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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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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

[ 양장 ]
이청준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06월 07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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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6년 06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140*210*15mm
ISBN13 9788932021485
ISBN10 8932021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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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저 : 이청준 (Lee Chung Joon,李淸俊)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퇴원'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 공모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으며 1966-72년 월간 [사상계] [아세아] [지성] 편집부 기자로 재직하였고, 1999년에는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좌교수로 활동하였다. 작품으로는 『병신과 머저리』, 『굴레』, 『석화촌』, 『매잡이』, 『소문의 벽』, 『조율사』,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퇴원'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 공모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으며 1966-72년 월간 [사상계] [아세아] [지성] 편집부 기자로 재직하였고, 1999년에는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좌교수로 활동하였다.

작품으로는 『병신과 머저리』, 『굴레』, 『석화촌』, 『매잡이』, 『소문의 벽』, 『조율사』,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떠도는 말들』, 『이어도』, 『낮은 목소리로』, 『자서전들 쓰십시다』, 『서편제』, 『불을 머금은 항아리』, 『잔인한 도시』, 『살아있는 늪』, 『시간의 문』, 『비화밀교』, 『자유의 문』, 『별을 보여 드립니다』, 『가면의 꿈』, 『당신들의 천국』, 『예언자』, 『남도 사람』, 『춤추는 사제』, 『흐르지 않는 강』, 『낮은 데로 임하소서』, 『따뜻한 강』, 『아리아리 강강』, 『자유의 문』 등 여러 편의 소설과 소설집이 있으며 수필집 『작가의 작은 손』, 『사라진 밀실을 찾아서』, 『야윈 젖가슴』 등을 비롯해, 희곡 『제3의 신』등이 있다.

그 밖에 동화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를 비롯하여 판소리 다섯마당을 동화로 풀어 쓴 『놀부는 선생이 많다』, 『토끼야, 용궁에 벼슬 가자』, 『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 『춘향이를 누가 말려』, 『옹고집이 기가 막혀』를 포함한 많은 작품이 있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큰형, 아우의 죽음은 이청준을 문학의 길로 이끌었다. 벽촌이던 고향에서 광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여 고향 사람들의 자랑거리였다. 법관이 될 거라는 기대를 뒤로 하고 그는 문학의 세계에 눈을 돌리고 독문학과에 진학했다. 우리 현대소설사에서 가장 지성적인 작가로 평가 받는 이청준은 그의 소설에서 정치·사회적인 메커니즘과 그 횡포에 대한 인간 정신의 대결 관계를 주로 형상화하였다. 특히 언어의 진실과 말의 자유에 대한 그의 집착은 이른바 언어사회학적 관심으로 심화되고 있다.

그의 소설들 중에는 영화화된 작품이 많은데, 1972년 정진우 감독의 ‘석화촌’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컬트 감독으로 추앙받는 김기영 감독의 ‘이어도’(1977), 맹인 목사 안요한의 일대기를 그린 이장호 감독의 ‘낮은 데로 임하소서’(1982), 국내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와 ‘축제’(1996), ‘천년학’(2006), 삶의 의미와 구원의 문제를 탐색케 하는 칸영화제 수상작인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그리고 2008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됐던 윤종찬 감독의 ‘나는 행복합니다’(2008) 등이 모두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다.

또한 그는 동화쓰기에도 힘을 기울여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를 비롯하여, 판소리 다섯마당을 동화로 풀어 쓴 『놀부는 선생이 많다』『토끼야, 용궁에 벼슬 가자』『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춘향이를 누가 말려』『옹고집이 기가 막혀』를 집필하기도 했다. 동인문학상,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중앙문예대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제비꽃 서민 소설상 등을 수상했으며, 사후에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초기에는 상징적이고 관념적인 성격의 소설을 많이 썼으나 1980년대 접어들면서 보다 궁극적인 삶의 본질적 양상에 대한 소설적 규명에 나섰다. 2007년 폐암을 선고받고 항암치료 중 병세가 악화돼 입원치료를 받다 2008년 7월 31일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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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삶에 감추어진 비의와 진실을 탐색해가는 이의 시선과 고백
이야기의 시원(始原)을 탐색하는 소설들

[이청준 전집] 28권 『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문학과지성사, 2016)는 표제작 「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를 포함한 중편소설 세 편과 단편소설 두 편을 싣고 있다. 다섯 편 모두 작가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쓰고 발표한 작품들로, 이청준 문학의 영원한 주제인 말과 삶이 섞이고 길항하는 세계, 그 안에서 발생하는 존재적 삶과 관계적 삶의 문제를 다룬다.
작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화자 ‘나’들은 판소리로 상징되는 예술혼과 소리­가락의 운명에 사슬처럼 매인 인물들의 뒤엉킨 관계를 들여다보고(「빛과 사슬」, 「오마니!」), 어디서도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채 사회와 갈등하며 부박한 삶을 살아가는 개인들의 내면을 탐색하며(「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 「들꽃 씨앗 하나」)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복선의 삶에 대한 질문의 끈을 놓지 않는다. 여기에 개인 언어(문학 언어, 이상)와 사회 언어(정보 언어, 현실)가 대립하는 가운데(「시인의 시간」) 언어(말)와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숙명처럼 안고 가는 작가의 고뇌 역시 유장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들 속에 낱낱으로, 깊숙이 투영되어 있다.

「서편제」를 비롯한 [남도 사람] 연작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소리­가락에 들린 인물의 형상은 단편 「빛과 사슬」(1998)에서 세상과 고립된 마을 분교에 새로 부임한 여교사 ‘은 선생’을 통해 재현된다. 정해진 학교 일과와 마을 사람들과의 불가피한 접촉 외에는 일상과 거리를 두고 틈이 날 때마다 숲으로 들어가 소리를 연창하는 그녀를 분교장인 ‘허 선생’은 남 몰래 흠모하고 있다. 여기에 학생들을 비롯한 마을 주민 대부분이 호기심 어린 탐색의 눈으로 ‘은 선생’을 바라보면서 그녀 주위에는 소리­가락과 함께 범접하기 힘든 그녀만의 도도함과 신비로움의 빛이 드리워져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분위기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계기는 본교에서 온 ‘장 선생’의 출현이다. 정확하게는 ‘장 선생’이 노래한 「옥중가」인 셈이다. 어느 한여름 날, 북통과 손부채를 사이에 두고 창으로 건네받는 두 사람의 요령부득이랄 밖에 달리 표현할 길 없는 소리­장이 벌어진 이후, ‘은 선생’은 돌연 학교를 사직하고 소리를 그만둘 뿐만 아니라 ‘장 선생’의 아내로 오로지 내조하는 데만 전념한다. 심지어 자신의 소리를 “헛꿈속만 헤매고” 산 시간이라 치부하고 아쉬워하거나 후회하기는커녕, 한국전쟁과 함께 종적을 감춘 남편 ‘장 선생’을 기다리며 묵묵히 늙어가는 삶을 택한다.

“도대체 그 남자의 소리가 그녀의 삶을 자유롭게 해준 것인가, 노예처럼 운명처럼 속박하고 만 것인가? 그녀에게 그 소리는 축복인가, 저주인가?
나는 여전히 그것을 알 수 없다” (「빛과 사슬」, p.29)

얼핏 단순해 보이는 일화에서 간단치 않은 비의, 기성의 언어로는 표현 불가능한 본원적/시원적인 진실을 찾아 캐묻는 화자 ‘나’의 시선은 단편 「오마니!」(1999)에서도 이어진다. 어머니의 삶을 모티프로 영화를 제작하는 Y감독의 연출 현장에 함께한 ‘나’는 우연히 나이 든 단역 배우 문예조 씨를 만나 그의 망향가와 사모곡을 듣게 된다. 그는 월남 전 북쪽의 고향에서 각각 과부가 된 두 사람, 노모와 형수와 함께 살아야 했다. 일제 말의 징집과 전란의 북새통은 맏아들을 잃은 노모로 하여금 홀로 된 며느리를 향해 가혹하리만큼 매몰차게 한 풀이를 하게 했고, 결혼 직후 사별의 아픔을 삭일 짬도 없이 아비 없는 자식을 품어 낳아 홀로 길러야 했던 형수의 기나긴 고행을 낳기도 했다. 그들 고부간의 갈등과 함께 어머니의 살가움과 자애로움은 좀처럼 기대할 수 없고, 조카를 위해 형수의 젖문을 대신 빨아주어야 했던 시동생의 아픔과 곤혹스러움이 함께 커왔던 것이다. 연출된 필름의 말미에서 듣게 되는 문예조 씨의 간원의 소리, ‘오마니!’는 지난 세월, 어머니와 형수 사이에서 단 한순간도 양자택일할 수 없었던 그의 뼈저린 고통이 표출된 한마디였을 것이다.

“망연히 자신의 술잔만 들여다보고 앉아 있던 예조 씨의 어깨가 가늘게 들먹여지며 깊은 탄식을 깨물 듯 조용히 잇새로 흘러나온 ‘오마니!’ 소리 역시 그의 형수의 다른 이름으로 들렸으니까. 그리 자상하고 긴 언급은 없었지만, 테이프의 목소리에 젖어 맴도는 그 형수의 아련한 젖품내와 그것이 긴 세월 어머니의 품내로 삭아 빚어진 순연한 모성의 그림, 가슴을 저며오듯 애툿한 그 어머니의 상념 속에 우리는 새삼 서로 진저리 치듯 망연해하고들 있었으니까.” (「오마니!」, p.52)

한편 지긋지긋한 가난을 벗기 위해 고향을 떠나 K시에서 고학하고 있는 청년 ‘배진성’의 악전고투를 그린 중편 「들꽃 씨앗 하나」(2002)와 철저히 자본의 언어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무직으로 살아가는 중년 가장 ‘나’의 주식투자기를 풀어낸 중편 「시인의 시간」(1999)에서 이청준은, “인간의 자조(自助)를 향한 기대와 의지와 희망이란 결국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처절한 현실 인식을 보여준다. 두 작품은 “매사가 자신의 뜻대로 되리라는 (말과) 믿음으로 스스로를 기만하는 이들”은 “스스로를 정당화했던 말과 담론의 의미 부여가 한낱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당혹스러워하는 자신을 보아야 하는 위치로 떠밀려버린 자들의 난국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 시인이라, 시인의 운명이라…… 아닌 게 아니라 대개의 시인들은 요즘처럼 추호의 낭비도 용납지 않는 정밀한 시계처럼 효율적이고 조직적인 정보언어 시대 속에서도 부질없이 자기 시간과 삶을 낭비하는 비효율적 비집 단적 개인 언어에 매달려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지. 시인들이란 원래 현실생활의 생산성이나 유통적 정보 마인드엔 허약한 위인들이니까. 하지만 당신은 그것이 시인의 희망이 아니라 저주받은 운명의 업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시인들도 누구보다 그 말의 허무한 낭비를 아파한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신통치도 못한 점괘를 외우듯 그 노릇을 일삼고밖에 지낼 수 없는 그 시인들의 아픔을. 그런 뜻에선 나도 아마 한때는 시인이었다 할 수 있겠지만, 때로는 그런 남루하고 초라한 시인 노릇조차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진 참담스런 처지를? 그래도 그걸 무슨 시를 위한 패배나 비극처럼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시인의 시간」, p.103)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는 일생에 걸친 귀환.
자아와 세계, 안과 밖이 공전(公轉/空轉)하는 이야기

표제작인 중편 「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2000)는 유년 시절 전해들은 ‘꽃씨 할머니’ 이야기와 아버지와 이웃 아저씨의 설명을 계기 삼아, 오로지 바깥세상으로 나가고픈 열망 하나만을 품고 열세 살에 고향과 부모를 떠난, 한마디로 ‘말을 믿고, 말에 들려’ 이야기꾼으로 거듭나는 무소작 씨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작가 이청준이 고향의 지산인 천관산에 올랐다가 느낀 두려움과 아득한 절망감, 그리고 언젠가 산 너머 세상으로 나아가리란 예감과 다짐 속에 초고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소설이기도 하다.
주인공 ‘무소작’의 이름은 불교 용어인 ‘무소작’의 변형으로 속세의 염이나 소소함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불교의 수행 의미를 읽어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고 계속 떠돌고 돌아옴을 순환-반복하는 주인공의 인생에 대한 비유일 것이다. 고향을 떠나 서울로, 타국으로 수십 년을 떠돈 그가 문득 향수에 이끌려 고향 참나뭇골(이청준의 고향 진목면이기도 한)로 돌아오나, 이미 미지의 장소만큼이나 낯설어져버린 고향은 그에게 안식처가 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이웃한 해변 마을에 자리를 잡은 그는 숙식을 해결할 요량으로 마을 주민들 앞에서 자신의 경험과 상상을 변주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그가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독자인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사회의 알레고리로도 읽히는데, 무소작이 이야기를 거듭하면 할수록 말하는 그 자신은 이야기 속에 몰입해가는 반면, 처음에는 낯설고 기이하게 여기던 마을 사람이 그의 이야기에 점차 흥미를 잃어갈 뿐만 아니라 그 낯설고 기이함 자체를 익숙함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무소작을 외면하기 시작한다. 너도 나도 “제 속을 지니지 못해 중심을 잃고 떠도는 사람들의 삶” “거짓말 세상살이”(p.189)라고 무소작을 손가락질하기 시작했을 때 더는 그가 설 자리가 없어져버리고 만다. 무소작 노인은 그렇게 종적을 감춘다. 대신 그가 떠돌며 낳았던 무수한 이야기들 속에서, 아니 그 이야기 자체가 되어 종생한다. 어릴 적 어머니가 들려주었던 ‘꽃씨 할머니’ 이야기에서처럼.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진 이들에게 그의 이야기는 이제 어떤 일도 그 경계 밖의 새롭고 신기한 바깥 이야기가 될 수 없었다.

문제는 그 경계를 다시 확실하게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소작 씨는 이게 그것이 불가능했다. 세상을 떠돌 만큼 떠돌다 보니 종내는 그의 유년의 고향고을이 가장 멀고도 알 수 없었던 그였다. 그렇듯 그는 원체 제 안을 지니지 못한 채 바깥세상만 떠돌다 돌아온 떠돌이였다. 애초에 제 안이 없는 떠돌이, 안과 밖의 경계를 지니지 못한 떠돌이 처지였다. 안과 밖의 경계조차 분별할 수가 없었다. 그 경계를 알 수 없으니 그것을 다시 분명히 할 수도 없었고, 그 경계선 바깥의 다른 새 이야기를 찾을 수도 없었다.” (「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 pp.18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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