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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거장에서의 충고

기형도의 삶과 문학

성석제, 박해현, 이광호 편저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03월 13일 리뷰 총점9.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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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9년 03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58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019475
ISBN10 8932019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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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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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3명)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문학사상]에 시 「유리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며, 현실의 온갖 고통과 참을 수 없는 ...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문학사상]에 시 「유리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며, 현실의 온갖 고통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올바로 성찰하면서도 그것을 웃으며 즐길 줄 아는 작가라 평했다. 또한 평론가 문혜원은 “성석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농담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막힘없이 풀어놓으며 "마치 무협지의 고수들처럼"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입담을 펼친다.”라고 전한다. 이런 평론가들의 말처럼 성석제는 미묘한 경계선을 거닐면서 재미난 입담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작가이다.

그의 대표작 『소풍』은 흥겨운 입담과 날렵한 필치가 빛나는 산문집이다. 저자는 음식을 만들고 먹고 나누고 기억하는 행위가 곧 일상을 떠나 마음의 고삐를 풀어놓고 한가로운 순간을 음미하는 소풍과 같다고 말한다. 음식은 “추억의 예술이며 오감이 총동원되는 총체예술”이며, “필연코 한 개인의 본질적인 조건에까지 뿌리가 닿아 있다”는 지론은 곧 우리 세대가 잃어버린 사람살이의 다양한 세목을 되살려온 성석제 소설세계와 상통한다. 십수년간 각종 매체에 연재하며 갖가지 음식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낸 작업이 ‘음식의 맛, 사람의 맛, 세상의 맛’을 함께 음미하게 한다.

단편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모든 면에서 평균치에 못 미치는 농부 황만근의 일생을 묘비명의 형식을 삽입해 서술한 표제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포함하여, 한 친목계 모임에서 우연히 벌어진 조직폭력배들과의 한판 싸움을 그린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돈많은 과부와 결혼해 잘살아보려던 한 입주과외 대학생이 차례로 유복한 집안의 여성들을 만나 겪는 일을 그린 「욕탕의 여인들」, 세상의 경계선상을 떠도는 괴이한 인물들의 모습을 담은 「책」, 「천애윤락」,「천하제일 남가이」등 2년여 동안 발표한 일곱 편의 중 · 단편을 한 권으로 엮었다. 이번 작품집도 예외없이 세상의 통념과 질서를 향해 작가 특유의 유쾌한 펀치를 날리는데, 비극과 희극, 해학과 풍자 사이를 종횡무진한다.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는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이후 성석제가 3년간 발표한 단편들을 모았다. 혼기에 이른 맏딸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이야기와 딸이 어머니에게 읽어드리는 옛이야기를 교차 시키며 유려하게 텍스트를 직조해낸 표제작을 비롯, 제49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내 고운 벗님' 등 총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기성의 통념과 가치를 뒤집는 화려한 수사와 “웃음의 모든 차원을 자유자재로 열어놓는 말의 부림”으로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각양각색 인물들의 삶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표면에 드러나는 유쾌한 재미와 해학, 풍자 밑에는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통찰이 번뜩이기도 하고 그리움이나 인간을 향한 건강하고 따뜻한 시선이 은근히 깔려 있다.

이외의 소설집으로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새가 되었네』 『재미나는 인생』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호랑이를 봤다』 『홀림』 『지금 행복해』 『첫사랑』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참말로 좋은 날』 『이 인간이 정말』 『믜리도 괴리도 업시』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등과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 『궁전의 새』 『순정』 『인간의 힘』 『도망자 이치도』 『위풍당당』 『투명인간』 『왕은 안녕하시다』(전2권) 등, 산문집 『소풍』 『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칼과 황홀』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등이 있으며, 명문장들을 가려 뽑아 묶은 『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이 있다.

1997년 단편 「유랑」으로 제30회 한국일보문학상을, 2000년 「홀림」으로 제13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고, 2001년 단편「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로 제2회 이효석문학상, 같은 작품으로 2002년 제33회 동인문학상을 받았으며, 2004년 「내 고운 벗님」으로 제49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61년 부산 출생. 성균관대 국문과를 졸업했고, 현재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으로 재직 중이다. 1961년 부산 출생. 성균관대 국문과를 졸업했고, 현재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방 대도시에서 태어났으며 초등학교 시절 서울에 올라와 강북에서 성장했다. 친척의 상가에 한 번 다녀온 것 이외에는 태어난 도시에 다시 가본 적은 없다. 종암동 근처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녔으며, 집에서 아주 먼 곳에 위치한 학교를 다니는 상상을 하곤 했다. 20대 후반 이후에는 진해, 과천, 반포 등에서 살았다. 지금은 삼각지교차로, 철길 옆에서 살고 있다. 문학이 사치였던 80년대 학과에서 제때 졸업한... 지방 대도시에서 태어났으며 초등학교 시절 서울에 올라와 강북에서 성장했다. 친척의 상가에 한 번 다녀온 것 이외에는 태어난 도시에 다시 가본 적은 없다. 종암동 근처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녔으며, 집에서 아주 먼 곳에 위치한 학교를 다니는 상상을 하곤 했다. 20대 후반 이후에는 진해, 과천, 반포 등에서 살았다. 지금은 삼각지교차로, 철길 옆에서 살고 있다. 문학이 사치였던 80년대 학과에서 제때 졸업한 몇 안 되는 남자 대학생 중 하나였고, 졸업식에는 가지 않았으며, 88년에 문학비평가가 되었다. 젊은 시절 해군사관생도를 가르친 적이 있으며, 현재의 직장은 서울예술대학교이다. 『익명의 사랑』『도시인의 탄생』『시선의 문학사』등 몇 권의 문학평론집과 연구서를 출간했고, 『문학과사회』등 몇몇 문학계간지의 편집에 참여했다. 사랑의 담론과 경계를 지우는 글쓰기에 대한 관심으로『사랑의 미래』를 썼다. 최근 몇 년간의 관심은 ‘도시’ ‘시선’ ‘애도’에 관한 것이었으며, 문학적 글쓰기는 자기 얼굴을 지우면서 침묵과 고독을 보존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왔다. 자연의 유려한 풍광보다는 도시의 무의미한 그림자와 뒷골목의 어지러운 공기에 더 많이 매혹되는 편이다. 어둠이 몸에 배는 거리를 목적 없이 걸을 때의 무력감이 발끝에서 가벼워지는 느낌 같은 것. 서점의 어느 코너에도 꽂혀 있기 어색한, 장르적으로 불분명한 글을 쓰는 일에 종종 이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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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한국 문학의 뜨거운 신화, 영원한 청년의 표상, 기형도
그가 없는 오늘 이 자리에 그를 다시 부른다


80년대 이후 시를 꿈꾸는 모든 문청의 질투와 부러움, 문학 대중의 압도적인 열광 속에, 한국 문학의 뜨거운 신화로, 그리고 꺼지지 않는 생명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시인 기형도.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스무 해가 지났다. 한 청년의 투명하고도 깊이 모를 절망과 우울이 지난 20년 동안 한국 현대시사에 끼친 영향력은 그야말로 ‘기형도 현상’이라고밖에 규정지을 수 없는 엄청난 파문이었다. 앞서 시인의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1989)과 그의 10주기에 맞춰 시인의 시, 산문, 소설 등을 한데 모은 『기형도 전집』(1999)을 펴낸 바 있는 문학과지성사가 올해 기형도 시인의 20주기(3월 7일)를 맞아, 문학/문화사적 측면에서 기형도의 시 세계를 새롭게 조명하고 그 현재적 의미를 밝히는 한편, 그를 아끼고 추억하는 지인과 문우들의 산문, 그리고 그의 사후 그의 시를 분석하고 의미 지은 여러 비평가들의 밀도 높은 평문들을 한데 모아 『정거장에서의 충고―기형도의 삶과 문학』(박해현 성석제 이광호 엮음, 문학과지성사, 2009)을 펴낸다. 그의 사후 20년, 여전한 현재형의 이름으로 한국 현대시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그의 삶과 문학, 그리고 문화적 징후를 꿰뚫어볼 수 있는 이번 기념문집의 제목 ‘정거장에서의 충고’는 기형도의 시 세계를 압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전의 시인이 시집의 제목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거장에서의 충고―기형도의 삶과 문학』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기형도 시의 현재적 의미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되는 글들을 모았다. 우선 기형도를 통해 문학적 감수성을 키운 2000년대의 젊은 시인들인 김행숙 심보선 하재연 김경주와 문학평론가 조강석 씨가 그 생생한 좌담의 현장에 동참해주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처음 기형도 시를 경험했던 순간들에 대해, 기형도 시인이 끈질기게 탐문했던 거대서사에 매몰된 개인 서정의 강렬한 희구와 형식적 측면에서의 집요한 미학적 나르시시즘 추구 등에 대해 각자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자유로이 주고받았다. 또한 각자의 시 세계에 기형도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한 고백을 나누며, 80년대 말에 짧은 생으로 마감한 기형도가 21세기 오늘의 문학적 지형도에 어떤 식으로 깊이 뿌리 내리고 그 현재적 의의를 갱신해가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함께 내리고 있다. 이어서 2000년대 젊은 한국 시단을 적극적으로 호명하고 있는 소장 비평가 함돈균 씨가 기형도 ‘사건-현상-텍스트’라는 틀 속에서 “더할 나위 없이 예민한 청춘의 자의식이 만들어낸 지순한 울림”으로 그의 시를 명명하고, 사후 20년 동안 이른바 ‘기형도 현상’으로 대중에게 자리재김할 수 있었던 요인에 주목하여 그의 문학적 연대기를 새롭게 구성해주었다. 문학평론가 이광호 씨는 텍스트 자체에 대한 당대의 미학적 평가 이상의 문화적 상징성에 주목하여 그의 시를 재조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기형도의 거리의 감성은, “도시의 익명적 공간에서 ‘예감’의 순간을 발견하는 관찰자인 ‘나’의 시선과 ‘습관’의 시간 속에 있는 군중들과의 관계” 속에서 구축된다. 이어 그는 거리의 한 순간에, 생의 모든 시간의 무게를 경험하는 기형도 시 속에 응축된 시인의 낯선 시각의 감각을 사회적, 시적 경험으로 정치하게 분석해내고 있다. 더불어 기형도가 거리에서 만나는 다른 삶의 위험한 가능성들은 곧 1990년대 이후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미적 사회적 가능성으로 이미 기능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청년의 투명한 우울이 도시의 거리에서 맞닥뜨린 다른 시간들,
한국 현대시의 역사는 그렇게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2부는 직·간접적으로 기형도와의 만남을 가졌던 분들의 산문을 모았다. 이 산문들은 기형도의 인간적인 면모와 문학적 향기를 따뜻하게 전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제껏 기형도의 시에서 우리가 읽어온 절망과 우울의 이미지 대신 소탈하면서도 섬세하고, 여리면서도 강건한 시인의 다층 다면적인 생의 스펙트럼을 새롭게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출판사 대표와 기자로 첫 대면을 가졌던 시절을 회고하는 문학평론가 김병익 씨와 당시 시집의 편집자였던 임우기 씨의 글에서부터 직장 선후배로 시인이 발표하는 시의 영광스런 첫 독자로 자임했던 박해현 기자의 글, 선배기자로서 가슴 먹먹한 추도사를 써내려간 김훈 씨의 글, 한시절을 같이 나면서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기형도를 추억케 하는 동창 이영진, 조병준 씨의 글, 문우 이문재 나희덕 시인의 촉촉하면서도 애틋한 산문들이 여기에 함께 실렸다. 시인의 문학적 연대기이면서 가장 충실한 자료와 기록으로 남아 있는 소설가 성석제 씨의 글 역시 이 지면에 재수록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3부에는 지난 20년간 발표된 기형도에 대한 본격적인 비평문들에서 뽑은 글들을 실었다. 기형도論의 그동안의 집적과 행방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을 연대기적으로 수록한 이 지면에는,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에 부쳐 이후 기형도 시의 문학적 레테르인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이란 결정적 주석을 남긴 문학평론가 김현의 해설(1989)로 시작하여, 기형도 시의 문체와 문장기법을 분석하는 이아라(2005) 씨의 논문까지 다양한 해석과 비평이 차지하고 있다:

그의 시가 그로테스크한 것은 그런 괴이한 이미지들 속에, 뒤에, 아니 밑에, 타인들과의 소통이 불가능해져, 자신 속에서 암종처럼 자라나는 죽음을 바라다보는 개별자, 갇힌 개별자의 비극적 모습이, 마치 무덤 속의 시체처럼─그로테스크라는 말은 원래 무덤을 뜻하는 그로타에서 연유한 말이다─뚜렷하게 드러나 있다는 데에 있다.
(김현, 1989)
그는 ‘안개’라는 이름의 사막 속에 갇혀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앞으로만 길게 뻗은 철로 옆에서 마치 푯말처럼 서 있는 자신을. 타락한 세계 속에서 눈물과 울음으로 맞설 수밖에 없는 자는 얼마나 순결한가, 그의 시 곳곳에서 새어나오는 눈물과 울음을 보라. (박철화, 1989)

이 상징적 죽음의 형식을 통해 그의 시는 도시적 삶의 불모성에 대한 소묘 이상이 되었고, 우리는 거기에서 실존적 죽음과 사회적·문화적 죽음을 동시에 읽는 것이다. (이광호, 1989)

스스로 고통이 되고 부정성이 됨으로써 현실의 거짓 긍정성이라는 부정성을 거부하고 전복시키는 언어. 기형도의 언어는 바로 도저한 부정성의 언어이다. (성민엽, 1989)

다가오는 90년대 시의 한 징후였고 예감이었던 한 섬세한 자아는 이 세계의 부조리성과 뜻 있음의 결핍에 대한 진지한 성찰 끝에, 그의 넋에 각인된 악몽의 현실들의 다양한 이미지들을 보여주면서, 불안과 자학과 절망을 넘어서서, 삶의 한 원리를 제시한다. (장석주, 1989)

기형도의 시엔 현실의 참혹함에 대한 엄정한 관찰과 인식이 있는가 하면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인공낙원으로의 도피적 몰입이 있기도 하고 신성에 대한 갈망과 금욕적인 자기 단련이 있는가 하면 감상적인 나르시시즘의 흔적이 엿보이기도 한다. 지금 이곳의 존재-현실의 나신을 직시하고자 한 이 시인의 노력이 소중한 것처럼 유년의 순진무구함에 대한 깊은 향수 또한 이 시인에겐 중요한 몫이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어떤 한계지점으로의 끝없는 접근, 이것이 기형도의 시의 미덕이자 기형도라는 인간의 진정성의 표지였다는 사실이다. 그는 그의 내적 명령에 충실했고 그럼으로써 1990년대 시의 첫 관문을 열고 나간 시인이 되었다. (남진우, 1999)

시인은 죽음으로써 타자 옆에 살고, 독자는 삶으로써 죽음 안으로 들어갈 통로를 그 시가 연 것이다. 순수-텍스트는 본래 고정된 장소와 확정된 부피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그의 순수-텍스트는 놀랍게도 작품 안에 자리 잡았다. 그 존재방식 또한 시의 내적 구조에 그대로 반향한다. 그는 사후의 영광을 누릴 만한 시인이었다. (정과리, 1999)

그에게 죽음은 노년의 죽음이 아니라 청춘의 내밀한 깊이에서 생성된 죽음이다. 그런 죽음을 보여준 점에서 그의 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음의 시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죽음을 바라보면서도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움츠러들지 않고 오히려 영원의 젊음의 얼굴로 웃고 있는 시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오생근, 2001)

2009년 3월 현재, 1989년 5월에 출간된 유고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은 초판 24쇄, 재판 41쇄, 총 65쇄를 찍었으며 24만 부가 판매되었다. 1999년 3월에 출간된 『기형도 전집』은 초판 15쇄를 찍었으며 4만 7천 부가 판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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