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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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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의 숲

안보윤 | 은행나무 | 2015년 05월 20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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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39쪽 | 180g | 133*190*20mm
ISBN13 9788956608709
ISBN10 8956608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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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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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8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명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 장편소설 『악어떼가 나왔다』로 제1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장편소설 『오즈의 닥터』로 제1회 자음과모음문학상을, 단편소설 「완전한 사과」로 2021년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소년7의 고백』 『비교적 안녕한 당신의 하루』, 중편소설 『알마의 숲』, 장편소설 『밤의 행방... 198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명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 장편소설 『악어떼가 나왔다』로 제1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장편소설 『오즈의 닥터』로 제1회 자음과모음문학상을, 단편소설 「완전한 사과」로 2021년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소년7의 고백』 『비교적 안녕한 당신의 하루』, 중편소설 『알마의 숲』, 장편소설 『밤의 행방』 『사소한 문제들』 『우선멈춤』 『모르는 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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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23-124

출판사 리뷰

아무도 그것들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

한 소년이 삶을 끝내기로 작정하고 숲 안으로 들어간다. 소년이 원하는 건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유명 청소년 심리상담사인 엄마를 진부하고 무책임한 ‘알고 보니’의 세계로 끌어내리려 하는 것. 까치발을 해야 닿을 만한 위치의 큰 나뭇가지 앞에 소년은 서 있다. 머리 좋고 신체 건강한 아이가 왜, 무슨 이유로 외진 숲속에서 자살하려 하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단지 잘난 척해온 대로 나를 다 안다고 떠들었던 대로 이해해보라지, 라며 소년은 고리 안으로 머리를 밀어넣는다.

외진 숲속. 통나무 집 안에서 소년이 눈을 뜬다. 한 소녀가 옆에 앉아 있다. 죽음을 스스로 선택한 뒤에 처음 보는 풍경. 둥근 사각형 머리, 턱 선에 맞춰 일자로 자른 새까만 머리카락, 동글지만 딱딱해 보이는 어깨. 소녀 알마. 알마는 소년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가 설명한다. 이 숲, 이 집과 같이 살고 있는 삼촌과 이층에 기거하고 있는 올빼미에 대해. 여기는 어디고 무엇이며 왜 이런 숲에서 눈을 떠야 했는지에 대해서도.

늪도 아니고 틈도 아닌 그들은 그걸 ‘문’이라고 부른다. 소년은 자살을 시도했고 눈을 감았고 그 문을 통해 이 숲으로 들어왔다. 당분간은 돌아갈 수 없다. 소년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려면 그 ‘문’이 열려야 한다. 그 문이 열릴 때까지 여기, 알마의 숲에 머무를 수밖에. 그 문이 언제 열리고 닫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소년은 따지지 않는다. 돌아가고 싶지 않았기에 고리 안으로 머리를 밀어넣었던 게 아니었나. 엄마가 불안과 고통에, 죄책감에 추격당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고 좋았다, 소년은.

그냥 한번쯤은 누군가에게 얘기해보고 싶었다. 내가 왜 난데없이 추잡스러운 상욕을 해대는 모욕증에 걸렸는지에 대해, 또 비행청소년들이 약한 자들을 괴롭히고 사지로 몰아넣는 자리에 왜 있었는지에 대해. 번듯한 중산층의 엄마와 아빠가 나를 얼마나 창피해하며 나를 버린 듯 버리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도. 아무도 그것들에 대해 소년에게 설명해주지 않았다. 질문을 하면 제대로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너를 위해서야. 너를 다 알아서 그래. 아이의 영역 안에서의 대답들. 소년은 아이의 영역에서 벗어나 어른의 영역에서 설명받기를 원했고 이해받기를 원했다. 사랑받기를 원했을 수도.

어설프고 서툰 삶의 조각들 그리고 눈부시게 빛나는 생의 신비로운 비밀

―무엇을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아요?
―후회하지 않는 선택 같은 게 있겠냐. 네가 뭘 선택하든 후회는 반드시 따라붙어. 발 빠른 놈이거든. 차라리 그놈이랑 정면으로 맞닥뜨려. 실컷 후회하고 속시원하게 털어버릴 수 있는 쪽을 택하는 거다.

알마의 삼촌이 대답한다.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삶의 순간들을 실컷 겪어봐야 한다는 것. 그래봐야 제대로 증오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 또 이해의 실마리라도 잡아볼 수 있다는 것. 소년에게는 삶도 죽음도 논할 자격이 없다. 그 어떤 것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소년은 서툰 것일 뿐이다. 원래 어린아이들은 성급하고 서투니까. 그렇다고 어설프고 서툰 것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어설프고 서툶 삶의 조각들은 시간이 흐르고 제대로 겪어보면 언젠가는 비어 있는 그곳이 채워진다는 것. 숲에 기거하는 알마, 삼촌, 올빼미가 소년의 존재증명을 위해 삶의 신비로운 이유들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 작가의 말

기우뚱한 것들에 대해 쓰고 싶었다. 서툶에 대해 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밧줄과 주먹밥을 움켜쥐고 산에 오르는 누군가를 다만 응시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무엇이었든 진심이었다.

올빼미가 말하길
후룻 훗.

이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난다.
2015년 봄
안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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