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들의 천국, 일본 아키하바라에서 찾은 변화하는 제조 생태계의 미래
IoT 메이커스가 제조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엎다
제조업의 생태계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산업 분야에 몰려오고 있는 기술혁신의 물결은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시킨다. 《메이커스 진화론》은 이러한 신新제조산업의 흐름 속에서 IoT (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로 대변되는 기술혁명이 개인과 기업에게 제시하는 미래비전을 담은 책이다. 이 책에서는 과거 전기.전자의 중심지였지만 현재는 남다른 혁신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 ‘메이커스’ 거점지 아키하바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하드웨어 비즈니스의 다양하고 참신한 실 사례와 함께, 새로운 제조 생태계의 미래를 미리 만나볼 수 있다.
메이커스란 본래 ‘만드는 사람, 개발자, 제조자, 제조업체’ 등을 뜻하는 말이지만, ‘롱테일’ 이론의 창시자인 크리스 앤더슨이 자신의 저서에서 ‘이전 세대와 달리 기술에 정통하고 강력한 디지털 도구를 갖춘 제조업자이자 혁신가’들을 메이커스라고 새롭게 정의 내린 이후, 미래 산업혁명을 주도할 젊은 개발자들을 보편적으로 이르는 용어가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의 저자는 메이커스를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스타트업, IoT를 실현하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로 정의함으로써 한층 더 구체화시킨다. 그들은 IT와 인터넷을 담은 ‘혁신적 제품’을 만들고, 정보통신기술로 ‘연결된 삶’을 실현시킴으로써, 제조업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저자 오가사하라 오사무는 현재 일본 최고의 메이커스 스페이스인 DMM.make AKIBA를 설립하고 종합 프로듀서를 지내면서, 격변하는 제조업계의 시장 상황을 예측하고 메이커스의 발빠른 도약을 도와왔다. 이 책은 개발자들의 아이디어 구상에서부터 물건의 제조.판매.수익구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해온 저자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진화해가는 메이커스와 제조 환경을 생생하게 포착하고 나아가 다가올 미래를 전망하는 책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의 제품 사례뿐만 아니라, 크라우드 펀딩의 활성화가 물건 판매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IoT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활용이 어떻게 창의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물건의 질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지, 대기업은 왜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고 있는지 등 격동하는 제조업 생태계 속에서 개인과 기업이 각각 나아갈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메이커스의 대두가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 제조업을 뜻하는 ‘모노즈쿠리(物作り: 물건 만들기)’의 진화 과정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몰락해가는 샤프, 도시바 등의 기업과 달리 토요타, 닛산, 혼다 등의 일부 기업은 어떻게 아직도 세계에서 건투 중이며 그 차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무엇으로 시작해 어떻게 성장해가고 있는 것일까? 새로운 제조업이 꿈꿔야 할 미래는 어떤 것일까?
전 세계적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뒤바뀌어 가고 있는 이때, 이 책은 개인과 기업이 맞닥뜨린 위기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어줄 것이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꿈꾸는 젊은 개발자들을 위한 필독서
아키하바라에 위치한 메이커스 스페이스 AKIBA는 총액 5억 엔 이상의 제조 설비를 갖춘 개발자들의 천국으로, 경험자와 입문자의 정보 공유를 촉진해 제품 개발을 가속시키는 훌륭한 플랫폼이다. 이곳은 소형 전자기기의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 제품 출하시 반드시 필요한 성능검사 장비까지 완비하고 있어, 아이디어는 넘치지만 자본 부족으로 기술을 현실화할 수 없었던 스타트업들에게 꿈을 실현할 최적의 장소가 되어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AKIBA에 입주한 스타트업과 그밖에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흥 제조기업들의 다양한 제품 및 성공 사례를 소개하며, 현재진행중인 메이커스의 변화를 그려낸다. 파나소닉과 세레보가 협업해 만든 유아 감정인식 스마트마이크 리스너(Listnr)를 통해 대형 제조사의 뛰어난 기술력과 스타트업의 과감한 창의성을 연계하는 새로운 조류를 소개하는가 하면, 전자종이를 활용한 스마트워치 페블(Pebble)의 제조 과정에서 개발자와 지원자(구매자) 간에 이루어진 피드백이 어떻게 크라우드 펀딩을 활성화 및 성공시켰는지 보여주기도 한다. 동작 센서와 100개 이상의 풀컬러 LED를 탑재하여 애플리케이션으로 빛 제어.운동 기록이 가능한 오르페(Orphe)의 활용 사례에서는, 어떻게 기술의 발달이 예술을 발전하게 하는지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판매, 제조, 사물의 수익화라는 명쾌한 세 가지 관점에서 메이커스의 본질을 파헤치다
IoT의 발전과 글로벌 시장의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자금력이 없는 제조분야의 중소기업이나 개인들도 하드웨어를 연구개발하거나 창업하는 데 있어 그 리스크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저자는 인터넷 시대에 IoT와 기술혁명이 불러일으킨 메이커스 진화론을 미시적 현장의 눈으로 살피며, ‘물건의 판매/제조/사물의 수익화’라는 명쾌한 세 가지 관점에서 메이커스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우선 제1장에서는 물건의 비언어적 특징과 함께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해 세계적 틈새시장을 공략한 성공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다. 펀딩 성공 시점에 자금을 지원 받아 제품 개발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다기능 아이스박스 ‘쿨리스트 쿨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한 기술정보의 업데이트로 제품의 질을 향상시킨 ‘오큘러스 리프트’ 등의 사례는 물건의 판매 시장이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에 대한 솔깃한 정보를 제공한다.
제2장에서는 신기술이 모듈화됨으로써 전자부품이 저렴하게 유통되기 시작한 흐름과, 다양한 모듈 부품을 조합하여 하나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셋업 활동을 바탕으로 물건 제조의 환경이 어떻게 정비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더불어 신新제조 생태계의 주요 흐름이라고도 볼 수 있는 ‘맞춤제작과 적량생산’의 한 예로, 근육의 전기신호를 이용하여 사용자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근전의수 ‘핸디’와 이를 만든 AKIBA의 스타트업 ‘익시’를 내부자의 시선으로 접근해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하드웨어 비즈니스는 지금 단순히 물건을 팔고 끝나는 제조업에서 물건의 판매를 시작으로 하는 서비스업으로 바뀌고 있다. 제3장과 4장에서는 일(서비스)을 포함한 물건 즉 ‘사물’의 수익화로 이동해가고 있는 제조의 흐름을 살피고, 물건이 인터넷에 접속되는 IoT가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혁신적 제품의 등장과 함께 이야기한다.
“메이커스는 인간과 물건의 관계성을 재발견하는 존재여야 한다”
IoT 이후의 미래, 메이커스가 세상을 바꾼다
“모든 메이커스의 목표는 IT와 인터넷을 PC나 스마트폰에 담지 않고 화면 바깥의 다양한 사물에 담아 서로 연결되게 하는 것, 즉 IoT의 실현이다. IoT야말로 제조업을 진화시킬 최대의 무기다.”
- [본문 중에서]
저자는 센싱(감지) 기술의 향상과 모듈화 덕분에 사람의 동작과 외부 환경의 데이터를 별도의 조작(입력) 없이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가 클라우드상에 집적되고 인공지능에 의해 분석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갖게 되면, 그 가치를 활용한 편리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할 것이며 이때 비로소 물건과 일(서비스)을 포함한 ‘사물의 수익화’가 시작된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현재 IoT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아닌 인터넷 관련 업계지만, 점차 물건이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사물의 수익화를 촉진하면 제조업과 IT 기업의 경계는 서서히 흐려질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그리고 이 경계를 허물 중요한 존재가 바로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메이커스다.
날씨의 변화를 색으로 알려주는 우산꽂이나 사용자의 행동을 인공지능으로 학습함으로써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스스로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서모스탯 네스트, 고양이의 얼굴과 체중을 확인해 그에 맞는 적정량의 식사를 제공하는 자동급식기 CATfi, 가상의 캐릭터를 홀로그램으로 현실 세계에 구현함으로써 좋아하는 캐릭터와의 동거를 실현시켜줄 게이트박스까지. 인터넷이 연결된 물건이 우리의 삶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저자는 사물이 이어지는 인터넷의 세상에서는 화폐의 교환보다 행위의 교환이 더 효율적으로 센싱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로봇이 사람들이 일자리를 빼앗을지 모른다는 사람들의 두려움 섞인 목소리에 ‘사실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원래 그다지 필요 없는 일이 아닐까?’라고 남다른 생각을 밝히는 저자는, IoT 이후의 미래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IoT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과 쾌적함을 좀 더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실현하게 해줄 것이다. 전자기기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사는 세상이야말로 내가 꿈꾸는 이상형이다. 스마트화가 진전될수록 삶은 더 자연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
외부 환경을 적극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러운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람과 환경을 조화시키기 위해 IoT를 활용한다. 이런 미래에 IoE(Internet of Everything)라는 이름을 붙인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됨으로써 인간과 환경이 조화를 향해 나아가는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