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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공간과 풍경은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

전남일 | 돌베개 | 2015년 12월 31일 리뷰 총점8.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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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5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674g | 160*220*21mm
ISBN13 9788971997055
ISBN10 8971997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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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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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건축학자. 가톨릭대학교 소비자주거학 전공 교수.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 독일 라인-베스트팔렌 아헨 공과대학교에서 건축학으로 디플롬(diplom)과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간건축’에서의 실무를 거쳐, 2001년도부터 가톨릭대학교에 재직 중이며 주거 계획, 주거의 역사, 주거의 사회학 등을 주로 공부하고 있다. 독일 아헨 공과대학교에서 공부할 무렵부터 근·현대 주거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그는 ... 건축학자. 가톨릭대학교 소비자주거학 전공 교수.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 독일 라인-베스트팔렌 아헨 공과대학교에서 건축학으로 디플롬(diplom)과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간건축’에서의 실무를 거쳐, 2001년도부터 가톨릭대학교에 재직 중이며 주거 계획, 주거의 역사, 주거의 사회학 등을 주로 공부하고 있다. 독일 아헨 공과대학교에서 공부할 무렵부터 근·현대 주거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그는 외국의 사례보다는 우리 주거 변화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국의 주거의 변화 과정에 관한 연구를 시작,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의 탐구의 대상은 우리에게 익숙한 ‘집’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좁게는 그 안의 공간의 변천의 과정부터 넓게는 그 집을 존재케 하는 사회의 변화 과정까지 아우른다. 집을 둘러싼 변천의 과정에 관한 그의 탐구로 인해 우리는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부터 그것의 배경까지 깊고 넓게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조망은 이미 ‘물성을 가진 재화의 대상으로 굳어져 버린’ 집이라는 것이 갖는 좀 더 근원적인 원형의 의미를 돌이켜보게 한다. 『한국 주거의 공간사』, 『독일 근·현대 주거 건축』 등을 펴냈으며, 『한국 주거의 공간사』와 함께 그가 주도적으로 이끈 ‘한국 근·현대 주거의 역사’ 시리즈 가운데 『한국 주거의 사회사』와 『한국 주거의 미시사』에 저자로 함께 했다. 이외에도 근대 이후 주거의 변화 및 현대 주거의 건축적·공간적·사회적 속성에 관심을 두고 수십 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꾸준히 발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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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집 안팎을 둘러싼 공간과 풍경의 변화,
그 이면에 흐르는 시간의 흔적들에 관한 디테일한 관찰기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떠올려보자. 머릿속에 비슷한 이미지가 그려질 것이다. 아파트는 말할 것도 없고 단독주택에 살고 있더라도 대부분 공간의 구조와 쓰임새는 비슷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거실이, 거실을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들이 각각 사용하는 침실이 배치되어 있고, 입식 부엌과 수세식 화장실이 기본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부만 그럴까. 집의 모양새 역시 떠올리는 풍경은 비슷하다. 빽빽한 아파트 숲이거나 다세대주택 단지거나, 단독주택 단지가 대부분이다. 집의 외부만 그럴까. 집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와 살던 자녀들은 장성하면 취업, 진학 등으로 집을 떠난다. 직장과 학군에 따라 이사를 다니는 것은 이미 익숙한 일이고, 한 사람이 태어나는 곳은 더 이상 집이 아니고 병원이 대부분이며 이제 세상을 떠나는 곳 역시 집이 아닌 요양원이나 병원인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그 내부의 쓰임새는 물론 집 자체의 형태,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까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 사회적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런 현재의 주거 공간은 당연히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익히 알고 있듯 이러한 변화는 개화기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서구의 주거 형태가 우리의 전통과 접목되면서 생긴 결과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대부분 여기까지다. 그러나 이러한 막연한 상식 뒤에는 사회적, 문화적 접점에서 일어난 현상과 변화 과정의 층위들이 존재하고, 그러한 현상과 변화의 과정들은 우리 사회가 지난 몇 세대 동안 경험한 변화의 총체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고 있는 집, 즉 주거의 공간이라는 것은 단순히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지난 몇 세대 동안 경험한 사회 문화적 현상의 응축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우리 주거 공간의 문화에 관해 연구해온 전남일 교수의 책 『집-집의 공간과 풍경은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는 바로 이러한 물성으로서의 집이라는 공간의 이면에 흐르고 있는 시간과 풍경의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집을 둘러싼 익숙한 풍경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변화상을 새삼스럽게 돌아봄으로써 미시적으로는 집 안의 공간부터, 거시적으로는 삶의 풍경을 구축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까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집 안 구석부터 집을 둘러싼 사회적 현상까지
집을 테마로 미시와 거시를 아우르는 시선의 점층적 확장


『집-집의 공간과 풍경은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는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1부. 집 안 구석구석의 역사_집 쓰임새의 변천사’에서는 우리가 잠에서 깨고 저녁에 다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일상을 누리는 집 안의 구석구석이 전통 주거의 공간에서 오늘날까지 어떤 변화를 거쳐 왔는지에 대해 살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살피는 저자의 시선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변화 또는 사실적 내용만을 이야기하고 전달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이를 테면 남녀가 유별했던 안방과 사랑방이 부부가 함께 쓰는 침실로 변화화는 과정을 살피면서 성별 중심으로 구획이 나뉘던 공간이 세대별로 영역이 나눠지고, 아울러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씻고 배설까지 이루어지던 방의 기능이 잠을 자는 기능 중심으로 바뀐 것과 동시에 각각의 기능을 담당하는 새로운 공간이 들어오면서 일어난 가족 문화의 변화를 함께 살피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주거 공간에서 집 안의 중심이었던 대청이 사라지고 그 중심이 거실로 바뀌면서 일어난 공간 구조의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지를 들여다볼 뿐만 아니라 여성만의 공간이었던 부엌이 온 가족의 공간으로 거듭난 과정을 통해 가족 내에서의 여성의 위상의 변화와 가족 구성원의 평등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집 밖에 있던 변소가 집 안으로 들어와 최첨단 화장실로 바뀌는 과정을 집요하게 살피고, 장작을 때던 온돌방이 가스 보일러로 변화하는 과정을 되짚으며 그 사이에서 일어난 사회적 인프라의 변화와 집이라는 공간을 둘러싸고 등장한 당대의 다양한 의견들을 청취한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또한, 우리의 집이 지닌 고유한 문화적 속성과 한국적 유전자 역시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2부. 당신의 집은 어디인가_집 생김새의 변천사’에서는 사는 곳이 그 사람의 경제적 지표를 설명해주는 요즘의 세태가 단지 오늘날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선 응시한다. 한옥 중심에서 양옥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주거 공간이 근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일별하고, 한 지붕 아래 여러 가족이 살아가는 풍경의 출발이 무엇으로부터 시작된 것인지를 살핌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다세대 주택의 원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또한 고시원이나 오피스텔, 원룸 등 호칭과 그 경제적 층위는 다양하지만 결국 한 칸짜리 방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지는 오늘날의 주거 형태를 애초 도시로 유입된 이들이 갈 곳이 없어 만들어 살기 시작한 토막집과 대비함으로써 이러한 한 칸짜리 집들이 그 경제적 규모만 다를 뿐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IMF경제 위기 등 사회적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불충분한 주거 형태가 등장했던 일련의 과정 속에 변화되어온 것으로 설명한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아파트의 등장과 그 변화의 과정, 그리고 몇 개의 선택지 중 하나였던 아파트가 어느덧 유일한 주거 형태로 대두되면서 오히려 땅 가까이에서 살고 싶은 이들이 늘어났으며 이에 발맞춰 새로운 대안처럼 등장한 전원주택과 타운하우스까지 살피면서 공동주택과 개인주택을 바라보는 사회적 욕망의 변천 과정을 아울러 살피고 있다.

‘3부. 사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_더불어 사는 모양새의 변천사’에서는 좀더 거시적으로 집을 둘러싼 사회 현상을 조망한다. 신세계를 동경하듯 너도나도 아파트로 몰려가면서 일거에 우리 사회 전반의 주거 형태를 일원화시킨 현상을 살피고, 그러면서 사라진 이웃과 마을의 개념이 무엇으로 대체되었는지, 집 주인이 직접 짓던 집이, 돈을 주고 사는 대상이 되면서 경제적 환산 가치로 매겨지다가 돌고 돌아 다시 또 직접 짓는 열풍이 불고 있는 오늘의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와 맞물려 한 집에서 태어나 그 집에서 삶을 마감하던 인생의 풍경은 사회적 변화의 어떤 과정과 맞물려 오늘날 준유목민처럼 떠도는 삶으로 달라졌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여기에 집이라는 공간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던 여러 기능은 물론 주변과의 관계망의 형성과 유지가 이제는 대부분 집밖에서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가에 관한 서늘한 관찰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기능과 그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일상과 문화가 모두 상업화의 우산 아래 갇혀 있는
오늘날 집을 둘러싼 우리 인식과 현실에 대한 서늘한 진단


이 책은 얼핏 현재의 우리 주거 문화의 변천사를 흥미롭게 서술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역할은 결코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 책에서 언급한 주거 공간을 둘러싼 모든 변화 과정은 개별적인 사실을 설명하는 데서 나아가 눈에 보이는 이런 변화의 이면에 있는 사회적 변화와 맞물리는 과정 및 의미까지 주목해서 포괄하고 있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라는 공간을 둘러싼 전방위적인 변화가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주도되었는지,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의 생활과 삶을 어떻게 지배해왔는지 좀 더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것이다.

주거 공간의 변화는 사회와 사회 구성원들의 관계 속에서 일어난 변화의 결과물이자 우리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 환경이다. 눈을 좀 더 넓혀서 본다면,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등장한 아파트와 핵가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존의 관계를 갖고 있으며, 아파트로 대표할 수 있는 우리의 공간 환경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과 문화를 지배하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최근의 주목할 만한 변화인 ‘1인 가구의 확산’ 역시 도시 내 주거 공간의 핵분열을 일으키고 있으며, 유목민과 같은 일상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 과정에서 달라진 현재의 집의 의미와 개념은 결국 현대 인간의 속성과 닮아 있다.

예로부터 ‘집’은 ‘땅’과 함께 세워져 있었고, 그 땅은 마을과 지역사회를 일컫는 동의어였다. 그렇지만, 이제 집은 나와 내 가족이 사는 하나의 공간 단위일 뿐이다. 그래서 그 공간은 옷을 갈아입는 것과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하나의 ‘재화’財貨이며 ‘상품’이 되었다. 도시에는 개개의 단위 공간들이 뿌리 없이 무작위로 펼쳐져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비용을 지불하고 간단히 선택하고 옮겨 다닌다. 또한, 그 최종 종착지의 향방은 ‘원하는 집’이며, 그것을 얻을 때까지 부단한 노력이 이어진다. 그 안의 모습은 능력이 되는 한도 내에서 개개인의 욕망을 최대한 충족시켜주는 데 맞추어져 있다. 어떤 집을 좋아하고, 그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갖고자 하는 행동은 한 개인과 사회의 가치관과 닮아 있다. 그래서 집이 곧 인생이며, 개인의 선택은 집단의 힘이 되어 사는 환경을 이룬다. 그래서 우리가 집에 대해 품어온 욕망, 그리고 ‘최고로 훌륭한 개인 공간’을 추구해온 결과가 지금 우리들의 집의 모습이라 말할 수 있다.

본래 집은 우리에게 따뜻함과 안정감을 주는 존재지만, 때로는 집 때문에 고통을 받으면서 우리가 원하는 집은 항상 멀리 있기만 한 것으로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 안팎의 팍팍한 풍경에 좌절하면서 또 다른 ‘집의 유토피아’를 꿈꾼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집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집의 역사가 곧 우리의 역사이며, 우리의 삶의 모습을 말해준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처럼 집은 개인의 안식처이고 자산임에는 틀림없지만, 동시에 집은 우리의 이웃 환경과 도시 문화를 만들며 ‘사는 세상’을 이루는 공공재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이런 이상적인 정의와는 거리가 멀다. 오늘날의 집은 산업화 과정에서 있었던 극단적인 불평등 구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자본주의와 소비사회에서 집과 그 공간들에서 벌어지는 생활의 모습, 심지어는 일상과 문화가 모두 상업화의 우산 아래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과거의 이웃과 공동체를 그리워하고, 과거의 집에 대한 환상과 향수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낭만일 뿐이며,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뿐, 과거의 집은 결코 그대로 복원할 수 없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이러한 진단이 이후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집의 현실이자 또 미래여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각 개인과 사회가 앞으로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사진 대신 그림, 현재의 연구 성과 대신 당대의 육성, 온갖 자료의 총집합 대신 선별된 자료의 시각화 등으로 전형성을 벗어나다

주거 공간의 변천사를 다루는 책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다. 그러한 이미지 안에는 당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 자료, 해당 분야의 다양한 논문과 저서의 인용, 책의 내용을 보완하는 빼곡한 주석 등이 빠지지 않는다. 『집-집의 공간과 풍경은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은 이러한 전형성에서 벗어나 좀더 독자로 하여금 다가서기 쉬운 책을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용의 대상은 가급적 현재의 연구 성과가 아닌 그 시대의 육성을 중심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당대의 잡지, 신문, 문학작품 등에서 주거 문화의 변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선별하여 제시함으로써 좀더 생생한 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공간의 구조 변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다양한 평면은 기존에 소개된 수많은 자료를 총집합하거나, 주어진 자료를 정형화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는 것을 탈피하여, 저자가 그동안 모아놓은 다양한 사례 중 본문의 이해를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선별하여, 해당되는 공간 구조의 평면도를 직접 그림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주거 공간을 한눈에 변별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구할 수 있는 자료의 한계로 이가 빠질 수밖에 없는 시각 자료의 한계에 갇히지 않고,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집 안은 물론 사회적 현상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을 저자가 직접 그린 것은 다른 책에서는 거의 만나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개 책에 그림을 수록하는 경우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그림을 맡기는 것이 대부분인 데 비해 이 책은 본문의 내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독자에게 무엇을 전달해야 할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저자가 직접 그림을 그려 수록함으로써 그림의 흐름만 일별하는 것으로도 독자로 하여금 본문의 내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못지않은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갖춘 저자는 평면도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닌 손으로 모든 그림을 그림으로써 책 전반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더하고, 집이라는 공간이 사람의 온기가 전달되는 곳이라는 느낌을 더해주고 있다.

집을 말하되, 그 공간의 숨은 의미를 살핌으로써
오늘날 우리의 집을 둘러싼 고민의 신호탄을 쏘다!


이 책의 저자인 전남일 교수는 『한국 주거의 사회사』 , 『한국 주거의 미시사』, 『한국 주거의 공간사』로 구성된 ‘한국 근현대 주거의 역사’ 시리즈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우리 주거 문화의 변화사 연구에 일가를 이룬, 이 분야의 대표적 연구자이다. 그런 그가 관련 분야의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닌 일반 독자를 염두에 둔 이 책을 쓴 것은 앞서 말한 ‘한국 근현대 주거의 역사’ 출간 이후 좀 더 쉽게 해당 주제를 접할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독자들의 요구가 컸기 때문이다. 갈수록 일반인들의 집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 간다. 이러한 관심은 부의 증식 수단으로서 집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집 그 자체에 대한 것으로 옮겨 가고 있고, 집이라는 것이 다름 아닌 개인과 가족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인식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이렇듯 집에 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집에 관한 많은 책들이 독자들 앞에 선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집에 관한 많은 책들은 집을 짓거나 꾸미는 것, 나아가 개별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그동안 숱하게 등장한 외형적인 집의 형태에 주목한 시선에서 한 발 더 깊이 들어간다. 즉, 현재의 공간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개별 공간의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관한 것은 물론 이러한 변천의 과정이 사회 전반의 변화 과정과 어떤 상호작용을 주고받아 왔는지를 아우른다. 또한 이러한 현상만을 나열하는 데서 또 한 발 더 나아가 일체의 감상을 배제한 채 오늘날 우리의 집이 가지고 있는 서늘한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함으로써 오늘 우리가, 또는 우리의 삶이 어디로,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에 관한 화두까지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의 출현은 지난 시간의 변화 과정을 통해 오늘을 돌아봄으로써 이후 우리의 삶과 절대 분리될 수 없는 ‘집’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에 관한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되어야 함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그 고민의 본격적인 출발을 촉구하기 위해 내딛는 첫 삽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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