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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1

도나 타트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14일 리뷰 총점8.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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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1

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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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7년 1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70쪽 | 636g | 153*224*30mm
ISBN13 9788954604529
ISBN10 895460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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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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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1963년 미시시피 주에서 태어났으며, 유수의 문학가들을 배출한 베닝턴 칼리지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8년을 준비한 작품 『비밀의 계절』을 내놓으며 고전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문체와 정교한 서사 구조, 광범위하게 펼쳐진 지적 유희로 평단과 독자 모두를 사로잡았다. ‘천재 작가’라는 수식을 안겨준 이 작품에 이어 10년 만에 출간한 『작은 친구』 역시 WH 스미스상을 수상하고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작... 1963년 미시시피 주에서 태어났으며, 유수의 문학가들을 배출한 베닝턴 칼리지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8년을 준비한 작품 『비밀의 계절』을 내놓으며 고전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문체와 정교한 서사 구조, 광범위하게 펼쳐진 지적 유희로 평단과 독자 모두를 사로잡았다. ‘천재 작가’라는 수식을 안겨준 이 작품에 이어 10년 만에 출간한 『작은 친구』 역시 WH 스미스상을 수상하고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작가의 명성을 공고히 했다. 이후 11년 만에 선보인 『황금방울새』는 다시금 도나 타트 열풍에 불을 지폈고, 2014 퓰리처상과 미국도서관협회 앤드루 카네기상을 받았다.
역자 : 이윤기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탁월한 번역가.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하얀 헬리콥터」로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종교학 연구원, 동 대학 비교문화인류학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1998년 「숨은 그림 찾기 1」로 동인문학상을, 2000년 『두물머리』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장미의 이름』『그리스인 조르바』『푸코의 진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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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꿈처럼 아름다운 엘리트들의 세계 아이비리그
아폴론의 이성적 세계와 디오뉘소스의 광기에 찬 세계를 오가는 비밀 스터디그룹
금단의 지식을 향한 집념, 그리고 두 개의 죽음…
과연 디오뉘소스의 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산에 쌓여 있던 눈이 녹고 있었다. 우리는 버니가 죽은 지 몇 주가 지나고 나서야 우리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가를 깨닫기 시작했다. 버니는 죽은 지 열흘 만에 발견되었다
하나의 살인사건과 그 범인을 단도직입적으로 밝히며, 이야기가 시작된다.『비밀의 계절』은 첫 페이지부터 전통적 장르의 법칙을 배반한다. ‘찾아서 발견한다(Seek and Find)'라는 추리소설의 고전적 플롯을 따르지 않고, 독자들이 궁극으로 이르고자 하는 목적지에서 시작해 거꾸로 거슬러올라가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버니의 시체가 발견된 날, 그 현장을 지켜보던 ‘나’를 사로잡은 것은 체포에 대한 두려움이나 죄책감이 아니다. 나는 그날 그 풍경이 오래도록 자신의 현실을 잠식할 것을 예감한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나고 십여 년이 지난 후, 내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야기’를 고백할 것을 결심한다.

‘나’ 리처드 페이펀은 밋밋하기 그지없는 캘리포니아의 생활에 질식할 것만 같아 다니던 의대를 그만두고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동부 버몬트에 있는 햄든 대학교로 옮겨온다. 소비주의와 몰개성한 서부 문화에 파묻혀 있던 나는 고풍스러우면서도 우아해 보이는 동부에 곧 매료당하고, 지적 허영과 호기심으로 고전어학과에 지원한다. 그러나 소수정예로 운영되는 고전학과의 방침 때문에 나의 지원은 반려된다. 동경과 선망의 눈으로 고전어학과의 주변을 맴돌던 내게 어느 날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스어 작문을 놓고 고전어학과 학생들이 벌이는 토론에 끼어들게 된 것이다. 나의 그리스어 실력은 곧 고전어학과의 지도교수인 줄리언 모로 교수의 귀에 들어가고, 나는 고전어학과에 등록하게 된다. 고전어학과는 모든 학점은 줄리언 모로 교수의 수업을 통해서만 이수할 수 있는 매우 폐쇄적인 동아리로, 다섯 명의 구성원 역시 여타의 학생들과는 매우 다른 독특한 면모와 사연을 지니고 있다. 언제나 검은 우산을 들고 다니고 그리스어,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다섯 개 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거구의 천재 헨리, 포멀한 정장이 아니면 입질 않는 빼빼 마른 빨간 머리 미소년 프랜시스, 매사 부산스럽고 무례하며 공부와는 담을 쌓은 부잣집 막내아들 버니, 어렸을 적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 손에서 자란 쌍둥이 찰스와 커밀러 등, 나는 그들에게서 어떤 범접하지 못할 아우라와 함께 동경과 열등감을 동시에 느낀다. 나는 캘리포니아 플래노에서 주유소를 하는 부모님이 부끄러워 얼떨결에 유정油井사업의 후계자로 거짓 자기소개를 한다.
주말에는 프랜시스의 시골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문학을 논하고 아름다운 호수에서 보트를 타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주중에는 줄리언 모로 교수의 ‘뤼케움’에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디오뉘소스 제祭(주신제)니, ‘아름다움은 공포다’ 따위의 탐미적 서설에 심취해 보내는 시간에 나는 커다란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그들 그룹의 정식 구성원이 아닌 주변인 같다고 느끼고, 실제로 그렇게 취급당한다. 프랜시스의 시골 별장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며 찰스와 내가 나눈 대화는 섬뜩하도록 그 소외감을 표현한다.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찰스는 ‘그들’의 미래에 나는 포함시키지 않는다.

“그런데 너는 어때?”
“무슨 뜻이야?”
“네 계획은 어떠냐고? 죽을 때까지는 사십오 년이라는 세월이 있잖아? 그동안 뭘 하겠느냐고?”
찰스가 웃은 것은 버니가 헨리의 공을 코트 밖으로 이십여 미터나 날린 직후였다. 풀밭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귀에 거슬리는 웃음소리는 작지만 분명했고, 밤공기를 가로질러 퍼져나갔다. 그 웃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나를 배제한 어떤 일인가가 일어나고 있다. 새벽에 잠이 깨어 내려가보면 부산스럽게 무언가를 처치하고 있는 쌍둥이 남매의 모습이라든가 커다란 들통에 월계수 잎을 넣고 끓이는 등, 도저히 맥락이 닿지 않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모두들 내게 말하기를 꺼려한다.
시간이 지나 겨울방학이 되고,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는 나는 친구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버몬트에 남아 어느 히피가 운영하는 악기공장의 쪽방에서 기거하기로 한다. 헨리와 버니는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고, 프랜시스는 뉴욕의 친척 집으로, 찰스와 커밀러 역시 친척의 사업체에서 일을 봐주기로 하며 동아리는 뿔뿔이 흩어진다. 따뜻한 캘리포니아에서만 살다 동부의 강추위를 처음 겪는 나는 악기공장의 무시무시한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급기야 정신을 놓고, 그 순간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와 나를 찾아온 헨리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된다.
헨리는 버니와의 지옥 같았던 이탈리아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는 무언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음에도 더는 묻지 않고 그의 집에서 함께 지낸다. 곧 버니가 이탈리아에서 돌아온다. 버니는 거침없이 헨리를 자극하는 말을 내뱉는 등 둘 사이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나는 우연히 기숙사에서 만난 버니에게서 ‘헨리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듣지만 버니는 그 이상은 말하지 않는다. 며칠 후 나는 헨리의 집에 놓고 온 책을 찾으러 갔다가, 그의 집이 엉망진창인 채로 며칠 전부터 비어 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거실 탁자 위의 쪽지 한 장. 쪽지 위에는 정체불명의 전화번호와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이 적혀 있다. 나는 그것이 비행기 티켓임을 직감하고,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 헨리와 프랜시스 그리고 찰스 남매가 아르헨티나 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영문을 모르고 전전긍긍하던 나는 학기 첫 수업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다섯 친구들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자리에 앉아 수업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버니는 가운데 버티고 앉아 사형수에 관한 농담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굳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학기의 첫 수업은 무사히 끝이 나고, 나는 기분이 상한 채 기숙사 방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그날 저녁, 헨리가 나를 찾아온다. 그는 함께 드라이브를 가자며 나를 데리고 햄든 교외의 레스토랑으로 간다. 헨리는 내게 먼저 아르헨티나 여행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느냐며 나를 놀라게 한다. 헨리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고, 하지만 계획이 틀어져버리는 바람에 아르헨티나 행은 수포로 돌아갔다고 말한다. 왜 아르헨티나로 떠나려 하느냐는 내 질문에 헨리는 오히려 내게 반문한다.

“헨리, 도대체 너희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모르니까 네가 좀 가르쳐주지.”
말하기도 끔찍한 일이었지만 나는 결국 하고 말았다.
“누군가를 죽였어. 그렇지?”
그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가, 놀랍게도, 참으로 놀랍게도 의자 등받이에 기대면서 웃었다.
“역시 너답군. 내가 예상했던 대로 넌 역시 날카로워.”

그리고 내가 헨리에게 들은 것은 믿을 수 없으리만치 놀라운 이야기. 헨리는 프랜시스의 시골 별장에 머무르면서, 수업중에 배운 디오뉘소스 제를 실제로 행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으니, 그 시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버니를 배제한 상태에서 제의를 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우발적인 살인이 일어난 것이다. 모두 트랜스 상태에 빠져 있던 터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은 없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누군지 모를 농부 한 사람이 머리가 터지고 온몸이 갈가리 찢어진 채로 죽어 있었다는 것이 헨리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다음에 터졌다. 디오니소스 제에서 자기만 배제되었다는 데 분노한 버니가 이탈리아 여행중 두통으로 앓아누운 헨리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고는, 무고한 농부가 헨리 등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를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버니는 짓궂고 폭력적인 우스개소리를 해대고 협박까지 일삼는 등 점점 헨리 패거리들의 숨통을 조여온다. 헨리와 친구들은 버니를 저지하기 위한 결단을 내리기로 결심하고, 한창 개강 파티로 들뜬 캠퍼스에서 떨어진 캐터랙트 산으로 그를 유인한다……

출판사 리뷰

천재 작가의 탄생을 알린 전설의 데뷔작!
전세계 30개 언어 출간,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내 이름은 윌리 모리스라고 하네. 그런데 자네, 혹시 천재 아닌가?” 소설가 윌리 모리스가 미시시피 옥스퍼드 대학교 1학년생이던 도나 타트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리고 십 년 후인 1992년, 이 ‘천재’의 데뷔작이 치열한 옥션을 거쳐 미국 문학의 명가 크노프(Knopf) 출판사에서 출간된다. 계약금만 45만 달러에, 초판 부수 7만 5천 부. 신인 작가의 데뷔작이 세운 경이롭고도 기념비적인 기록이었다. 이후 이 작품은 30개 언어로 번역되어 영미권에서만 100만 부 이상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미국 제일의 출판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장장 13주 동안 머물렀다. 이상이 가장 인상적이고도 화려한 데뷔작으로 남은 『비밀의 계절』이 보유한 전설적인 기록이다.
말 그대로 열광이었다. 언론은 물론, 존 그리샴, 루스 런델, 제이 매키너웨이 같은 소설가들도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독자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X 세대 열풍이 전세계를 휩쓸고 미니멀리즘 문학이 유행하던 1990년대에, 그리스 고전을 공부하고 디오뉘소스 제祭와 탐미적 세계관에 미친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고풍스러운 심리 스릴러가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이제『비밀의 계절』은 고전이 되었다. 출간된 지 열다섯 해가 지났지만 『비밀의 계절』을 둘러싼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미스터리로 출발해 심리 서스펜스로 전개되어나가면서 그 사이사이 리얼리즘과 초현실주의(혹은 마술적 리얼리즘)을 오가는 변화무쌍함과,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미국 서던 고딕의 분위기 및 도스토예프스키, 피츠제럴드, 이블린 워 같은 대가들의 영향 등 이 소설에서 곁가지 쳐나갈 수 있는 요소가 무궁무진한 까닭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밀의 계절』이 지닌 문학적 성취와 아름다움이 있다. 노스탤지어 어린 문체와 탄탄한 구성으로 펼쳐지는 ‘잃어버린 순수과 낙원’에 대한, 가슴 아픈 회한의 이야기는 장르적 특성과 완벽하게 결합해 독자의 마음에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긴 여운을 남긴다.

『비밀의 계절』은 한국에는 1992년 ‘까치글방’에서 출간되었다 곧바로 절판되는 바람에 많은 마니아들로 하여금 ‘헌책방 순례’를 다니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비밀의 계절』을 ‘내 인생의 책’으로 꼽는데, 그런 데는 이 작품을 번역한 이윤기 선생의 공이 매우 크다. 완벽한 캐릭터 해석, 뉘앙스를 충분히 살린 묘사와 살아 숨쉬는 대화문…… 원문을 완전히 소화해 아름다운 한국어로 표현한 번역을 읽고 있으면, 『비밀의 계절』이 이윤기라는 번역가를 만난 것이 말 그대로 ‘행복’이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새로 선보이는 『비밀의 계절』은 1992년에 출간되었던 판본을 꼼꼼하게 개정한 것이다. 빈번히 등장하는 라틴어와 그리스어 및 프랑스어의 표기 및 번역을 서양고전을 전공하고 있는 선생의 딸 이다희씨가 다듬어주었으며, 열다섯 해의 세월을 상쇄하기 위해 세련되게 읽힐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톤을 조절했다.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의 아름다운 번역을 섬세하게 다듬어 다시 독자들의 손에 돌려줄 수 있게 된 것, 이윤기 선생의 말대로 ‘타고난 절판의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다시 독자들의 손에 그 운명을 붙일 수 있게 된 것’이 열다섯 해 만에 『비밀의 계절』을 다시 펴내는 큰 의의일 것이다.

『비밀의 계절』은 문학동네가 야심차게 준비한 장르문학 시리즈 ‘블랙펜 클럽’의 첫 주자이다. ‘블랙펜 클럽’은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판타지 SF 등 장르문학의 무궁무진한 매력을 담은 시리즈로,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 『모방범』의 후속작 『낙원』, 유럽 서스펜스 스릴러의 최강자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야심찬 신작 『검은 선』, 노스탤지어의 전령사 온다 리쿠의 『네크로폴리스』 등 거장들의 최신작과 도나 타트의 전설적 데뷔작 『비밀의 계절』, 오컬트 명작 『앤젤 하트』의 원작인 『폴링 앤젤』, 장 자크 피슈테르의 『표절』 등 고전의 반열에 오른 걸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미권이나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일본어권에만 치중하지 않고 국내 장르문학 독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킬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정한다는 것이 ‘블랙펜 클럽’이 세운 목표다.

작품을 둘러싼 이야기들? ① 캐릭터들

매혹적인 프롤로그에서 묘한 여운을 남기는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 이 짧지 않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동력은 탄탄한 구조의 서사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탁월한 캐릭터 창조에 있다고 해야겠다. 출세를 위해 미 동부로 옮겨와 세상의 풍상을 겪고 어른이 되는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 닉 캐러웨이를 연상시키는 리처드 페이펀의 눈을 통해, 햄든 대학교 고전어학과의 다섯 학생과 지도교수 줄리언 모로는 더없이 기이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형상화되었다. 여섯 캐릭터 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동아리의 리더 격인 헨리일 것이다. 도나 타트는, 커다란 흉터를 머리칼로 가리고 지독한 근시안을 지닌 거구의 천재 헨리를, 그에 대한 선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지닌 리처드의 시점을 통해 초인적이고도 고독한 캐릭터로 묘사함으로써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인상적인 인물을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비밀의 계절』을 감싸는 신비롭고 우수 어린 분위기는 도저히 동시대의 인물이라 믿기지 않는, 고대 그리스 세계에 사는 듯한 헨리라는 인물에 힘입은 바가 크다. 나머지 인물들의 묘사도 뛰어난 것은 물론이다. 이 소설을 두고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영화화가 되면 어느 배우가 어떤 배역을 맡을 것인가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천덕꾸러기이자 악역이라면 악역일 버니 코크런으로는 맷 데이먼을, 화자인 리처드 페이펀으로는 에단 호크, 멋쟁이 게이 프랜시스는 주 드로, 커밀러 역으로는 클로에 세비니 혹은 기네스 펠트로 등이 거론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가장 독특한 캐릭터인 헨리 윈터 역으로는 젊은 시절의 리터드 버튼 정도가 거론되었을 뿐, 현역 배우 중에는 꼽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헨리라는 인물이 지닌 기묘하고도 초인적인 아우라를 소화해낼 배우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리라. 줄리언 모로 교수의 실제 모델에 관해서 시인 에즈라 파운드가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실제로 『비밀의 계절』은 출간 직후 알란 파큘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로 하였지만 감독의 죽음으로 판권은 기네스 펠트로의 남동생인 제이크 펠트로에게 넘어가 진행중이라고 한다.

작품을 둘러싼 이야기들? ② 작가의 주변 이야기와 영향을 준 작품들

걸작을 둘러싼 전설은『비밀의 계절』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특히 작가 도나 타트를 둘러싼 일화와 『비밀의 계절』의 탄생 배경과 영향을 받은 작품들에 엮인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하다.
도나 타트가 『비밀의 계절』을 쓰기 시작한 것은 베닝턴 칼리지로 옮겨간 그 이듬해부터이다. 그녀는 베닝턴 칼리지의 명물이었다고 한다. 폭우 아래서 니체를 읽는가 하면, 녹색 눈에 검은 눈을 가진 다소 고딕한 외모에 스물네 시간 정장을 갖춰입고, 웬만한 남자들은 가볍게 눌러버리는 주량의 골초 타트가 1990년대 미국에서는 다소 드문 스타일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그녀는 소설 속 고전어학과와 같은 폐쇄적인 그리스문학 스터디그룹에 몸담은 적이 있는데, 유일한 여자 멤버가 타트였다고 한다. 이쯤 되면 혹시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소설을 쓴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법한데, 아닌 게 아니라 많은 이들이 햄든 대학교의 모델이 베닝턴 칼리지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함에도, 타트는 아주 강한 제스처로 이를 부인한다. 어쨌든 타트는 베닝턴 칼리지에서 그녀의 평생을 바꿔줄 친구를 만나게 된다. 바로 『아메리칸 사이코』의 작가 브렛 이스턴 엘리스이다(도나 타트는 『비밀의 계절』을 브렛 이스턴 엘리스에게 헌정했다). 둘은 베닝턴에서 문예창작수업을 함께 들으며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사이였는데, 도나 타트가 데뷔를 하게 된 것도 엘리스가 타트의 원고를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보여준 덕분이었다. 엘리스는 초고 때무터 『비밀의 계절』의 창작 과정을 지켜보았는데, 리처드라는 캐릭터가 ‘무성적(sexless)'하다는 지적을 하자 타트가 싸늘한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았다고 회상하기도 한다. 결국 엘리스의 지적에 자극을 받은 타트는 원고를 대폭 수정해 리처드에게 커밀러 및 주디 푸비 등의 여자들과 관계를 맺게끔 했고 그 시도는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비밀의 계절』에서 도나 타트가 영향을 받은 선배 작가들의 흔적을 찾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앞서 언급했듯 리처드 페이펀의 여정은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 닉 캐러웨이의 이야기와 닮은 부분이 있으며(버니는 동부의 거만한 부자의 전형을 그린 톰 뷰캐넌에 대입된다), 혹자는 살인을 저질러놓고 느끼는 죄책감을 탐사한다는 데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의 영향을 감지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이렇게 직접적인 대입은 불가능하지만 순수와 잃어버린 낙원이라는 주제에 상통한다는 점, 이국취미와 데카당스한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점에서는 이블린 워의 『다시 가본 브라이즈헤드』의 영향을 읽어내는 이들도 있다.

추천평

이 얼마나 놀라운 데뷔작인가? 한번 책을 펼치면 놓을 수가 없다!
존 그리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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