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훈민정음 들어가기13 <br/>자연의 원리와 천문 15<br/>훈민정음의 필요성 22<br/>훈민정음과 한글의 차이 25<br/>훈민정음 해례본 소개 30<br/>어제 서문 44<br/>정린지 서문 60<br/><br/>2장 훈민정음을 만든 원리(초성편)77<br/>글자를 만든 근본 원리 79<br/>초성을 만든 기본 원리 82<br/>청탁의 원리에 따른 제자 순서 135<br/>획을 더한 원리 142<br/><br/>3장 훈민정음을 만든 원리(중성편)153 <br/>중성을 만든 기본 원리 155<br/>초출자의 발생 순서 166<br/>재출자의 발생 순서 168<br/>초성과 중성의 관계 174<br/>훈민정음 천자문-제자원리 칠언시 180<br/>훈민정음의 훈과 국제 발음기호 185<br/><br/>4장 하늘과 땅과 사람이 어우러지기189<br/>하늘인 초성은 글자의 머리에 191<br/>사람인 중성은 글자의 가운데에 193<br/>땅인 종성은 글자의 아래에 200<br/>하늘과 땅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글자 207<br/>합용병서와 각자병서 209<br/><br/>5장 말소리의 사계절217<br/>네 가지 성조의 특징 220<br/>잘못 전해져 온 사성법 223<br/>성조가 생겨난 원리 234<br/>글자 쓰기 예외 법칙 245<br/>훈민정음 천자문-합자해 칠언시 248<br/><br/><br/>6장 낱말에서 초성, 중성, 종성 쓰는 법251<br/>낱말에서 초성 쓰는 예 254<br/>낱말에서 중성 쓰는 예 257<br/>낱말에서 종성 쓰는 예 260<br/><br/>7장 바로 알아야 할 말글살이261<br/>자모 순서 263<br/>두음 법칙 270<br/>낱말의 오운 280<br/>언문과 한문 303<br/>어음과 방언리어 310<br/><br/>8장 훈민정음 창제 이야기315<br/>훈민정음 창제자 317<br/>옛 전자를 본뜬 훈민정음 320<br/>최만리 상소문 335<br/>동국정운 서문 349<br/><br/>9장 훈민정음은 세계 인류의 문자371<br/>훈민정음의 의미 373<br/>훈민정음의 주인공 376<br/>훈민정음은 세계의 문자 384<br/>한글이 세계의 문자가 되려면 389<br/>세종임금과 훈민정음 반포 393<br/>세종임금 추모 405<br/><br/>■ 마무리419<br/> 참고문헌 422<br/> 찾아보기 426<br/> 훈민정음의 노래 430<br/><br/>■ 부록433<br/> 훈민정음 언해 영인본 444<br/> 훈민정음 해례 영인본 480<br/>

훈민정음해례본
★ 580년, 그 비밀의 문이 열리다 ★
훈민정음은 단순히 소리를 글자로 표기하는 기호가 아니다
만물 창조원리를 그대로 담고 있는 문자이며
인간 완성의 근본 가르침을 담고 있는 문자다.
철학과 과학의 핵심을 담고 있는 문자이며
인간의 모든 사상을 하나로 통하게 하는 문자다.

훈민정음에는 언어가 달라도 전 세계인을 하나로 이어주는 힘이 있다.
훈민정음이 바로 생명의 근본 원리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며
천지인의 원리를 통해서 모두가 친구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과 사람의 세 요소로 이룬 훈민정음, 이를 풀이한 해례본은
사람이 이루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게 한다.
괴로움 없는 삶을 위해서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국보 1호, 나아가 세계보물 1호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책이다



[사람이 하늘과 땅과 사람을 품는다]는 철저하게 해례본을 쓴 사람들의 관점에서 풀이한 책이다. 훈민정음이 세상에 나온 지 600여년이 되었지만 훈민정음의 본뜻은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글이 ‘우수하다, 과학적이다’ 라고 말하지만 그 내용은 대개 발음기관을 본뜨거나 소리의 세기에 따라 획을 더한 원리 정도에 머문다. 그것도 우수하지만, 진정한 우수성은 따로 있다. 그 첫째는 만물이 창조되고 변화하는 원리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자연의 원리에 따라 만든 것이며, 둘째는 글자 만든 원리를 통해서 하늘과 땅과 사람의 관계를 명확히 알게 하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 본질을 보는 눈을 열어주게 된다. 훈민정음은 말소리를 일으키는 자연의 원리에서 핵심을 파악하여 담아낸 것이고, 이것은 만물 창조의 바탕이 되기에 이 원리를 안다면 어떤 것에서든지 핵심을 볼 수 있게 한다. 바로 이러한 점이 그 어떤 문자에서도 볼 수 없이 진정으로 우수한 점이라 할 것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어떻게든 오래 살아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완성의 사명에 있다. 인간 완성이란 다양한 수준을 말할 수 있겠으나, 전통적으로 ‘홍익인간’을 말하며, 이는 세상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룬 사람, 큰 얼과 하나로 어우러진 사람, 성인(聖人)이 된 사람 등으로 말할 수 있다. 해례본에서 말하는 인간완성은 하늘과 땅을 온전히 품은 사람이다. 아무리 오래 산다 해도 이러한 사명을 이루지 못하면 허무한 인생일 것이고, 짧게 산다 해도 다 이루면 참으로 보람된 인생일 것이다. 사실 천지자연이 온갖 변화현상을 일으키는 것은 사람을 끊임없이 완성의 길로 향하게끔 하는 데 있다. 그러나 대개 자연의 가르침을 알지 못해 어긋난 길로 가기 때문에 완성은커녕 고난의 삶을 살아간다. 자연의 법칙이란 순리에 따르지 않을 때 이를 따르도록 천지의 가르침이 나타나는 것이니 이것이 온갖 사건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나타나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이렇게 백성이 길을 알지 못해 괴로움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이들이 참된 제 뜻을 펴며 삶의 완성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가르침을 담아내었으니 이것이 훈민정음인 것이다. 훈민정음이 가르치는 바는, 천지와 더불어 삶의 변화를 이루며 궁극의 완성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세종임금이 문자의 이름에 ‘훈민(訓民)’을 덧붙인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훈(訓)이란 가야할 길을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도 내(川)처럼 흘러갈 수 있게 가르친다는 말(言)이다. 훈민정음은 하늘과 땅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것이 핵심이다. 사람이 천지와 하나를 이루면 삶이 아무런 힘도 들지 않는다.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흐르며, 하늘이 감싸주고, 땅이 받쳐주며, 만물이 힘을 실어 주니 참으로 편안하고 행복한 길일 것이다. 이를 누구나 쉽게 익혀 편안하길 바랄 뿐이라는 세종임금의 심정이 훈(訓)에 잘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한 훈민정음의 원리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 바로 훈민정음해례본이다. 본래 한문으로 되어 있고 5천여 자의 한자로 설명하였는데 대단히 압축되어 있어 오늘날 해석도 매우 다양한 형편이다. 특히 대개의 훈민정음을 해석하는 관점은 오늘날의 음운학 관점에서 풀이하는 일이 많다. 오늘날의 말글살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훈민정음의 본래 의미가 좀체 드러나지 못하고 오히려 가려지는 일도 많다. 특히 훈민정음은 철저하게 자연의 원리 즉 역리학과 성리학이라는 관점으로 만든 것이고, 당시 사람들의 학문분야인 천문, 지리, 복서 등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관해서 충분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전통 문화를 연구해오면서 지난 이십여 년 동안 성리학과 역리학 등의 옛 학문을 탐구해 온 관점으로 풀어낸 것이기에 훈민정음을 만든 본래 원리에 매우 충실하게 쓴 책이라 자부하는 책이다.

머리말
세종임금께서 훈민정음을 만드실 때 자연을 살펴 만들었다고 하였다. 자연이란 저절로(自) 그리된다는(然) 말이다. 밤이 되면 낮이 되고, 겨울이 오면 여름이 온다. 잠을 자면 깨어나고, 먹으면 힘이 난다. 우주 만물에는 이렇게 자동으로 돌아가게 하는 근본원리가 숨어 있다. 이러한 우주는 ‘삼재’라고 부르는 세 가지 중심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천지인 즉 하늘과 땅과 사람이라 한다. 세 요소는 하늘이 근본원리의 본체로서 뜻을 드러내면, 땅이 그 뜻을 물질로 드러내며, 사람은 하늘의 뜻을 품고, 물질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간완성을 이루어 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는 그 과정이 살아가는 동안 서서히 진행되기에 전체 원리를 알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묘하게도 사람의 말소리에 그 모든 과정이 다 들어 있다. 잠시 말을 하는 동안에도 우주의 시작과 끝이 다 담긴다. 우주에 삼재가 있듯이 말소리에도 삼재가 있고, 우주에 음양이 있듯이 말소리에도 음양이 있다. 우주에 생명이 태어나 살아가며 생로병사를 거치듯이 말소리에도 음소가 태어나 생로병사를 거친다. 특히 삶에서는 완성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없지만, 말소리에서는 완성의 모습까지 쉽게 볼 수 있다. 말소리는 자연과 생명의 축소판인 것이다.

사람은 두 가지의 눈을 떠야 한다. 흔히 육안이라 부르는 지안(地眼)과 심안이라 부르는 천안(天眼)이다. 지안으로는 나타난 현상을 보지만, 천안으로는 현상의 본질을 본다. 지안은 태어나면서 저절로 열리지만, 천안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다양한 삶의 체험을 한 후에 삶을 돌아보면서 조금씩 열리지만, 특별히 탐구하지 않는 한 좀체 열리지 않는다. 이로 인해 만사 만물의 본뜻을 제대로 알지 못해 곤란과 부딪침이 그치지 않는다. 해례본에서는 이를 몽롱(朦朧)이라고 한다.

훈민정음은 귀로만 들을 수 있던 한순간의 말소리를, 언제까지고 눈으로도 볼 수 있게 한다. 덕분에 말소리가 생겨나고 변화하는 과정을 자세히 탐구할 수 있다. 말소리는 무형이지만, 물질의 요소를 그대로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뜻을 펼치고 이루어가는 생명 존재의 요소도 갖고 있다. 곧 말소리에 담긴 원리를 아는 것은 물질의 창조원리와 생명의 변화원리를 아는 것이다. 또 삼재를 아는 것은 생명의 목적을 아는 것이다. 훈민정음은 이렇게 만물과 생명의 본질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니 훈민정음은 곧 천안을 열게 하는 비법인 것이다.

훈민정음의 훈민은 백성을 가르친다는 말이다. 훈민정음이라는 음소에는 하늘과 땅과 만물이 무엇인지, 사람이 누구이고 무엇을 이루어가야 하는지,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할 가르침이 담겨 있다. 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설한 책이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이 책은 세종의 명을 받들어 8명의 학자가 33개월에 걸쳐 만들었다. 33장의 지면에 33개 문장으로 서문을 담았고 280개의 문장으로 제자원리를 해설하였다. 점 하나, 획 하나도 근본 원리에 어긋나지 않게 철저히 맞춘 것으로 인류역사 최고의 응용철학서라 할 수 있으며, 모든 과학의 처음과 끝이라 할 수 있다.

훈민정음의 원리를 이해하면, 핵심을 볼 수 있게 된다. 사물에 숨어 있는 가치를 볼 수 있어 복잡한 일도 단순하게 풀어갈 수 있다. 또 참 자아를 알게 되어 자신을 진정 사랑할 수 있으며, 감정과 욕망도 뜻대로 다스리며 삶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또 자연의 원리를 잘 알게 되어 예측하고 대비하는 능력을 갖추어 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자연을 알기에 저절로 그리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며, 아무것에도 매이지 않을 것이니 참된 평안을 누리며 마침내 하늘과 땅을 품은 존재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