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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6년 04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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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56쪽 | 372g | 152*210*20mm |
ISBN13 | 9791157031795 |
ISBN10 | 115703179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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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사람에게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인간 알레르기라고 명명한 것은 단지 증상이 알레르기와 같아서만은 아니다. 오늘 생밤을 먹고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켰지만, 내일 다른 생밤을 먹는다고 해서 알레르기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인간 알레르기의 원인은 '너'가 아니라 '나'다.
'인간 알레르기'라는 용어도 그렇지만, 책의 초반부에서도 관계 장애에 대해 계속해서 언급함으로써 마치 모든 인간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심각한 정신적 장애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가볍든 무겁든 약간의 알레르기는 하나씩 갖고 있듯이 인간 알레르기도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다. 특히 도시사회에서는 알레르기가 발병하기 쉬운 환경이 지천에 널려있다. 물론, 인간 알레르기도 마찬가지다. 살면서 사람 한 번 싫어해 본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인간 알레르기인 사람의 또 다른 특징은 편안함이나 밝고 온화한 감정이 줄어들고 부정적인 감정만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불쾌함이나 짜증, 불안이 심해지는 것은 시작일 뿐이며, 분노나 원망 같은 격렬한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폭발하거나 자기 자신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부을 때도 있다.
인간 알레르기 환자의 특징은 단순히 평소에 부정적이고 짜증을 곧잘내는 사람이라고 일차원적으로 단정지을 순 없다. 마치 싸구려 심리테스트처럼 감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들은 크게 두 부류가 있다. 겉으로 분노를 자주 표출하는 사람, 속으로 삭혀서 자신을 썩히는 사람.
우선, 알레르기가 발병하기 쉬운 환경과 인간의 본질적 특성을 각종 심리학적 연구로 설명할 수 있다.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보는 사람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본다는 것이 인간 알레르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꼭 농담같지만 꽤 일리 있다.
1. 스캔한다.
2. 단점이 보인다.
3. 나와 맞지 않을 것이다. 난 저런 인간들 딱 질색이더라
4. 거부감이 든다. 선입견이 생긴다.
5. 상대의 모든 행동이 단점을 기준으로 보인다.
6. 거부감이 점차 커지고 함께 있는 것도 불편하다.
7. 혐오감에 가까운 감정을 느낀다.
8. 인간 알레르기 짜잔
극단적인 것 처럼 느껴지겠지만, 5단계까지 진행되는 데는 사실 5분도 안 걸린다. 이 증상을 '알레르기'라고 부르는 것은 말 그대로 알레르기 증상처럼 번지기 때문이다. 알레르기가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는 확산, 도미노 반응, 확대재생산, 변질이 있다. 즉,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번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테면, 내게 어느 날 갑자기 꽃가루 알레르기가 생기고는 연달아 동물 털 알레르기, 견과류 알레르기가 생겼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 주먹씩 집어먹던 마카다미아만 먹으면 입술이 퉁퉁 붓는 것이다. 이는 화학 구조가 비슷한 물질이 들어 있으면 내 몸 속 항원체가 다른 물질임에도 이물질로 인식하고 거부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인간 알레르기 역시 번지면서 서서히 나를 잠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한 사람뿐만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거부감이 유사한 특징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되면 무조건 거부하라는 경고 신호를 강하게 내뿜는 것이다.
겉으로 내보이는 것은 자신의 거짓된 모습이며 행동과 마음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가진 것도 중요한 징후다.
인간 알레르기의 환경적 원인 중 한 가지로 저자는 경쟁 사회를 꼽는다.
행복도 성공도 승자가 독점하는 것이므로 누군가가 그것을 손에 넣으면 그만큼 자신의 몫을 빼앗기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타인의 행복이나 성공은 질투해야 할 원통한 일일 수밖에 없다.
의외로 주변인이 경쟁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선한 사마리아인들도 꽤 있지만, 대다수가 상대방의 일이 안 풀릴 때 쾌감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남의 불행은 짜릿해!
여기서 성악설의 대가들인 마키아벨리와 순자 심지어 사람 좋은 장자크 루소의 이론까지 성악설에 끌어 모아 마치 인간은 본래 사악했다는 듯한 여지도 남긴다.
인간이 사악해진 근본 원인으로 우열을 자각하는 데서 생긴 질투심을 꼽은 건 루소의 혜안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말에 적극 동의할 수 있는 한 가지 연구가 떠올랐다. 두 마리의 원숭이를 각각 다른 우리에 가둬 둔 다음 유도하는 행동이나 간단한 문제를 맞힐 때마다 보상으로 오이를 줬다. 그러다 다른 한 마리에게 포도를 주자 오이를 받은 다른 원숭이가 우리 밖으로 오이를 집어 던지고 분노하는 것이다. 내 것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상대방이 갖고 있는 것의 크기가 크면 분노가 치솟게 된다. 포도가 아니면 오이조차 가치를 잃어버린다. 어제까지만 해도 오이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부르고 행복했는데 말이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인간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질투심과 불행감에 주목했으며 그것을 '르상티망'이라고 불렀다. 에 사상은 훗날 나치 세력이 권력의 도구로 잘 이용했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인간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타나토스 심지어 멜라니 클라인의 '부분 대상관계'와 '전체 대상관계', 정신 분석학자인 하인드 코헛의 균형적 자기애 이론을 설명한다. 이 모든 이론의 공통점은 어렸을 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타인을 자신과 다른 존재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로 자라면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공격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공격성은 타인에게 향할 수도 있고 자신에게 향할 수도 있다. 지나친 자기애성 인격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타인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열등감으로 가득차 타인에게 지속적으로 자신을 칭찬하길 요구한다. 심각한 답정너는 자신도 타인도 사랑할 줄 모르는 자기애성 인격장애로 여기고 너그러이 대해주도록 하자.
애착이론으로 유명한 존 볼비와 해리 할로의 연구로, 지금은 애착이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 요소라는 것이 널리 알려졌다.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원활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애착 장애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고 한다. '회피형'과 '불안형'이다.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정작 사귀게 되면 소홀하다는 이유로 매번 한 달을 멀다하고 차이던 지인이 떠오른다. 막상 깊은 관계를 맺는 데에 자신도 모르게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던 건 아닐까. 또 다른 애착 장애로는 '불안형'이 있다. 애인의 휴대폰을 시시때때로 감시하는 것은 물론 과도하게 상대에게 의존하고 집착하는 모습이다. 애착 장애는 자신이 부모에게서 받은 부족한 애착 때문에 자식을 키울 때도 어려움을 느낀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애착의 부족은 부적합한 인간 관계를 맺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해한 존재를 걸러낼 수 있는 면역 체계의 역할을 하는 애착이 부재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계속해서 나쁜 남자 또는 나쁜 여자에게 끌리고 속고 우는 연애 방식을 고수해왔다거나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지인들이 하나 둘 사기꾼이나 정신 상태가 불안정한 사람으로 밝혀진다면 자신의 내부에 문제가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꺼릴 만큼 위험한 사람이라도, 어린 시절부터 가까이 지냈을 경우에는 저항하지 않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성인이 된 이후 만났다면 위험을 느끼고 경계경보가 울렸겠지만, 이 경우에는 그런 면역 체계가 발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람에게 친밀감이나 안도감을 느껴 빠져들기도 한다.
이 같은 모습은 과잉 보호 아래에서 자란 아이에게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다. 즉, 부모라는 안정된 애착이 지나치면 이미 면역체계가 완성이 되었음에도 외부와 접촉이 지나치게 제한됨으로써 한정된 균에만 면역력을 발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들은 면역되지 않은 외부의 것들이 나쁜 것인지 좋은 것인지 구분할 분별력도 면역력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쉽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마음의 면역 체계는 몸의 면역 체계와 공통점이 많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여러 가지 방어 메커니즘에 대해 다룬 부분은 특히나 재밌게 봤다. 우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어 메커니즘인 '억압', 가장 저비용 고효율을 자랑하는 수면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치환', 자신을 공격하는 존재에 자신을 대입하는 '동일시' 그리고 자신을 미워하는 존재를 미워할 수 없을 때 나타나는 '반동형성'이 있다. 이는 학대당한 아이가 어처구니 없이 효자가 되는 경우라고도 한다. 마치 자신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경멸하던 문정왕후를 오히려 성심성의껏 섬기던 인종의 관계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또는 마치 순백처럼 선하게 보이는 '승화'라는 방어 메커니즘도 있다. 학대 당한 자신의 경험을 마찬가지로 학대 당한 아이들을 도우면서 치유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일차원적인 방어 메커니즘인 '행동화'가 있다. '행동화'의 대상이 자신을 공격한 상대일 경우에는 복수라는 짜릿한 감정이 들어가지만, 이것이 약자에게 향할 때는 문제가 된다. 드라마틱한 방어 메커니즘으로는 '해리'와 '격리'가 있다. 일명 "누구세요..?"라고 볼 수 있다. 살인을 저질렀을 때 드는 과도한 죄책감이 다른 감정으로 나타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고 한다. 인간의 방어 시스템은 굉장히 정밀하고 신비로우면서도 이기적이다.
계속해서 인간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원인을 보자.
누구나 상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일정 기준이 있다. 상대를 이물질로 여기는 일정 기준도 갖고 있다. 이는 모순적인 모양을 이해하는 기준이 된다. 다소 냉혹하긴 하지만 가장 외부적이면서 보편적인 기준으로는 외모가 있다. 일례로 예쁜 여자가 길을 물었을 때는 친절히 안내까지 가능하지만 성적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여자가 길을 물었을 땐 비교적 길 안내가 간략해지는 것이다. 보다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시간이 있다. 가령 아무리 호감을 느끼던 사람이라도 약속을 어긴다는 것은 지금껏 쌓아온 신뢰를 모두 무너뜨리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개개인마다 자신만의 허용 범위라는 기준이 있게 마련이다. 살아온 환경의 차이도 허용 범위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개방적이고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말하는 것이 옳다고 배우며 자란 세대와 어른은 공경받아야 마땅하다고 배우며 자란 세대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게 나와 부장님의.. 아 아닙니다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무례함이나 단점을 발견하는 순간 앞서 언급했던 인간 알레르기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일사천리다. 허용 범위라는 것은 물론 개개인에 따라 무궁무진하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바로 '대화 방식'이다.
이를테면 당신이 야구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야구 선수 이야기를 꺼냈다고 치자. 그러나 곧 흥미 없는 스케이트 선수 이야기로 화제가 바뀌면 무시당했다고 느낄 것이다. 자신의 일이 얼마나 힘든지 막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상대방이 "그보다 언제쯤 과장으로 승진할 거야?"라고 되물으면 더이상 이야기할 마음이 없어질 것이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이런 식의 대화를 계속해서 했었다. 나는 이들을 통틀어 공감 장애 또는 또라이라고 일컫는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먼저 주말엔 어떻게 지내요? 라고 물어서 한창 얘기 중인데 갑자기 저기 삼겹살 집이 새로 생겼네여라며 말을 끊거나 아 어제 허리를 삐끗해서 아프다고 말하면 그깟건 아무것도 아니고 자기가 더 아팠던 이야기를 한다던가. 자기가 질문하고 대답은 듣지 않는다던가 어떤 주제로 얘기해도 기승전'나' 또는 '내 지인이 그랬는데..'라고 대화가 끝이난다. 가장 최악인 건 저 모든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랑 같은 학교나 직장에 다니면서 피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또한 대체로 이런 부류는 대놓고 말을 하면 적이 되거나 공손하게 사과하면서 또다시 반복할 확률이 높다. 또는 꺼내는 주제마다 부정적으로 대꾸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끔은 이런 인간들을 싸이코패스라고 칭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분노가 끓어 오르기도 한다. 정말 가끔은 영화 <퍼지>처럼 일년 중 단 하루만 모든 법을 무력화 시키는 법이 통과된다면 제일 먼저 옆구리에 칼 꽂고 달려가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법은 위대해.
안타깝게도 자폐증이나 adhd같은 발달 장애는 유전적 요인으로 인간 알레르기를 갖고 태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안정된 애착을 맺으면서 완화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 말하는 인간 알레르기의 시작도 애착이고 끝도 애착이다. 애착(attachment)의 부재에서 출발한 알레르기 증상은 애착의 안정으로 치유할 수 있다.
불안형 애착 성향인 사람은 타인에게 의존하는 성질과 공격하는 성질이 공존하기 때문에 양가형이라고도 부른다. (...) "무슨 일 있어?"하고 걱정하는 남편의 말에 "당신은 꼭 말을 해야 알아?"하고 짜증스럽게 대답하는 것은 전형적인 양가형 애착 성향의 반응이다. 배려와 친절을 받고 싶지만 실제로 상대가 배려하면 튕기는 듯한 반응을 하고 만다. 양가적인 반응의 밑바탕에는 좀 더 큰 애정일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 기분을 충족해주지 않는 데 대한 분노가 상대방을 책망하거나 거부하는 반응으로 나타난다.
알레르기도 치유 방법이 있듯이 인간 알레르기도 증상을 완화할 방법은 분명히 있다.
자연적인 치유 방법인 수면과 꿈 그리고 자신의 기분과 상처 받았더나 분노한 상황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면서 감정을 분출하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은 치유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이는 특히 부조리한 상황의 원인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는 유형의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예를 들어 상사의 말도 안 되는 요구나 인신 공격을 '권력 남용'이나 '성희롱'이라는 이름으로 정의 내리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고 혼란스러워하거나 자책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사실과 추측을 구분하는 것이다. 가령 상사가 당신에게 훈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사건건 당신에게 트집을 잡고 싶어 안달이 났다는 것은 추측이다. 물론, 상사에게서 직접 그 말을 듣지 않는 한 말이다.
우리는 표정이나 태도, 분위기를 '사실'로 착각하기 싑다.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거나 '화난 것 같다'거는 것은 사실러럼 생각하기 쉽지만, 다분히 보는 사람의 추측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의 표정 인지의 정확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남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인간이란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걱정하면서도 자신 이외의 사람에게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객관적으로 상대방을 분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점, 그럭저럭 받아들일 수 있는 점, 장점을 꼽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점을 완화시킬 수 없다면 차라리 그 환경을 벗어나는 것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득일 수 있다.
격렬한 거부 반응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뭔가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가족에게서 주로 바라는 것은 사랑이고 사회에서 주로 바라는 것은 인정이다. 내가 주체할 수 없이 화가 나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그렇다면 '나는 방금 내 행동으로 상대방에게서 원하는 것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까지 생각하면 확실히 더 객관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래, 그렇게 길길이 날뛰는 내 모습은 침팬지나 진배없었지'라고 생각하고 나면 이불을 차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입장을 바꿔서 볼 수 있다. 내가 침팬지 아니 인간 알레르기의 유발원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그가 나를 마음 놓고 편한 안전기지 즉, 곁에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놓이는 관계가 되려면 상대가 고민을 말할 땐 함부로 조언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견디기 힘든 인고의 시간이지만, 상대가 원하는 것은 오직 들어주고 진심어린 표정과 가벼운 고개 끄덕임이라는 것을 머릿속에 새기고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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