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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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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우울

[ 양장 ]
히라노 게이치로 | 문학동네 | 2005년 10월 24일 | 원제 : 文明の憂鬱 리뷰 총점8.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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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5년 10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27쪽 | 230g | 135*195*20mm
ISBN13 9788954600613
ISBN10 89546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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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명)

저 : 히라노 게이치로 (Keiichiro Hirano,ひらの けいいちろう,平野 啓一郞)
명문 교토 대학 법학부에 재학중이던 1998년 문예지 『신조』에 투고한 소설 『일식』이 권두소설로 전재되고, 다음해 같은 작품으로 제120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 당시 최연소 수상 기록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재림'이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예리한 시각과 전위적 기법으로 차세대 일본문학의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쿠타가와 상의 대학 재학생의 수상은 무라카미 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이후 23년 만의 일... 명문 교토 대학 법학부에 재학중이던 1998년 문예지 『신조』에 투고한 소설 『일식』이 권두소설로 전재되고, 다음해 같은 작품으로 제120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 당시 최연소 수상 기록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재림'이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예리한 시각과 전위적 기법으로 차세대 일본문학의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쿠타가와 상의 대학 재학생의 수상은 무라카미 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이후 23년 만의 일이었다.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바라보는 신세대 작가인 그는 1998년 스물셋의 나이에 '일식'으로 아쿠타카와상을 수상할 당시 화려한 한문투 문체와 장대한 문학적 스케일로 주목을 받았다. 일본소설하면 흔히 떠올리는 '가벼움'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으로 많은 국내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밝은 문장으로 죽음을, 무거운 문체로 연애를 그릴 순 없냐는 그의 말에서 순문학 작가로의 포부와 자부심이 묻어난다.

1975년 6월 22일 아이치 현에서 태어났다. 중학생 시절 '금각사'라는 명작을 남긴 미시마 유키오(1925~1970)에 푹 빠져 지내면서 미시마가 책에서 조금이라도 언급한 작가는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때 접한 작가가 도스토예프스키, 토마스만, 괴테 등이다. 어린 시절의 독서가 오늘날 그를 소설가로 성장하게 한 든든한 자양분이 되었다. 교토 대학 법학부 입학하여 소크라테스에서 자크 데리다에 이르는 정치사상사를 공부했다. 문예창작과의 제도적인 문인교육을 받은 적은 없으며, 정치사상사를 문학 공부와 병행하는 것이 작가적 성찰을 얻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문학 교육이 아닌 다른 경험으로부터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흥미가 많은 그는 재즈 대담집을 발간하고 건축잡지의 책임편집을 맡는 등 문학 외적인 방면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8년에는 모델 겸 디자이너인 하루나와 결혼했다. 이제는 등단 10년이 넘는 중견작가로, 1993년과 비교해 70% 정도로 규모가 줄어든 일본 순문학 시장에서 소설의 힘을 믿고 소설을 통해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며, '공감'을 통해 독자와 만나고자 한다.

해박한 지식과 화려한 의고체 문장으로 중세 유럽의 한 수도사가 겪는 신비한 체험을 그린 『일식』 작품은 '미시마 유키오의 재래(再來)'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일본 열도를 히라노 열풍에 휩싸이게 하며 일본 내에서 40만 부 이상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99년 메이지 시대를 무대로 젊은 시인의 탐미적인 환상을 그려낸 두번째 소설 『달』을 발표한 이후 매스컴과 문단에서 쏟아지는 주목과 찬사에도 불구하고 3년여 동안 침묵을 지키며 집필을 계속해, 2002년 19세기 중엽의 파리를 배경으로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삶을 그린 대작 『장송』을 완성한다. 같은 해 특유의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바라본 산문집 『문명의 우울』을, 2003년에는 이윽고 현대 일본으로 작품의 배경을 옮겨 젊은 남녀의 성을 세심한 심리주의적 기법으로 추구하는 등 실험적인 형식의 단편 네 편을 수록한 『센티멘털』(원제:다카세가와)을 발표한다.

2004년에는 더욱 심화된 의식으로 전쟁, 가족, 죽음, 근대화, 테크놀로지 등 현대사회의 여러 테마를 아홉 편의 단편으로 그려낸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을, 2006년에는 인터넷 성인 사이트를 소재로 삼아 현대인의 정체성을 파헤친 『얼굴 없는 나체들』을 연달아 발표하여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역자 : 염은주
1967년 부산 출생. 부산 경성대학교 일문과 및 후쿠오카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분리 대학, 후쿠오카 교육대학, 일본적십자 큐슈 국제간호대학 등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통역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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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분방한 상상력, 문명의 그늘을 꿰뚫어보는 혜안

인공 애완동물이 살아 있는 생물 그 자체를 모방한 게 아니라, 소유하면서부터 비로소 애정의 대상이 되는 애완동물을 모방해 만들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그것은 혹 창조에 대한 우리 무의식의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언젠가 우리는 생물 그 자체를 모방해 로봇 동물을 만들고, 애완동물에게 쏟는 것보다 더 보편적인 애정을 로봇 동물에게 쏟게 될지도 모른다.
―본문 중에서

『문명의 우울』은 히라노 게이치로가 한 일간지에 2년간 연재한 에세이를 묶은 책이다. 주로 시사적인 사건과 현상에서 소재를 가져왔지만, 소설가로서 그의 강한 자의식은 저널리즘의 관점과는 차별화되는, 그렇다고 신변잡기적인 한담도 아닌 그만의 고유한 에세이를 만들어냈다. 때문에 책에는 히라노 게이치로 자신의―소설가로서, 또 현대 일본의 젊은이로서―관심과 생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책 전체를 포괄하는 관심은, 말하자면 현대의 과학기술과 여러 가지 현상 이면에 있는 문명 그 자체의 우울.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에 대한 오마주로 보이기도 하는 제목 ‘문명의 우울’은 그의 관심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로봇 강아지나 인공장기에 대한 그의 논의는 매우 인상적이다. 중세와 19세기와 현대를 자유롭게 오가는 그의 분방한 상상력과 현상의 이면을 꿰뚫어보는 그의 혜안은 이십대의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

세상을 보는 그만의 특별한 눈

그렇다고 『문명의 우울』이 『일식』과 『달』의 산문판인 양 복잡하고 난해한 것은 아니다. 글에 담긴 사유의 깊이는 만만치 않지만, 작가 스스로도 연재글인 만큼 자유로운 스타일로 썼다고 밝히고 있는 것처럼 비교적 평이하고 날렵한 문장으로 씌어져 있다. 때로는 가벼운 웃음을 흘리게 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이나 소소한 사생활을 소재로 삼기도 하는 그의 글쓰기는, 『일식』 『달』, 그리고 『장송』의 작가로서 독자들이 가지고 있을 그의 이미지를 긍정적인 의미에서 살짝 ‘배반’해, 마치 똑똑한 옆집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도 한다. 말하자면 『문명의 우울』은, 그의 소설과는 전혀 다르게(!) 한번에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으면서도, 그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생각의 여운에 잠기게 하는 빼어난 산문이다.

그의 소설을 읽었다면 반드시 참조할 만한 텍스트

한 가지 덧붙여, 『문명의 우울』에 반영되어 있는 작가 자신의 일관된 관심과 주제는 이 산문집을 『일식』 『달』 『장송』과 같은 그의 작품들의 곁에 놓이는 이른바 ‘파라텍스트’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특히나 이 책에 실린 글들이 그가 근작 『장송』을 집필하는 중에 씌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책에서 그가 펼쳐나간 사유들이 그의 작품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매우 즐거운 경험이 될 만하다. 일단 제목부터가 그렇다.


이 글의 연재와 함께 19세기 중엽의 유럽을 무대로 한 장편소설을 집필하고 있어서 진보와 문명이라는 당시 사회를 천천히 뒤덮던 매우 강력한 관념과 세기병으로서의 우울과의 관련성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것도 ‘문명의 우울’이라는 제목을 고른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후기’ 중에서

또 책의 한 부분에서, 열쇠의 물질성과 그것이 감추고 있는 비밀과의 관련성에 대한 독특하고도 치밀한 논의를 읽은 독자라면, 예컨대 『장송』에서 심상하게 스쳐가는 이런 한 구절,

……그것은 열쇠처럼 확실하게 비밀에 접근하는 수단임을 나타내는 것이며, 또한 열쇠처럼 견고하게 어떠한 복제도 거부하는 것이었다.
라는 비유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것인지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이 그의 꼼꼼한 독자에게만 주어지는 책읽기의 재미가 아닐까. 히라노 게이치로의 팬이라면 한번 도전해볼 만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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