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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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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의 철학

과거를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

[ 양장 ]
이한구 | 민음사 | 2007년 12월 14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66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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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7년 1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604쪽 | 992g | 153*224*35mm
ISBN13 9788937425905
ISBN10 8937425904

관련분류

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저자 : 이한구
서울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뮌헨 대학, 도쿄 여자대학, 브라운 대학 및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의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성균관 대학교 철학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열암학술상과 서우철학상을 수상했고, 한국분석철학회와 철학연구회 및 한국철학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사회철학, 역사철학, 과학철학 등의 분야에서 비판적 합리주의의 철학을 발전시키면서, '열린 유토피아의 사회', '진화론적 관점에서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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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비판적 합리주의 철학자 이한구 교수가 한국학계에 최초로 선보이는 역사학에 대한 철학적 성찰!

역사서술은 지도 그리기에 비유할 수 있다. 정확한 지도를 그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은 지금은 못 쓰게 된 수많은 옛날 지도들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더구나 자료가 제한되면 될수록 전체 지도는 불확실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확한 지도를 그리기가 어렵다고 해서 지도 그리기를 포기하거나 정확한 지도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도를 그리는 자의 직무태만이며, 자신의 본래 임무를 망각한 행위이듯이, 과거의 세계를 재현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주관적으로 역사를 창작하거나 날조한다면, 그는 이미 역사가가 아니다. 별들의 오고감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쓰는 것이 천문학자의 일이 아니듯, 역사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는 일이 역사가의 주된 임무는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역사서술은 어떠해야 하는가? 역사서술은 존재했던 실제 세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관심이나 필요에 따라 역사세계를 허구적으로 창작하는 것인가? 이것은 역사학의 출발과 더불어 시작된 역사인식론의 근본적인 물음이다.

역사관 없는 역사서술은 맹목이고, 객관적 역사서술 없는 역사관은 공허하다

이 책은 전체 5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역사는 만들어 낸 이야기이다.’에서는 반(反)실재론적 역사인식론을 다루고, 2부 ‘역사는 과거의 재현이다.’에서는 실재론적 역사인식론을 다룬다. 3부에서는 해석학적 이해와 과학적 설명의 통합이 필요함을 다루고, 4부에서는 사관은 역사세계에 대한 탐구의 중심틀임을 밝힌다. 그리고 5부에서는 근대의 가장 핵심적인 네 사관, 즉 ‘이성사관’, ‘유심사관’, ‘유물사관’, ‘문명사관’을 다루면서, 역사관은 다양한 현상에 대한 설명력의 정도에 따라 평가됨을 밝힌다.
전체적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세 논제를 통해 객관주의 역사학의 정당화를 새롭게 시도한다.
1) 역사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지만, 이것이 역사를 제멋대로 해석해도 좋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 역사인식은 해석학적 이해와 과학적 설명 모두를 필요로 한다. 즉 역사는 이해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설명의 대상이다.
3) 역사관은 역사서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지만 우리가 벗어날 수 없는 인식의 틀이 아니다. 우리는 보다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역사관을 추구할 수 있다.
첫 번째 논제는 역사를 보는 관점의 다양성과 역사인식의 객관성을 양립시키는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관점과 객관성은 양립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다양한 관점이란 결국 주관성을 함축하는 반면, 객관성은 하나의 관점 아래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관점을 투사적 관점과 조망적 관점으로 나누어 조망적 관점과 객관성은 얼마든지 양립가능하다는 것을 논증한다.
두 번째 논제는 설명적 해석학을 객관적 역사학의 인식론으로 정초하는 문제이다. 역사를 문화의 세계로 보는 사람들은 의미의 파악을 위주로 하는 해석학을 역사의 유일한 방법론으로 간주하면서, 과학적 설명은 배제하려고 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해만으로는 역사적 인식의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보고, 해석학적 이해와 과학적 설명을 통합한 합리적 설명의 논리를 제시한다.
세 번째 논제는 역사관의 특성과 인식론적 지위에 관한 문제이다. 개념상대주의 인식론자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저자는 어떤 역사관을 선택한다고 해서 이것이 우리가 그 하나의 역사관에 얽매어 그것에서 전혀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역사관을 비교하여 우열을 가릴 수 있고, 새로운 역사관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역사관을 과학적 연구 프로그램으로 정식화시킨 것이 이 책에서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부분이다.
객관적 역사학의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저자는 모든 형태의 상대주의와 논쟁을 벌인다. 고전적 역사주의, 지식사회학, 실용주의, 문화상대주의에서부터, 최근의 해체주의, 개념상대주의, 패러다임 이론, 포스트모더니즘 들이 저자가 논파하고자 하는 이론들이다.

객관주의 역사학의 정당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적 시도

결론 부분에 이르러서는 이 책에서 제시한 역사서술의 기준에 따라 한국 사학계에 대한 평가도 내린다. 한국 사학계는 세 학파로 나뉜다. 실증사학, 민족주의사학, 사회경제사학이 그것이다. 저자는 실증사학이 역사학을 엄격한 객관적 학문으로 정초하려 했다는 점에서는 공로를 인정받아 마땅하지만, 역사관 없는 역사서술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점에서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렀다고 본다. 이들은 개별적인 사실들 하나하나를 수집하면 전체가 드러날 것이라는 귀납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귀납적 방법은 이론과학의 탐구에서나 역사학의 탐구에서나 정당화될 수 있는 방법이 결코 아닌 것이다.
그리고 민족주의사학이 식민주의사학에 의해 왜곡된 민족의 역사를 바로잡고 민족정기를 되살린 점에서 빛나는 업적을 남겼음을 인정하면서도, 민족을 초역사적 실체로서 신비화시킴으로써 또 다른 역사의 왜곡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유물사관의 업적은 한민족의 역사를 인류보편사의 기준에서 보고자 한 점이라고 평가한다. 그렇지만 유물사관은 서구 중심의 역사관으로 아시아의 역사에는 잘 맞지 않으며, 이런 도식에 억지로 역사적 사실을 맞추려고 할 때 감당하기 어려운 무리가 생긴다고 비판한다.

상대주의 논파하기―‘유행이 진리를 결정하지는 못한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철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역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것이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역사학과 역사철학은 비교적 구분이 확실한 분야였다. 역사학자는 구체적인 사실의 발견과 입증을 통해 어떤 시대의 특성을 드러내는 일에만 관심을 쏟을 뿐, 역사의 인식론적 문제나 역사적 진술의 의미론적 문제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또한 역사철학자들도 역사학자들이 탐구 현장에서 직면하는 현실적인 문제들보다는 인식의 보편적 구조나 정당화에 더욱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두 학문 분야는 서로 뒤섞여 탐구되고 있다. 역사학자들도 역사서술의 인식론적 문제들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역사철학자들 역시 전문 역사가가 사용한 개념이나 관념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분석과 검토를 수행하려고 한다. 최근에 발표되는 여러 관련 논문과 저술들이 이런 경향을 보여 준다. 이 책도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여 역사학자와 역사철학자가 함께 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려고 했다.
이 책은 역사인식론에 대한 단순한 소개서나 개설서가 아니다. 비판적 합리주의 철학자인 저자가 역사인식론에 관한 최근까지의 논의를 모두 섭렵한 후, 탄탄한 논리의 바탕 위에서 제시하는 객관주의 역사학의 정당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적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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