릿값에 관심이 없다. 이것은 그녀가 거짓말을 한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즉, 자신이 하는 말이 진실이냐 거짓이냐에 의도를 두고 있지 않다면 거짓말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가장 유사하고 흔한 사례로는 너 얼마있어?가 될 수 있다. 자판기를 앞에 두고 친구가 "아, 딱 오백원이 모자라네. 너 오백원 있어?"라고 했을 때 주머니를 뒤져보지도 않고 별 생각 없이 늘 없었다는 것에 근거해 "아니, 없어"라고 말한 뒤 나중에 주머니에 든 오백원을 발견했을 때 드는 감정이다.


그 순간에 나는 주머니를 뒤져보지 않고도 참과 거짓을 구별했다. 즉, 그 순간에는 거짓을 말한 게 아닌 셈이지만, 만약 그때 친구가 "아까 니가 주머니에 오백원 넣는 거 봤는데."라고 말하면 나는 거짓말을 한 게 된다. 그럼 어색하고도 쭈뼛한 표정과 어설픈 연기톤으로 "아, 맞다. 아까 꺌랄루한테 돈 빌려준 거 갚고 거슬러 받은 오백원 있었지. 까먹었어."라면서 묻지도 않은 말을 줄줄 꺼내며 오백원을 건네는 것이다.


개소리의 본질은 그것이 거짓이라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이 가짜라는 데 있다.


즉, 거짓임을 인지하고 말하는 거짓말과 달리 거짓과 참에 무관심해야 하는 것이 개소리의 요건 중 하나다. 이로 따지면 사실 우리가 뱉는 대다수의 말이 개소리로 이뤄져있다고밖에 할 수 없다. 특히 과장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별 생각 없이 건넨 대부분의 말이 개소리가 될 수 있으니 다소 가혹한 정의가 아닐 수 없다.

재밌었던 건 거짓말을 분류하기 위해 <거짓말>이라는 에세이에서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 거짓말쟁이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전자는 마지못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반면 후자는 거짓말하기를 좋아하며 거짓말하는 즐거움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다.


즉, 거짓임을 인지하고 말하는 거짓말과 달리 거짓과 참에 무관심해야 하는 것이 개소리의 요건 중 하나다.


사실 사람들은 거짓말보다는 개소리에 대해 좀 더 관용적인 경향이 있다.


여기에 대한 이유를 저자는 우리에게 숙제로 남겼다. 어째서 거짓말에는 분개하면서 개소리에는 약간의 불쾌함이나 의아함만 표출하는 것에서 그치는지.

숙제를 내고는 곧장 뒤에서 정답을 알려준다. 정답을 풀이해서 쉽게 말하면 '일점사'냐 '광역 공격'이냐의 문제다. 즉 범위가 다르다. 거짓말은 일대일의 문제처럼 느껴지지만 개소리는 나에게만 공격력이 몰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뱉는 화자는 무엇이 참인지 명확히 알고 속이려는 목적의식이 뚜렷하다. 따라서 거짓말을 하는 화자는 개소리보다 치밀해야만 한다. 그러나 개소리의 화자는 참과 거짓에는 관심이 없으며 목적의식도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공격력이 집중적이지 않다. 거짓말에 더 분개하는 건 화자가 진실을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도 크다. 이런 관점에서 오히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개소리를 하는 사람보다 명료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거짓말과 개소리를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개소리는 화자를 멍청하게 만드는 반면 거짓말은 청자를 모욕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이것이 개소리에는 "뭔 개소리야?"라고 답하고 거짓말에는 "감히 날 속이다니..."라는 반응의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개소리쟁이는 진리의 권위에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 점 때문에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훨씬 더 큰 진리의 적이다.


​이쯤까지 왔는데도 여전히 개소리의 본질은 뭐고 개소리는 뭘로 정의해야 하는지 오리무중이다. 슬슬 부아가 치밀어 오를 때 프랭크퍼트는 슬그머니 결론을 내릴 준비를 한다.


개소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자신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데도 말하기를 요구받는 경우가 그렇다. 따라서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할 기회나 의무들이 화자가 가진 그 주제와 관련된 사실에 대한 지식을 넘어설 때마다 개소리의 생산은 활발해진다.


이 말에 따르면 전혀 개소리를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제멋대로 아는 척을 하며 끼어든다거나 정치에 대해 떠드는 것들 대부분이 개소리에 해당하는 셈이다. 아마 대다수의 정치인들과 방송인들 역시 해당하는 부분이다. 자신은 모르는 분야임에도 마이크에 대고 아는 척 떠들어야만 한다. 그것이 개소리라고 정의하고 있는 셈이다.


짧은 분량에도 어쩐지 오랜 시간을 들여 하나씩 개소리와 거리가 먼 것들을 제외해 나가다가 불쑥 튀어 나온 결말이 나를 분노케 했다.


우리의 본성은 사실 붙잡기 어려울 정도로 실체가 없다. 다른 사물들에 비해 악명 높을 정도로 덜 안정적이고 덜 본래적이다. 그리고 사실이 이런 한, 진정성 그 자체가 개소리다.


드라마 결론 중 제일 개소리였다고 회자되는 악명 높은 드라마 <파리의 연인>급 개 같은 결말이 아닐 수가 없다. 개소리에 대한 본질을 파헤쳐 보겠다더니 결말은 불완전한 우리의 존재에 진정성을 부여하려는 것 자체가 개소리라는 공허로 끝난다.

논리적으로 접근하다 말고 모든 걸 뭉그러뜨려 사실 우리 존재를 논한다는 것 자체를 개소리라고, 잘 모르면서 지껄이는 것 자체가 개소리라고 매듭지어버리면 이 책 자체가 개소리가 되는 기괴한 결말에 도달한다. 그런 면에서 '개소리에 대하여' 지껄이는 이 책의 내용 자체가 개소리라는 재귀적 개소리라고도 볼 수 있다.


개소리에 대한 언어적 뿌리를 찾아가려던 나는 허무하게 이 책을 덮고 이 책을 발견한 카테고리를 기억해냈다. "철학"이었다.


마치 지혜로운 사람을 찾아 아테네를 누비고 다니며 유명인사들을 빡치게 해 사형에까지 이른 소크라테스와도 같다. 이 책이 정의하는 개소리에 따르면 결국 소크라테스가 찾아 헤매던 것은 '개소리를 하지 않는 사람'인 것이었다. 무의미한 소리, 아는 체 하지 않는 소리, 진릿값에 무게를 두고 있는 소리를 찾아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고작 70여 페이지에 손바닥 만한 크기라 이대로 덮기엔 아쉬워 옮긴이의 글까지 꼼꼼히 읽게 된다. 단순히 앞서 저자의 말을 한번 더 정리하는 식이었지만 앞서 "사람들이 개소리에는 손사래를 치고 넘어가지만 거짓말에는 득달 같이 달려드는 이유를 찾아내시오"라는 숙제에 대한 답을 이렇게 내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개소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아직까지 효과적인 방법을 찾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와 거짓말을 혼동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즉, 거짓말쟁이에게 하듯이 개소리쟁이에게도 사실여부를 따져가며 들이대봤자 별 소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거짓말쟁이와 개소리쟁이는 겉보기에 유사한 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혼란 없이 명료한 개소리로 가득찬, 개소리쟁이가 잔뜩 모인 곳을 보고 싶다면 순위권 top5 안에 드는 게임 아무거나 켜면 만날 수 있다. 2011년에 출시된 이후 약 6년간 불굴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LOL만 시작하면 별 의미도 없는 욕지거리부터 시작해 맥락 없는 부모님 안부, 미드 좀 밀라는 절박한 욕지거리까지 다양한 개소리를 접할 수 있다. 이들에게 니가 우리 엄마 본 적 있냐고 좋으신 분이라고 아무리 따져봐야 혼란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순도 100%의 개소리에 불과하다.


자신의 주장이 참이라는 데 대해서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이는 사람은 오히려 진리의 권위를 승인하는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있으며 그런 사람은 상황에 따라사 개소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저자의 숙제에 대한 해답을 어리숙하게나마 내고 나면 해제를 쓴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또 한가지 숙제를 낸다.


내가 여기에서 한 이야기들 중에서는 어디까지가 개소리이고 어디까지가 개소리가 아닐까?


아, 철학 그냥 관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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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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