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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속 경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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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속 경제사

김동욱 | 글항아리 | 2015년 03월 16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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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속 경제사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5년 03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502쪽 | 760g | 145*205*28mm
ISBN13 9788967351892
ISBN10 8967351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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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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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74년 서울 출생. 대일외고와 서울대 인문대학 서양사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언론대학원 언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부터 한국경제신문 벤처중기부, 정치부, 금융부, IT부, 사회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로 활동하며 벤처거품, 16대 대통령선거, 카드대란, 글로벌 IT기업 흥망, 법조비리, 정부조직개편, 유럽 재정위기, 주식시장 동향 등을 취재했다. 2017년부터 3년간 일본 도쿄특파원으로 근무하고 복... 1974년 서울 출생. 대일외고와 서울대 인문대학 서양사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언론대학원 언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부터 한국경제신문 벤처중기부, 정치부, 금융부, IT부, 사회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로 활동하며 벤처거품, 16대 대통령선거, 카드대란, 글로벌 IT기업 흥망, 법조비리, 정부조직개편, 유럽 재정위기, 주식시장 동향 등을 취재했다. 2017년부터 3년간 일본 도쿄특파원으로 근무하고 복귀했다. 저서에 『독사: 역사인문학을 위한 시선 훈련』(글항아리, 2010), 『사람이 묻는다 역사가 답한다』(알키, 2012), 『세계사 속 경제사』(글항아리, 2015, 중국어 번역본 『世界史就是??史』, 北京?合出版公司, 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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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경제라는 초침, 역사라는 시침

흔히 우리는 시간이 과거에서부터 미래로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가리키는 말은 ‘앞’이며 과거를 가리키는 말은 ‘뒤’다. 역사가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역사를 읽는 것은 비유컨대 시계를 앞에서 뒤로 돌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이 때 역사라는 지난 시간에 경제를 끼워 넣는다면 어떨까? 경제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경제적 관념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면 어떨까 묻는 것이다.
가령, 누군가 몇 시야? 묻는다면 우린 망설임 없이 핸드폰을 켜거나 손목시계를 본다. 그리고 대답할 것이다. 여섯 시라고, 혹은 자정이라고. 우리는 심지어 낯선 곳에 가서도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다. 핸드폰이 자동으로 시계를 맞춰주기 때문이기도 하고, 시계가 어딜 가든 공통된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데 이러한 시계가 언제, 어떻게, 왜 발명됐는지 궁금했던 적은 없을까? 물론 최초의 시계는 아주 오래 전에 등장했다. 잘 알려져 있듯 물의 흐름이나 해를 이용한 시계였다. 이어서 13세기 말에 서구에서 ‘시계’라는 기계 장치가 등장했지만 이는 널리 쓰이지 않았다.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필요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연 주기에 따른 대단히 유동적인 시간 기준에 의거해서 살아갔다. 해가 뜨면 일어나서 일을 했고, 해가 중천에 뜨면 점심을 먹었다. 해가 지면 일을 끝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양과 별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 시계에 기본적으로 시침, 분침, 초침이 있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19세기 이전의 시계에는 분침조차 없었다.
그렇지만 1880년대에 사람들은 초 단위까지 정확히 맞출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철도의 등장 및 산업화 물결 때문이었다. 경영자와 관리인, 노동자는 시계와 호각으로 규율되는 노동일과로 묶였다. 노동자는 이제 해가 뜨고 지는 시각이 아니라 시계에 자신의 노동 시간을 맡겨야 했다. 시계탑에 매달린 종이 울리는 소리에 깨어나 일을 하러 갔고, 시계를 들고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관리인들이 호각을 분 다음에야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변변찮은 창문도 없었던 공장 안에서 하루 일과가 끝났음을 알리는 것은 더 이상 저무는 해가 아니었다. 시계였다. 시간 엄수가 장려됐고, 늦으면 벌금이나 해고로 벌을 받아야 했다. 노동 시간에 따라 임금을 받기 때문이었다. 점차 시간은 절약해야 하는 대상, 즉 “시간은 금”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바꾸어 말해서 형태도 없었고, 아무도 그 실체를 알지 못했던 ‘시간’에 시침과 분침, 초침을 넣어 촘촘히 쪼갠 것은 바로 경제적 관념이었다.
국어사전에는 ‘경제經濟’라는 단어가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분배·소비하는 모든 활동 및 그것을 통해 이뤄지는 사회적 관계”로 풀이된다. 이를 간단하게 말한다면 “경제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경제를 통해 역사를 읽는 것은 어떤 면에서 매우 타당한 흐름이 아닐까? 결국 ‘역사’라는 것은 저 쪼개진 시간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놓은 것일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인간이 자기 자신을 기억하기 위해 써내려간 것이지 않은가.

다양한 키워드로 읽는 3000년 경제 이야기

그렇다면 이제 시계바늘을 돌려보자. 가능한 한 많이. 그리고 다시 현재로 오게끔 내버려두기만 하면 된다. 이제 우리는 루브르 박물관의 고대 전시관을 채워 넣은 것들 앞에 서 있다. 가령 이가 빠지고 녹슨 칼, 여인의 조각상 같은 것들 앞에 말이다. 우리는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그 앞을 서둘러 지나쳐가지만, 사실 그것들은 인류 최초의 수출품이었는지도 모른다. 인류 최초의 수출품은 흥미롭게도 칼과 포르노였다. 칼은 워낙 중요한 도구였으니 납득할 수 있지만 포르노라니? 그 당시에 포르노가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렇지만 웃지 마시라, 최초의 인류에게도 성욕은 있었을 것이니.
조금 더 걸어가 중세시대로 진입하면, 우리는 10억 원짜리 슈퍼카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현재 통화 가치로 계산한 것이지만 기껏해야 몇 만 원짜리 인력거만 있었을 것 같은 시대에 슈퍼카라니. 그렇지만 분명 있었다. 다름 아닌 ‘말’이었다. 말은 생각보다 빠르다. 사람의 보행 속도는 시속 5킬로미터 정도다. 그렇지만 사람보다 열 배 가까이 무거운 이 동물은 놀랍게도 시속 70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시내 한복판에서라면 자동차보다 말이 더 빠를지 모른다. 그러니 아직 증기기관도 발명되지 않았던 시기에 말을 탄다는 것은 최고급 스포츠카에 올라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11세기 말에 말 한 마리 가격은 황소 5~10마리 가격과 맞먹었다고 한다. 인구 대부분이 농민이었던 시기에 황소가 갖는 의미는 컸다. 그런 황소를 5~10마리는 팔아야 살 수 있는 말이라니, 말을 탈 수 있었던 이들은 상당한 재력가였던 셈이다.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근대에는 여러 경제적 ‘사건’들이 벌어졌다. 물가가 급격히 상승했고, 물가가 장기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돈을 둘러싼 싸움이 여기저기서 벌어졌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부가 생겨난 한편, 다른 한편에는 빈민이 생겨났다. 빈민들은 ‘병원’에 수감됐다. 말만 병원일 뿐 사실상 수용소라고 읽을 법한 곳이었다. 이곳에서 빈민들은 직물을 짜거나 양말을 만들거나 목재를 다루는 일 등 여러 노동에 투입됐다. 말하자면 이 ‘병원’은 사회질서 유지를 명목 삼아 빈민들을 거리에서 몰아내는 정책의 시초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감시’, 지금은 CCTV로 익히 알고 있는 시스템이 체계적인 형태로 등장한 것도 근대였다. 시계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었다. 저 먼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전쟁이 단 한 번도 끊이지 않았던 이유 역시 경제적 필요 때문이었다.
오늘날 모든 대통령 후보가 ‘경제 회생’을 공약으로 내걸 듯이, 혹은 많은 이들이 ‘경제만 나아지면’을 주문처럼 외듯이 지난 수천 년 역사에서도 경제는 중요한 문제였던 것이다. 경제가 사회의 많은 부분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이렇게 거꾸로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역사를 봄으로써 당시 경제상을 볼 수 있다고. 지금도 상점엔 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무언가를 사거나 판다. 누군가는 빚을 졌고, 누군가는 임금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경제가 이렇게 부지런히 째깍째깍 돌아갈 동안 역사가 아주 느리게 시계 방향을 따라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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