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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선생 상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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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선생 상경기

백성 | 문학의전당 | 2015년 08월 28일 리뷰 총점4.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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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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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년 08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70쪽 | 270g | 크기확인중
ISBN13 9791186091548
ISBN10 118609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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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저자 : 백성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한동안 단국대 강단에 섰다. 소설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금융잡지 등에 소설을 연재하기도 했으나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에서 시를 공부한 후 시작에 전념, 2015년 『문학나무』 여름호에 「처서」 외 4편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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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사랑 1」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은 생의 비애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는 사람이다

[문학의전당 시인선] 210. 『백수 선생 상경기』는 2015년 『문학나무』 여름호에 「처서」 외 4편이 추천되어 등단한 백성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56편의 시를 4부로 구성한 이번 시집은 시인의 내면에서부터 내밀한 가족사, 당대를 향한 사회의식 등 다양한 주제의식과 그에 걸맞은 개성적인 시법(詩法)을 선보이며, 이 시대 이야기꾼으로서의 백성 시인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에 묶는 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아버지 인생의 마지막을 바라보던 내 5년간의 기록이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 3부의 시편들은 시인이 애초에 시를 쓰게 된 동기로서 주목할 만하다.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뿌리 없는 식물처럼 말라가는 아버지를 보고 올 때마다” 썼다는 시들에서는 아버지를 향한 시인의 죄책감과 연민이 절절히 느껴진다.

오늘도 나는 내 아버지가 아닌/아버지를 만나러 간다//훨훨 타오르는 참나무 숯불 찜질방 옆으로 난/작은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 효자각 솟을대문 높이 서 있는/효자요양원에 그는 누워 있다//나는 습관처럼 당신 아들임을 간곡히 설명했으나/한 번도 나 같은 늙은 아들을 가져보지 못했던 유년의 그는/언제나 나를 형님이라 불렀다 -「아버지 1」 부분

퇴행하여 어린애로 돌아가 있는 것일까, 아버지는 당신의 아들인 나를 언제나 형님이라고 부르니 미칠 노릇이다. 아버지의 아버지는 바람둥이였던가 가난뱅이였던가,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의 잦은 바람기와 얼마 남지 않은 가산 탕진을/막아달라고 호소”한다. “평생을 눈물로 보냈다는 그의 어머니가 몰래/쥐어주었다던 그 노잣돈 이야기”의 사연은 잘 모르겠지만 화자의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가슴에 한을 품고 한평생을 살아온 분임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정신이 온전하면 밤새워 많은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겠지만 이미 혼은 다른 세상에 가 계신 분, 화자는 면회 가서 벽을 보고 올 뿐이다.

내 아버지가 벌이는 이 처절한 전쟁은/언제 어디쯤에서 끝이 나는 것인가/일상처럼 반복되는 이 천형과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부분

목숨은 붙어 있으나 살아 있다고 할 수 없다. “소통할 수 없는 그는 이미 실존을 잃었”으니 말이다. “이놈들아 밥 줘! 밥 안 줘?”라고밖에 자기 의사를 표현할 줄 모르니 지켜보는 자식의 가슴은 어떠했을까. 안타까움은 심한 고통이 되고 연민의 정은 깊은 상처가 된다. 시인은 마크 로스코 미술전람회에 가서도 병상의 아버지를 생각하고, 포도껍질을 벗기면서도 생의 종착역에 다다른 아버지를 생각한다. 5년 내내 아버지에 대한 생각은 시인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괴로움을 잊으려 시를 쓰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전문가과정에 2년 동안 다니고, 시인으로 등단을 한다. 아들이 시인이 된 것도 모르는데 이윽고 마지막 작별의 순간이 다가온다.

감긴 눈이 그의 모든 상징을 고요히 거두어갑니다//벽을 넘어 그의 그림자마저 사라진 후/어둠 속에서 그가 보였던 옛 상징들이 탄흔처럼/온전히 찍혀 다시 살아납니다//그는 죽지 않았습니다/내가 보내지 않은 그가 아직도 그 자리에 누워 있는 한, -「아직도 그 자리에」 부분

생명현상을 다 끝내고 눈을 감은 ‘그’는 모든 상징을 고요히 거두어간다. 그런데 “그는 죽지 않았습니다”라는 역설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것일까. “내가 보내지 않은 그가 아직도 그 자리에 누워 있는 한,”이라는 결구가 의미심장하다. 흔히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는데 돌아가신 아버지도 시인은 가슴에 묻은 것이다. 한편 시집의 3부 12편의 시를 통해 회상하면서 아버지의 음성과 체취를 되살려냈다고 볼 수도 있다. 아버지의 육신은 땅의 일부가 되었지만 아버지와 함께했던 갖가지 일들은 시 안에서 되살아나게 되었으니 아버지는 아들 덕에 영생하게 된 것이다. 엷은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눈을 감은 아버지에게 자식이 “나의 이 부끄러운 기록을 아버지 영전에 바친다”(‘시인의 말’)고 했으니 저승에서나마 기뻐하시지 않을까.
한편 시집의 1부와 2부에서는 일상과 자연현상과 사회를 향한 시인의 사유와 그것의 아름다운 시적 형상화를 느낄 수 있다. 1, 2부의 시편들은 계절을 슬픔과 설움의 정서로 노래하고, 지나간 젊음에 대한 회한과 나이 먹는 일의 외로움을 얘기하고, 싱크홀과 세월호 사건 같은 사회문제에 대한 항의와 분노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계절의 변화가 주는 감각을 서정적으로 읊고, 아내를 향한 애틋한 정을 재치 있게 풀어내고, 일상의 소소한 사건과 사물에서 생의 비밀을 성찰하고, 행복과 불행의 원천인 사랑을 뜨거운 슬픔으로 그려내는 등 백성 시인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또한 이 시집에는 아주 특이한 시가 6편 실려 있다. 제4부에 실려 있는 시편은 기존의 이야기시와 비슷한데, 백석의 이야기시를 계승한 최두석의 시와는 또 다르다. 콩트도 아니고 스마트소설도 아니고 엽편소설도 아니고 미니픽션도 아니고 그 모든 것의 장점을 고루 지닌 이 ‘시로 쓰는 이야기’는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실험성을 갖추고 있어 새로운 시 형식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
백성 시인은 필명 그대로, 이 시대의 한 백성일 따름이다. 장삼이사들의 아픔과 슬픔을 잘 알고 있으니, 인간 생로병사의 비의를 누구보다 절실히 깨달았으니, 앞으로 더욱 좋은 시를 써 독자들에게 시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시인의 말]

5년 전 가을 어느 날, 정신이 성치 못한 아버지를 병원으로 모셨다. 그는 원망의 외침 몇 마디를 남기고 결박당한 채 속절없이 끌려갔다. 그 밤 나는 통곡했다.그 뒤 뿌리 없는 식물처럼 말라가는 아버지를 보고 올 때마다 시를 썼다. 그를 최후까지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그를 바라보는 내 가슴속 연민의 뜨거움이 함께 끓어올랐다.이번에 묶는 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아버지 인생의 마지막을 바라보던 내 5년간의 기록이다. 한 달 전 아버지는 내 손을 잡고 그 긴 고행을 마쳤다. 엷은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누구보다 평안했다. 이 부끄러운 기록을 아버지 영전에 바친다.


[추천 글]

그의 시에는 슬픔이 깃들어 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에서 오는 슬픔이다. 요양병원에서 식물처럼 죽어가는 아버지, 팽목항 앞바다에서 죽어간 아이들, 하나둘 사라져가는 벗과 친척들, 화무십일홍인 꽃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인생무상이지만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는 그만의 꿋꿋한 철학이 있다. 그는 시를 가슴으로 쓴다. 그래서 생생한 서정과 서늘한 해학이 가득 서려 있다. 아픔과 슬픔의 비를 흠뻑 맞게도 하지만 그는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쯤 결코 웃음을 잃지 않는다. 웃고 울릴 줄 아는 그는 좋은 이야기꾼임이 틀림없다. - 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

백성 시인은 능청을 떨 줄 아는 시인이다. 아파도 아프지 않은 척, 슬퍼도 슬프지 않은 척 뒷짐 지고 서서 짐짓 아닌 척 너스레를 떤다. 백성의 시가 ‘척하는’ 자들의 가식이 아닌 능청으로 읽히는 이유는 꾸밈없고 착해빠진 심성(心性) 때문이다. 해서 그의 시에선 긍정의 힘이 느껴진다. 그 긍정의 힘으로 쓴 ‘이야기시’들이 “최후의 국물 한 방울까지도 모두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명품”(「컵라면 성자 되던 날」)이 될 때까지 그는 지금보다 더 크게 웃어야 할진데....... 세상을 좀 살아본 듯한 그가 새롭게 가고자 하는 그 어둡고 머나먼 길이 결코 외롭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고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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