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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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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저/홍은택 | 동아일보사 | 2008년 03월 25일 | 원제 : A Walk in the Woods 리뷰 총점8.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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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숲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8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607g | 153*224*30mm
ISBN13 9788970905563
ISBN10 8970905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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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명)

저 : 빌 브라이슨 (Bill Bryson, William McGuire Bryson,윌리엄 맥과이어 브라이슨)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작가’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타임스』와 『인디펜던트』의 기자로 일했다. 유럽을 여행하다 영국의 매력에 빠져 스무 살부터 20년을 거주, 미국으로 돌아가 15년을 살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영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제2의 국적을 갖게 됐다. 그는 2005-2011년 더럼 대학교 총장을 역임했으며, 왕립협회 명예 회원이기도 하다. 현재 영...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작가’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타임스』와 『인디펜던트』의 기자로 일했다. 유럽을 여행하다 영국의 매력에 빠져 스무 살부터 20년을 거주, 미국으로 돌아가 15년을 살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영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제2의 국적을 갖게 됐다. 그는 2005-2011년 더럼 대학교 총장을 역임했으며, 왕립협회 명예 회원이기도 하다. 현재 영국에서 살고 있다.

브로드웨이의 베스트셀러인 『나를 부르는 숲』으로 잘 알려졌다.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태어난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더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신문에서 여행작가 겸 기자로 활동하다, 20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갔을 때는 뉴햄프셔 주 하노버 시에 정착했다. 영국 [더 타임스]로부터 '현존하는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라는 평을 듣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나를 부르는 숲』은 뉴욕타임스에 3년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으로, 빌 브라이슨이 미국 애팔래치아 트레일에 도전한 종주 기록을 담은 책이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한국으로 치면 백두대간에 해당하는, 미국 동부를 관통하는 2,100마일의 등산로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지지만 곰의 습격이나 예상치 못한 기후 변화, 추위 등의 위험으로 가득 찬 대자연과 싸우며 6개월 이상 걸어야만 종주를 마칠 수 있다. 빌 브라이슨은 그저 집 근처에 애팔래치아 산맥이 있다는 이유로 애팔래치아 트레일 종주를 결심하고, 그 이후부터 자신이 종주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 합리화시킨다. 이유가 있어서 결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결심부터 하고 이유는 나중에 짜맞추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종주 도전은 결국 무참하게 실패로 끝나고 마는데, 그 과정을 눈물나게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애팔레치아 트레일을 종주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물이나 주의 사항 등의 정보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묘사와 미국 역사에 대한 배경 설명, 등산로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미국인들에 대한 묘사 등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방대한 양의 과학 정보를 재미있게 풀어낸 과학 교양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오랜 지인이 편집장으로 있는 주간지 [Night & Day]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고독한 이방인(I'm a Stranger Here Myself)』을 비롯하여 『햇볕에 타버린 나라에서(In a Sunburned Country)』,『브라이슨의 성가신 단어 사전(Bryson's Dictionary of Troublesome Words)』, 『모국어(Mother Tongue)』,『잃어버린 대륙(The Lost Continent)』,『작은 섬에서 부친 편지(Notes from a Small Island)』,『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고(Neither Here Nor There)』,『빌 브라이슨의 아프리카 일기(Bill Bryson's African Diary)』,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미국학』,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여행기 시리즈부터 『바디: 우리 몸 안내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등 빌 브라이슨 특유의 글맛과 지성이 담긴 그의 책들은 전 세계 30개 언어로, 1,6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국경을 초월하여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널리 격찬을 받은 저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어벤티스 상과 데카르트 상을 수상했고, 영국에서 출간된 이후 10년 동안 비소설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었다.
오프라인에서는 기자, 번역가, 프리랜서 작가, 미국 라디오 PD, 개발자를 위한 인문사회학 교수, 온라인에서는 오마이뉴스 영문판 편집국장, 네이버의 정보설계책임자(NAO), 카카오의 콘텐츠담당 부사장을 거쳤고 지금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카카오커머스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동아일보 기자 재직 시 워싱턴특파원과 이라크전 종군기자를 역임했다.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이 미국편이라면, 중국편 자전거여행기로 『중국... 오프라인에서는 기자, 번역가, 프리랜서 작가, 미국 라디오 PD, 개발자를 위한 인문사회학 교수, 온라인에서는 오마이뉴스 영문판 편집국장, 네이버의 정보설계책임자(NAO), 카카오의 콘텐츠담당 부사장을 거쳤고 지금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카카오커머스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동아일보 기자 재직 시 워싱턴특파원과 이라크전 종군기자를 역임했다.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이 미국편이라면, 중국편 자전거여행기로 『중국 만리장정』을 펴냈다. 그밖에 『블루 아메리카를 찾아서』,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를 출간했고, 옮긴 책으로는 빌 브라이슨을 국내에 소개한 『나를 부르는 숲』이 대표적이고 『천천히 달려라』, 『리틀 비트와 함께한 여섯 번의 여름』, 『102분』, 『헝그리 플래닛(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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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p 201~202
--- pp 39~41
--- pp.144-145
--- p.415
--- pp 121
--- pp 59~61
--- p.306
--- p.34

출판사 리뷰

몇 년 전까지 영국에서 활동하다 20년만에 미국으로 돌아간 저자(49)는 자신이 살게 된 마을에서 우연히 애팔래치아 트레일(AT, 트레일은 등산길을 뜻함)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AT의 종주를 꿈꾸기 시작했다. AT는 해마다 2000여명이 도전하지만 10%도 안 되는 숫자만이 종주에 성공하는 2100마일(3360km)의 장거리 등산코스로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트레일이다. 특히 미국 인구의 3분의 2가 살고 있는 동부 14개주를 관통, 역사적·문화적으로 의미가 깊은 등산로이다. 백악관 밀레니엄 위원회에서는 AT를 미국 초기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밀레니엄 트레일로 지정한 바 있다.

1500미터가 넘는 봉우리만 350개를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종주 기간만 최소 5개월이 소요되지만 미 동부의 수려한 장관을 관통하는 등산로여서 하이커들에게 '꿈의 트레일'로 불리고 있다. 보통 겨우내 준비한 뒤 3월초 남부 조지아주 스프링어 마운튼에서부터 시작, 북단의 메인주 마운트 캐터딘까지 종주하게 되는데 종주 끝 무렵 만나는 메인주의 가을 단풍을 보는 것은 일생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고 한다.

혼자 종주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여정이어서 저자는 친구와 친지들을 대상으로 함께 갈 사람을 찾았으나 아무도 선뜻 응하는 사람이 없다가 고교 친구인 스티븐 카츠로부터 동행해도 좋으냐는 제안을 받는다.
카츠는 25년 전 유럽 여행을 함께 한 친구로 600 달러를 저자에게 갚지 않은 것을 비롯, 마약소지 혐의로 18개월을 복역한 전력이 있는 전과자. 더구나 알코올 중독증세가 다 치유되지 않은데다 비만 체중이어서 여러모로 등산의 반려자로서는 최악의 상대였다.

그러나 이미 주위 사람들에게 종주에 나선다고 선언하고 고가의 등산용품을 구비한 저자로서는 카츠라고 해도 마다할 입장이 아니어서 그와 함께 종주에 나섰다. 카츠는 종주 자체보다는 종주기간이라도 먹고살 걱정을 잊기 위해서 따라나선 참이라 꼭 종주해야 한다는 동기가 없었다. 또한 천성이 나약하고 감상적이어서 잇따라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저지르지만 사람에 대한 깊은 배려와 애정에서는 성실하고 합리적인 저자보다 훨씬 깊고 넓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의 종주는 결국 실패로 끝나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경력과 성격의 소유자인 두 사람이 힘든 산행중에 불화에서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겪으면서 종주의 성공보다 값진 우정을 감동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추천평

1999년 8월말 여러 가족과 함께 워싱턴에서 66번 하이웨이를 타고 50분쯤 가면 나오는 스카이 메도 파크(Sky Meadow Park)에 놀러갔다. 거기서 40분 더 가면 나오는 셰난도 국립공원에 비해서는 볼품은 없지만 미국식 목장의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소박한 공원이어서 가족과 오붓한 주말을 보내고 싶을 때 가끔 찾곤 했다.
이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자 능선을 따라 좁은 산길이 나왔다. 숲 속에 난 폭 50cm의 호젓한 소로를 걷다가 맞은편에서 쌀 한 가마니는 족히 될 만한 커다란 배낭을 지고 오는 젊은 남녀를 만났다.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그들에게 "어디로 갑니까?"라고 말을 건넸다.
"메인 주요."
범상치 않은 대답이었다. 다시 물었다.
"어디서 오는 겁니까?"
"조지아 주요."
말로만 듣던 애팔래치아 트레일의 종주 등반객(Thru-Hiker)을 마주친 것이었다. 아울러 우리가 걷고 있던 그 길이 그 유명한 애팔래치아 트레일의 일부라는 걸 알게 됐다. 이들은 우리로 치면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있었다. 백두산에서부터 지리산까지는 대략 1600km 정도인데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두 배가 넘는다.
무엇보다 엄청난 거리를 걸어왔고 또 앞으로 더 긴 거리를 걸어야 할 두 사람이 간결하게 처리한 단 두 마디의 대답이 오히려 더 긴 여운을 남겼다. 뭐랄까, 물어본 사람이 스스로 그 거리를 헤아려보면서 머리가 아득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
"사는 곳은 어디인가요?"
진귀한 구경거리를 그냥 쉽게 놓아줄 수 없다. 그들을 따라가면서 질문이 이어졌다.
"볼티모어에 삽니다."
여자가 말했다. 볼티모어는 그곳에서 차로 두 시간을 달려야 하는 거리지만 수천 킬로미터를 맘속에 두고 사는 사람에겐 바로 옆을 스쳐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향을 지나치는데 기분이 어때요?"
마침내 산악인들의 단단한 마음을 흔들어놓는데 성공했다.
"향수(homesick)를 느껴요."
음성이 약간 떨렸다.
"어떻게 이 모험을 하게 됐습니까?"
"대학 졸업 기념입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시간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죠."
그들은 떠났고 이제는 역자의 마음이 흔들렸다. 삶과 인간에 대한 성찰이란 게 이런 걸지 모른다. 직장을 잡고 아이들을 낳고 살다 보면 6개월이라는 시간을 자신을 위해서 온전히 쓸 여유가 없을 것이다. 더 이상 번다한 인간관계에 매이기 전에, 신과 대자연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을 느껴보자. 자신의 체력과 지구력, 인내심, 담대함 그리고 연약함과 무력감, 겁을 시험해보자. 또 백년가약을 맺기 전에 좋은 반려자가 될 수 있는지 서로를 실험하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체험이 있을 수 없다. 그들의 통찰력이 부러웠다. 젊은 나이에 그들은 벌써 그들 앞에 놓여있는 인생의 행로를 꿰뚫어 보고 있지 않은가.
--- 옮긴이의 글 중에서
-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종주하려면 500만 번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브라이슨은 그가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웃음과 예상치 못한 놀라운 통찰력을 남긴다…… 책을 읽는 동안 바보처럼 낄낄거리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정말 희극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커커스 리뷰스

- 만약 자연으로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때 가장 훌륭한 방법은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을 읽는 것이다……. 미국 토박이기질이 살아있는, 건조한 유머로 가득찬 재밌는 책이면서 동시에 매우 진지한 책이다. 독자는…… 들뜨지 않을 수 없다.―크리스토퍼 리먼-허프트, 뉴욕타임스

- 브라이슨은……처음부터 바로 위대한 벗―쿵쿵 걷고, 우스꽝스럽고, 깔끔하고, 지적인 친구였다. 개리슨 케일러나 마이클 킨슬리 그리고……데이브 베리에 필적하는 작가다. 독자들은, 영국 시인 제프리 초서의 생기발랄함을 지닌(또한 길을 걷는) 1급 풍자작가의 손아귀 안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동시에 커져가는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책장을 넘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 뉴욕타임스 북 리뷰

- 브라이슨은 대자연으로 잠수한 뒤, 신출내기 산사나이로서 체득한 자기독립이라는 험난한 교훈을 가지고 떠올랐다……. 그는 끊임없이 당황하는 존재로 자신을 묘사하지만 항상 새롭게 침착해져서 경이와 흥겨움을 맞이한다."―퍼블리셔스 위클리(별표가 붙은 리뷰)
☆ 심각하게 재밌는 책이다……. 브라이슨은 숲과 산의 사랑스러움을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낸다…… 그 자신이 자연의 경이로움이다.―수 타운센드, 선데이 타임스(영국)

- 매혹적이고 흥겹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 빌 브라이슨은 헤어드라이어에 달라붙은 보풀이나 해열제에 대한 에세이를 쓰면서도 우릴 웃길 수 있는 사람이다."―시카고 선-타임스

- 유연함과 유머 그리고 환경에 대해 깨어나는 자각.―마이애미 헤럴드

- 브라이슨은 통찰력있는 여행 안내자이고, 명석하며, 말벗하고 싶은 자연주의자다. 그의 지식은 넓다 못해 선정적이기까지 하다.―휴스턴 크로니클

- 《나를 부르는 숲》은 모험을 찾아, 황야에 뛰어들어 우정과, 새로운 세계에서의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돌아온 두 사나이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허클베리 핀처럼 두 사람의 우정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되고 있다."―메인 타임스 레코드

- 브라이슨의 책은 산과 산길에 대한 놀라운 묘사며 역사기록이다…… 위대한 그의 유머감각 때문에 이 여행을 한번 떠나보고 충동이 인다.―북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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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고요한 숲과 반짝이는 호수를 걷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w******7 | 2013-02-15

마치 비를 흠뻑 맞은 것처럼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젖은 머리칼이 자꾸 이마에 달라붙었다. 코로 흡입하는 산소로는 도저히 터질듯한 허파를 채우지 못해 입으로 가쁜 숨을 쉬어야 했다. 한발 한발 오르는 발걸음이 무거웠고,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비명을 질러댔다. 무거운 배낭은 어깨를 짓눌렀다. 눈으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기 위해 손등을 가져가는 동작조차 힘겨웠다. 무엇보다 목이 타들어 갔다. 물은 다른 일행의 배낭에 들어있었다. 내 배낭엔 쌀과 참치캔 등 식사거리만 잔뜩 들어있었다. 설마 다른 일행들과 떨어지리라곤 상상도 못했었다. 물을 딱 한 방울만 마셔도 소원이 없을 것 같았다. 철퍼덕 바닥에 쓰러져버리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다잡고 한발씩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을 읽다가 오래된 옛 기억이 떠올랐다. 그와 그의 친구 카츠가 무거운 배낭을 메고 숲과 언덕을 걸어가는 모습이 마치 그날의 내 모습처럼 느껴졌다. 대학 1학년 때, 설악산이었다. 어려서부터 산동네에서 자랐고, 산을 자주 오르내렸기에 산행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행과 떨어져 혼자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고, 곧 페이스를 잃어버려 거의 탈진 직전의 상황까지 갔다. 초반에 카츠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조소를 보내며 읽다가, 곧 그때의 내 모습을 떠올리고는 부끄러워졌다. 또 산행을 이어가면서 다양한 상황들이 등장할 때마다 다른 기억들도 떠올랐다. 영하의 날씨와 폭설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읽을 때는 군대에서 겪었던 한겨울 혹한기 훈련이 생각났고, 며칠씩 비를 맞아가며 걷는 모습을 읽을 때는 여름 유격훈련이 생각나기도 했다.

 

빌 브라이슨과 카츠가 시도했던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험난한 산길을 3천 360킬로미터를 걷는 것이다. 역자 후기에 의하면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백두대간을 종주한다면 대략 1천 400킬로미터 가량 될 거라고 한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의 절반도 안 되는 거리다. 그리고 책 마지막에 빌 브라이슨 스스로 걸었다고 밝힌 거리와 거의 비슷하다.(그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1천 392킬로미터 걸었고, 그건 전체 길이의 39.5%밖에 안 된다고 한다.)

 

비록 도중에 차를 얻어타거나, 택시를 타고 일부 구간을 건너뛰기도 했고, 바쁜 일 때문에 몇 달을 집으로 돌아와 지내기도 했고, 결국 종착지인 캐터딘을 밟지 못했지만, 그들은 온 힘을 다해 걸었다. 그것은 분명 그들의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을 것이다.

 

친하게 지냈던 후배는 대학 졸업을 1년 앞두고 학교를 그만두는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지금껏 막대한 등록금과 시간을 바친 학교를 떠났다. 그 결단을 내리기 전에 부산에서 강원도 양구(자신이 군 생활을 했던)까지 걸었다. 당시에 나는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후배는 더위에 시달리고, 비를 맞으며 약 한 달을 걸었다. 돌아와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를 정리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빌 브라이슨과 카츠와 그들이 만난 수많은 종주객들과 양구를 행해 걸었던 후배가 부러워졌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제주 올레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 걷는 길이 유행되는 현상도 이해가 되었다. 사람은 걷다보면 절로 복잡한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또 새로운 결심을 굳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6개월이나 애팔래치아를 걸을 수는 없겠지만, 가깝게 갈 수 있는 산과 숲을 자주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추천한 책이었다. 단순히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었던 경험만을 담아낸 책은 아니다. 빌 브라이슨의 다른 책을 읽었다면 아마도 잘 알 것이다. 특유의 위트와 유머 그리고 방대한 지식과 성찰이 엮인 훌륭한 작품이다. 그와 카츠의 좌충우돌 여행기도 재미있지만, 국가 정책이나 자본주의 문명 자체를 시니컬하게 비판하는 대목들도 흥미롭다. 가끔 등장하는 마치 신문기사 같은 느낌의 구체적인 사건사례나 역사적 지식들도 이 책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감초 역할을 해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숲과 자연을 존중하는 그의 철학적 태도와 사색들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여러 지식과 그를 관통하는 위대한 사색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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