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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 리딩

[ 양장 ]
히라노 게이치로 | 문학동네 | 2008년 03월 14일 | 원제 : 本の讀み方 スロ-.リ-ディングの實踐 리뷰 총점8.1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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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8년 03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72g | 134*196*20mm
ISBN13 9788954605205
ISBN10 895460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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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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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히라노 게이치로 (Keiichiro Hirano,ひらの けいいちろう,平野 啓一郞)
명문 교토 대학 법학부에 재학중이던 1998년 문예지 『신조』에 투고한 소설 『일식』이 권두소설로 전재되고, 다음해 같은 작품으로 제120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 당시 최연소 수상 기록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재림'이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예리한 시각과 전위적 기법으로 차세대 일본문학의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쿠타가와 상의 대학 재학생의 수상은 무라카미 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이후 23년 만의 일... 명문 교토 대학 법학부에 재학중이던 1998년 문예지 『신조』에 투고한 소설 『일식』이 권두소설로 전재되고, 다음해 같은 작품으로 제120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 당시 최연소 수상 기록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재림'이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예리한 시각과 전위적 기법으로 차세대 일본문학의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쿠타가와 상의 대학 재학생의 수상은 무라카미 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이후 23년 만의 일이었다.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바라보는 신세대 작가인 그는 1998년 스물셋의 나이에 '일식'으로 아쿠타카와상을 수상할 당시 화려한 한문투 문체와 장대한 문학적 스케일로 주목을 받았다. 일본소설하면 흔히 떠올리는 '가벼움'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으로 많은 국내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밝은 문장으로 죽음을, 무거운 문체로 연애를 그릴 순 없냐는 그의 말에서 순문학 작가로의 포부와 자부심이 묻어난다.

1975년 6월 22일 아이치 현에서 태어났다. 중학생 시절 '금각사'라는 명작을 남긴 미시마 유키오(1925~1970)에 푹 빠져 지내면서 미시마가 책에서 조금이라도 언급한 작가는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때 접한 작가가 도스토예프스키, 토마스만, 괴테 등이다. 어린 시절의 독서가 오늘날 그를 소설가로 성장하게 한 든든한 자양분이 되었다. 교토 대학 법학부 입학하여 소크라테스에서 자크 데리다에 이르는 정치사상사를 공부했다. 문예창작과의 제도적인 문인교육을 받은 적은 없으며, 정치사상사를 문학 공부와 병행하는 것이 작가적 성찰을 얻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문학 교육이 아닌 다른 경험으로부터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흥미가 많은 그는 재즈 대담집을 발간하고 건축잡지의 책임편집을 맡는 등 문학 외적인 방면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8년에는 모델 겸 디자이너인 하루나와 결혼했다. 이제는 등단 10년이 넘는 중견작가로, 1993년과 비교해 70% 정도로 규모가 줄어든 일본 순문학 시장에서 소설의 힘을 믿고 소설을 통해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며, '공감'을 통해 독자와 만나고자 한다.

해박한 지식과 화려한 의고체 문장으로 중세 유럽의 한 수도사가 겪는 신비한 체험을 그린 『일식』 작품은 '미시마 유키오의 재래(再來)'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일본 열도를 히라노 열풍에 휩싸이게 하며 일본 내에서 40만 부 이상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99년 메이지 시대를 무대로 젊은 시인의 탐미적인 환상을 그려낸 두번째 소설 『달』을 발표한 이후 매스컴과 문단에서 쏟아지는 주목과 찬사에도 불구하고 3년여 동안 침묵을 지키며 집필을 계속해, 2002년 19세기 중엽의 파리를 배경으로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삶을 그린 대작 『장송』을 완성한다. 같은 해 특유의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바라본 산문집 『문명의 우울』을, 2003년에는 이윽고 현대 일본으로 작품의 배경을 옮겨 젊은 남녀의 성을 세심한 심리주의적 기법으로 추구하는 등 실험적인 형식의 단편 네 편을 수록한 『센티멘털』(원제:다카세가와)을 발표한다.

2004년에는 더욱 심화된 의식으로 전쟁, 가족, 죽음, 근대화, 테크놀로지 등 현대사회의 여러 테마를 아홉 편의 단편으로 그려낸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을, 2006년에는 인터넷 성인 사이트를 소재로 삼아 현대인의 정체성을 파헤친 『얼굴 없는 나체들』을 연달아 발표하여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역자 : 김효순
고려대 일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쓰쿠바 대학 문예언어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고려대일본학연구센터 연구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일본의 근대화와 일본인의 문화관』『번역과 일본문학』(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논술내비게이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편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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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들어가며」중에서

출판사 리뷰

스물넷의 나이에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래, 해박한 지식과 도시문명을 향한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주목받아온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가 그 유니크한 작품세계의 근간이 된 창의적인 독서 기술을 풀어낸 책이 출간되었다.

책을 ‘잘’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막연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매스컴은 속독가와 다독가, 장서가 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맞춘다. 독서에서도 효율과 양의 잣대가 우선시되는 시대 ― 일본 현대문학의 기수, 히라노 게이치로가 이러한 세태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책’만큼은 효율성과 ‘빨리빨리’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천천히 즐거움을 만끽하며 행해야 할 최후의 보루라고 주장한다.

프로 독서가의 기업 비밀―
일본 현대문학의 기수 히라노 게이치로의 지독遲讀한 독서법

책을 읽고 쓰는 것을 생업으로 하는 프로 독서가인 작가들의 경우 많은 책을 빠르게 읽어내는 것을 선호할 듯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이다. 서재에 손길 한번 못 받고 쌓여가는 책들을 보며 고민하던 히라노는 어느 날, 자신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작가들이 책을 느긋이 꼼꼼히 읽어내는 ‘슬로 리더slow reader’임을 발견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속독은 절대 권장할 만한 게 못 된다며 오히려 ‘다시 읽기rereading’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아무리 사소한 책이라도 책상에 똑바로 앉아 줄을 그어가며 한쪽 한쪽 내용을 곱씹고야 마는 지독한 슬로 리더였다는 것.

실제로 우리가 접하는 텍스트 중 상당수는 속독이 불가능하거나, 속독을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빠르게 속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신문’ 역시 슬로 리딩의 대상. 히라노는 신문을 읽는다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행위이며, 우리의 투표는 이러한 행위의 축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신문을 슬로 리딩하여 각 사안에 따른 논조의 차이를 민감하게 빨아들이라고 주문한다.

책, 이제 천천히 즐기면서 읽어라!
매력적이고 창조적인 ‘오독’의 발견

그렇다면 ‘슬로 리딩’이란 무조건 천천히 읽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히라노 게이치로는 단순히 독서에 들이는 시간의 기준을 넘어, 단 한 권을 읽더라도 책 속에 숨겨진 수수께끼와 비밀을 속속들이 발견하고 즐기는 슬로 리딩의 테크닉들을 일러준다. 이 책의 ‘슬로 리딩 실천편’에서는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카프카의 「다리」,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즈의 무희』,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와 같은 고전을 비롯하여,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가네하라 히토미의 『뱀에게 피어싱』과 히라노 자신의 저작인『장송』등 동서고금의 텍스트를 대상으로 슬로 리딩을 시도한다. 우선 나쓰메 소세키의『마음』에서는 등장인물이 던지는 회화 속의 ‘의문문’에 주의하라고 조언한다. 회화 속의 의문문은 단순히 등장인물들 사이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자의 의문과 반론을 대변하는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히라노는 의문문뿐만 아니라, 모든 대화문은 ‘등장인물들의 사상이 대결하는 장’이므로 유의해서 읽어둘 것을 당부한다.

책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때 거침없이 앞페이지로 돌아가는 것 또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슬로 리딩의 테크닉. 엄숙한 표정으로 책장을 뜯어먹을 듯 휙휙 넘기는 천재들의 이미지가 각인된 때문인지, 많은 이들이 독서 도중 앞페이지로 돌아가는 것을 굴욕적이고 귀찮은 일로 여긴다. 그러나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처럼 등장인물의 이름과 관계가 복잡하거나, 난해한 대목이 있을 경우에는, 언제든 앞으로 돌아가 놓친 부분을 다시 확인한 다음에 책장을 넘겨야 한다.

한편, 푸코의『성의 역사』를 슬로 리딩하는 과정에서는, 문장을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어오도록 보조선을 긋고 표시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어려운 책일수록 제대로 된 ‘밑줄과 표시’가 한층 더 알뜰하고 풍요로운 독서를 가능케 한다는 히라노의 독서 철학은, 그 자신이 직접 꼼꼼하게 밑줄을 긋고 정리한『성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이렇듯 『책을 읽는 방법―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 리딩』에는 작자가 설정해둔 미세한 장치와 고안들까지 낱낱이 포착해내는 실제적인 독서의 기술들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 그러나 그가 추구하는 슬로 리딩의 최종목표는, ‘작자의 의도’ 그 이상의 흥미 깊은 내용을 독자 스스로 자유롭게 발견해내는 ‘오독력誤讀力’을 기르자는 데에 있다. 그 스스로가 카프카의 『변신』을 창조적으로 오독하여,「최후의 변신」이라는 걸출한 단편을 써냈듯이, 여유롭고 느린 독서의 과정 속에서 제각각 발견해낸 매력적이고 창조적인 ‘오독’이야말로, 우리의 내면을 성장시키는 동력일 것이다.

효율성과 목록과 숫자에 얽매인 독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독서, 그저 읽었다는 자부심만 남기는 ‘겉보기’ 독서가 아닌 책의 저 깊은 밑바닥까지 탐사해내는 웅숭깊은 독서― 프로 작가이자 프로 독서가인 히라노 게이치로가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닫게 하는 ‘진짜 독서’의 묘미이다.

올해의 책 추천평 (1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2
책으로 책을 읽는 방법을 익히는 아이러니한 책입니다 속독을 지양하고 숙독, 슬로 리딩이라는 방법으로 책 읽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yzt***** | 2022.10.27

회원리뷰 (6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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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주간우수작 독서라는 행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 준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가* | 2022-06-24

 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지금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 건가? 아닌게 아니라 대부분의 다 읽은 책들은 후에 약간의 잔상만 남아 있거나 아예 기억조차 나지 않은 것이 많았다. 이렇다면 도대체 책을 읽을 이유가 전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독서 관련 책들을 찾아 보았다. 대부분 자기계발서에 속한 기술 관련 책들 뿐이었다. 그런데 와중에 어렸을 때 재밌게 읽었던 일식의 작가인 히라노 게이치로가 독서 관련 책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 기존에 속독을 권장하던 분위기에 반기라도 들 듯, 슬로 리딩을 권장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겨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양`의 독서에서 `질`의 독서로의 방향을 권장한다. 독서를 하는 이유는 독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크게 지적 욕구의 충족과 정서적 만족을 통한 내면을 살찌우는 풍요로움일 것이다. 그리고 이를 이룰 수 있게 하는 독서는 한권의 책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으려는 질의 독서이며 이것은 슬로 리딩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작가는 슬로 리딩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 대척점에 있는 속독법의 폐해와 문제점을 지적한다. 속독법은 질의 독서보다 양의 독서를 지향하는 독서법이다. 많은 양의 책을 읽기 위해 속독법이 제시한 방법은 잡다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은 외면하고 중요하다 생각 되는 단어들과 어휘를 중점으로 보되, 읽는 행위가 아닌 눈에 각인 시키는 행위를 중심으로 한다. 그러면 무의식에 담긴 단어들과 어휘들을 통해 책의 기본 정보들이 추론이 되고 그에 따라 정독의 70퍼센트 정도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속독법의 기본 골자다.

 이 말만 들으면 속독법은 확실히 많은 양의 책을 수고를 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는 훌륭한 기술이다. 하지만 히라노 게이치로는 이것이 진정한 독서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무의식에 각인시킨 정보를 자신의 의지로 의식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뇌신경학적으로나 심리학적으로 얼마나 얼토당토 않은 소리인가? 애초에 책을 처음 읽는 시점에서 어떤 단어나 어휘, 문장이 중요한지 알 수는 있을까? 이해율 70퍼센트라고 하는데 이 수치의 기준은 무엇인가?

 특히 부사나 조사 등을 유심히 살펴 읽어야 할 책들은 속독법으로 읽었을 시 전혀 다른 해석을 해버리는 오독을 저지를 수 있다. 속독법은 정보 취합만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럴 바에야 책을 읽지 않고 인터넷을 통한 검색이 훨씬 용이할 것이다. 책은 한 작가가 자신의 사유를 오랜 시간 공들여 독자들에게 내놓는 것이다. 지성인인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을 20년에 걸쳐 집필했다고 한다. 이런 책을 빨리 읽겠답시고 속독을 했을 시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물론 집필 기간과 같이 20년에 걸쳐 읽을 필요는 없다..) 

  특히 저자인 히라노 게이치로가 소설가인 만큼 문학작품을 속독했을 시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설명한다. 소설에는 노이즈가 있다. 이 노이즈에 그 작품의 묘미나 정수가 있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만약 소설을 속독을 했을 시, 이 노이즈는 효용성이 없거나 단순히 내용의 배경설명 같이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외면할 것이다. 하지만 이 노이즈야 말로 작품의 진실이 내포되어 있을 수 있다.

 피상적인 내용에만 접근한다면 소설이 내포하고 있는(노이즈 속) 다양한 함의들은 사라진다. 멜로를 소재로 한 소설을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 중심인물 A와 B가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전부이다. 거기에 약간의 장치로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C를 등장시킬 수도 있다. 결말을 해피엔딩이나 비극적 결말 중 어떤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외향적으로는 대부분 이런 ㄷ도식을 취한다. 하지만 슬로 리딩을 통해 노이즈들을 읽어 내면 어떨 때는 멜로물로 보였던 작품이 사실은 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이 책의 3부 슬로 리딩 실천편에서 인용한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것은 속독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다. 애초에 속독을 통해 문학작품을 온전히 느낄 수도 없다.

 

 그렇다면 저자가 주장하는 슬로 리딩이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책 한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음미하며 속독법과 다른 양이 아닌 질의 독서를 지향하는 것이다. 부사나 조사등 단어 외에 것들에 집중하며 잘못된 오독을 줄이고, 왜 라는 질문을 끊임 없이 던지며 책의 저자와의 일종의 대화를 하는 독서. 그 후에는 사색을 통해 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내면으로 체화 시키는 독서이다. 

 재독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당시 읽었을 때와 후에 다시 읽었을 때 느낌이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완전히 달라질 때가 있다. 이것은 책이 변한 것이 아니라 읽고 있는 내가 변한 것이며 이는 조금 더 성장한 자신과 만나는 것과 다름 없다. 재독은 작가와의 대화 뿐 아니라 변화되어 가는 자신과의 만남을 가져다 주는 효과를 낳는다. 책 한권을 읽더라도 깊이 있고 사색하며 맛있는 음식을 즐겁게 음미하듯 읽는 에티튜드가 슬로 리딩이다. 

 

 물론 이렇게 읽으면 속독과는 달리 많은 책을 읽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방대한 양의 책을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럴 바에야 제대로 된 책 한권을 선별하여 제대로 읽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안목은 슬로 리딩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고 한다. 

 외에도 작가는 슬로 리딩을 했을 시 일어나는 현실적인 효용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슬로 리딩에 대한 추상적 이득에 마뜩찮아할 독자들을 위해 무리해서 주장한 부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작가는 속독법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지금 같이 바쁘고 정보가 홍수 같이 쏟아지는 시대에 속독법은 나름의 효용성이 있을 것이다. 히라노 게이치로 자신도 한때는 속독을 동경했었다고 한다. 자신이 책을 너무 느리게 읽는 것 같아 고민했다고. 그러던 중에 다른 작가들과 대화할 일이 있었는데 이 때 각자 독서 속도가 어떠한지 질문했다고 한다. 돌아온 대답은 생각과는 달리 슬로 리딩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게이치로는 안도 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봐도 모두가 인정하는 고전을 쓴 저자들은 하나 같이 슬로리더였을 것이다.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 책이라는 것은 쉽게 유통되는 물건이 아니었다. 이 당시의 지성인들은 얼마 없는 권수의 책들을 읽고 또 읽으며 사색하고 또 사색했을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슬로 리딩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책은 저자에게 깊이 있게 내면화 되었고 후에 그들이 쓴 작품들은 지금도 읽히는 고전으로 남아있다. 칸트와 헤겔이 생각보다 적은 수의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들의 작품이나 지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은 없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이름을 남긴 유명한 고전 음악인들은 지금 같이 다양하고 많은 음악들을 마음껏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지 않았다. 그저 들었던 음악을 계속 들으며 깊이 있게 음미하여 내면화 했을 것이다. 많은 책을 접할 수 있는 지금 시대 사람들의 작품이 얼마 없는 책을 접한 당시 사람들의 작품 보다 훌륭하다고 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제대로 깊이 있게 음미하여 내면화하는 것이다.

 

 1부와 2부는 슬로 리딩의 의미와 방법을 간단히 소개한다.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마지막 3부는 슬로 리딩의 실천편으로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가 동서고금의 텍스트들을 선별하여 각 작품들의 일부분씩 인용한 후 직접 슬로 리딩해 보인다. 구성은 인용된 작품과 작가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인용문을 싣고 후에 슬로 리딩의 결과물과 방법을 안내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책을 읽을 때 도식화 시키는 방법이나 중요하고 주의 깊게 신경써야 할 포인트를 찾는 방법등은 굉장히 유용하게 보였다. 인용된 작품중에는 읽었던 책도 있었는데 이렇게 읽어 낼 수 있거나 하며 자신을 반성하기도 했다. 다시 한 번 책장에서 꺼내어 도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슬로 리딩으로 얻을 수 있는 여러 요소들 중 창조적 오독이라는 신선한 개념도 제시한다. 작가의 의도를 잘못 해석한 엉뚱한 오독은 경계해야 겠지만 그렇지 않은 창조적 오독은 독서를 더 풍요롭게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도대체 의도를 읽어내기 난해한 카프카의 작품들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낳는다. 실제 카프카의 작품들은 다양한 관점과 측면에서 해석되어 왔다. 카프카의 문학은 하나의 작품이 아닌 이런 여러 창조적 오독들을 포함한 총체적 문학현상으로 볼 수 있다. 구토로 유명한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일종의 창조적 오독을 하여 존재와 무를 집필했다. 존재와 무가 하이데거의 작품을 오독했다고 해서 그 가치가 떨어질까? 오히려 창조적 오독을 통해 새로운 사상이 탄생한 훌륭한 예로 봐야 할 것이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슬로 리딩이 책을 읽는 완전한 독서법이라는 독선적 주장을 하지는 않는다. 책은 어떤 방식으로든 읽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작가이기 이전 한 사람의 독자로서 자신이 유용하게 책을 읽었던 방법을 소개해서 독자들이 조금 더 풍부한 독서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을 읽은 후에 독서하는 책들이 그 이전과는 다르게 독자들에게 풍부하게 다가 온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독서는 많이 그리고 빨리 읽는데 급급했었다. 하지만 그 책들이 지금 나에게 어떠한 것을 남겼는지 생각해보면 허망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작가가 주장한 슬로 리딩을 적용해 독서법을 바꾸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이란 한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작품이며 그것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서는 깊이 있게 음미하여 읽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작가는 젊은 나이에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 이런 이력을 일궈낸 저력은 그의 독서법에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만으로도 작가가 주장한 슬로 리딩을 한 번 적용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자가 주장한 슬로 리딩의 기술들이 버겁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슬로 리딩을 의무적으로 적용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머리 한 구석에 저장해 두었다가 독서시에 필요시 자연스럽게 적용하며 읽으면 어느 순간 슬로 리더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로 인한 결과는 한 권의 책이 자신의 내면을 풍부하게 해주는 경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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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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