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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 미술 순례

서경식 | 창비 | 2002년 02월 28일 리뷰 총점8.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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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88g | 155*209*20mm
ISBN13 9788936470746
ISBN10 893647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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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51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나 1974년 와세다대학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도쿄케이자이대학 현대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6년부터 2년간 성공회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머물며 한국의 다양한 지식인, 예술가들과 교류했다. 1995년 『소년의 눈물』로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았고 2000년 『프리모 레비로의 여행』으로 마르코폴로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민주주의 실현과 소수자 인... 1951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나 1974년 와세다대학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도쿄케이자이대학 현대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6년부터 2년간 성공회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머물며 한국의 다양한 지식인, 예술가들과 교류했다. 1995년 『소년의 눈물』로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았고 2000년 『프리모 레비로의 여행』으로 마르코폴로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민주주의 실현과 소수자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제6회 후광김대중학술상을 받았다. 저자는 1970년대 ‘재일조선인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알려진 조작 사건으로 구속되었던 형들(리쓰메이칸 대학 교수인 서승과 인권운동가인 서준식)의 석방과 한국 민주화를 위해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이때의 경험은 이후의 사색과 문필 활동, 강연으로 연결되었다.

한국에는 1991년 출간된 『나의 서양 미술 순례』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그 밖에 『청춘의 사신』, 『디아스포라 기행』, 『난민과 국민 사이』,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시대를 건너는 법』, 『고뇌의 원근법』, 『언어의 감옥에서』, 『나의 서양음악 순례』,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 『나의 조선미술 순례』, 『시의 힘』, 『내 서재 속 고전』,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책임에 대하여』(공저) 등의 책이 소개되어 있다.
역자 : 박이엽
1936년 출생하여 <아차부인 재치부인> <오늘도 푸른 하늘> 등의 방송 드라마를 썼고, 저서로 『여명 2백년』24권과 『죽어가는 천황의 나라에서』『늙은 수부의 노래』등 많은 번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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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

박상준 laughter@yes24.com
『서양미술사』에 부친 곰브리치의 서문을 보면, 그가 가장 염두에 두는 이 책의 독자는 "자신들의 힘으로 미술 세계를 발견한 10대의 젊은 독자"들이며, 이들은 "유식한 체하는 전문 용어의 나열이나 엉터리 감정들을 재빨리 알아내어 분개할 줄 아는 비평가들"이라 적혀 있다. 현학적인 용어의 남발이나 얄팍한 감정의 나열로 채워진 글은 현명한 독자(아마추어 비평가)들에 의해 바로 걸러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들을 분노케 하지 않고 감동과 외경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그런 글(책)에는 한동안 지속될 수 있는 생명력이 깃들이게 마련이다.

하나의 붐으로서 미술관 기행기나 그림 읽기에 대한 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눈밝은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고, 되읽히는 책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나의 서양미술 순례』이다. 지난 1992년 창비 교양문고판으로 출간되었을 때는 흑백도판이었으나, 이번에 칼라도판으로 교체되고, 겉표지는 양장으로 씌워져 새로 나왔다.

이 책은 요즈음 흔히 볼 수 있는 '서양미술 감상의 길라잡이'책이 아니다. 형식적으로는 유럽의 미술관 순례기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사실 미술관 관람기로서도 거의 원조격이지 않을까), 지난 10년간 이 책의 생명을 유지해주었던 것은 저자가 작품들과 대화하면서 생생히 드러내는 '깊은 슬픔'과 절제된 '분노'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슬픔과 분노는 굴곡진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는 그의 가족사에 기인한다. 재일동포 2세로 태어났다는 것―이것이 왜 슬픔과 분노를 담보할 수밖에 없는지 알고 싶다면, 비디오 가게에 가서 라는 영화를 골라보시길, 그나마 가장 유쾌하게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로 인해 두 형(서승, 서준식씨)을 0.72평짜리 시멘트 독방에 놓아두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의 "어깨 위에 지워진 부당한 운명의 무게"였다.

어깨 위에 얹혀진 운명의 십자가 때문인지 저자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마력을 간직한" 작품들에서 드러나는 공통된 것은 고통과 상처이다. 그것은 육신에 가해지는 아픔으로 표현되거나 그림 속 인물들의 "강렬하면서도 고요한" 슬픔을 담은 눈길로 나타나곤 한다.

가령, 옥수수 껍질마냥 벗겨지는 다리 가죽의 아픔을 아는지, 초점을 잃은 채 허공을 바라보는 (아직 살아 있음의 증거인) 눈동자의 수인을 그려낸 <캄비세스왕의 재판>이나, 제자들에게 옆구리의 상처를 손가락으로 헤집어 보여주는 <상처를 보여주는 그리스도> 같은 작품은 육신의 상처와 고통의 극단을 보여준다.

저자의 눈에 포착된 궁정의 난쟁이나 신분을 알 수 없는 여인네, 화가 쑤틴 등의 인물은 "아련한 두려움과 슬픔을 담고 있는" 눈길을 지니고 있다. 감옥에 갇혀 고문과 체형을 받고 있는 두 형과 그 형들을 외부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누님, 어머니를 아우르는 자신의 시선이 그림 속에서 확인되는 것 같다.


좀더 구체적으로, 갇혀 있는 형들의 고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바라보는 사람으로서의' 저자는 고흐의 동생 테오에 자신의 모습을 겹쳐놓는다.

"현세적인 가치관에 대한 순수한 저항을 관철하기 위해서도 의식주 따위 현세적인 뒷받침은 필요하다. 이 단순한 모순이야말로 옛날옛적부터 창조자·구도자·혁명가를 괴롭혀 왔다. 그래서 그는 자기 자신에게 채찍질을 해대지만, 그런 행위는 그 채찍의 의미를 이해하는 자까지도 함께 쓰러뜨리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슬픔과 고독'은 고흐(형들)에게뿐 아니라 테오(나)에게도 있었다. 그것을 처절한 색채감각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형의 역할이었고, 그것을 말없이 감수하는 일이 아우의 몫이었다."

결국, 이 책 『나의 서양미술 순례』는 자신이 품은 '슬픔과 고독'의 표현물이자 고통받고 있는 자와 그것을 고통스럽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자 사이의 단절을 인정할 수 없었던 저자의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물일 것이다.

책 속으로

---pp. 48~49
--- p.126
---pp. 58~60

출판사 리뷰

그동안 많은 독자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왔던 서경식의『나의 서양미술 순례』(1991년 일본에서 출간, 1992년 한국에서 번역본 출간)가 새로운 장정으로 꾸며져 개정판으로 나오게 되었다. 더욱 생생하고 세밀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40여컷의 흑백도판을 칼라도판으로 교체하고, 독자들이 읽기 쉽게 판형을 키운 것이 이번 개정판의 특징이다.
저자 서경식은 1951년 일본 쿄오또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이다. 와세다대학에서 프랑스문학을 공부한 뒤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며『어린이의 눈물』(일본 에쎄이스트클럽상 수상)『쁘리모 레비(Primo Levi)로의 여행』(마르코폴로상 수상)『분단을 살다』『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청춘의 死神』 등을 간행했고, 현재 토요꾜오 케이자이(東京經濟)대학 현대법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나의 서양미술 순례』는 저자가 서양의 여러 미술관,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접하였던 미술품들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평이하고 유려한 문체로 자유분방하게 피력해놓은 일종의 연작 에쎄이다. 하지만 이 책은 '미술감상의 길잡이'라는 개념에 갇히지 않는다. 이 책에는 한국의 정치현실과 가족과 개인의 수난의 역사가 있고, 치열한 사색과 독특한 체험의 기록이 담겨 있다. 주지하듯이 서경식은 1971년 한국의 군사독재정권의 감옥에 두 형(서승, 서준식)을 빼앗기고, 20여년간 조국의 옥중에 갇혀 있는 형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노심초사 통고의 세월을 산 재일동포 지식인이다. 서승, 서준식 형제가 감옥에서 잔혹한 고문을 당하고, 사형선고를 받고 단식투쟁을 벌이는 동안, 서경식과 일본의 가족들은 이들을 살려내고 구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삶의 전부였다 한다. 형들을 돌보는 나날중에 훌쩍 떠난 첫 유럽여행길에서 마주친 미술작품 속에서 저자는 우리 근현대사의 질곡과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자신의 가족사를 통감하며 그 의미를 읽어간다.
새로 붙인 개정판 후기에서 저자는 책을 출간할 당시 30대였던 자신이 50대가 되어 느끼는 소회를 밝힌다. 유신 이후 민주화과정이 진전되어 옥중에 갇혀 있던 두 형이 석방되고 문민정권 탄생과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여전히 일본의 우경화는 위험수위를 치닫고 있으며 미국은 얼마 전까지 세계 최빈국 아프가니스탄에 폭탄을 쏟아부었다. 저자는 전쟁과 대량학살, 난민의 시대가 세기를 넘어 계속되고 있음을 느끼며, 30대의 자신이 책에 적었던 "희망과 절망의 골짜기에서 역사 앞에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을 다할 뿐"이라는 말을 되새긴다.
프라 안젤리꼬, 쑤띤, 고야와 벨라스께스, 고흐, 레온 보나, 삐까쏘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들은 고난으로 얼룩진 피흘리는 인간의 모습이 담긴 것들이었다. 저자는 정밀한 아름다움을 지닌 작품 속에서도 살아있는 인간의 모습을 읽고, 작품 밑바닥에서 솟구치는 저항의 예술혼을 캐올린다.
체험에 뿌리박은 진지한 시선과 예술과 인간을 둘러싼 깊은 사색이 돋보이는 이 독특한 미술기행서와 많은 새로운 독자들이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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