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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순원 장편소설

[ 양장 ]
이순원 | 뿔(웅진문학에디션) | 2007년 10월 12일 리뷰 총점9.1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6점
편집/디자인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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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7년 10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31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01071893
ISBN10 890107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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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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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상고를 1,2등으로 졸업하면 한국은행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1972년에 강릉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하지만 왼손잡이라 다른 아이들만큼 능숙하게 주판을 놓을 수가 없어서 이순원은 은행원이 되는 대신 고랭지 농사를 지어 돈을 벌기로 결심한다. 이후 학교를 그만두고 대관령으로 올라가 농군이 되지만 고된 농사일을 체력이 감당하지 못해 2년 뒤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 그 시기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눈부셨던 시절로 남아... 상고를 1,2등으로 졸업하면 한국은행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1972년에 강릉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하지만 왼손잡이라 다른 아이들만큼 능숙하게 주판을 놓을 수가 없어서 이순원은 은행원이 되는 대신 고랭지 농사를 지어 돈을 벌기로 결심한다. 이후 학교를 그만두고 대관령으로 올라가 농군이 되지만 고된 농사일을 체력이 감당하지 못해 2년 뒤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 그 시기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눈부셨던 시절로 남아 있다. 앞으로도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싶다고 한다.

1978년에 나온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까지도 소설에는 소설적인 문장이 따로 있는 줄로만 생각했던 그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통해 간명하고 정확한 단문이 얼마나 아름다운 소설 문장인가를 깨닫게 된다.

이순원은 1988년 「문학사상」에 「낮달」을 발표하며 데뷔 이후 왕성한 필력으로 문단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순원 문학은 작가가 비관주의자임을 명료하게 드러내는데 그것은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실현하는 것에 대한 비관이다. 이러한 비관주의는 부정적인 대상물을 찾아 극단적으로 부정적 요소를 과장하고 도드라지게 형상화하거나 역으로 작고 연약하고 위태로운 가치나 존재들에 대한 관심으로 형상화된다. 이순원의 작품세계는 「수색」연작들을 전후로 하여 성격을 달리하는데, 「압구정동」시리즈를 비롯한 「수색」연작 전의 작품들이 현실에 대한 발언의 수위가 높은 작품이고, 연작 이후의 작품들에선 구체적 삶의 체험과 내면세계가 밀도 높게 반영되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순원의 후기 작품들이 작가의 사적 체험을 소재로 하면서도 개인적인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보편적 가치의 차원으로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저자는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와 그 10년 후 속편 격인 『지금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를 통해서 일관되게 자본주의를 비판한다. 1편에서 자본주의의 타락한 욕망을 테러로 응징했던 저자는 속편을 낸 후 인터뷰에서 “나는 압구정동으로 상징되는 이 땅 천민자본 상류층의 끝간 데 모를 욕망과 타락을 연쇄살인의 형식을 통해 비판·경고했다.그러나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런 면에서 무엇 하나 달라진 것이 없다. 그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나는 여전히 혁명을 꿈꾸고 테러를 꿈꾼다.”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대 정동진에 가면」 등의 작품에서도 소외되고 연약한 존재에 대한 연민의 시선이 강하게 흐르며, 「순수」에서는 이같은 연민이 구체적인 사회적 발언을 입어 힘을 얻는다. 「순수」에서 40년전 잔칫날 동네 사내들이 혼사 주인공을 화제로 함부로 내뱉는 음담은 우리의 연약한 ‘누이들’에게 가해지는 아픔이 사회적 폭력의식의 깊은 뿌리를 갖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암시한다. 프랑스 로코코 시대의 음란상에 우리 사회를 빗대는 발언에서는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와 같은 맹렬한 목소리가 울려나온다.

그리고 가두어도 가두어도 비집고 나오고 또 갖고자 하면 저만치 달아나버리는 우리 내면의 욕망을 다룬 「수색」연작 이후로는, 우리 내면의 무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구체적 삶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작이며, 작가가 6년만에 내놓은 창작집 『첫눈』 역시, 말의 아름다움이 흩뿌리는 잔잔한 서정 안에서 현실의 아픔과 사회적 비극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깊은 내면세계와 조응한다. 개인의 상처와 사회의 굴곡을 구체적 삶의 형상화를 통해 상기시키고, 따스한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인의 아픔을 공유하고, 위로의 눈길을 건네고 있다.

창작집으로 『첫눈』, 『그 여름의 꽃게』, 『얼굴』, 『말을 찾아서』,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등이 있고, 장편소설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수색, 그 물빛 무늬』,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순수』, 『첫사랑』, 『19세』, 『나무』, 『워낭』『벌레들』(공저)『어머니의 이슬털이』등 여러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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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중에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시골집에 커다란 밤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백 년 전쯤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입니다. 할아버지는 밤나무 외에도 평생 참으로 많은 나무를 심었습니다. 가을마다 수백 접의 감이 열리고, 자두나무와 앵두나무, 석류나무가 울타리를 대신했습니다.
할아버지와 그 나무는 내게 사람과 나무가 오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될 수 있으며, 한 그루의 나무가 우리 인생의 큰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런 나무와 할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할아버지와 나무에게, 그리고 진정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와 이야기하며, 나무를 친구로 여기는 이 세상의 친구들에게 바칩니다.

출판사 리뷰

▣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 더 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 자연과 더불어 함께하는 삶
열세 살에 결혼한 가난한 집안의 어린 신랑.
신부는 한 살 어린 열두 살.
신랑은 어린 신부와 함께 산에서 밤을 주웠다.
“우리 이 밤을 팔아 쌀을 사요.”
“안 돼, 그럴 수 없어.”
식량이 부족한 채 겨울을 보내고 두 사람은 민둥산에 밤을 묻었다.

할아버지나무는 손자나무에게 사람과 함께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민둥산에 밤을 심은 어린 신랑과 어린 신부가 없었다면 밤나무로 울창한 숲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할아버지나무가 뒷마당에서 싹을 틔우고, 백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매년 굵은 밤송이들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된 데에는 그곳에 씨밤을 심어주고, 물을 보충해 주고, 벌레에 고충당하지 않도록 보살펴 준 어린 부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신랑과 어린 신부는 식량이 떨어져 냉이뿌리와 칡뿌리로 고픈 배를 달랠지언정, 그들이 묻어놓은 밤을 도로 캐내지 않았다. 집터를 확장시킨다는 명목으로 할아버지나무를 베어버렸다면 손자나무가 스스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울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는 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미래를 준비하는 삶의 지혜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그래서 꽃과 나무들을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한 할아버지나무의 기억은 ‘나무’가 ‘사람’과 나눈 소중한 우정이며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사는 삶의 온기이다.
그리고 나무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아껴주는 만큼 더욱더 푸르른 신록을 선사한다. 그뿐 아니라 밤송이를 주렁주렁 쏟아내는 밤나무, 종이를 열리게 하는 닥나무, 흉년이면 더욱 많은 도토리를 매다는 참나무, 예쁜 꽃과 열매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과실나무 등 나무는 매해 쉬지 않고 자신을 존재하게 해준 세상에 더욱 많은 선물을 놓고 간다.
나무와 사람이 공존하며 함께 쌓아가는 세월은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나가는 초석이며 자연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사랑의 본질이다. 사람이 나무를 닮아가고 나무가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이러한 자연친화적인 모습은 독자들을 따뜻한 향수와 잔잔한 감동으로 이끈다.

▣ 어린 밤나무가 어른 나무가 되기 위한 인내와 지혜의 성장통
『나무』에서 큰 줄기를 이루고 있는 이야기는 여덟 살 난 어린 밤나무(손자나무)의 성장에 관한 것이다. 할아버지나무처럼 굵고 알찬 밤송이를 나무 한 가득 열리게 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내어 주고 싶은 손자나무의 일 년 남짓한 사투는 매우 흥미진진하다.
봄과 초여름에 열심히 새 가지를 뻗고 잎을 낸 손자나무는 꽃도 많이 피워서 첫 열매지만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맺기 위해 애를 쓴다. 비가 와서 꽃이 다 젖고 엉켜 버리자 꽃가루를 지키지 못한 것에 안타까워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다 콩알만 한 밤송이가 열 개나 열리자 굉장히 기뻐하며 안에서 밤들이 커 나가길 소원한다. 그러나 나이보다 많은 밤송이를 맺은 손자나무에게는 열 개의 밤송이에게 물을 빨아올려 보내주는 것도,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만들어 각각의 밤송이에게 전달하는 것도 곧 힘겹게 다가온다. 무리한 고집으로 몸만 자꾸 피곤해지고 하나의 밤송이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위기를 맞은 것이다. 그러다 영양분을 충분히 받지 못하거나 궂은 날씨로 인해 하나 둘 밤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때 할아버지나무는 “처음 열매를 준비할 때는 마지막 익을 때의 것과 비교해서 서너 배는 많이 가지고 시작하는 거란다. 힘이 부칠 때마다 하나씩 덜어내는 걸로 기운을 차리며 가을까지 가는 거지.”라고 조언하지만 손자나무는 섭섭해하며 토라져버리기도 한다.
장마와 태풍이 연이어 오면서 밤송이를 계속 잃어가는 손자나무에게 들이닥친 거센 돌개바람, 그리고 그 돌개바람을 자신의 가지로 막아주면서 많은 밤송이들을 잃은 할아버지나무의 희생 속에 손자나무는 겨우 세 개의 밤송이만을 지켜낼 수 있었다.

“저를 위해 할아버지께선 수십 개도 넘는 밤송이가 달린 가지를 부러뜨리셨어요.”
“그것은 내 몸의 큰 가지 하나보다 앞으로 네 몸의 작은 가지 하나가 더 소중하기 때문이란다.” (p.139)

그리고 그러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계절 속의 성장 과정을 통해 손자나무는 하나의 밤송이를 땅으로 스스로 떨어뜨리면서 두 개의 밤송이를 끝까지 지켜내는 힘과 깨달음을 얻는다. 즉 할아버지나무에게서 손자나무는 어른나무가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인 밤송이를 맺기 위해 견뎌야 할 인내와 지혜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다. 할아버지나무가 손자나무에게 알려주는 인생의 지혜와 삶의 태도는 어린이가 부모를 통해 배우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 자연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맑고 순수한 정경
『나무』는 그동안 작가가 구축해 온 맑고 순수한 문학 세계가 생생히 살아 숨 쉬는 공간이기도 하다. 초라해 보이는 냉이꽃부터 천 년을 사는 소나무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면서 놓치기 쉬운 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이 이순원 특유의 맑고 담백한 언어로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마당 안팎에 “팝콘처럼 피어나는 흰 자두꽃”, “귓속을 간질이듯 꽃 속을 파고”드는 벌들, “푸른 구슬처럼 매달려 있는” 콩알만 한 밤송이들, “굵고 긴 줄기를 엿가락 뽑듯 쭉쭉 뽑아내”는 대추나무 등 자연에 대한 작가의 세심한 관찰과 따뜻한 시선이 소설 곳곳에서 아름다운 풍경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눈이 소록소록 내리는 밤이었다. 어제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이미 허벅지 높이까지 쌓였다. 낮에 허기를 견디다 못한 노루 두 마리가 눈 위에 배를 쓸며 마을로 내려왔다. 그런 눈 속에 어느 집 밤나무 두 그루가 부스스 잠에서 깨어났다. (p.7)

꽃은 모두 한 모습이었다. 모시옷을 입은 처녀처럼 하얗게 피었다. 봄마다 이 집을 꽃대궐로 보이게 하는 것도 분홍색 살구꽃과 함께 마당 안팎에 팝콘처럼 한꺼번에 피어나는 흰 자두꽃 때문이었다. (중략) “밤에 보면 더욱 그렇지. 예전 사람들은 달 밝은 밤엔 저 꽃으로 시름을 잊고, 달 없는 밤엔 저 꽃 때문에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단다.” (p.59)
▣ 나무들의 이야기를 통한 자연의 순리
또한 『나무』에는 밤나무를 중심으로 매화나무, 앵두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대추나무, 산수유나무, 닥나무 등의 이야기가 곳곳에 잘 심어져 있다.
한 해의 첫 꽃을 누구보다 부지런히 피우는 매화나무의 꽃을 동장군이 시샘해 생긴다는 ‘꽃샘추위’에 관한 이야기, 마당 안팎에 팝콘처럼 한꺼번에 피어나는 흰 자두꽃 이야기, 다른 나무들이 잎을 무성히 낼 때 얼어 죽은 듯이 보이며 늦게 깨어나지만 누구보다 힘 있는 줄기를 뻗어내는 대추나무 이야기, 제 몸을 잘라 내고 접을 붙여 다른 나무의 가지를 받아들이는 아픔 속에서만 비로소 큰 감이 열리는 감나무 이야기, 들농사 흉년이 들 때면 누구보다 풍성히 도토리를 만들어내는 참나무 이야기 등 우리가 항상 보고 자란 나무들에 관한 생장 이야기가 재미있고 정겹게 그려져 있다.
독자들은 『나무』를 읽으면서 나무의 다양한 생태에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생장의 경이로움과 자연의 순리를 자연스럽게 하나하나 깨달아 가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매화나무는 저 모습 그대로 눈과 추위 속에서도 당당하게 꽃을 피울 때 가장 매화다운 거란다.”
“그러면 지금 눈 속에 핀 저 꽃들에서 열매가 달리는 건가요?”
“그렇지. 눈과 추위가 나무를 단련시키고, 꽃을 단련시키는 거지. 매화나무가 언제 내릴지 모를 눈과 추위가 두려워 제때 꽃을 피우지 않는다면 그 나무는 어떤 열매도 맺을 수 없는 법이란다. 네 말대로 꽃샘을 피하려고 늦게 피어난 매화꽃엔 아무 열매도 안 열리지.” (pp.41~42)

▣ 나무의 뿌리 찾기 과정을 통한 자아와 가족의 발견
마지막으로 작가는 ‘나무’를 통해 세상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의 근원에 대해 살포시 풀어놓음으로써 인간을 비롯한 생명의 신비와 존엄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손자나무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밤알에서 작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과정을 통해 작은 꽃나무 하나라도 그 근원이 반드시 있음과 각각의 객체에게 존재의미가 있음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 제 몸에 달려 있는 이 씨밤의 껍질은 언제까지 저와 함께 있나요?”
“아마 네가 제대로 첫 열매를 맺을 때까지는 너를 지켜보며 응원할 게다. 그런 다음 너의 모든 걸 믿고 조금씩 썩어가며 사라지는 거지. 그것은 사람이나 산속의 짐승이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것과 똑같은 일이란다. 자기 몸에서 또 하나의 생명이 뿌리를 내리는 순간 우리 밤은 그것을 자기 목숨보다 더 아끼며 스스로 거름이 되는 거란다. 네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인 거야.” (p.145)

게다가 손자나무처럼 혼자의 힘으로 뿌리를 내렸던, 할아버지나무처럼 사람이 땅속에 씨앗을 심음으로써 뿌리를 내렸던 밤나무는 일단 자연에게서 생명의 기운을 받게 되면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나무를 통한 이러한 생명에 대한 존엄은 사람에게도 자신을 존재하게 만든 부모가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나무의 이야기를 통한 자신의 뿌리와 근원을 찾아가는 여행은 곧 사람들이 자신을 이루고 있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과 다름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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