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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후예

고창 김씨가와 한국 자본주의의 식민지 기원 1876~1945

[ 양장 ]
주익종 | 푸른역사 | 2008년 02월 19일 | 원제 : Offspring of Empire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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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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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8년 0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525쪽 | 862g | 153*224*35mm
ISBN13 9788991510555
ISBN10 899151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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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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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서울대에서 일제하 한국산업사 연구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방문학자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거쳐 현재 이승만학당 이사로서 한국 근현대사 연구와 교육 업무를 하고 있다. 교과서 포럼의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편찬(2008년)에 참여했으며, 『대군의 척후』(푸른역사, 2008)와 『고도성장 시대를 열다』(공저, 해남, 2017) 등의 저서가 있다. 서울대에서 일제하 한국산업사 연구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방문학자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거쳐 현재 이승만학당 이사로서 한국 근현대사 연구와 교육 업무를 하고 있다. 교과서 포럼의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편찬(2008년)에 참여했으며, 『대군의 척후』(푸른역사, 2008)와 『고도성장 시대를 열다』(공저, 해남, 2017) 등의 저서가 있다.
저자 : 카터 J. 에커트 (Carter J. Eckert)
미국 로렌스 대학교에서 서양사를 공부했다.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서양 중세사를 전공하던 중 1970년대에 한국으로 건너와 평화봉사단Peace Corps 등으로 장기 체류하면서 아시아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뒤 워싱턴 주립대에서 일제하 경성방직과 고창 김씨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하버드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의 한국사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3~2004년간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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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한국 자본주의의 발흥 - 1. 상인과 지주 : 1876~1919년의 자본축적/2. 산업자본가 : 이행과 출현, 1919~1945
식민지 초기 한국이 자본가계급의 사회적 기원을 고찰하면서, 이들 자본가계급과 그들의 근대기업을 통해 한국 자본주의가 식민지기에 시작되었음을 보였다. 비록 근대 공업의 발전과정에서 주연은 일본인 자본이었지만, 1919년과 1945년 사이에 이 나라 최초의 산업 자본가가 출현했고, 그 가장 탁월한 사례가 고창 김씨가였다.

1919년 경 조선에서는 세 가지 요인이 합세하여 지주자본의 공업으로의 이전을 촉진했다. 첫째, 새로운 한국인 세대의 출현이다(김연수와 그의 동생 연수). 둘째, 경제적 조건의 변화로 많은 잉여자본을 갖게 된 지주계급이 토지 투자보다 공업 분야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는 점이다. 셋째, 가장 중요한데, 식민지 개발정책(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이중적 성격)의 전환의 전환이다.

2부 성장의 유형 - 3. 자본가계급과 국가 : 금융면의 연계망/4. 자본가계급과 국가 : 경영의 동업자/5. 식민본국과 변방 사이에서 : 원료와 기술의 획득/6. 신민본국과 변방 사이에서 : 시장을 찾아서
식민지기 동안 한국 자본주의 현상의 성격을 탐구한다.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식민지기에 관해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신화 중 하나인 1945년 이전 한국 자본주의 발전이 ‘민족자본’의 성격으로 규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경성방직의 재정과 경영의 연구를 통해 식민지 환경 속에서 정부와 기업의 관계를 고찰한 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식민지 조선에서 정부-기업 관계는 국가의 압도적 우위에서 이어졌으며, 조선 경제의 대일 의존성이 컸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정치적 조건, 즉 조선이 일본 식민지로 예속된 것에서 기인하는 것인데, 경성방직은 제품 판매를 위해 만주와 중국에서 일본 제국주의에 적극 협력하게 되었고, 일본 제국이 지속될수록 경방이 얻을 이익 역시 훨씬 더 커졌다. 요컨대 경성방직의 시장구조는 총독부정책과 거의 완전히 부합해 발전했다.

3부 자본가계급의 사회 - 7. ‘무사히’ : 노동계급에 대한 자본가의 시각과 취급/8. 민족보다는 게급 : 내선일체와 한국인 자본가
자본가와 조선 사회의 관계를 고찰한다. 식민지 공업화의 진전과 더불어 한국인 자본가들은 경제적으로 번영했으나, 조선 사회에서 그들의 지위는 점점 취약해졌다. 한국인 자본가는 식민지 정치경제구조의 속성 때문에, 일부는 근시안적 자기 이익 때문에 노동계급과 대결 양상을 보였다. 빈번한 파업을 겪었고, 일본 경찰의 지원과 개입에 크게 의존했다.

결국 김씨가는 내선일체운동에 참여하게 되었고(1940년 10월 이후 정신동원운동의 핵심조직인 국민총력조선연맹의 사무국 간부 직위를 받았다. 김연수는 개인적으로 시국대책조사회 내선일체분과회가 제창한 ‘청소년 훈육지도’에 거액의 자금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학병 권유에 관여하였으며 총독부 주최 순회강연에서 일본군 입대를 권유하기도 했다), 식민지기 부르주아민족주의는 종언을 알렸다.

결론 : 식민지의 유산

출판사 리뷰

일본제국주의와 한국인의 상호작용에 주목
한국 근현대사에 관해 완전히 새로운 연구시각을 제시한 이 책은 출간 당시 국내외 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저자가 경성방직을 연구한 1980년대 전반은 한국의 학계에서 자본주의맹아론을 계승한 내재적 발전론이 맹위를 떨치던 때였다. 주지하다시피, 조선 후기 이미 자본주의의 싹이 자랐고 1876년의 강제적인 개항 후에도 한국이 자주적 근대화에 힘쓰고 있었으므로, 외부(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방해가 없었더라면 한국이 자생적으로 근대화를 달성했으리라는 것이 내재적 발전론이다.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로 한국은 억압과 수탈, 착취를 당해 발전이 지체되었고, 그후 한국은 왜곡된 정치경제·사회·구조의 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과 사고가 학계를 지배하고 있던 때에 저자는 이를 뒤집었다. 내재적 발전론처럼 일본이 침략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을까를 상상하지 말고, 일본의 침략으로 실제로 일어난 일을 살펴보자고 한 것이다. 그리고 그 표본을 경성방직으로 삼았다. 경성방직을 필두로 한 한국인 기업이 발전할 수 있었고 거기에 한국자본주의의 기원이 있음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많이 누그러졌으나 민족주의 감정이 강해 일본 식민지 지배에 분노 일변도의 태도를 취한 1980년대 그의 주장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에커트는 한국에서 근대화의 기동력이 외부에서, 곧 일본제국주의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의 역사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은 일본에 의한 근대화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 점에서 그는 광의의 식민지근대화론의 계열에 속한다.

또 그는 일본이 한국인 기업의 발전을 억누르지 않고 그 개발과 발전에 협력하는 정책을 취했다고 보았다. 총독부가 한국인 자산가를 식민통치의 하위 파트너로 삼아 우대했고, 식민지 최대의 산업금융기관인 식산은행이 한국인 기업을 대출에서 차별하지 않았으며, 일본인 기업은 거래관계에 있는 한국인 기업에게 판로나 결제조건, 기술훈련 등에서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경성방직의 사사社史에는 경성방직이 일본의 억압과 방해에도 자력으로 자본을 조달하고 기술을 습득하며 판로를 개척해 살아남았다고 서술되어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1세대 경제사학자인 고 조기준 교수의 민족자본긍정론이다. 반면, 에커트는 경성방직이 주식자본을 조달하지 못해서 총독부에게서 10년간 보조금을 받고 식산은행의 금융지원을 받았으며, 직기를 공급해 준 일본의 도요타직기로부터 기술지원을 받고 원료 공급처인 이토추상사에게서 유리한 거래조건을 적용 받았으며 판매도 의존했고, 총독부의 경찰력에 힘입어 직공들을 꼼짝달싹 못하게 장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성방직은 일본제국주의(총독부 당국과 일본인 거래기업)를 경영의 동업자요 후견인으로 두었기에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1930년대 이후 일본이 대륙침략에 나섰을 때 경성방직을 비롯한 한국인 기업이 이를 사업확장 기회로 환영하고, 김성수, 김연수 형제를 비롯한 한국인 유력자들이 일본의 침략전쟁에 협력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였다.

저자는 일제하의 한국인 자본을 일본 제국이 낳고 길러주고 그를 따르는 존재로서 그렸고, 이런 의미에서 그를 ‘제국의 후예’라 불렀다.

‘자생적 근대화론’에 대한 정면 도전
에커트의 이 연구로 사사류의 민족자본긍정론이 허구임이 여지없이 폭로되었다. 경성방직이라는 대표적인 한국인 기업은 일본제국주의에 실로 깊이 밀착되어 있었고 긴밀히 상호작용했다. 그러나 에커트는 예속자본론과 달리 바로 이러한 일제하의 한국인 자본에서 현대 한국의 성공적인 자본주의의 기원을 찾는다. 그는 일제하 경성방직의 눈부신 성장과 현대 한국의 역동적인 자본주의경제를 연결짓는다. 그는 식민지 개발체제와 박정희정부의 개발체제가 유사하고 식민지 유산이 그 매개항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희정부 하의 경제개발을 보면 그것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데자뷰)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그는 좀더 긴 역사적 시야에서 한국의 근대화에 접근한다. 영미권의 경제발전론자들은 한국이 1960년대 초에 ‘어느 날 갑자기’ 공업화를 시작한 것으로 보는 시각과는 대조적이다. 또 한국의 국사학자들은 한국이 식민 지배와 전쟁으로 초토화된 폐허 위에서 ‘아무 것도 없이’ 공업화를 시작했다고 본다. 반면, 저자는 한국 근현대사를 시장경제화와 공업화·도시화가 진행되는 하나의 ‘장기지속’의 역사로 파악한다. 현대 한국의 공업화는 1876년의 개항, 특히 1910년의 식민지화 이래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 한국의 역동적인 자본주의의 역사적 기원을 탐구하며 경성방직의 성장사를 제국의 후예로서 보여준 것은 이 책의 최대의 특징이요 장점이다. 이를 위해 종래 다른 연구자들이 접근하지 못했던 회사의 회계장부와 개인 서신 등 희귀 자료를 새로 발굴한 것도 공적이다. 아울러 단순히 하나의 기업, 기업가에 관한 사례연구에 머물지 않고 당대의 시대상황 전체를 담아낸 저자의 필력 또한 감탄할만하다. 이 책은 한 기업의 사례연구지만, 전체 시대상이 잘 녹아 들어 있다. 여기서 저자는 뛰어난 서술 능력을 보여준다. 연구란 여러 가지 재료들을 조리해 맛있고 먹기 좋은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진대, 그는 많은 일화들을 들고 여러 가지 수사들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간다.

식민지기 한국인 자본가계급에 대한 최초의 본격 연구서
그렇지만 이 책은 그간 많은 면에서 오해와 오독을 낳았다. 첫째로, 저자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긍정하거나 미화했다는 논평이다. 그는 실제로 일어난 일을 기술했을 뿐 그것이 바람직했다거나 좋았다는 선악善惡, 호오好惡의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식민지기 역사의 밝은 면, 양陽의 측면을 언급하고 있을 뿐이며, 그 이면에 식민지지배의 어두운 모습, 음陰의 측면이 있음을 책의 서문에서 분명히 밝혔다. 이민족의 지배에 따르는 민족 억압과 민족간 갈등, 민족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 당대는 물론이고 후대에도 크나큰 대가를 치르게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도덕주의 포폄(褒貶)의 역사학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내의 많은 한국사 연구자들은 그의 견해를 식민지 지배 미화론으로 매도한다.

또한 현대 한국의 고도성장, 경제성장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 덕분이냐는 가시돋친 반론도 있다. 저자는 일제의 식민지 지배 해방후의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 남긴 자취에 주목할 뿐이지,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해방후의 한국사회를 결정지었다거나 고도성장을 낳았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한국에 자본주의시장경제가 자리잡은 계기가 1876년의 개항 이후의 역사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이 점을 주장하는 것이지, 한국 자본주의의 성공, 고도성장의 비결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있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한편 경성방직이 일제에 의존하고 협력한 사실만 골라서 읽는 것도 대표적인 오독 사례다. 국사학계에서는 경성방직은 예속자본이며, 그 기업가는 친일파이고, 그것은 민족사에서 아무런 의의를 갖지 못한다는 주장이 횡행한다. 일제와 협력했으니 매판이고 더 이상 볼 게 없다는 생각인데, 이는 남이 하는 이야기의 일부만 듣고 나머지에 관해서는 귀를 막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 번역본 출간이 이러한 오해와 오독을 막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이 책은 출판된 지 20년이 다 되어가건만 낡았다는 느낌이나 식상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만큼 이 책이 독특한 시각과 확고한 실증적 근거, 탄탄한 논리구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가히 한국사 분야에서 고전의 반열에 들 만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이 돋보이는 게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거대담론(grand theory)이라는 면에서 한국근현대사 연구가 지체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해서 씁쓸하다. 수많은 개별 연구의 축적에도 불구하고 한국근현대사 총론은 지지부진하여 전통적 수탈론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전통적 수탈론에 도전한 다양한 식민지근대화론 계열의 논의를 극복하려는 노력 없이 그저 무시해 온 결과다. 한국의 역사학계는 출간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도 아직 이 책을 ‘극복’하지 못하였다.

물론 이 책에도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 독특한 시각이 한계점이기도 하다. 한국 자본주의의 ‘제국의 후예’의 측면만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경성방직의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의존성만 부각되어 있다. 경성방직이 총독부 당국이나 일본인 기업과 교류하고 협력하며 때로는 지원받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 지원, 의존의 측면이 지나치게 부각되어 있다. 특히 일본인 기업과의 교류는 보통의 거래와 다를 바가 없는데 저자는 이를 지원, 의존으로까지 부각시켰으며, 그 서술 논조도 대단히 비판적이며 냉소적이기까지 하다. 저자도 이번 한국어판 서문에서 자신이 경성방직과 김성수 일가 등 한국인 기업, 기업가에 지나치게 고압적이었음을 시인하였다.

저자는 국내 학자들의 민족적 의무감으로부터 자유로운 외국 학자이다. 창의성을 중시하는 그들의 학문적 풍토의 영향도 있겠지만, 저자는 객관적 입장에서, 실증적 자료들을 통해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 무엇인지를 밝히려 하였다. 한국 역사학계는 에커트를 비롯한 이들 외국 학자들의 ‘한국 자본주의의 식민지적 기원’에 관한 논의에 제대로 된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 기업이 자신의 경영과제를 하나씩 풀어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재구성하는 작업은 이 책과 동시 출간된《대군의 척후》의 몫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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