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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가상 세계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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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가상 세계의 아이들

에티엔 바랄 저 / 송지수 역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03월 31일 리뷰 총점6.9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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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2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512g | 152*223*30mm
ISBN13 9788932013220
ISBN10 8932013225

관련분류

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역자 : 송지수
서울대학교 불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프랑스 투르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등에 출강하고 있다.
저자 : 에티엔 바랄
지은이 에티엔 바랄은 1964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1986년에 '국제동양어문화연구소(INALCO)'를 졸업하고 1989년까지 프랑스 '누벨 옵세르바퇴르'의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했으며, 이후 일본 아사히 신문의 주간지 AERA사에서 커뮤니케이션 신기술, 사회 문제와 작가주의 영화 분야의 전문 기자로 일하고 있다. 프랑스와 일본에서 라디오, TV, 언론사의 진행자, 기자 혹은 특파원의 자격으로 왕성한 활동을 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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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함성호(시인, 건축가)
--- 함성호(시인, 건축가)

출판사 리뷰

제1부는 말 그대로 저자 에티엔이 오타쿠들을 앙케트하여 그들의 실체를 발가벗긴(?)내용이다. 다소 외설스럽고 충격적인 본문 내용은 각 장의 제목들만 일별해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를테면 호모 비르투엔스(기계와 교감하는 신인류)의 꿈`/`인형의 사랑을 위하여`/`"내 여자 친구는 너를 서게 하지 않니?"`/`변태 사진 작가는 자기 패를 잘도 감추었다`/`네 아이돌이 누군지 말해봐. 그러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지`/`소녀들의 치마 아래서`/`코미케, 팬진 왕국 등은, 일본 전역을 누비며 '대중 매체'를 뜻하는 일명 '마스코미'의 독재에 눌려 그들만의 집단을 형성한 젊은 오타쿠들을 집중 취재한 저자 에티엔이 아니면 미처 생각해내지 못할 번뜩이는 제목이다. 이번 한국어 판에서는 각 장과 관련하여 에티엔이 촬영한(사진기자로도 그 능력을 인정 받은 저자는 여러 차례의 사진 전시회도 열었다) 사진을 첨부하여 그 취재의 구체성과 신빙성을 높이고자 했다. 현실에서 만화 영화의 여주인공을 찾지 못해 자신이 직접 인형을 만들어 수집하는 아이들, 아이돌 스타들의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고 놓치지 않고 '자기화'하기 위해 카메라 고조가 된 아이들, 마약 대신 '이미지의 대양'에, '미디어의 신기루'에 포섭된 아이들, '자기'를 찾고자 카메라 앞에 과감하게 누드로 선 여고생들, 4명의 소녀를 살해렝?銖?미야자키 쓰토무 등 기성 세대들은 도통 이해하기 힘든 현상들이 소개된다.

제2부는 이 오타쿠들을 양산해낸 일본 사회의 총체적인 모순을 검토하고 있다. 핵심은 사회 혹은 집단과 그에 反하는 오타쿠들의 원류를 밝히고 그들을 낳은 일본 사회의 병폐를 꼬집는 대목이다. 다시 말해, 오타쿠의 발생이 오늘날 일본 사회를 대표하는 세 가지 얼굴 즉, 교육려ㅊ막소비의 측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젊은이들을 학대하는 일본의 교육塤柄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포스트모던 사회로서,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유한 2000년의 일본은 젊은 세대에게 무엇을 제의할 지 모르는 채 스스로를 찾아 헤맨다. 분쟁이 생겨나기에는 너무나도 잘 기름칠 된 사회에서 태어났고, 경제적 윤택을 고려할 때, 이렇다 할 불평의 이유가 없는 일본의 젊은이들은 자기들의 불만족과 실존적 불행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른다. 이러한 불행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오타쿠들인바, 그들은 가상 세계 속으로 들어가 마침내 그곳의 주인공이 된다. [……]1970년대 말 일본에서는, 부모와 비슷해지느니 차라리 영원한 학생으로 남아 있길 원하면서 사회에 합류하길 거부하는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말 모라토리엄 닌겐`moratorium ningen(=유예된 젊은 세대=피터 팬 증후군)이 나돌기 시작했다. [……] 오타쿠란 낱말 그 자체도 사실은 이 젊은이들이 자기들끼리 사용하는 일종의 비인칭 존칭으로서, 다른 인간들과의 소통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

"젊은이들이 가상의 차원으로 도피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사회 환경에 의해 억눌려 있기 때문이다. 제가 보기에 오타쿠들은 자신들의 인격을 확립하기 위해 자기들에게 가까운 영역, 곧 만화렇맬?영화렙팀絹?스타렬컸뼜沽?몰두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정체성을 확보하기를, 또래들 앞에서 존재한다는 느낌을 갖기를, 나아가 자기들의 자아를 강화하기를 원하는 것이지요.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는 것은 힘들어요."

--- 일본 가이낙스`Gainax사, 아카이 다카미`Akai Takami 인터뷰 중에서

제3부는 1995년 도쿄 지하철 독가스 테러 사건의 주범인 '옴진리교' 내의 오타쿠 문화의 실태를 파헤쳐내면서, 그 둘 사이에서 발생한 끔찍한 시너지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미디어로 인한 마취 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현대 사회의 도덕적 파탄과 이상(理想) 부재를 확인하고, 미래의 불안에 대한 해결책을 발견하기 위해 종교에 눈을 돌린 엘리트들. 그들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사회를 향한 폭력'을 시의 적절하게 이용할 줄 알았던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 이들 양측의 조우가 일본 사회의 폐부를 찌르는 독소가 되고 시대의 비극을 낳기까지 변화된 과정이 상세히 보여진다.

연일 우리의 언론은 오늘날 한국의 현실 즉 빗나간 교육열과 잘못된 교육 풍토가 만들어내고 있는 서울 강남의 대치동 학원 실태와 경기교육청 점거 농성 등을 보도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이 오타쿠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이들을 양산해낸 사회 혹은 집단에 있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면, 오타쿠 현상을 비단 이웃 나라의 골칫거리, 한때의 촌극으로만 치부하지는 못할 것이다. 왕따의 출현, 학력 경쟁의 심화, 일본 만화 영화와 테디 베어 등 캐릭터 인형 상품에 몰입하는 2,`30대 성인 남녀, 행복의 유일한 열쇠로 간판이 선호되는 이 땅의 풍토는 너무나도 자명한 일본의 답습이다. 아니라고 부정하기엔, 아주 오래전부터 무분별하게 일본을 벤치 마킹한 우리가 아닌가!
상상에 의한 재현이 현실을 압도한다!
일상을 뒤로 한 채 가상의 세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우리의 아이들, 오타쿠! 오타쿠의 실체를 파헤치는 전대미문의 앙케트!

과거 적대적 감정이 짙게 묻어났던 '한렝?양국'이란 명제는, 2002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란 명분 아래 한 시대의 동반자로서 서로 간 결속과 협력을 끊임없이 요구 받는 관계로 변화렷漫?품?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음성적으로 행해져 왔던 양국 간 문화 교류가 그 폐쇄성을 버리고 각계의 활발한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저변에 걸쳐 확산되고 있는 일본 문화의 영향력은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 중심부에는 저패니메이션을 필두로 한 일본 영화와 우리나라 단행본 만화 시장을 거의 점령하다시피 한 일본 만화, 도심 거리를 돌아다니는 J-pop과 비디오 게임 시장이 있고, 여기 일본의 또 다른 하위 문화로 분류되는 '오타쿠'가 그 물결에 서서히 편승하고 있다.

비단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언론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인 사람이라면 오타쿠 혹은 오타쿠 현상이 그리 낯설지 만은 않을 것이다. 이 단어를 새삼스럽게 언급하는 이유는 저자 에티엔 바랄의 비평적 시각을 주목하고 싶기 때문이다. 일본에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일본의 생활과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렘윳戀構?있는 외국인 기자로서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는 에티엔은, 오타쿠의 출현과 실태 파악, 원인과 부작용을 열거함에 있어서, 광범위한 조사와 정확한 통계 자료를 근거로 생생하고 흥미로운 목차와 내용을 끌어냈고 잘 짜여진 한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로 완성해냈다.

저자와 함께 일본 열도를 돌며 취재한 자료를 바탕으로 오타쿠들의 실상을 드러낸 다큐멘터리 영화를 완성한 프랑스 영화감독 장 자크 베넥스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겉보기에 수동적인 그들은 사회에 대해 독특한 비판을 제기하는 한편 유목적 환경에 대해 놀랄 만한 적응력을 보여준다. 그들은 점점 더 광활한, 초미디어화된, 평화로운, 그리고 첨단 기술이 보급된 우주에 산다. 그들의 숱한 편집증적 행태들은 정작 세상과 접촉하려는, 지표를 찾으려는, 하여 그들의 아버지가 만들어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그만큼의 시도들이다. "

--- 장 자크 베넥스, 「서문」 중에서

일본에 거주하며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일본인의 다다미 문화에 완벽하게 흡수되어 살아가고 있는 프랑스 출신 기자 에티엔 바랄은 머리말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왜 점점 더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길을 떠나 만화, 만화 영화, 비디오 게임, 그리고 젊은 스타 가수들로 구성된 가상 세계 속에 스스로를 유폐하는지 이해하고자 했다. 온 일본이 다 아는 격언이 있으니, '튀어나온 못은 두드려야 한다'가 그것이다. 이 격언은 '그룹에 이로운 사람은 그 구성원들에게도 이롭다'는 원칙에 근거하여 개인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내세우는 일본 정신을 잘 보여준다. 내 논지는 그러므로 일본에게 있어 그룹이라는 이 문제적이고 편재적인 실체를, 일본 사회에 의해 배척된, 혹은 거기에서 스스로 이탈한 존재들을 통해 살피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제1부 오타쿠 사회 속에서``/``제2부 사회 속의 오타쿠들`/`제3부 오타쿠와 옴진리교의 3부로 나뉘어 있다. 기존의 오타쿠에 관련된 국내 출간물들이 흔히 오타쿠의 주류를 이루는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게임 시장의 상품성을 나열하는 데 만족했다면, 이 책은 저자가 일본 속 오타쿠들을 직접 찾아가 앙케트하는 현장 탐방이란 방식을 취하여 생생하게 보고함과 동시에 그들을 양산해낸 일본 사회의 문제점을 '사회'와 '집단'이란 제시어와 함께 꼼꼼히 짚어보고 있다.

추천평

내가 오타쿠의 존재를 발견한 것은 몇 년 전의 일이다. 나는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는 일본에 대한 기사거리를 찾고 있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일본 여행 도중 나는 우연히 에티엔 바랄을 알게 되었다. 기자인 에티엔은 일본에 살며, 일어를 말하고 쓴다. 그의 일본 열도에 대한 식견은 탁월한 것으로서, 일본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마를 줄 모르는 샘과도 같다. 혹자는 그를 '다다미화'되었다고, 일본인보다 더 일본스럽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로서는 그저 그가 일본을 좋아하며 자기의 정열을 남들과 나누고자 할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의 정열이 다소 격하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면 그것은 외국인들이 이 나라를 매도하려고 쉽게 동원하는 상투어들에 대해 그가 인내심을 잃을 때이다. 내가 난생 처음 오타쿠란 말을 들은 것은 에티엔 바랄의 입을 통해서이다. 에티엔이 어찌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지, 나는 '오타쿠 현상'을 취재하기로 작정했다.1석 달 동안 우리는 오타쿠들을 찾아 도쿄 지방을 쏘다녔다. 그들을 화면에 담으면서 나는 그들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들의 환경은 어떠한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오늘에 이르러 에티엔 바랄은 오타쿠에 대해 가히 기조가 될 만한 작업을 내놓고 있다. 이 책은 매혹적인 만남을, 그리고 패럴렐 세계2에 대한 계시를 담고 있다. 오타쿠 현상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전조인가? 그것은 새로운 가상 기술에 대한 인간의 적응 사례들을 보여주는가?그 것은 또한 목표도 가치도 없는 사회에서 출발한 젊은 세대, 너무나도 폭력적인 세상과 희망 없는 미래의 가공할 현실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젊은 세대 나름의 대답이 아닐까? 오타쿠는 가상 제국의 첫번째 시민이자 '유목적`nomade' 사회의 한 예시(豫示)가 아닐까? 울타리 안에서, 고치 안에서 오타구들은 세상 현실을 도외시한다. 오타쿠들은 자신의 꿈과 욕구 불만과 환상……에 맞추어 영웅들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만화, 비디오 게임, TV 연속극에서 온 인물들은 사실 노동의 세계, 어른의 세계, 성(性), 그리고 위기에 대한 방패들이기도 하다. 유년과 환상의 세계 속에 기꺼이 남길 원하면서 오타쿠는 노동 시장, 실업률, 고용 투쟁, 혹은 경제 전쟁 속으로의 진입을 최대한 지체시킨다. 반항아이자 일종의 탈영병인 그들은, 스스로가 소속되길 거부하는 우리의 세계를 사용하여 자기 나름의 세계를 만든다. 오타쿠들은 컴퓨터, 만화, 첨단 기술 제품들의 중개를 통해, 그러나 자주 친구와 가족을 소홀히하며 의사 소통하고자 한다. 그들은 화상과 인공 세계의 관조 속으로, 또는 과도하게 미디어화된 세계의 심연 속으로 빠져들면서 안일 가운데 기계와 대결하는데, 비디오 게임기의 대가인 만큼 대결은 십중팔구 그들의 승리로 끝난다. 또래의 소녀들보다 화소 은하계galaxie pixel3의 여주인공들을 더 좋아하는 그들은 첨예화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한편 방을 비디오카세트로 가득 채운다. 이런 현상을 거대한 불안의 표현으로, 세기말 젊은 세대의 심리적 퇴화의 한 표현으로, 또는 사회적 삶의 거부로 간주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오타쿠들을 좀더 가까이에서 바라본다면, 그리고 그들을 직접 접촉해본다면, 이 모든 것을 오히려 생산적인 측면에서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타쿠 현상은 아주 오랜 역사의 현대적 표출, 다시 말해 성년으로의 이행, 또는 가치와 전범을 찾는 유년기의 그 어떤 욕망의 한 표출이 아니겠는가? 일본 사회는 오타쿠들을 조심스레, 아니면 불안스레 고려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젊은이들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어쨌거나 그들은 우리의 아이들이며, 그들의 기이한 탐색과 외설스런 의식(儀式)들은 사실 자기들을 낳은 바로 그 세계를 만나기 위한 시도들 이외에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 전후 세대에 속하고, 수차례에 걸친 산업 혁명의 산물이며, 겉보기에 수동적인 그들은 사회에 대해 독특한 비판을 제기하는 한편 유목적 환경에 대해 놀랄 만한 적응력을 보여준다. 그들은 점점 더 광활한, 초미디어화된, 평화로운, 그리고 첨단 기술이 보급된 우주에 산다. 그들의 숱한 편집증적 행태들은 정작 세상과 접촉하려는, 지표를 찾으려는, 하여 그들의 아버지가 만들어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그만큼의 시도들이다. 오타쿠는 어린 시절과 성년 사이에서 머뭇댄다. 그는 소프트웨어 혁명이 낳은 새로운 풍경에, 후기 산업 혁명기의 현기증 나도록 빠른 변화에 적응하려 애쓰는 존재이다. 첨단 기술에 익숙한 그는 고안하고 검증하고 수집하면서, 종종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이해에 필요한 열쇠를 제공하기도 한다. 겉보기에 수동적인 오타쿠는 사실 우리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하며, 유명한 '유목적' 의식들에 대해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다. 에티엔 바랄과 더불어 앙케트를 하는 동안, 나는 비범하고 매혹적이고 감동적이고 또 매우 인간적인 사람들을 자주 만났다. 소프트웨어와 비디오 게임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신제품 테스트 및 연구 기조 조성에 오타쿠들을 우선적으로 참여시키고, 또 연구원으로 고용하기도 하는데, 그들의 선택은 옳았다. 오늘날 오타쿠들은 세가Sega, 소니, 전문 잡지, 새로운 첨단 기술을 지향하는 기업들, 음반 회사,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국들에서 일하고 있다. 그 어떤 영역도 그들에게 낯설지 않으며, 새로운 제품들과 새로운 경향들은 그들의 해박한 지식과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에 크게 빚지고 있다. 그들 덕분에 일본은 이제 고부가가치 산업 수출국임은 물론 '문화' 수출국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혹시 그려낼 수도 있을 희화와 닮기는커녕 오타쿠는 한 문화의 출현, 일본이 그 중심인 새로운 문화의 출현을 구체화하는데, 그 물결은 벌써 오래 전에 일본 열도의 경계를 넘었다. 오타쿠는 세계적 현상인 것이다. 에티엔 바랄은 전대미문의 앙케트를 통해 탁월한 작업을 수행했다. 나로서는 오타쿠 현상을 발견하게 해준 그에게 크게 감사할 일이다. 우연한 이 발견과 더불어 나는 나 역시 오래전부터 오타쿠였음을 깨달았다! 한 오타쿠를 필름에 담으며 그에게 오타쿠의 정의를 내려달라고 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은 이미 그 정의를 갖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 문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으니까요." 그의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자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디바`Diva」4에 나오는 우체부 쥘Jules은 오타쿠예요! 수집하기 좋아하고, 기술 좋아하고, 물신 숭배하고, 수줍고, 도용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오타쿠지요." 이 책을 읽으며 아마 당신은 나와 비슷한 발견을 하게 되리라. 그런데 혹시 당신은 벌써 오타쿠가 아닌지?
--- 장 자크 베넥스(프랑스 영화감독)
80년대 초반에 누군가 내게 오타쿠 현상에 대해 물었다면 나는 아마도 일본 미디어가 좋아하는 일시적 유행들 가운데 하나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일시적 변덕처럼 보이던 그것이 실은 현대 일본 사회를 그것의 가장 영속적인 기능들 자체 속에서 질문하는 거대한 물결임을 인정해야겠다. 사실 일본만큼 교육과 정보와 소비를 강조하는 사회가 또 있을까? 
오타쿠들이 문제삼는 것은 바로 20세기 말 일본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이 세 지주이다. 오타쿠들은 이 세 분야에서 일본 사회의 과도함에 대해 일종의 촉매 구실을 하는 동시에 그로부터 비롯된 상처를 고스란히 떠맡는다. 아마 병든 것은 오타쿠들이 아니라 그들을 양산해낸 사회일 것이다. 오타쿠 1세대인 기리토시 리사쿠Kiritoshi Risaku는, 만약 중학교 때 친구들이 그를 따돌리고 배척하지 않았더라면 자기는 절대로 고질라Godzilla 같은 괴물들, 그가 텔레비전을 통해 빠짐없이 시청하던 그 고질라 같은 괴물들을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형적인 오타쿠인 그는 연속극의 희생양인 괴물들과 스스로를 동일시했다. 그는 괴물들의 개입을 통해 자신을 경멸하는 학교와 도시를 파괴하던 자기의 환상을 오늘날에도 생생히 기억한다."저는 현실보다 상상 세계가 더 좋아요. 저를 인정해주지도 않는 사회의 규약들을 지켜서 무엇 해요"라고 지금도 그는 말한다. 오타쿠가 되는 것은 기리토시처럼 일본 사회 안에서 자리를 찾지 못하는 수백만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선택이다. 모두가 다 의도적으로 오타쿠가 되지는 않지만, 그들의 자세, 그들의 삶에 대한 선택, 그리고 그들 스스로 누에고치처럼 자아낸 가상 세계에 대한 그들의 선호는 그들이 일본 사회에 동화되기 위해 겪는 어려움을 표징한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왜 점점 더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길을 떠나 만화, 만화 영화, 비디오 게임, 그리고 젊은 스타 가수들로 구성된 가상 세계 속에 스스로를 유폐하는지 이해하고자 했다. 

온 일본이 다 아는 격언이 있으니, "튀어나온 못은 두드려야 한다"가 그것이다. 이 격언은 "그룹에 이로운 사람은 그 구성원들에게도 이롭다"는 원칙에 근거하여 개인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내세우는 일본 정신을 잘 보여준다. 내 논지는 그러므로 일본에게 있어 그룹이라는 이 문제적이고 편재적인 실체를, 일본 사회에 의해 배척된, 혹은 거기에서 스스로 이탈한 존재들을 통해 살피는 것이다. 
끝으로, 슬프게도 유명한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서, 인간 심리에 교묘히 밝은 교주가 일본 젊은이들의 병을 정확히 진단한 바 있는 옴진리교의 세계와 오타쿠 세계 사이에 공교로운 공동 작용synergies이 있음을 독자들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오타쿠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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