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조간신문에 등장할지도 모른다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헌법 개정에 나서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각 나라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내부모순과 갈등의 요인들이 실제로 어느 순간 폭발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패권을 지키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중국 지도부 내부 각 파벌의 대립과 대소수민족정책, 일본 내부 자민당의 우경보수화 정책과 평화세력의 갈등, 북한 지도부의 앞날에 대한 불안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당장의 우리의 현실과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이처럼 현존하는 모순과 갈등의 요인을 바탕으로 그려낸 2017년의 동아시아는 당장 내일 신문에 나올 것만 같은 생각을 갖게 할 정도로 실감이 난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 일본의 지도자들과 주요 인물들이 실명으로 등장하며, 한국 측 인물들도 어디선가 본 듯한 이들의 조합으로 재구성되었다. 따라서 이 책은 미래인 동시에 현재이며, 그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왜 소설이었나? 신예 필자의 도발적 실험
《크레바스》를 통해 처음 자신의 책을 펴낸 저자(강희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연구공론화 팀장)는 지난 몇 년간 세계 각국의 차세대 지도자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한국만큼 외교적 고민이 많은 나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동아시아의 불안정성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증가하고 있으며, 세력 간 충돌의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정부와 외교 당국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외교에 투입하여 냉철하고 옳은 판단을 해야 함에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강대국의 끌려가는 수준의 외교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 주변, 동아시아의 상황이 격변하고 있는 동아시아 지형의 질적 변화의 양상을 국민들에게도 온전하게 전달하고자 소설이라는 형식을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본문 중간중간에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나 주요 정책 배경에 대한 해설과 실제 인물들의 중요한 발언들을 실어서, 본문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예측 불가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는 지금 안심할 수 있는 나라는 그 어느 곳도 없다고 말하는 저자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전략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냉철하게 옳은 판단을 계속할 수 있는 지도자와 당국자 그리고 국민의 시선이 함께 어우러져야 함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